< -- 73 회: Part 3. A China Aster for Me -- >
"다시 말씀드리지만 근위대는 표면적으로는 관여하지 않습니다."
베흔이 셰니 경을 돌아보며 말했다. 얼굴을 찌푸려보인 셰니 경은 난감한 표정으로 죄없는 의자 팔걸이만 두들기고 있었다.
"그편이 도리어 펠머슨 가 쪽에도 이득일텐데요."
베흔이 씽긋 웃으며 말을 건네자 셰니 경이 잔뜩 불만섞인 표정으로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그건 나도 압니다. 하지만 그쪽에 와 있는 시로 같은 놈들은 어쩔겁니까? 듣자하니 1등급 녀석도 와있다던데. 우리가문 가디언은 제일 높은 놈이 5등급이 고작이란 말이요."
"물론 맘같애선 제가 나가서 시로 녀석 대신 잡아드리고 싶지만 그러면 경께서 더 난처하실걸요."
베흔이 허리에 차고있던 자신의 플람베르주를 뽑아 날을 어루만지며 중얼거리자 셰니 경이 여전히 볼멘 소리를 늘어놓았다.
"그럼 날보고 어쩌란 말입니까?"
"한 20놈 희생시킬 각오하시고 사방에서 일시에 돌격시키면 시로를 잡는것도 불가능한 건 아닐겁니다. 지가 카렐같이 벽타고 뛰어다닐 정도로 날랜 건 아니니까 포위당하면 어쩔 수 없겠죠. 후훗, 카렐 그년이 몸이아파 못오는 걸 다행으로 여기셔야죠?"
꽤 많은 인명을 손실할수밖에 없다는 베흔의 일방통지에 입을 삐죽거린 셰니 경은 옆에 놓여있던 술잔을 신경질적으로 확 들이켰다.
"그래서, 당신네 계획은요?"
베흔은 싱글벙글 웃으며 칼을 도로 칼집에 꽂아넣으며 피식 웃음지었다.
"경께서 지금 북부길드를 장악하고 계신 걸로 압니다만."
"......"
"아마 경이 제후군을 동원해 세네피스 황후를 공격한다면 아마 북부는 손도못쓸 폭동사태에 접어들겠죠. 그건 곤란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길드 놈들을 동원해 황후를 없애라고? 그래봤자 내가 의혹의 눈길을 받기는 매한가지란 말이요!"
"단순하시긴......"
베흔이 키득거리며 웃음을 지었다.
"3일 후에 남부길드에서 정예요원 백 명 정도가 원정올겁니다. 딜라코프 가에서 50만 골드의 보석거래가 있다는 말에 속아서 올 녀석들이죠. 최소한 아랫놈들은."
"그래서요?"
"녀석들이 이곳에 무사히 들어올 수 있게만 해 주시고......황후를 죽이는 일은 녀석들한테 놔두시죠. 경의 북부길드가 그 후에 놈들을 제거해주십시오. 그럼 일은 깨끗해지죠."
34.
"효과는 반나절정도 지속될겁니다."
이를 악물고있는 카렐의 옆구리와 다리, 어깨에 의사가 강력한 진통제를 놓아주었다. 푸엘 숲에서의 사고 이후 처음 입어보는 수트가 조금 뻣뻣하게 느껴지기는 했지만 간만에 입은 탓이라 애써 치부하며 팔과 온몸을 조금씩 비틀어보았다. 그리고 그의 손에는 지난번 페로에게 선물받은 새 카타나가 완벽한 조립을 마친 채 손에 단단히 쥐여져 있었다.
역시 중무장을 모두 갖추고 대기하던 시로를 비롯한 호위가디언들과 토로 경, 카토가 카렐의 등장에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시로. 어떤 상황에서도 황후폐하 곁을 떠나지 마라. 그 외의 일은 모두 다른 가디언에게 맡기고. 토로 경도 마찬가지요. 카토, 아메스 아씨와 함께 제후군 100명 정도만 데리고 만일을 대비해 61번 컴플렉스 내 주요 시설물을 모두 확인하도록. 푸아킨 경께서는 우베와 함께 황후폐하의 회의주재를 최대한 돕도록 하십시오."
