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92화 (491/535)

“뭔가 겉으로 보는 것보다 실내가 더 넓어 보인다?”

엘린은 주변을 둘러보며 신기하다 는 듯 중얼거렸다.

“신비의 힘이 담겨 있어서 그렇다. 아공간과 비슷한 개념이지.”

단번에 공간에 담긴 비밀을 눈치챈 구미호가 말하자 엘린이 놀란 표정 을 지었다.

“아공간을 이렇게 적용할 수도 있 구나……

그때 우리들의 앞에 검은 정장을 입은 사내가 다가왔다.

“안녕하십니까. 오션테일 머리 칸 의 담당 승무원, 김혁이라고 합니다. 801 길드 분들이 맞으신지요?”

말투는 공손했고 행동에는 기품이 넘쳐흘렀다.

고개를 끄덕이자 그가 말을 이었다.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부탁하실 일이 생기면 언제든 저를 호출해주시면 됩니다. 그럼 방 을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우리는 승무원을 따라 이동했다.

긴 복도를 지나 우리는 화려한 문 에 도착했다.

“그럼 편히 쉬시길.”

승무원이 떠나고 우리는 천천히 안 으로 들어섰다.

“와.”

방 역시 넓은 크기를 자랑했다.

여러 대의 침대가 있었으며, 넓은 창문을 통해 바다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엘린과 한지원. 그리고 구미호는 곧바로 침대로 몸을 던졌다.

“이 침대는 내가 찜.”

“여기는 제가 쓸게요!”

그렇게 멤버들의 자리 배정식이 시

작되 었다.

선화와 렌도 자리를 잡고 이제 남 은 건 나와 8()1의 숨겨진 멤버 둘 만 남았다.

나는 그들에게 시선을 돌리곤 말했다.

“먼저 선택하시죠. 저는 남는 자리 로 하겠습니다.”

내 말에 둘은 고개를 끄덕이곤 서 로 자리를 찾았다.

그 모습을 지켜본 한지원이 입을 열었다.

“그런데 저 두 명은 대체 누구예 요? 대장님이 존댓말까지 할 정도면

보통 사람은 아닌 거 같은데.”

다른 멤버들도 말은 안 했지만 내 심 그것이 궁금한 반응이다.

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저번에 말했듯 용병 개념으로 데 려온 분들이야.”

혹시 모를 변수 차단을 위한 특급 용병이라고 해야 할까.

“그니까 누구신데요. 딱 봐도 엄청 강해 보이시긴 하는데……

“나중에 알아서 알게 될 거야.”

죽음의 섬에 도착하면 자운의 말살 을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의 정체가 알아서 드러날 터.

“……쳇.”

한지원은 삐죽 입술을 내밀었다.

그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섭섭할 수 도 있다.

이 안에서 유일하게 내 정체를 모 르고 있었으니까.

나는 남은 자리에 앉고는 미리 전 달받았던 서류를 꺼냈다.

해상열차 탑승객의 정보가 담긴 명 단이었다.

물론 SS 클래스의 정보는 확인할

수 없고 드부터 C클래스까지 탑승객 만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열차에 총 몇 명이 탔 어?”

맞은편 침대에 앉은 엘린이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물었다.

“승무원 포함해서 1,257명.”

“……1,257명? 3천 명 정원이라 해서 많이 탈 거 같기는 했는데 생 각보다 더 많네.”

“C클래스 티켓만 900장 정도 풀렸 거든.”

해상열차에는 마법사만 탑승한 것 이 아니다.

각종 기업인, 취재를 위한 언론사 의 기자, 의료원, 승무원, 요리 사…… 등도 함께 탑승했다.

참고로 C클래스는 정식 인원보다 는 추가 인원에 속하기에 탐사나 마 수 토벌 참여에 많은 제약이 있다.

참고로 자운은 이 C클래스에 속해 있다.

나는 C클래스의 명단을 살폈다.

분명 이 중 어딘가에 자운이 숨어 있을 텐데…….

« o 으”

— 다 .

몇몇 의심되는 이들이 보였지만,

아직은 그들을 자운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었다.

