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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직원이 너무 강함-258화 (258/300)

258화. 반격이 이루어짐 (1)

태성과 청룡 길드가 포천시에 재진입하고, 강천과 천용이 포천시로 향하기 시작한 그 시각.

콰과과과과광!

양주시는 백호 길드의 지원과 뒤이어 올라온 현무 길드의 후속 지원으로, 빠른 속도로 정리되어가고 있었다.

정호백, 구정태 그리고 박대상.

총 3명의 S급 헌터를 중심으로 한 백호와 현무의 길드원들의 기세는 다중 브레이크에서 튀어나온 몬스터들을 거느린 노아즈 아크 잔당들까지 확실하게 밀어붙이기에 충분했다.

콰아아아앙!

“꺼억……!”

거대한 박대상의 주먹이 A급 조직원의 머리통을 한 방에 짓이겼다.

“역시 마스터!”

콰직! 콰지직!

그의 뒤를 따르던 현무 길드원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놈이 거느리고 있던 몬스터들을 단숨에 참살했다.

과연 대한민국 남부지역 전체를 총괄하는 한국 3대 길드, 현무의 정예다운 실력이었다.

“방심하지 마라! 눈앞의 적에게 집중해!”

““예!””

박대상을 중심으로 단단하게 뭉친 현무 길드의 모습에,

“쯧… 늦게 와놓고 폼은 다 잡고 앉아 있네.”

하얀 호랑이로 변한 정호백이 마찬가지로 A급 조직원 한 놈의 모가지를 물어 꺾어버리며 투덜댔다.

“아이고! 우리 형님도 저렇게 듬직하면 얼마나 좋을까!”

콰과광!

누군가와 격전을 벌이고 있던 구정태가 호백의 옆을 스쳐 지나가며 그를 원망하듯 한마디를 남겼다.

“나만큼 듬직한 놈이 또 어디 있다는 거냐! 이 새끼야!”

호백은 상당히 바빠 보이는 정태를 향해 눈을 흘겼다.

그러자,

“그렇게 듬직한 사람이, 동생한테 이런 혹을 떠넘기쇼?!”

정태도 할 말이 많다는 듯 호백을 향해 눈을 부라렸다.

그런 정태의 눈 부라림에,

“크, 크흠! 좀 봐줘라! 난 이미 한 번 싸웠다고!”

호백은 딱히 반박할 말이 없다는 듯 헛기침을 해댔다.

“한 번 싸웠으니 더 문제지! 그때 안 끝내고 뭐 했소!!!”

정태는 계속 누군가와 싸우며 미치겠다는 듯이 부르짖었다.

그런 그의 앞으로,

“꺄하하하하하하하!!!”

붉은 머리칼을 가진 한 여인이 전신에 피 칠갑을 한 채 머리를 들이밀고 있었다.

정태가 질린 표정을 하며 싸우는 상대는 바로,

“왜 자꾸 딴짓이야!!!”

주작 길드의 부길드장 이화연이었다.

* * *

철원에서 마지막까지 남아 학살을 즐기다가 포천시에 악마의 게이트를 풀어놓은 주작 길드의 NO.3 박기훈을 비롯한 일부 조직원들과 함께 양주시로 내려온 이화연.

그녀와 노아즈 아크 조직원들은 백호 길드가 양주시에 도착한 뒤로 쭉 밀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후방에는 전방보다 더 약한 병력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통제가 힘든 악마들과 따로 내려온 것이 패착이었다.

가지고 있던 던전 씨앗 중 가장 강력한 씨앗이었던 악마 게이트를 소진한 박기훈 무리는 수적 우세라도 점해보자는 심정으로 남은 던전 씨앗을 모조리 발아시켰으나,

콰과과광!

생각보다 백호 길드와 현무 길드는 훨씬 더 강력했다.

전 4대 길드 중에서도 가장 호전적이고 전투적인 백호 길드와 체력과 지구력이 가장 좋은 현무 길드답게,

“으랴!”

콰지직!

중간층이 탄탄한 두 길드원들은 잔바리 몬스터들을 한순간에 정리하기에 이르렀다.

더군다나 가장 강력한 전력이었던 S급 조직원 디에고를 포천시에서 태성에게 잃은 그들로서는,

“으윽!”

A급 조직원을 필두로 천천히 물러서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젠 그들마저도 정호백과 박대상의 무서운 기세에 목숨이 풍전등화와 같은 상황.

“꺄하하하하하하!”

그런데도 뒤늦게 합류한 가장 강력한 패, 이화연은 구정태 하나에 묶여 전황을 전혀 돌아보지 않고 있었다.

“…씨X 진짜!”

남은 A급 조직원들과 함께 도망치던 박기훈의 입에서 절로 욕설이 흘러나왔다.

“하여간 저년…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었다니까?!”

이화연을 주작 길드에 있을 때부터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박기훈이었다.

평소엔 안 그러다가도 전투에만 돌입하면 매번 미친년처럼 행동해댔으니까.