카렐이 정작 자기 이야기는 하지 않자 토로 경이 약간 어리둥절한 얼굴로 물었다.
"전하께선....."
"난 공식적으로는 이곳에 없는 사람이니 그런 사람에게 어울리는 일을 해야겠지. 모두 출발하게."
카렐과 20여명의 전사단 고등급가디언들이 탄 셔틀은 얼마 가지않아 지난번의 그 오래된 위락 컴플렉스에 도착해 있었다. 61번 컴플렉스에서 열리는 특별한 행사 때문인지 오늘은 이곳은 업소들도 거의 문을 닫은 채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카렐이 탄 셔틀이 내려선 곳은 컴플렉스 중앙의, 거의 체육관만한 거대한 규모의 업소 옆 건물이었다. 미리 기다리던 '갈고리' 케스난이 싱글벙글 웃으며 문에서 나오는 카렐을 맞았다.
"이런이런, 이렇게 확실한 지원이 올 줄이야,"
케스난이 중무장을 하고 직접 나타난 카렐을 금새 알아보고는 깔깔대며 웃음을 터뜨렸다. 구석구석에 숨어있던 그의 조직원들도 하나둘씩 모습을 나타냈다.
"어디지?"
케스난이 바로 옆에 보이는 꽤 큰 위락업소를 가리키며 말했다.
"직속요원 8백명 중에 5백명이 제후회의장에 가버린 모양입니다. 흩어져있는 놈들 빼면 여긴 백 오십명 정도 있겠죠."
"네 수하는?"
"여기 데려온 게 130명."
별것 아니군."
카렐이 마른 날고깃조각을 입안에 던져넣으며 무감각하게 대꾸했다. 그는 약기운때문에 약간 뻐근해진 팔을 한 번 풀어주며 낮게 중얼거렸다.
"너희 패거리는 주변만 포위해라. 어차피 대부분은 회의장에 갔을테니. 내가 들어가 빨리 끝내버리지."
카렐이 칼을 죽 뽑아들었다. 핏빛 붉은색 칼날이 그 첫 희생물을 기다리듯 어둠 속에서 그 묘한 광택을 번득이고 있었다.
회의장 주변에 둘러선 북부제후들은 수행원들과 함께 회의장에 막 도착한 세네피스 황후 일행에게 길을 내주며 일제히 머리를 조아렸다. 이 '퇴물' 황후에게 잘보여봤자 근위대에 몰매맞을 핑게거리만 된다는 것을 결코 모르지 않는 그들이었지만, 아직까지 세네피스 황후 시절의 옛 영광만을 곱씹고있는 '2등 국민' 북부민들을 생각하면 또 홀대할수도 없는, 꽤나 미묘한 사안이기도 했다.
제일 안쪽에 서 있던 셰니 경이 묘한 미소를 지으며 황후에게 회의장 안쪽, 제일 상석을 가리켰다. 황후는 그에게 짐짓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회의장 안에 발을 들여놓았다. 황후에게 기꺼이 주재역을 양보하는 그의 태도에 토로 경이 잔뜩 의심섞인 눈총을 보내고 있었다.
"고맙소. 셰니 경."