원작 속 정보가 한정적이었기 때문 이다. 그들이 처음 모습을 드러냈던 건 ‘죽음의 섬’에 도착한 이후였으 니까.

그때 였다.

[해상열차가 출항합니다.]

천장 어딘가에서 목소리가 들려왔 다.

이후 덜컥, 하는 소리와 함께 공간

이 천천히 흔들렸다.

죽음의 섬을 향해 열차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오. 출발한다.”

모두의 시선이 창가를 향하고, 나 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를 발견한 엘린이 물었다.

“어디 가게?”

“곧 행사가 시작될 거야.”

“......행사?”

그리고 천장에서 목소리가 다시 들 려왔다.

[잠시 후 7번 ‘특별칸’에서 출항 축하식과 죽음의 섬 토벌을 위한 진 행을 안내할 예정입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7번 특별 칸에 도착하자 사교회장 을 보는 듯 화려한 풍경이 눈에 들 어왔다.

호스트를 위한 단상과 고객들을 위 해 차려진 음식들.

수많이 사람이 몰려 조금 좁은 느 낌도 없잖아 있었지만 열차는 두 개 의 층으로 되어 있어 불편함은 전혀 느끼지 못했다.

“유령님.”

그렇게 내부를 둘러보던 그때, 멋 들어진 정장을 걸친 남성이 내게 다 가왔다.

유수철.

위저드 게임의 주최측이자 3대 길 드 소속의 마법사였다.

가슴에는 화려한 사자 모양의 문양 이 있었는데 그의 소속 길드인 [황 금 人}자]의 상징이었다.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하자 유수철이 빙긋 미소를 지었다.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공개되지 않은 2명의 동료분을 데려오셨다고. 그게 저 두 분이군요?”

유수철이 내 뒤를 따라온 2명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들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 다. 그 모습을 유심하게 지켜보던 유수철이 입을 열었다.

“……딱 봐도 범상치 않은 인물이 라는 생각이 드네요. 정체가 뭘지. 후후.”

유수철이 작게 웃었다.

나는 뒤를 돌아 2명에게 말했다.

“따로 행동하죠.”

둘은 고개를 끄덕이곤 사라졌다.

사라지는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유수철이 생각난 듯 입을 열었다.

“아 참! 소개해드리고 싶은 분이 있는데 괜찮을까요? 저희 마스터가 유령 님의 열렬한 팬이라서요.”

그러면서 고개를 돌렸다.

그의 시선 끝에는 황금사자의 마스 터이자 ‘사자왕’이라는 이명을 가진 백우종이 서 있었다.

그의 앞에는 익숙한 얼굴의 남성이 서 있었는데 이서준이었다.

“이서준 님과 계시네요. 저희 마스 터가 저분의 팬이기도 하거든요.”

그건 나도 잘 알고 있다.

원작에서도 다뤄진 부분이었으니 까. 새로운 감흥은 없었다.

그때 내 시선을 느낀 듯 백우종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순간 그의 표정이 환해지더니 이서 준과 함께 우리에게 걸어왔다.

“유령님 맞으시죠? 꼭 뵙고 싶었습니다.”

백우종의 목소리는 쾌활했다.

3대 길드 마스터의 무게감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은 친근한 모습이었다.

“아. 저는 황금사자의 마스터 백우 종이라고 합니다.”

그가 내게 손을 내밀었다.

유수철과 달리 그에게는 마력 스캔 능력이 없기에 맞잡아주었다.

그는 즐거운 미소를 짓더니 옆의 이서준을 돌아봤다.

“이쪽은 신세대 최고의 유망주라 불리는 이서준 씨입니다. 아 참. 서 로 아시겠군요?”

소개를 받은 이서준은 나를 빤히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나 역시 그를 따라 고개를 끄덕였 다.

“위저드 게임에서 두 분의 대결 정

말 인상 깊게 봤습니다. 그런데 유 령님이 구현한 검은 장막 속에서 대 체 무슨 일이 있던 겁니까?”

잠시 침묵이 감돌았다.

검은 장막이라고 한다면 ‘환영의 미로’에서 이서준에게 발현계 마법 을 사용했던 때를 말하는 것이었다.

