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94화 (493/535)

그때 천장에서 음성이 들려왔다.

[상황실에서 안내드립니다. 열차를 습격했던 바다 해적들이 모두 진압 되었습니다. 열차의 점검 및 수리를 위해 약 3시간 뒤 출항할一]

쿠우우……

갑자기 주변이 뒤흔들릴듯한 거대 한 울림이 퍼졌다.

마치 거대한 규모의 지진이 일어난 것 같은 떨림.

하지만 이건 지진이 아니었다.

자연의 마력과 생명체의 거대한 마 력이 섞일 때 생겨나는 특수 현상이 었다.

“대, 대장님! 저기 파도!”

한지원이 내 팔을 잡으며 창밖을 가리켰다.

쿠우우……

거대한 해일이 이쪽을 향해 오고 있었다.

그 여파로 열차가 불안하게 흔들리 고, 사람들의 얼굴이 공포감에 젖어 들었다.

“시작됐군.”

구미호가 창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그녀의 말의 뜻을 단번에 이 해할 수 있었다.

또 한 번 사건이 앞당겨졌다.

“……뭐가 시작됐다는 건데요?”

한지원은 옆에서 떨리는 눈으로 계

속해서 질문을 던졌다.

번쩍!

창밖에서 새하얀 빛이 번쩍였다. 잠시 뒤 콰아아앙! 하는 천둥소리가 천지를 울렸다.

휘이이이잉!

폭풍이 몰아친다.

평범한 폭풍이 아니다.

자연의 마력을 머금은 거대한 ‘마 력 폭풍’이 주변의 모든 것을 집어 삼키며 다가오고 있다.

“……놈에게서 이전과는 차원이 다 른 거대한 힘이 느껴진다. 아무래도

세계로부터 힘을 부여받은 모양이 다.”

구미호가 혼자 중얼거리더니 내게 시선을 돌렸다.

“쉽지 않은 전투가 될 거다. 더군 다나 열차를 지키면서 싸워야 할 테 니. 더더욱 불리한 싸움이 되겠지.”

그때 몰아치는 폭풍 사이로 거대한 검은 실루엣이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안개와 구름에 끼어 잘 보이 지 않았지만, 그것은 ‘문어’의 형태 를 하고 있었다.

후우웅!

놈의 거대한다리 중 하나가 허공 에 휘둘러지자 높은 파도가 크게 솟 구쳤다.

파도는 빠르게 해상열차를 향해 쏘 아졌다.

그 순간 열차에서 빛이 뿜어지더니 보호막이 구현되었다.

촤아아아악!

마력 재해를 견디기 위해 설치된 해상열차의 보호막이 파도를 막아낸

것이다.

하지만 그 충격파로 열차가 크게 흔들리고, 내부의 사람들은 균형을 잃었다.

번쩍!

쿠우우우웅!

다시 한번 천둥이 번쩍이고 거대한 울림이 하늘에서 울렸다.

“……진짜로 재앙이네.”

엘린의 말에 나는 한쪽 입꼬리를 억지로 들어 올렸다.

재앙급 마수.

이름 그대로 존재 자체가 하나의

‘재앙’이었다.

크루아스라는 최강의 마수를 토벌 한 경험이 있지만 ‘바다 위’라는 환 경에 놓여 있어서 그런지 압박감은 그때보다 강렬했다.

자칫하다가는 바다에 잠겨 물고기 밥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니까.

“모두 준비해.”

내 주변의 모두가 마력을 끌어올렸 다. 그리고 다른 어딘가에서도 마력 이 느껴졌다.

다른 칸에 위치한 마법사들 역시 심각성을 느끼고 움직이는 것이다.

나 역시 마력을 끌어올리며 801

멤버들에게 말했다.

“예상보다 좀 이르긴 하지만, 여기 서 크라켄을 상대하고 가야될 것 같 아.”

크라켄.

‘바다의 왕’이라 불리는 재앙급 마 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도 세계에 의해 한층 강해진 크라켄이.

그때 크라켄의 거대한다리가 열차 를 향해 휘둘러졌다.