미소지어보이는 황후에게 고개를 가볍게 숙여보인 셰니 경은 기꺼이 상석 바로 밑의 제 2제후석에 자리잡고 앉았다. 십여개의 동심원으로 이루어진 이 회의장을 빙 둘러 각각의 제후 등급에 따라 안쪽부터 바깥쪽까지의 자리에 차례대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
부하들에게 1층을 맡기고 윗층으로 달려올라간 카렐의 앞을 막아서려던 십여명의 요원들이 산산조각나며 흩어져버렸다. 직속요원들의 대부분을 제후회의장으로 내보낸 마스터의 직속조직은 20여명이 넘는 고등급 가디언들과 100명이 넘는 케스난 휘하요원의 기습에 손도 쓰지 못하고 무참하게 무너지고 있었다. 카렐의 붉은빛 새 칼은 그 원래의 빛깔인지, 아니면 뒤집어쓴 피빛인지 분간할 수 없는 얼룩덜룩해진 모습으로 그 가치를 충분히 발휘하고 있었다.
온몸에 피를 뒤집어쓴 카렐은 맨 안쪽의 잠겨있던 철문을 한팔로 붙들고 사정없이 비틀었다. 잠금장치가 그대로 으스러지며 반 쯤 떨어져버린 철문 안에는 십여명의 부하들과 가방을 챙기던 한 여자가 겁에질린 얼굴로 카렐을 휙 돌아보았다.
무작정 길드마스터에게 돌진한 카렐은 그의 멱살을 붙들고 벽으로 대뜸 집어던져 버렸다.
"이젠 못달아나겠지?"
다리가 부러져버린 길드마스터는 가방을 껴안은 채 바닥에서 신음소리만 내며 딩굴고 있었다. 마스터를 버리고 달아나려던 요원들은 문을 막아선 케스난과 그 휘하요원들에게 가로막히고 말았다.
"썅! 저 외팔이년!"
바닥을 딩굴던 마스터가 입에서 피를 토해내며 저주를 퍼부었다.
"썅! 뭐해! 저년 나머지 팔뚝까지 없애버려!"
머뭇거리던 요원들이 마스터의 고함소리에 고무되었는지 카렐과 케스난에게 큰 함성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카렐은 대뜸 칼을 휘둘러 무서운 기세로 세 명의 목과 그들의 칼날을 한번에 날려버렸다.
"으익,"
무심결에 양손으로 칼을 쥐었던 카렐은 갑자기 왼쪽 어깨에 가해진 충격에 휘청거리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케스난을 따라온 요원들이 급히 자신들의 리더의 앞을 막아서면서 이 방 안에서는 다시한번 거친 난투극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썩을 놈들,"
자신에게 쳐오는 짧은 검은 갈고리로 신경질적으로 쳐내는 케스난의 얼굴로 다른 요원의 칼이 매섭게 내리꽂히고 있었다. 그 태연하던 케스난의 얼굴에도 순간 긴장이 감돌았다.
"썅! 죽어."
무작정 몸을 날린 카렐이 나머지 팔로 그 요원의 허리를 나꿔채 바닥에 쓰러뜨려버렸다. 바닥에 나동그라진 녀석의 머리를 움켜쥔 카렐은 그대로 뒤로 확 잡아당겨버렸다. 소름끼치는 소리와 함께 목이 완전히 부서져버린 녀석의 시체가 바닥에 축 늘어져버렸다. 카렐이 숨을 헐떡거리며 통증이 여전한 어깨를 움켜쥐었다.
"제기랄.....그새끼 마취 엉터리로 했나......"
"괜찮으십니까?"
칼날이 약간 스친 케스난의 뺨에서도 피가 흐르고 있었지만 자신의 상처는 아랑곳없이 바닥에서 고통스러워하는 카렐의 어깨에 급히 옷을 벗어 덮어주었다. 1층의 '청소'를 마친 카렐의 부하들이 급히 뛰어올라와 외쳤다.
"1층에 있던 녀석들 다 처리했습니다."
"알았다."
비틀거리며 일어난 카렐은 다리가 부러진 채 그때까지도 바닥에 딩굴고 있던 길드마스터의 멱살을 한손으로 움켜쥐고 일으켜세웠다. 케스난이 그가 쥐고 달아나려던 큰 가방을 급히 열어보았다.
"펠머슨 가에서 얼마나 처먹었지?"
