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천천히 내가 아는 원작의 정 보를 이야기했다.
“만약 우리가 진천우를 상대로 완
전한 승리를 거둔다 해도 그게 끝이 아니라는 거야.”
“……진천우가 다시 부활할 수 있 다는 거야?”
“맞아. 놈의 영혼이 살아있는 한다시 부활할 거야. 몇 번이고 계속.”
나는 알고 있다. 최일현이 지금까 지 무엇을 연구해왔는지.
바로 ‘영혼의 완전 소멸’이다.
그렇기에 내 처음 계획은 자운의 뿌리를 완전히 뽑아, 놈을 부활시킬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는 것이었다.
하지만 놈의 부활로 상황이 바뀌었다.
이제 세계에 흩어져 있던 그의 추 종자들이 몰려들 것이다.
세계는 다시 혼란에 빠질 것이고, 가능성을 본 그의 추종자들은 진천 우가 죽게 되면 몇 번이고 다시 되 살리려 할 것이다.
“놈의 영혼을 완전히 소멸시켜야 해. 그러려면 그의 혈육인 네 힘이 필요해.”
자세한 건 나도 설명하기가 힘들 다. 곧 최일현의 연구도 마무리될 것이고, 그때 알아서 설명해주겠지.
이서준은 잠시 심각해진 얼굴로 가
만히 있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나는 작게 미소를 지었다.
다시 용기에 찬 눈빛. 평소의 이서 준으로 돌아온 것 같았다.
우리는 더 강해져야 한다. 이서준 과 나 뿐만이 아니라, 다른 이들도 모두.
전 세계에 흩어져 있던 그의 추종 자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나만 강 해져서는 막을 수 없으니까.
우리 역시 그에 맞는 준비를 해야 한다.
나는 그의 손에 쥐어진 백천을 내 려보며 말했다.
“자. 그럼 백천의 숨겨진 효과인 마력 개방을 알려줄게.”
이서준과의 훈련 이후.
진천우의 흔적 쫓기와 놈에 대한 대비. 그리고 개인적인 연구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평범한 나날 들이었지만 8()1의 ‘유령’이 아닌
‘김선우’로서의 활동이라 그런지 이 전과는 조금 달랐다.
친구들을 자유롭게 만날 수 있게 되었고, 함께 훈련 등을 하며 정보 를 공유했기 때문이다.
어찌 됐든 그 짧은 시간 속에서 나는 여러 보상을 획득했다.
[미래의 변화가 감지되었습니다.]
[인과율이 1 상승합니다.]
[합동 훈련을 통해 소폭의 깨달음 을 얻습니다.]
[‘마력 제어술(S)’의 숙련도가 소폭 상승합니다.]
[당신의 가르침으로 누군가가 눈에 띄는 상승을 이루었습니다. 가르침 에 익숙해집니다.]
[‘교육자(C)’를 획득합니다.]
[좀 더 효율적인 교육을 할 수 있 게 됩니다.]
[보상으로 5,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많은 사람이 당신에게 깊은 관심
을 갖습니다.]
[보상으로 10,000포인트를 획득합 니다.]
‘김선우’의 생존 사실이 밝혀진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간이라 그런지 여 러 보상을 꾸준하게 획득했다.
그중 눈에 띄는 건 다름 아닌 ‘교 육자’ 특성.
내게 보조계 마법을 전수했던 설계 자가 갖고 있던 특성이었다.
물론 등급은 그보다 훨씬 낮지만 동료들의 훈련을 돕는 나에게는 꽤 만족스러운 특성이었다.
아무튼 그렇게 시간이 흘러, 약속 이 있는 금요일이 다가왔다.
“선배님!”
저녁 7시.
개인 훈련을 마치고 건물 밖으로 나오자 최서윤의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변에는 그녀를 향한 시선이 느껴 졌는데, 그녀를 통해 사람들이 내 정체까지 알아본 것 같았다.
이래서야 모자를 쓴 의미가 없다.
“먼저 기다리고 있었어?”
“오늘 일이 일찍 마무리됐거든요.”
최서윤이 나를 향해 밝게 웃었다.
평소보다 얼굴이 환하고 헤어스타 일도 조금 다른 게 신경을 쓴 모양 이다.
“아! 저 따라오시면 돼요.”
이후 그녀는 내 팔을 이끌고는 어 디론가 향했다.
도착한 곳은 협회 근처 작은 건물 에 있는 지하 식당.
그녀는 예약자인 자신의 이름을 부 르고는 당당히 안으로 들어섰다.
“……이런 식당이 있었네.”
식당의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내부
에는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스타 마법사나 이름 있는 기업인의 모습도 몇 보였는데 은근히 아는 사 람들 사이에서는 알려진 모양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에요. 저도 아빠. 아니, 아버지를 통해서 알게 됐거든요.”
우리는 레스토랑에 마주 앉았다. 그녀는 직원을 불러 음식을 주문했다.
오늘 전부 자신에게 맡기라며 자신 감을 보였던 그녀였기에 나는 가만 히 그걸 지켜보았다.
그렇게 주문하던 그녀가 내게 시선 을 돌렸다.
“술은 뭐로 하실 거예요?”