이서준은 내 눈치를 살피더니 대신 대답했다.

“다들 예상하셨겠지만 몇 가지 특 이한 기술들을 보여주셨습니다.”

“특이한 기술이요?”

백우종의 두 눈에 깊은 홍.미가 담 겼다.

뭔가 특별한 필살기라도 있었냐는 듯한 뉘앙스였다.

그런 그를 향해 이서준은 작게 미 소를 지었다.

“어떤 능력인지는 말씀드리기 곤란 할 거 같습니다. 사자왕님께서도 아 시겠지만 마법사들 사이에서는 이런 비밀을 지켜주는 게 예의니까요.”

“그렇긴 하죠…… 그나저나 특이한 기술이라. 뭔지 참 궁금하네요.”

실례라는 것을 알고 있는지 백우종 은 그 이상 묻지 않았다.

*

얼마 지나지 않아 출항 축하식 준 비를 위해 백우종과 유수철은 어디 론가 사라졌다.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내던 이서준 도 금방 내 곁을 떠났고 어느 순간 각자 활동을 시작하는 상황이 되었다.

나는 곧바로 행사장 2층 난간에 올라 참가자 그룹 명단을 떠올렸다.

이제 곧 행사가 시작될 테니 본래 목적인 ‘자운’을 찾아내야 할 때.

원작의 경험을 되살려보았을 때 자 운으로 의심되는 건 총 21그룹 정 도가 된다.

참가자만 천 명이 넘어가는 걸 생 각하면 21그룹은 꽤 많이 추린 것 이라 할 수 있었다.

시간만 조금 투자한다면 자운을 금 방 찾아낼 수 있겠지.

그래도 혹시 몰라 나는 행사장의 1층을 내려보며 하나하나씩 [인물 간파]를 사용했다.

어쩌면 이 안에 숨은 자운을 운 좋게 발견할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그렇게 둘러보던 그때.

번쩍!

화려한 조명이 꺼지며 단상에 빛이 집중되었다.

잠시 후 유수철이 천천히 걸어 올 라왔다.

[위대한 여정에 참가해주신 모든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출항 축하식이 시작되었다.

힘찬 박수가 터지고 유수철은 빙긋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다시 1층 사람들에게 인물 간파를 사용했다.

하지만 숫자가 많기도 하고, 방법 도 무식한 만큼 자운을 발견할 수는 없었다.

물론 이 안에 있지 않을 가능성도 매우 높다.

출항 축하식에 모인 사람의 수는 대략 500명.

절반도 되지 않는 수였으니까.

그때 주머니에서 알람이 울렸다.

간단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통신 마도구였다.

엘린과 렌에게서 동시에 메시지가 왔었다.

[C클래스 16번 방에 사람이 있에

[26 번 비었다]

내가 의심하고 있는 그룹의 숙소를 찾아간 동료들의 메시지였다.

자운이 행사에 참가하지 않을 가능 성이 있으니 숙소를 찾아보라는 명

령을 내렸었다.

우우웅.

그리고 다시 알람이 울렸다.

이번에는 한지원에게 온 메시지였 다.

[저 찾은 거 같아요]

“……찾은 거 같다고?”

[C클래스 41 번 그룹이랑 잠깐 마주쳤는데 뭔가 수상해요. 특이한 분 위기를 풍긴다고 해야 하나.]

C클래스는 대다수가 일반인 혹은 소규모의 마법사 단체가 속해있다.

S등급 마법사인 한지원이 이상함을 느꼈다는 건 비범한 인물일 가능성 이 높단 뜻이다.

[위치는?]

[6번 칸 2층 통로에서 5번 칸 방

향으로 이동했어요. 걸릴 거 같아서 추적은 포기했고요.]

6번 칸 2층 통로면 여기서 그렇게 멀지 않다.

나는 곧바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와중에 1층 단상에서 유수철의 말이 이어졌다.

[그럼 죽음의 섬을 지키는 크라켄 토벌에 관해……]

나는 발걸음을 옮겨 6번 칸에 도

착했다.

