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06화 (505/535)

내가 ‘불멸’ 없이 죽음을 각오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걸.

[피코 : 미안하지만 진천우의 위치 는 알려줄 수 없어.]

“..흐음.”

해상 열차의 개인실.

스마트 폰을 내려보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사라진 진천우를 찾기 위해 피코에 게 물었는데 예상외의 답변이 왔다.

정보료로 말도 안 되는 것을 요구 한 적은 있어도 이렇게 거절한 적은 처음인데.

[나 : 왜 안 되는 건데?]

[피코 : 세계가 감당할 수 없는 대 격변이 일어날 수 있으니까!]

“뭔가 거창한데. 아무튼 안 된다는 거네.”

쯧.

한숨이 나왔다. 혹시나 하는 생각 에 진천우와 관련된 몇 가지 다른

질문을 던졌지만 마찬가지.

피코는 진천우와 관련된 대답을 전 부 피했다.

[피코 : 너와 진천우는 상극이야. 단순한 성향의 차이를 말하는 게 아 니라, 근원부터 완전한 대칭에 서 있어. 둘이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 질지 모른다고.]

“……그래. 됐다. 됐어.”

이렇게까지 말하는 걸 보아하니 절 대 알려주지 않을 모양이다.

결국 나는 스마트 폰을 끄고는 자 리에서 일어섰다.

시간을 보니 오전 10시. 슬슬 밥 먹을 시간이다.

그렇게 자리에 일어서자 본능적으 로 가면을 찾는 나를 발견했다.

순간 헛웃음이 나왔다.

“이제 안 써도 됐었지……

나는 무형의로 대충 편안한 복장으 로 바꾸고는 방 밖으로 나왔다.

식당칸을 향해 복도를 걷자, 익숙 한 인기척과 함께 누군가가 내게 다 가왔다.

“선배님!”

최서윤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기운 이 넘쳐흐르는 것이 꼭 1학년 때의 그녀를 보는 것 같았다.

“식당 가세요?”

“응. 그렇지.”

“오. 같이 가면 되겠다.”

그녀는 내 옆에서 나란히 걸었다.

함께 식당으로 향하는 길.

이러고 있으니 예전 추억이 또다시 떠오른다.

그러고 보면 등굣길에서도 유독 그 녀와 자주 마주치긴 했었지.

“아 참. 3시간 뒤에 육지에 도착한 대요.”

“들었어. 도착하면 바로 협회부터 찾아가야겠지.”

최서윤은 잠시 생각에 잠기다 말했다.

“전 세계가 깜짝 놀라겠죠?”

“그렇지 않을까. 다른 사람도 아니 고, 진천우가 돌아왔으니 파장이 꽤 클 거야.”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만들었던 세계 최악의 마법사의 귀환.

세계 경제를 뒤흔들 만큼 엄청난

영향을 일으킬 게 분명하다. 그의 위험한 야망은 모두가 알고 있으니 까.

그러자 최서윤이 고개를 저었다.

“아뇨. 진천우 말고 선배님이요.”

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눈을 깜빡였 다.

“……나?”

“다들 선배님이 살아있는 걸 모르 잖아요. 진천우의 부활보다 선배님 이 살아있다는 게 더 충격이지 않을 까요?”

그녀의 말대로 내가 살아있다는 사 실도 꽤 큰 파장을 일으키긴 할 것

이다.

마인의 왕. 그리고 크루아스 사건 이후로 ‘김선우’라는 인물이 크게 각인 됐을 테니.

내가 대답이 없자 최서윤이 나를 빤히 바라보다가 말을 이었다.

“설마 살아있는 거 안 밝힐 생각이 에요?”

“아니. 그건 아니야.”

더 이상 정체를 숨길 필요도 없으 니 예전처럼 ‘김선우’로 활동할 생 각이다.

내가 살아있다는 게 밝혀지면 꽤 많은 포인트를 얻을 수 있을 테고

말이야. 그건 포기 못 하지.

“뭐, 이제 굳이 숨길 필요는 없으 니까. 김선우로 돌아와야겠지.”

그 말에 최서윤이 빙긋 미소를 지 었다.

어느덧 우리는 식당칸에 도착했다. 안으로 들어서자 우리를 향한 활기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선우! 여기야!”

이서준이 테이블 앞에 앉아 크게 손을 흔들고 있다.

나는 피식 웃으며 그들에게 다가갔 다.

육지로 돌아온 나는 최일현과 이서 준을 대동하고 김진철을 만날 수 있 었다.

내가 살아있음을 어느 정도 예상한 듯 크게 놀라지 않았지만 죽음의 섬 에 있었던 일에 대한 설명을 듣자 점점 표정을 굳혔다.