동시에 허공에 거대한 술식이 수십 개 구현되더니 마법 보호막이 펼쳐 졌다.

콰앙!

보호막이 크게 흔들리고 귀를 찢는 듯한 소리가 울렸다.

이어서 강렬한 마력이 느껴지더니 하늘에서 거대한 화염의 창이 크라 켄을 향해 떨어졌다.

화염은 주변의 어둠을 붉게 밝히었다.

서서히 떨어지는 화염의 창은 어둠 에 숨어있던 크라켄의 기괴한 외형 을 드러나게 했다.

그리고.

콰아아앙!

화염이 크라켄의 머리에 닿으며 폭 발을 일으켰다.

그러나 크라켄은 크게 반응하지 않 았다.

타고난 높은 마법 저항 능력으로 인해 피해를 입힐 수 없던 것이다.

—빙속성 마법사 구현!

어디선가 커다란 외침이 들려왔다.

잠시 뒤 열차 내부에서 강렬한 마 력의 기운과 함께 열차 주변의 바다 가 서서히 얼어붙기 시작했다.

빙속성 마법사들이 활동 영역을 넓 히기 위해 바다를 얼린 것이다.

바다가 빠르게 얼어붙자 마법사들 은 얼음을 밟으며 열차 밖으로 뛰쳐 나갔다.

3대 길드를 포함한 전 세계 길드 의 핵심이 모여있었기에 그 기세는 말로 설명할 수 없었다.

세계 길드 연합과 재앙급 마수, 크 라켄의 전투가 시작된 것이다.

—6팀! 속박 술식 구현!

우우웅!

허공에 수많은 마법진이 떠오르더 니 사슬이 솟아오르며 크라켄의 다 리를 묶었다.

하지만 다리는 미끄러지듯 사슬을 피해 마법사들을 향해 휘둘러졌다.

콰아아앙!

—끄아아악!

—……뭐, 뭐야. 전에 토벌했던 재 앙급 마수랑은 비교가 안 되는데?

—아니, 크라켄이 이 정도 수준이 었어?

크라켄은 오랜 시간 인류에게 모습 을 드러내 존재감을 드러냈던 마수.

이전과 달라진 놈■의 강력함에 마법 사들은 당혹감을 금치 못하는 모습 을 보였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내가 아는

크라켄은 이 정도로 강하지 않았으 니까.

나는 그 전투를 지켜보다가 한지원 에게 시선을 돌렸다.

“여기서 비행할 수 있겠어?”

“바람이 생각보다 거세서 조금 힘 들지만 할 수 있기는 해요.”

“그럼 소환해줘.”

“넵!”

우우웅!

소환 술식과 함께 마력으로 이루어 진 거대한 새 소환수가 소환되었다.

나와 한지원은 곧바로 그것을 탔

그렇게 새가 하늘에 떠오르고 우리 는 하늘 위로 올랐다.

그 순간.

마법사들을 상대하던 크라켄의 몸 에서 살벌한 마력의 파동이 퍼져 나 왔다.

동시에 강한 바람이 크게 몰아치며 새가 중심을 잃었다.

“.읏!”

섬뜩한 기운이 내 온몸을 스쳤다.

지상을 내려보자 녀석의 눈이 나를 향하고 있었다.

[……혼돈인가?]

크라켄의 의지가 내 머릿속을 울렸 다.

한지원에게 딱히 반응이 없는 걸 보니 나에게만 들리는 모양이다.

[……신성한 임무를 방해하지 마 라. 혼돈이여. 내 목표는 네가 아니 니.]

나는 놈의 말에 의문을 느꼈다.

그러고 보니 크라켄의 수하였던 어 인 대장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었는 데.

역시 놈의 목표는 이서준인 건가?

당장 놈에게 묻고 싶었지만, 방법 이 없었다.

그리고 크라켄은 사람들을 다시 공 격하기 시작했다.

—으아악!

—의료팀! 여기로!

상황은 순식간에 심각해졌다.

각 길드의 최강자들이 한자리에 모 였지만 크라켄의 압도적인 강함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그때, 황금사자의 마스터 백우종이 패도적인 기운을 뿜으며 크라켄을 향해 달려들었다.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낀 듯 크라 켄은 곧바로 다리를 휘둘렀다.