카렐에게 목이 졸린 마스터는 거친 신음소리만 낼 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다리뼈 부러진걸로 부족한가?"
카렐은 그를 다시 벽에 내동댕이쳤다. 마스터는 손목까지 부러졌는지 그곳을 움켜쥐고 처절한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다음은 허리를 부러뜨려줄까? 아니지, 그럼 다리 아픈 걸 모르게 될테니......그래, 이번엔 어깨를 부숴주지."
마스터를 한팔로 집어든 카렐은 다시 팔에 힘을 주었다.
"네 부하놈들이 펠머슨 가 놈들 요청으로 제후회의장에 간 건 알아. 지금 어디 매복해 공격준비를 하고 있지?"
카렐이 손에 힘을 주자 갑자기 빠드득 소리와 함께 어깨뼈가 으스러지기 시작했다. 온몸을 버둥거리며 거친 비명을 내뱉던 마스터가 결국 반 쯤 비명섞인 소리로 입을 열었다.
"지, 지하 공동구를 통해서 지하실부터......"
카렐은 마스터를 다시 바닥에 동댕이쳤다. 할룩스를 뽑아든 카렐은 스위치를 누르고 카토를 불렀다.
"카토. 듣고있었나?"
"예!"
"포로나 부상자 따위 필요없다. 지하 공동구부터 폐쇄하고 남부놈이건 북부놈이건 씨알도 남기지 말고 싹 쓸어버려."
진지한 얼굴로 막 회의를 시작하려던 제후들은 갑자기 어딘가에서 웅웅거리며 들려오기 시작한 찢어지는 비명소리에 움찔 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별것 아니니 앉으시게들."
주재석에 앉은 세네피스 황후가 술렁이는 제후들에게 낯빛하나 변하지 않은 채 손짓을 보냈다.
"우리 전사단 가디언들이 지하실에서 벌레잡는 소리라네."
황후의 붉은 입술에 잔혹함이 곁든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수송선에 데려온 6백여 전사단 가디언들이 카렐의 지시에 따라 회의장을 완전포위하고 숨어있는 남부와 북부 길드요원들을 참살하고 있음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황후의 회색빛 눈빛은 조금 아랫자리에 벌벌 떨며 앉아있는 셰니 경을 흘끗 바라보며 눈웃음을 짓고 있었다.
"버, 벌레요?"
"벌레가 좀 많아서 가디언이 몇백이나 동원되었어. 곧 조용해질테니 신경쓰지 말게나."
황후가 태연자약하게 파일 한 장을 넘겼지만 황후가 동원한 수백의 가디언이 이 회의장에 잠입해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제후들은 이미 완전한 공포분위기에 휩싸여 있었다. 특히나 셰니 경은 할 말도 잊은 채 식은땀만 줄줄 흘리고 있었다.
잠시 후, 문이 확 열리더니 온몸에 피를 잔뜩 뒤집어쓴 카토가 보란 듯 회의장 안에 들어서서는 황후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황후 앞에 무릎꿇은 그가 다 들으라는 듯 큰 소리로 말했다.
"모두 사살 완료했습니다. 포로나 부상자 없이 모두 확인사살했습니다. 총 600여구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수고했네."
사뭇 도도한 표정을 지어보인 황후는 몸을 움츠린 채 부들부들 떨고있는 제후들을 바라보며 짐짓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왜들 그러시나? 회의들 안하시고?"
파일 한 장을 다시 넘긴 황후는 옆에 앉은 셰니 경에게 들릴듯말듯 말을 건넸다.
"선택의 기회를 주지. 길드마스터를 살리겠나? 자네가 살겠나?"
황후가 짐짓 웃는 낯으로 잔뜩 얼어붙어있는 그에게 말을 이었다.
"자네가 원한다면 증거를 깨끗이 없애주겠어. 저녀석들을 누가 불러들였는지 제후들이 알게된다면 자네도 좀 난감해질텐데......다른 제후들을 모두 원수로 만들고 싶지 않다면 나라면 그쪽을 택하겠네."