“……다른 세계에서 온 진천우라 니.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군.”

회장의 특명으로 마법사 협회는 비

상사태에 돌입했다.

진천우가 가진 야망을 생각했을 때, 세계에 어떤 위험이 닥칠지. 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게 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협회는 곧 진천우의 흔적을 찾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그에 맞춰 시민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진천우와 김선우의 귀환를 동 시에 밝힐 것이라 전했다.

……그리고 다음 날.

「세계 최악의 마법사, ‘진천우’. 그가 돌아왔다.」

진천우의 귀환 소식이 빠르게 퍼져 나갔다.

예상했던 대로 전 세계는 엄청난 공황 상태에 빠져들었다.

「801의 리더, 유령의 정체…… 그 는 자운을 쫓던 마인의 왕, 김선우 였다.j

그리고 나에 대한 기사도 함께 올 라왔다.

반응의 폭발력만 따지면 진천우의

부활에 밀리지 않을 정도였다.

이후 시민들 사이에서 다양한 의견 이 오갔다.

마인의 왕이니 경계해야 한다는 의 견과 크루아스를 물리친 인류의 영 웅이라는 의견이 부딪히며 각종 방 송국에서는 열띤 토론이 일어났다.

뭐, 나에게는 크게 중요한 일은 아 니었다.

[전 세계 사람들이 당신의 등장에 경악합니다.]

[보상으로 30,000포인트를 획득합 니다.]

[‘돌아온 영웅’ 업적을 달성합니다.]

[보상으로 5,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미래에 커다란 변화가 감지되었습니다.]

[인과율이 3 상승합니다.]

덕분에 짭짤한 포인트와 인과율을 얻었으니까.

“……결국 진천우가 부활했네요.

그것도 다른 차원에서 온 진천우라 니.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한성 그룹 회장실.

새롭게 얻은 보상을 확인하던 중, 맞은 편에서 한세연의 목소리가 들 려왔다.

나는 눈앞의 메시지를 치우고는 씁 쓸한 미소를 지었다.

“제 잘못이죠. 김창현의 존재를 더 의식했어야 했는데. 방심했어요.”

자책하는 말에 한세연이 고개를 저 었다.

“선우 씨 잘못이 아니에요. 자운을 막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잖아요.”

그녀가 위로하듯 내게 말했다.

딱히 위로받고 싶어서 한 말은 아 니었는데.

괜히 분위기가 묘하게 됐다.

“흠흠.”

잠시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앞으로 잘 준비해서 막으면 되겠 죠. 놈의 정체도 알았으니 이제 대 처도 가능할 거고.”

우리가 놈을 찾지 않아도 진천우는 ‘회복’을 위해 먼저 움직일 것이다.

그 흔적을 쫓다 보면 놈을 찾을 수 있겠지.

그런 생각을 하던 그때 발밑에서 딱딱한 감촉이 느껴졌다.

혼자 놀고 있던 그레텔이었다.

나는 아빠 미소를 지으며 그레텔을 번쩍 안아 올렸다.

“그레텔〜 덕분에 또 죽다 살았어.”

“응애‘?”

내 말에 그레텔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 모습을 보자 괜히 장난기가 발 동해 딱딱한 옆구리를 간지럽혔다. 하지만 그레텔은 무표정한 눈으로 나를 내려볼 뿐이었다.

……간지럼을 타지 않은 건 여전하 구나.

“그래도 다행이네요.”

뜬금없는 한세연의 말에 나는 그녀 를 바라보며 그레텔을 내려놓았다.

“뭐가요?”

“친구분들이랑 재회할 수 있게 되 었잖아요.”

“……아.”

나는 작게 웃었다.

“답답한 게 많이 사라지긴 했죠.”

한세연이 잠시 입을 다물었다. 가 만히 생각에 잠긴 눈으로 나를 바라

보더니 미소를 지었다.

“이제 외롭진 않겠어요.”

“아뇨. 딱히 외롭진 않았는데요?”

한세연이 의문에 찬 표정을 지었다. 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세연 씨가 제 말동무가 되어줬잖 아요. 항상 고마움을 느끼고 있어 요.”

순간 한세연이 표정이 멍해졌다.

이내 부끄러움을 느꼈는지 살짝 얼 굴이 빨개졌다.

괜히 나까지 민망해져서 서둘러 말 을 이었다.

“아 참. 진천우와 관련해서 부탁드 리고 싶은 게 있는데.”

“……아. 네. 말씀하세요.”

진천우의 이름이 나오자 그녀가 번 뜩 정신을 차렸다.

“말씀드렸다시피 진천우는 모든 소 수 일족 능력을 사용할 수 있어요. 어떤 능력들이 있는지 자세한 정보 가 필요해요.”