박기훈은 이번 작전에서도 철원에서 더 즐기고 가겠다며 이화연이 아득바득 우기는 바람에 그녀를 놓고 포천시에 갔다가 디에고를 잃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너도? 야, 나도!”

히죽 ―

조직원들과 함께 도망치던 박기훈의 앞으로 섬뜩한 미소를 짓고 있는 거대한 백호 한 마리가 떨어져 내렸다.

뒤를 막고 있던 A급 조직원을 순식간에 해치우고 어느새 박기훈 일행을 따라잡은 호백이었다.

“정호백……!”

호백에게 길을 막힌 박기훈이 이를 바득바득 갈아댔다.

자신을 향해 으르렁거리는 박기훈을 보며 호백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너무 그렇게 노려보지 마. 피차 미친년 싫어하는 사이잖아?”

“하! 그래? 그럼 우리 좀 보내주지?”

으르렁거리는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의미 없는 농담을 던지는 박기훈.

그런 박기훈의 농담에,

“그건 아니지. 이 새끼야.”

미소 짓던 호백은 표정을 딱딱하게 굳히며 정색했다.

“네놈들 때문에 죽은 사람이 지금 몇인데, 그딴 개소리를 지껄여?”

으직……!

호백의 거대한 앞발이 지면을 강하게 누르자, 도로의 아스팔트에 쩍쩍 금이 갈라졌다.

“씨X… 진짜 돌겠네……!”

먼 옛날 조선 사람들이 호랑이를 맞닥뜨렸을 때의 심정이 이러했을까.

박기훈은 식은땀을 흘리며 죽음을 각오하고 자세를 잡았다.

그런데 그때,

“어…? 야, 야 이 새꺄! 그만둬!”

금방이라도 달려들 것처럼 기세를 피워 올리던 호백이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마치 예상치 못한 상황에 크게 당황한 것처럼 말이다.

‘무슨……?’

그런 호백의 표정을 보며 박기훈을 비롯한 조직원들이 머리 위에 물음표를 띄운 그 순간,

“문답무용.”

누군가의 굵은 목소리와 함께 거대한 무언가가 그들의 머리 위로 떨어져 내렸다.

꽈아아아아아앙!

순식간에 절명하고 마는 노아즈 아크 조직원들.

거대한 유압 프레스기처럼 널따랗게 생긴 거대한 판때기가 박기훈과 다른 조직원들을 단숨에 압사시킨 것이었다.

“박대상! 내 먹잇감 자꾸 뺏을래?!”

호백이 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거대한 판때기를 찍어누른 남자를 째려보았다.

반짝반짝!

거대한 판때기, 그러니까 거대한 다이아몬드 판이 햇빛을 반사하며 빛을 발했다.

그르륵 ―

그런 호백의 시선에 몸의 일부를 변형시켜 거대한 금강석 프레스기를 만들었던 박대상이 몸을 원래대로 되돌리며 혀를 쯧 찼다.

“쓸데없이 적들과 대화 섞지 마라, 정호백. 빨리 정리하고 다른 전선으로 지원 가야 할 거 아니야!”

빙글 ―

자신이 할 말만 하고 몸을 돌리는 박대상.

호백이 뭐라 반박할 새도 없이,

후욱 ―

다른 잔당들을 찾아 자리를 떠버렸다.

시체들 앞에 홀로 남겨진 호백은,

부들부들……!

분한 듯 네 다리를 부들부들 떨어댔다.

“늦게 온 주제에……!”

뿌득 ― !

호백의 두 호안이 살벌하게 안광을 내뿜기 시작했다.

“우린 이미 하나 정리하고 왔어! 이 거북이 새끼야아아아!”

허망한 호백의 외침이 박대상이 있던 자리에 외로이 울려 퍼졌다.

커허어어어엉!

고독한 백호의 울음소리.

어쩌다 보니 닭 쫓던 개… 아니, 호랑이 신세가 되어버린 호백이었다.

* * *

콰아앙!

흘깃.

곁눈질로 박기훈을 비롯한 A급 잔당들의 죽음을 확인한 정태는 이화연의 주먹을 붙잡으며 비릿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거 어쩌나…? 너희 쪽 A급 전력들은 벌써 전멸한 것 같은데? 다른 잔바리들 제외하면 사실상 너 혼자 남았다고.”

완벽한 열세를 넘어 적진에 홀로 남겨진 것과 다름없는 이화연.

그러나 광전사라 불리는 그녀가 그런 걸 신경 쓸 리가 없었다.

“꺄하하하하하! 오히려 좋아! 짜릿해! 다 덤벼어어어어!”

파바바바바박!

부상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그녀의 주먹과 발 그리고 손톱이 마구잡이로 정태를 향해 날아들었다.

“아 진짜… 이 미친년……!”

부분적으로 작게 유형화시킨 마력 갑옷으로 그런 이화연의 공격을 막아내던 정태의 표정에 경멸과 경악이 동시에 깃들었다.