하지만.

사각!

크라켄의 다리가 대검에 의해 깔끔

하게 절단되었다.

전투 시작 처음으로 성공한 유효타 였다.

이어지는 백우종의 공격.

과연 3대 길드의 수장이자 전 세 계에서 열 손가락에 꼽히는 마법사 답게 그는 엄청난 공세를 이어갔다.

그가 검을 휘두를 때마다 크라켄의 몸에 커다란 상처가 생겨났으며, 놈 의 다리는 어느덧 2개나 절단되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크라켄의 다리가 순식간에 재생되 더니 백우종의 몸통을 쳐냈다.

—크윽!

백우종은 빠르게 방어했지만 그 충 격에 그대로 얼음에 처박히며 바다 에 침수되었다.

순식간에 당한 백우종의 모습에 사 람들은 당황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이서준을 포함한 A클래스 이상 마법사들의 공격이 이어졌다.

하지만 그들의 공격 역시 크라켄에 게 약간의 고통을 줄 뿐 제대로 된

피해를 입힐 순 없었다.

뒤에서 지켜보던 자운은 심각해지 는 상황을 바라보며 떠들었다.

—야. 이거 우리도 도와야 하는 거 아니야?

—안돼. 나 수영 못 한단 말이야.

—야. 백은…… 어휴. 너는 진짜.

—……대마도정화기기 한 방이면 확 기울어질 것 같기는 한데.

—미쳤냐? 정체 들킬 일 있어?

후우우웅!

그때 크라켄의 다리가 휘둘러지고 다시 한번 거대한 파도가 모두를 덮 쳤다.

—으아아악!

이전에 만든 보호막이 부서졌기에 열차는 그대로 파도에 쓸려나갔다.

다행히 큰 문제가 발생하진 않았 다.

그러나 이런 공격을 몇 번 더 허 용한다면 열차가 망가질지도 모른

“……와. 이거 잘 못 걸린 거 같은 데.”

한지원이 다른 지상의 풍경을 바라 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대장님. 이거 저희끼리라도 도망 쳐야 되는 거 아니에요?”

“아니야. 아직 방법은 있어.”

상황이 불리하기는 하나, 나에게는 비장의 수가 남아 있다.

그때 였다.

크라켄이 빠르게 열차를 향해 다가 가기 시작했다.

우리의 말살을 위해 열차를 먼저 부수려는 생각인 것이다.

나는 순간 다급함을 느끼며 소리쳤 다.

“녀석에게 접근해!”

“......넵!”

새는 빠르게 비행했다.

우리의 등장에 지상의 마법사들은 떨리는 눈으로 우리를 올려보았다.

위저드 게임에서의 활약 때문일까, 내가 무언가 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 대감이 섞인 반응이었다.

—유령이 움직인다.

나는 곧바로 능력을 발동했다.

크라켄과 같은 특수한 속성의 마수 에게 가장 효과적인 능력을.

[사용 효과 ‘반전의 가호’를 발동합 니다.]

동시에 내 몸에서 신비한 기운이 퍼져 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그 기운을 손바닥 위로 끌어 모았다.

[사용 효과 ‘속성 반전’을 발동합니다.]

“스으읍!”

그리고, 나는 놈을 향해 마법을 방 출했다.

파아아앙!

....

마법에 닿은 크라켄의 움직임이 순

간 멈추었다. 누리끼리한 녀석의 몸 이 서서히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크윽. 내게 무슨 짓을?]

[상대의 격이 너무 높아 효과가 감 소합니다.]

[물 속성 저항력의 수치에 비례해 모든 속성 저항력이 소폭 하락합니 다!]

쳇.”

반전의 가호에 당한 크라켄은 고통

과 괴로움에 섞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놈은 이어지는 마법사들의 공격에 도 육신 따위는 신경 쓰지 않겠다는 듯 다시 열차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 했다.

아쉽게도 반전의 가호만으로는 녀 석의 움직임을 제한할 수 없었다.