열차 내부가 생각보다 복잡하기에 길을 찾는 게 쉽지는 않았다.

나는 5번 칸의 통로를 찾아 다시 이동했다. 그렇게 길올 걷는데 목소 리가 들려왔다.

—정말 여기 있는 거 맞아?

—어, 분명 있을 거야.

저 너머에서 미세한 목소리가 들려 왔다.

나는 [은밀한 발걸음]으로 기척을

숨기고 소리가 들린 곳을 바라봤다.

3명의 사람이 대화를 나누며 걷고 있었다.

낯선 뒷모습이지만 말투나 행동은 어딘가 익숙하다.

곧바로 [인물 간파]를 발동했다.

“……찾았다.”

셋의 정체는 나타샤, 애런, 백은성 이었다.

다른 3명의 멤버는 보이지 않은 걸 보아하니 나뉘어서 활동하는 모 양.

내 예상대로 자운은 내가 의심하고

있는 그룹 중 하나에 속해있었다.

참고로 자운이 속한 건 C클래스 41번 그룹.

내 기억에 따르면 41그룹은 ‘들바 람’이라는 이름의 소규모 용병단체 였다.

아마 실제 존재하는 용병단을 죽이 고 이름을 빼앗은 거겠지.

—근데 그놈을 무슨 수로 찾냐? 대놓고 다닐 리도 없잖아.

—그렇긴 해. 단순히 분위기만 보 고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니까.

«..2”

그때 나는 자운의 대화 속에서 무 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그들은 마치 해상열차 안에서 누군 가를 찾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누굴 찾는 거지?

자운이 해상열차에서 찾을만한 인 물이 있던가?

그리고 이어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아. 스카의 복수를 해줘야 되 는데.

스카? 설마 나를 찾는 건가?

나는 눈을 찌푸렸다.

어떻게 된 상황인지는 몰라도 자운 은 스카를 죽인 범인이 이 안에 있 다고 확신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무슨 근거로?

예측 범위 밖의 일이 일어나자 나 는 깊은 혼란감을 느꼈다.

쿠우웅…….

그때 기차 내부가 파도에 부딪히며 잠시 흔들렸다.

나는 균형을 잃지 않고 가만히 자 운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신비의 말대로 이번 해상열차에서 내가 모르는 변화가 생겨나려 하고 있다.

무엇이 원인인지는 모르겠다.

내가 사건에 개입하면서 바꾼 게 한두 가지여야지.

어찌 됐든 자운을 빠르게 찾은 것 은 상당한 소득이다.

SS 클래스의 권한이라면 놈들의

행보를 방해할 수 있을 테니까.

마음 같아서는 당장 여기서 놈들을 공격해버리고 싶기는 한데.......

아쉽게도 해상열차 내부에서 전투 하는 건 매우 위험하다.

각 칸마다 연결된 거대한 엔진이 있어 섣불리 전투를 벌이다가 모두 가 바다에 매장되는 사고가 터질 수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놈들에게는 비상 탈출을 위 한 마도구가 준비되어 있다.

완벽한 ‘계획’을 위해서는 최대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기회는 언제든지 있다.

그때였다. 내 뒤에서 작은 인기척 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뒤를 돌자 누군가가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순간 내 몸이 굳었다.

그 정체는 다름 아닌 윤하영이었으 니까.

그녀의 두 눈이 잠시 떨리고 뒤에 서 다시 한번 인기척이 느껴졌다.

하나가 아닌 여러 사람의 인기척이 었다.

—흐아암. 기사에 쓸 게 너무 많

—그러게요. 근데 크라켄 토벌 가 능하긴 하려나. 괜히 우리 다 죽는 거 아니에요?

—재수 없는 소리 좀 마라.

뒤에서 기자 무리가 이쪽으로 걸어 오고 있었다.

윤하영은 그들을 힐끔 살피더니 황 급히 내 팔을 잡고는 옆의 통로로 이끌었다.

기자 무리는 우리가 있던 곳을 그 대로 지나쳐갔다.

그들이 떠난 것을 확인한 윤하영은 내게 시선을 돌렸다.

떨리는 동공. 그녀는 내 팔을 놓지 않고 있었다.