기본적으로 서로 죽고 죽이는 싸움이더라도 둘 다 인간인 이상 서로가 어느 정도 예상이 되는 감정의 흐름이나 사고방식을 가지고 싸우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꺄하하하하하!”

이화연은 그런 게 전혀 없었다.

우세? 열세?

그런 것이 다 무슨 소용이 있으랴.

그녀가 원하는 것은 오직 단 하나.

눈앞의 적을 작살내는 것뿐이었다.

콰득! 콰드득!

단단한 정태의 마력 갑옷을 할퀴던 이화연의 손가락이 마구 꺾였다.

보통의 인간이라면 고통을 호소하며 물러날 법도 한 상황.

그러나 그녀는,

“막지만 말고 뭘 좀 해봐!”

우드드득!

오히려 손가락이 아닌 팔목까지 욱여넣으며 자신의 신체가 꺾이는 걸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달려들었다.

오싹! 오싹!

그 기괴한 광기에 정태는 전투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음에도 기세에 밀려 뒤로 물러났다.

‘와, 진짜 이렇게 기분 나쁜 싸움은 처음인데……?’

과거 헌터로서 걸음마를 떼던 병아리 시절.

F급이나 E급 던전에서 징그럽게 생긴 곤충형 몬스터들과 싸우며 느꼈던 거북함 이상의 불쾌함이 계속해서 그의 전신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타닷 ― !

뒤로 빠르게 물러나는 정태로 인해 잠시 시간을 번 이화연.

치이이익 ― !

자가회복이 아닌 고유 능력 ‘초재생’이 엉망이 된 그녀의 신체를 순식간에 원래대로 되돌려놓았다.

할짝 ― 할짝 ―

“히힛! 왜 자꾸 도망가? 그러면 장기를 뽑아줄 수가 없잖아……!”

완전히 회복된 손을 타고 흐르는 핏물을 핥는 이화연의 모습.

전설 속의 구미호나 뱀파이어가 와도 명함 한 장 내밀지 못할 것 같은 요사스러운 광기가 상대를 절로 위축시켰다.

“…도명조는 대체 이런 여자가 뭐가 좋다고 사귀는 거래……?”

정태는 자꾸만 돋아나는 닭살을 쓸어내리며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그러자,

희번득!

이화연의 전신에서 흐르던 요사스러운 광기가 한순간에 칼날과도 같은 노기로 뒤바뀌었다.

“우리 오빠… 욕하지 마아아아!”

콰아아아앙!

이화연의 신형이 지면을 박차고 정태의 정면으로 쇄도했다.

안 그래도 미친 사람처럼 달려들던 그녀가 두 눈을 뒤집으며 달려들기 시작하니,

“와, 이거! 진짜 미치겠네!”

오소소소소 ―

마치 공포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된 듯한 소름이 정태의 온몸에 쫙 끼쳤다.

파앗 ― !

정태는 우선 이화연과의 정면 대결을 피해 아슬아슬하게 거리를 유지하며 도망쳤다.

초재생인 그녀와 계속해서 소모전을 해봐야 더 빨리 지치는 건 이쪽이라는 판단이 섰던 것이다.

“거기서어어어어!”

쐐애애애액 ― !

두 눈을 까뒤집은 이화연이 무서운 기세로 정태의 뒤를 쫓았다.

‘이화연을 죽이려면… 머리나 심장을 한 번에 날려야 해.’

그러나 말이 쉽지 솔직히 그건 힘들었다.

아무리 정태가 순수 전투력에서 약간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녀 또한 S급 헌터였으니까.

이미 마력 폭주까지 사용한 채로 수없이 심장과 머리를 통째로 날리려고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던 그였다.

‘아… 이거 너무 아픈데…….’

까득 ―

정태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이를 갈며 마력을 전개했다.

일반형 능력자의 3차 각성 능력인 마력 폭주의 사용으로 인해 이미 전신의 핏줄이 바짝 올라와 있던 정태의 신체.

그런 정태의 전신 마력이,

키이이이이잉 ― !

폭주에 폭주를 거듭하기 시작했다.

세계급이 너무 멀고 요원하다고 생각해 S급인 상태에서 더욱 강해지기 위해 정태가 연마하고 또 연마한 기술.

그러나 너무 큰 반동으로 인해 단 한 번도 꺼내보지 못했던 금지된 기술.

전 세계 S급 일반형 능력자 중에서도 유일하게 정태만이 사용 가능한 마력 폭주를 한 번 더 거듭 폭주시키는 구정태 오리지널, ‘오버 스프린트(Over Sprint)’가 시전된 것이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 ― !

정태의 온몸에서 핏물이 새어 나오며 거대한 마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씨X… 너 영광인 줄 알아라.”

까드드득 ― !

두 눈과 코 그리고 귀에서 피를 줄줄 흘리며 이를 악문 정태의 신형이 뒤를 돌아봄과 동시에,

“꺄하하하하하!”

꽈아아아아아아앙!

두 눈을 까뒤집고 달려들던 이화연의 신형이 그와 맞부딪쳤다.

협회 직원이 너무 강함

— 글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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