개인적으로도 조사해보았지만 소수 일족의 모든 능력을 찾아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들은 외부와의 접촉을 꺼리는 폐 쇄적인 성향이 강해 정보가 부족했

기 때문이다.

피코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건 정보료가 드니 최후의 수단이고.

“소수 일족…… 네, 한번 알아볼게 요. 어려운 정보는 아니라 쉽게 찾 아낼 수 있을 거예요.”

한세연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 다. 역시 언제나 든든하다.

그때, 스마트 폰에서 알람이 울렸 다.

뭔가 싶어서 바로 확인하자 최서윤 에게서 메시지가 와 있었다.

[최서윤 : 선배님 혹시 금요일 저 녁에 시간 있어요??]

……금요일 저녁?

시간이야 있다. 당분간 바쁘진 않 으니까.

[나 : 시간은 있는데 왜?]

바로 읽은 표시가 떠서 답장을 기 다리는데 1분이 지나도록 답이 오지 않았다.

“친구분인가 봐요?”

한세연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 다.

“아, 예…… 그렇죠.”

그리고 한 2분 정도 지나자 답장 이 왔다.

[최서윤 : 같이 밥이나 한 끼 먹을 까 해서요. 협회 근처에 맛집 아는 데 제가 사드릴게요!]

피식 웃음이 나왔다.

뭔가 했더니 흔한 ‘밥 한 끼 먹자.’ 였다.

생각해보니 그녀에게 깜빡해서 못 준 물건이 있었는데.

설산 대정령의 축복.

얼음 속성 제어술에 따라 모든 능 력치가 최대 40% 상승하는 아이템 이었다.

얼음 속성을 다루지 않은 나에게는 거의 쓸모가 없었는데 이참에 주면 되겠네.

[나 : 그래 먹자.]

[최서윤 : 그럼 술도 괜찮아요?]

그때 다시 온 메시지에 잠시 정신 이 멍해졌다.

……술?

그러고 보니 얘들도 술 마실 나이 가 되긴 했네.

최서윤도 올해 22살이니까.

[나 : 난 상관없는데 너 잘 마시 냐‘?]

읽었다는 표시가 떴지만, 또다시 1 분 넘게 답장이 오지 않는다.

바쁜가 싶어 화면을 끄려는데 메시

지가 왔다.

[최서윤 : 한 번도 안 마셔 봐서 모르겠는데요…….]

“......엥?”

[나 : 너 22살 아니야‘?]

[최서윤 : 특별한 날이 생기면 그 때 마셔 보려고 했었죠...]

그렇게 말하니 할 말이 없다.

[나 : 그래. 천천히 배우면 되지. 그럼 그때 보자.]

그렇게 답장을 보내놓고는 스마트 폰을 껐다.

고개를 들어 올리자 한세연이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친구가 뭐래요?”

“아, 금요일에 술 한잔하자고 하네 요.”

“금요일이요? 아……

한세연이 순간 안타까워하는 반응

을 보였다.

“무슨 일 있어요?”

“아뇨. 그날 제가 시간이 비어서 선우 씨랑 한잔할까 했거든요.”

그러더니 황급하게 손을 저었다.

“아! 저는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친구들이랑 재회했는데 다 같이 모 여서 회포를 풀어야죠.”

“아뇨. 그렇게 거창한 건 아니에요. 만나는 건 한 명이라.”

내 말에 한세연이 고개를 갸웃했다.

“……한 명이요? 누군데요?”

“최서윤이요.”

별생각 없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리고 그 짧은 순간, 한세연의 표 정이 잠시 굳었다.

깊은 어둠과 신비한 기운으로 드리 운 공간.

“……크으윽.”

작은 신음과 함께 살벌한 마력의 기운이 퍼져 나왔다.

바닥에는 수많은 술식이 그려져 있 었는데, 그 위에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끔찍한 모습의 남성이 누워있 었다.

“……신이시여.”

남성의 정체는 세계 최악의 마법사 라 불리는 진천우.

‘생환의 가호’ 효과로 겨우 죽음의 섬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지만, 김선우가 터트린 마력 폭발로 인해 그는 후유증을 겪고 있었다.

그 앞에 무릎을 꿇은 베르트는 이 상황을 바라보며 당혹감을 느꼈다.

모든 신비를 동원했지만 진천우의

육체는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 다.

“신이시여. 저희가 재생 효과를 가 진 혈목을 구해왔습니다. 일단 이것 이라도……

“……소용없다.”

진천우는 마력을 이용해 베르트의 손에 올려진 신비, 혈목을 뿌리쳤다.

“이건 육체의 문제가 아니다. 영혼 이 오염된 것이다……

진천우는 이를 악물었다. 혼돈이 일으켰던 마력 폭탄.