그 말에 나는 눈을 깜빡였다.
맞다. 얘 술 처음이랬지.
술을 마실 때에는 보통 한세연이 알아서 주문했기에 이 상황이 조금 신선하다.
“음. 마력주 있어?”
“네. 있어요. 데일리 18년산.”
“그럼 그거로…… 아니다.”
고급 마력 위스키는 아직 그녀에게 이른 거 같다. 첫술은 대중적인 것
부터 시작해야지.
“소주로 가자. 은이슬 있지?”
은이슬. 은빛을 머금은 마력 소주 로 세계적으로 알려진 브랜드 소주 였다.
한 병의 가격이 5만 원을 넘어가 지만 다른 마력주가 기본 50만 원 을 넘어가는 걸 생각하면 싼 편이라 할 수 있다.
최서윤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주문 을 마쳤다.
직원이 사라지자 그녀가 힐끔 내 얼굴을 살폈다.
“잘 주문한 거 맞죠? 혹시 초짜
티 나거나 그러지 않았어요?”
“잘했어. 그렇게 하면 돼.”
최서윤이 안도한 듯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후 우리는 가벼운 대화를 나누었다.
내가 없는 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 지. 최근 어떤 일을 경험했는지.
신난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피식 웃음이 나왔다.
동시에 말로 설명하기 힘든 씁쓸한 기분도 느껴졌다. 왜 그런 기분이 느껴졌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어느덧 음식이 나왔다.
메뉴는 예상했던 대로였다.
마력을 머금은 고기.
레스토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 식이다.
고기를 썰어서 먹자 단맛이 입 안 에 확 풍긴다.
“맛은 어때요?”
“맛있어. 너도 먹어.”
“넵.”
최서윤은 고기를 입에 삼켰다.
나는 그녀의 잔에 소주를 따랐다.
어디서 본 건 있는지 그녀가 소주 를 받더니 내 잔에 따르고는 이후 자신의 잔을 내게 내밀었다.
나는 피식 웃으며 잔을 부딪쳤다.
“짠.”
술을 마시자 시원한 향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갔다.
“……크.”
이게 소주지.
술맛을 느끼며 맞은 편을 바라보자 술잔을 비운 그녀가 눈을 찌푸리고 있었다.
“첫술을 마셔본 소감이 어때?”
“……써요. 맛없어요. 이런 걸 왜 마시는 거예요?”
피식 웃음이 나왔다.
소주를 처음 마셔보는 사람의 일반 적인 반응이다. 주변에 술을 좋아하 는 사람밖에 없다 보니 오히려 신선 하다.
“뭐, 그냥 마시는 거지.”
나는 다시 잔을 따르고는 식사를 시작했다.
그러다 생각난 듯 그녀에게 말했다.
“맞다. 선물 있어.”
“선물이요?”
그녀의 표정에 순간 궁금증이 담겼 다.
나는 피식 웃으며 미리 준비한 ‘설 산 대정령의 축복’을 내밀었다.
“……이 목걸이는 뭐예요?”
“빙 속성 마법사한테 좋은 아이템 이야. 나한테는 영 쓸모가 없어서.”
최서윤은 멍하니 그것을 바라보더 니 손에 쥐었다.
“이거 평범한 아이템이 아닌 거 같 은데……
“평범한 아이템은 아니지. S등급이 니까.”
“S 등급이요?!”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지 그녀의 두 눈이 크게 휘둥그레졌다.
그때.
띠링.
주머니 속 스마트 폰에서 알람이 울렸다.
최서윤에게 잠깐 미안하다는 표시 를 하곤 메시지를 확인했다.
[서윤 씨랑 만났어요?]
한세연에게 온 메시지였다.
나는 슬쩍 최서윤의 눈치를 살피다 가 답장을 입력했다.
[넵. 지금 식당 왔습니다.]
그렇게 메시지를 보내고는 주머니 에 집어넣었다. 사람을 앞에 두고 폰을 오래 만지는 건 예의가 아니니 까.
그러자 맞은 편에서 최서윤이 말했다.
“누구예요?”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얼굴이 약간 상기된 것처럼 느껴졌 다.
설마 고작 한 잔 마시고 저렇게 된 건 아니겠지?
“별거 아니야. 신경 쓰지 마.”
u..O 으”
—%.
최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후 다시 설산 대정령의 축복을 내려보더니 자신의 목에 걸었다.
동시에 목걸이에서 신비한 마력이 뿜어지더니 그녀를 주위를 감돌았 다.
“와……
최서윤은 목걸이를 내려보고는 빙 긋 웃었다.
“고마워요. 가보로 삼을게요
“……가보로 삼을 필요는 없고.”
이후 우리는 잔을 다시 부딪쳤다.
홀짝 잔을 비우자 주머니에서 다시 알람이 울렸다.
술잔을 비운 최서윤이 쓴맛에 눈을 찌푸리고는 말했다.
“저는 신경 쓰지 말고 확인하셔도 돼요.”
“아냐. 됐어.”
그러자 다시 메시지 알람이 울렸 다. 신경이 쓰였는지 그녀가 다시 말했다.
“어서 확인해보세요. 중요한 일일 수도 있잖아요.”
요..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