셰니 경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황후의 눈치만 연신 살피고 있었다.
"쓸만한 세력이 새 길드마스터를 하고싶어하는 모양이야. 지금 녀석은 꽤 오래 해먹었다니 이제 바꿀때도 됐겠지? 선택은 자네 몫이지만 나도 손을 더럽히고싶지는 않다네."
"알겠습니다......황후폐하 뜻대로 하시죠."
결국 두손을 들고 만 셰니 경이 깊은 한숨과 함께 고개를 떨구었다. 빙긋이 웃어보인 황후가 카토에게 눈짓을 보내자 카토는 할룩스에 대고 짧게 한마디를 보냈다.
"제거하시라고 합니다."
"오호, 이게 얼마야? 많이도 받아 쳐드셨군."
길드마스터의 가방을 뒤지던 케스난이 히죽거리며 한쪽에 가득히 들은 현금과 각종 증서들을 들어보였다
"펠머슨 가가 돈이 많긴 많은가보군. 그런데 넌 이걸 갖고 도주하려 하셨다? 부하들은 저 황당한 짓에 목숨을 걸게 하고?"
"썩을 년,"
마스터가 케스난에게 대뜸 악담을 퍼붓자 그가 기다렸다는듯이 왼팔의 갈고리로 마스터의 다리를 콱 찍어버렸다.
"닥쳐, 3년 전에 광공업노조 새끼들 배신때리게 공작 벌인 게 네놈이란 거 모를 줄 알아? 더럽고 천박한 창녀들하고 '산업역군'이 어떻게 같이 놀아날 수 있냐고 선동했던 게 말이야. 47번 컴플렉스에 쳐들어온 '용역' 들한테 정보 흘린것도 네놈이었지? 그래, 그덕택에 갖게 된 내 멋있는 갈고리 맛 좀 더 보겠어?"
"시간 됐군."
카렐의 눈짓을 받은 전사단 가디언이 신음하던 길드마스터의 목에 서슴없이 칼을 박아넣었다. 이곳에 있던 직속요원은 물론이고 제후회의장에 보냈던 5백여명까지 몰살당했으니 이녀석의 직속세력은 완벽하게 박멸되어버린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비명 한 번 제대로 지르지 못한 채 축 늘어져버린 그의 시체에 케스난이 거칠게 침을 뱉었다.
"망할 년."
벽에 기대앉은 채 숨을 고르던 카렐이 한껏 한풀이를 해대고 있는 케스난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어깨가 부었습니다."
카렐의 망토를 들쳐본 부하가디언이 걱정스레 물었다.
"근육이 파열된것같다......돌아가 치료해야지."
자리에서 힘겹게 일어난 카렐은 형편없이 어질러진 길드마스터 사무실을 한 번 빙 둘러보았다.
"이제 여긴 네거다. 처음에 통제하기 어려울 줄 알지만 너정도 장악력이라면 충분히 해내겠지."
"가실시간 됐습니다. 셔틀 준비중입니다."
밖에서 외치는 부하의 목소리에 카렐이 천천히 지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케스난이 카렐의 겨드랑이를 직접 받쳐주며 힘있게 말했다.
"빨리 오시죠. 배웅해드릴테니."
업소에서 막 빠져나온 카렐은 갑자기 들려온 귀에 익은 목소리에 고개를 번쩍 들었다. 다른 업소들도 모두 문닫아버린 침침한 컴플렉스의 암흑 속에서 수십의 사람들이 이쪽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제기랄, 한발 늦었군."
낯익은 목소리의 남자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날카로운 초록색 눈, 단정한 콧수염이 두드러진 베흔이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멀찍이 마주선 카렐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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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절단신공.....-_-;;;;
파트 3 엔딩인 다음편은 저녁중에 올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지웠다가 다시올렸습니다. 조회수 9와 추천1 날렸습니다. 흐흑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