그의 말대로 그 폭발 마법 안에는 저주의 마법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수많은 마법적 지식을 지닌 진천우는 그 마법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그것은, 고대 마인의 저주였다.

마인의 왕이 된 혼돈은 그 고대 마법을 다룰 수 있던 것이었다.

“……주술을 풀어내지 못하면 그 어떤 신비도 의미가 없어.”

“주술이라면……?”

베르트의 물음에 그가 답했다.

“마인 주술사를 찾아내야 한다. 하 루라도 빨리.”

진천우는 혼돈, ‘김선우’의 얼굴을

다시 떠올렸다.

자신을 향해 보이던 여유로움과 자 신만만한 미소.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는 공포라는 감정을 느꼈다. 그의 스승이었던 김 진철에게도 이런 기분을 느끼지 못 했는데.

머릿속에 그가 했던 말이 계속 맴 돌았다.

—그 안에 반드시 찾아내 죽여주 마. 네가 완전히 회복되기 전에 말 이야.

단순히 겁을 주기 위한 말이 아니 었다. 놈은 반드시 나를 찾아올 것 이다…….

마법사 협회에서 그리 멀지 않은 종합 마법 훈련장.

“여기 있었네.”

“김선우.”

내 부름에 이서준이 훈련을 멈추고 는 내게 시선을 돌렸다.

이마에 송골송골 맺은 땀. 훈련에 꽤나 집중했는지 조금 지친 기색이 느껴졌다.

그는 수건으로 땀을 닦고는 웃으며

내게 다가왔다.

“오는데 힘들지 않았어? 전 세계에 서 주목받는 몸이신데.”

나는 피식 웃으며 모자를 슬쩍 들 어 올렸다.

“모자 쓰니까 아무도 못 알아보던 데? 그리고 원래도 맨 얼굴로 다니 지 않았어.”

“하긴. 그렇긴 하네. 그래서, 오늘 왜 여기서 보자고 한 거야?”

“별건 아니고 오랜만에 네 훈련이 나 봐줄까 해서.”

어깨를 으쓱이며 말하자 이서준이 눈을 깜빡였다.

나는 그의 손에 들린 ‘백천’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직 그 검에 익숙하지 않은 거 같아서 말이지.”

시간이 흘러 이서준은 많이 강해졌 지만 아직 ‘백천’의 힘을 완전히 끌 어올리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내가 오늘 그를 찾은 것은 바로 그것에 대한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진천우와의 최종 결전만이 남은 지 금. 하루라도 빨리 그의 힘을 최대 치로 이끌어야 하니까.

이서준은 뒤늦게 내 말을 이해했는 지 작게 웃음을 흘렸다.

“맞다. 이 검. 네가 준 거였지?”

확신에 찬 말. 나는 작게 웃었다.

“뭐야. 눈치챘었나 보네.”

“눈치 못 채는 게 이상하지. 이벤 트로 SS 등급 검을 주는 게 말이 돼?”

이서준은 다시 생각해도 어이없다 는 듯 헛웃음을 홀렸다.

나는 그런 그를 보며 가볍게 스트 레칭했다.

“아무튼, 훈련할 체력은 남아있지? 진천우를 상대하려면 지금보다 훨씬 강해져야 해.”

그 말에 이서준은 입을 꾹 다물더 니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체력은 남아있기는 하는데, 내가 강해지는 게 의미 있을지 모르 겠네.”

뜬금없는 이서준의 말에 나는 그를 바라보았다.

언제나 용기가 넘치는 그가, 어울 리지 않은 말을 하고 있었다.

내 눈치를 살피던 이서준이 말을 이었다.

“괜히 어설프게 끼어들다가 더 안 좋은 상황이 생기는 게 아닐까 싶어 서. 너도 알다시피 진천우가 노리는

건 나잖아.”

“ 아.”

뭘 걱정하나 했더니 자신으로 인해 생겨날 최악의 상황을 우려하는 것 같았다.

뭐, 틀린 말은 아니다.

그의 말.대로 진천우 토벌 작전에 이서준을 배제하는 것이 더 안전한 방법이 될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아니, 진천우의 토벌에는 네 힘이 반드시 필요해.”

나는 알고 있다.

진천우의 토벌 이후 완전한 마무리 를 위해서는 그의 힘이 필요하다는 걸.

이건 원작에서 다뤄진 내용이지만, 진천우에 의해 허구로 지어진 내용 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내 말에 이서준이 의문에 찬 표정 을 지었다.

“진천우는 치밀한 녀석이야. 자신 의 죽음을 예상해 부활을 준비했고, 실제로 그는 그것을 성공시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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