이내 속삭이듯, 무거운 입을 열었다.

“......맞지?”

그 말에 나는 어떠한 반응도 할 수 없었다.

위저드 게임에서 그녀는 내 정체를 확신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그때와 다르게 지금의 그녀 는 이전에 갖고 있던 확신이 흔들리

는 듯 보였다.

그녀는 나의 대답이 필요했던 것이다.

잠시 침묵이 이어지고, 고민 끝에 입을 열었다.

“오랜만이야.”

“야…… 너 진짜아아……

윤하영의 두 눈이 순식간에 물기로 가득 찼다.

주먹을 꽉 쥐고 힘없이 내 가슴을 두들겼다.

“어떻게 된 거야…… 대체 무슨 일 이 있었던 거냐고……

그녀는 서럽게 울먹였다. 콧물까지 훌쩍이며 눈물을 흘렸다.

나는 말없이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였다.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이 없었다. 나 스스로도 모든 말이 핑계처 럼 느껴졌으니까.

시간이 지나 그녀는 조금 진정된 듯 눈물을 멈추었다.

손수건을 내밀자 그녀는 킁, 하며 시원하게 코를 풀었다.

이후 그녀는 퀭한 눈으로 입을 열 었다.

“……해상열차에는 왜 탄 거야?”

“자운이 이 안에 탑승해있어.”

“……역시. 너라면 그럴 줄 알았 어.”

윤하영은 크게 놀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예상했다는 듯 반응이었다.

“그래서, 자운은 찾았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C클래스 41번.”

“……C클래스 41번?”

“방금 확인했어. 확실해.”

윤하영의 표정이 순간 진지해졌다.

특무팀 소속의 프로 마법사답게 자 신의 임무에 대해 생각하는 모양이 었다.

그 모습이 대견하면서도 한편으로 는 걱정도 들었다.

“이건 당분간 혼자만 알고 있어. 다른 애들한테는 아직 말하지 마.”

“왜? 우리가 도와줄 수 있어. 예전 의 우리가 아니라고.”

분명 그들의 힘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들이 가지고 있던 천부적인 재능

을 통해 크게 성장했을 테니까.

아마 지금쯤 모두가 s등급 수준의 실력자가 되었겠지.

“나한테 따로 계획이 있어.”

윤하영은 동료와 합류를 위해 출항 축하식이 진행되는 7번 특별 칸으로 돌아왔다.

“서준아!”

이서준은 윤하영의 얼굴을 보고는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

“……너 울었어?”

잠깐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지 그녀의 두 눈이 퀭했다.

하지만 눈만 퀭할 뿐, 전체적으로

전보다 밝은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아. 이거? 아까 눈에 먼지가 들어 가서. 헤헤.”

별거 아니라는 듯 윤하영이 해맑게 웃었다.

괜한 걱정이 들었지만 지금 보이는 그녀의 웃음은 진짜였기에 넘어가기 로 했다.

“그래서, 뭔가 수상한 건 찾았어?”

그의 동료들은 출항 축하식의 혼란 스러움을 이용해 해상열차 내부를 조사하고 있었다.

윤하영 역시 마찬가지.

그런데 생각보다 빨리 돌아왔다.

“딱히 그런 건 없었어. 너무 멀리 까지 돌아다니면 수상하게 보일까 봐 그냥 돌아왔고.”

“그래?”

왠지 핑계처럼 들리는 대답이었지만 이서준은 수긍하고 고개를 끄덕 였다.

“고생했어.”

“응. 아, 저기 아라 왔다.”

윤하영이 3번 통로에서 걸어오는 유아라를 발견했다.

윤하영이 크게 손을 흔들자 그녀를

발견한 유아라의 발걸음이 빨라졌 다.

그때였다. 그녀는 통로 밖 시야의 사각에서 걸어오는 누군가와 부딪혔 다.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회색 후드를 뒤집어쓴 남성이었다.

—아, 죄송합니다.

유아라는 곧바로 고개를 숙이며 사 과했다.

부딪힌 남성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

이고는 통로 밖으로 사라졌다.

유아라는 그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이서준에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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