하지만 놈이 이대로 열차에 접근하 는 것을 허용할 순 없는 상황.

열차가 망가지면 모든 계획이 물거 품으로 돌아간다.

지금 우리에게는 놈의 물리적 힘에 맞설 수 있는 강한 힘이 필요하다.

나는 다음 능력을 발동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 았던 비장의 능력을.

[사용 효과 ‘경계의 지배자’를 발동 합니다.]

우우우웅!

하늘에서 거대한 마법진이 떠올랐 다.

동시에 엄청난 한기가 불어오고, 얼지 않은 저 멀리의 바다가 서서히 얼어붙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혹 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허공에 떠오른 마법진에서 거대한 무언가가 떨어지며 크라켄의 머리를 깔아뭉갰다.

이어서 사람들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건 또 뭐야?

—……토끼?

새하얀 털과 솟아오른 귀를 가진 거대한 생명체가 모습을 드러내자 주변의 공기가 바뀌었다.

붉은 안광이 빛나고, 동시에 극빙 의 마력이 퍼지기 시작했다.

놈의 정체는 경계의 주인이자, 지 배자인 ‘설산의 대정령’.

과거, 경계에서 대정령을 토벌하고 얻은 ‘경계의 지배자’의 사용 효과 로 소환된 것이다.

—……저 토끼, 설마 소환수인가?

—야야. 저거 그거 아니야? 위저드 게임 환영의 미로에서 유령한테 나 타났던 환영!

—어? 맞는 거 같은데……? 설마 유령이 소환한 건가?

마법사들 사이에서는 경악의 반응 이 터져 나왔다.

나는 그들의 대화를 무시한 채 지 상을 내려보았다.

대정령의 밑에 깔린 크라켄은 다리

를 움직이며 아등바등 벗어나려 하 고 있었다.

하지만 대정령의 덩치도 그렇고 극 빙의 마력으로 인해 몸이 둔해져 쉽 게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S등급 능력이라 큰 기대는 안 했 는데, 이 정도면 상당히 괜찮은데?

나는 곧바로 대정령에게 의지를 불 어넣었다. 크라켄의 움직임에 제약 이 생긴 지금.

놈을 확실하게 토벌할 절호의 기회 였으니까.

그리고 내 의지에 따라 대정령의 몸에서 극빙의 마력이 다시 한번 크

게 번져 나기 시작했다.

저적, 저저적!

하늘에서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놈 의 다리가 서서히 얼어붙기 시작했다.

‘반전의 가호’로 속성 저항력이 약 화된 상태였기에 녀석은 몸은 빠르 게 얼어붙었다.

그 상황을 지켜보던 한지원이 떨리 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 토끼 정령, 대장님이 소환 한 겁니까?”

“어. 내가 소환 했……

그때 였다.

쿵!

“......크윽.”

순간 가슴 깊은 곳에서 얕은 고통 이 느껴졌다.

대정령의 소환 유지를 위해, 엄청 난 마나가 내 몸에서 소모되고 있었 기 때문이었다.

……생각보다 성능이 좋다 생각했 는데 역시 특성 등급이 낮은 건 이 유가 있었나?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절대 감당할 수 없는 마나 소모량.

이대로라면 몇 초 지나지 않아 신 체의 마나가 바닥날 것이 분명하다.

나는 곧바로 주머니에서 작은 구슬 을 꺼냈다.

이번에 새롭게 획득한 SS등급의 무기, ‘오브’였다.

오브에 마력을 불어넣자 구슬이 허 공에 떠오르며 강한 빛이 번쩍였다.

[‘초월의 오브’를 작동합니다.]

[오브가 당신의 마력을 보조합니다.]

우우웅!

비어있던 항아리에 물이 차오르듯, 엄청난 양의 마나가 차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오브의 ‘보조’ 효과인 마나량

200% 상승.

능력 연계를 위해 나는 곧바로 특 성을 발동했다.

[사용 효과 ‘대자연의 심장’을 발동 합니다.]

두근!

심장이 크게 뛰며 바닥을 보이던 마나가 천천히 회복되기 시작했다.

마나 소모 속도가 워낙 빨랐기에 회복은 미미했지만, 그래도 이것으 로 마나가 바닥날 일은 거의 사라졌 다.

“......후우.”

나는 짧게 숨을 내쉬었다. 이제야 조금 살 거 같네.

그레텔의 열매 효과로 대자연의 심 장의 지속 시간이 늘어났으니 앞으 로 10분간은 여유가 있다.

[……크으윽. 이건 대정령의 분신 인가?]

그때 크라켄의 의지가 들려왔다.

놈의 말대로 내가 소환한 것은 ‘설 산의 대정령’의 본체가 아닌, 그 힘 의 일부를 가진 분신이다.

만약 본체를 소환할 수 있었더라면 S등급 특성이 아니라 SSS 등급 특 성이었겠지.

[귀찮은 짓을…….]

크라켄의 몸에서 다시 마나가 피어 오르기 시작했다.

저적, 저저적!

크라켄의 다리를 속박하던 얼음은 금이 갔고, 이내 순식간에 얼음이 깨지더니 문어발이 대정령을 향해 휘둘러 졌다.

파아악!

대정령은 그 공격에 그대로 몸이 옆으로 기울어지며 바닥에 처박혔

쿠우웅!

—지금이다! 공격해!

그렇게 크라켄의 정신이 대정령에 게 쏠려있던 틈을 타, 지상 마법사 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허공에서 가지각색의 수많은 마법 이 구현되더니 크라켄을 향해 쏘아 졌다.

콰아아앙!

[……크아으]'!]

크라켄의 짧은 비명이 터져 나왔 다.

지금까지 그 어떤 공격을 받아도 반응하지 않던 이전과는 확연히 달 라진 모습이었다.

아마 [반전의 가히 효과로 녀석의 저항력이 약화 된 상태이기 때문이 겠지.

나 역시 지금이 기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나는 대정령에게 의지를 불어넣어 다시 몸을 일으키게 했다.

대정령은 내 의지를 따라 몸을 일 으키더니 빠르게 앞으로 달려 크라 켄에 몸통에 박치기를 가했다.

쿠웅!

[……큭!]

다시 한번 거대한 굉음과 함께 놈 의 몸이 옆으로 기울어졌다.

다시 생겨난 빈틈.

어느 순간 얼음 밑 바다에 침수됐 던 황금 사자의 마스터, 백우종이 모습을 드러내더니 거대한 대검에 마력을 담아 앞으로 달렸다.

—흐아아압!

이어서 그가 검을 빠르게 휘둘렀 다.

사각!

[……!]

크라켄의 다리가 다시 한번 백우종 에 의해 절단되었다.

전과 비슷한 상황. 하지만 놈의 반 웅은 달랐다. 더 괴로워하고 고통스 러워하는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다음 순번으로 이서준이 모습을 드 러 냈다.

그의 손에는 화려한 빛을 뿜어내는 백색의 검, ‘백천’이 쥐어져 있었다.

‘백천’은 주변의 마나를 빨아들이 듯 흡수했고, 검에서 뿜어지는 강렬

한 빛은 점차 강해졌다.

그 아름다운 빛에 모두의 표정이 멍해졌다.

나는 지금 그 모습이 원작 속 전 성기를 맞이한 이서준의 모습과 겹 쳐 보였다.

사각!

[……끄아。}악!]

이서준의 공격은 제대로 들어가며 다시 큰 비명이 터져 나왔다.

크라켄의 몸통에 기다란 검상이 그 어지며 검은 피가 뿜어져 나왔다.

이어서 다른 강화계 마법사들의 공 격도 이어졌다.

3대 길드의 핵심 인원, 그리고 각 길드의 리더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 공세에 크라켄은 서서히 생명력 을 잃었다.

—밀어붙여!

—거의 다 왔다!

[……이것이 혼돈으로 한계를 뛰어 넘은 인류의 힘인가?]

크라켄의 의지가 다시 내 머릿속에 전해졌다.

그렇게 이서준의 마지막 일격이 크 라켄을 향해 휘둘러지려는 그때.

우우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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