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90화 (489/535)

았다.

마지막 글이 동료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그 안에는 자신의 옆에 어색한 표 정을 짓고 있는 ‘김선우’도 있었다.

최서윤은 그것을 보며 복잡한 감정 을 느꼈다.

“……댓글이 5천 개나 달렸었네.”

[댓글]

[언니ITIT 힘내요 Tnr]

[RIP]

[힘내!!]

전부 과거의 댓글이다.

순간 그날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 에 휩싸여 갑자기 우울한 기분이 느 껴졌다. 하지만 이내 슬픈 생각을 떨쳐 냈다.

위저드 게임 이후, 그가 살아있다 는 것을 확신하고 있는 상태였으니 까.

그때 한 문구가 그녀의 눈에 띄었다.

[한세연님 외 여러 명이 좋아합니다.]

한세 연?

그러고 보니 마법사관학교 축제를 인연으로 맞팔을 했었는데.

갑작스러운 궁금증이 생긴 최서윤 은 한세연의 계정을 확인했다.

웬만한 스타 마법사 뺨치는 엄청난 수의 팔로워.

한성그룹의 회장, 한세연의 계정이 맞았다.

예전의 많던 사진은 대부분 내려갔

지만, 다시 SNS를 시작했는지 최근 사진이 몇 개 올라와 있었다.

최서윤은 홀린 둣 최신 사진을 클 릭했다.

[우리 한성그룹의 수호신]

익숙하면서도 어색한 뒷모습.

그리고 그 옆에 사이좋게 서서 즐 거운 미소를 짓는 한세연의 사진이 보였다.

어째 장난기 가득한 화목한 분위기

의 사진이다.

[댓글]

[아 그거커유령님 귀여우시네 거거 게

[얼굴 보여줘요 -rr-rr]

[대장님 멋지십니다!]

최서윤은 그것을 보다가 알 수 없 는 복잡한 감정에 빠져들었다.

강원도 어딘가에 위치한 산지.

“......후우.”

나는 짧게 숨을 내쉬며 곧 있을 중요한 결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상태는 완벽하다.

컨디션도 좋고 근육도 유연하게 잘 풀려 있다.

거기다 활동하기 편한 드넓은 풍 경.

이곳이라면 절대로 지지 않는다.

나는 눈앞에 서 있는 나의 목표를 바라봤다.

그레텔이 멀찍이 떨어져 경계의 눈 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유대’의 효과로 녀석도 알고 있을 것이다.

내가 무엇을 노리고 있는지.

휘이이잉.

짧은 순간 바람이 스쳐 지나가고, 동시에 나는 발끝에 마력을 담아 그 레텔을 향해 달려들었다.

파앗!

내가 움직이는 것을 확인한 그레텔 은 수많은 나무줄기를 소환했다.

줄기는 곧 내 팔과 다리를 집요하 게 노렸다.

나는 곧바로 마력을 방출했다.

접근하던 나무줄기들은 순식간에 형태를 잃으며 파괴되었고, 그 틈을 노려 그레텔을 향해 다시 달려들었다.

그렇게 그레텔의 머리에 손이 닿으 려는 그 순간.

“......응애!”

그레텔이 크게 점프하더니 하늘 위

로 떠올랐다.

그러고선 합장을 하며 마력을 끌어 올렸다.

저적, 저저저적!

내가 서 있던 바닥에 거대한 마법 진이 구현되더니 거대한 통나무가 나를 향해 휘둘러졌다.

그것을 보며 나는 당혹감을 느꼈 다.

“이게 무슨.”

나는 곧바로 호신강기를 둘러 거대 한 나무의 공격을 막아냈다.

쿵!

“크윽!”

묵직한 충격이 팔뚝을 타고 전해졌 다.

마력으로 신체를 보호했지만 워낙 휘두르는 힘이 강했기에 미세한 고 통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나는 바닥을 구르며 술식을 전개했다.

우우웅!

허공에 구현되는 마법진.

이후 마법진에서 수많은 마력의 사

슬이 쏘아지며 그레텔의 팔과 다리 를 묶었다.

그리고.

따악!

남은 사슬 하나가 그레텔의 머리에 달린 열매를 묶어내더니 그대로 뽑 아냈다.

그레텔은 짧은 비명올 내지르더니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열매는 사슬을 통해 내 손으로 배 달됐다.

“ 후우......

[‘소환수와 과격한 놀이’ 업적을 달 성합니다.]

[보상으로 3,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나는 열매를 들고는 바닥에 엎어진 그레텔에게 다가갔다.

“그레텔 많이 성장했네. 깜짝 놀랐 어.”

그레텔은 힐끔 고개를 들어 올리더 니 분한 표정을 지었다.

언뜻 보면 학대처럼 보일 수 있겠

지만 이건 단순한 놀이다.

그것도 그레텔과 상호 합의된 놀 이. 오히려 그레텔 쪽에서 내게 부 탁했다.

열매를 조건으로 말이지.

“자자, 놀아줬으니까 쉬고 있어. 알 았지?”

“응애.”

그레텔은 그대로 소환 해제됐다.

나는 손에 들린 열매를 바라보았 다.

“이게 얼마만의 열매냐.”

거의 3년 만인 거 같은데.

그레텔의 열매는 언제나 내게 큰 힘이 되어주었기에 묘한 기대감이 느껴졌다.

그럼 확인해볼까.

[신비한 마계수 열매(S)]

분류 : 영약

설명 : 복용 人], 모든 능력치가 최 대 3% 상승합니다. (기존 능력치가 높을수록 상승률이 줄어듭니다.)

자연과 관련된 몇몇 특성이 진화합 니다.

“……자연 특성과 관련된 특성이 진화?”

머릿속에 몇몇 특성이 지나간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대자연의 축복’과 ‘마계수의 가호’였다.

범용성이 높아 언제나 내게 큰 힘 이 되어주던 특성들이었다.

고민 없이 열매를 입에 물었다.

동시에 뜨거운 기운이 내 몸을 헤 엄치며 얕은 고통을 주었다.

나는 짧게 호흡하며 기운을 제어했

다. 얼마 안 가 날뛰던 기운이 잠잠 해졌다.

[열매에 담긴 신비한 마력이 당신 에게 새로운 힘을 부여합니다.]

[‘대자연의 가호’에 새로운 힘이 부 여됩니다!]

[‘대자연의 심장’의 지속시간이 10 분으로 늘어납니다.]

[‘마계수의 가호’에 새로운 힘이 부 여됩니다!]

[지형이 숲에 가까울수록 마나에

대한 감각이 예민해집니다.]

“대박.”

대자연의 심장의 지속시간이 3분에 서 10분으로 상승했다.

단순 계산으로 3배 이상의 엄청난 수치였다.

거기다 숲 지형에서는 마나에 대한 감각이 예민해지기까지.

게다가 지금 있는 곳은 산. 숲과 비슷한 지형이다.

그 덕에 마나가 예민하게 느껴지 고, 눈이 탁 트인 기분이 들었다.

당장 저 멀리 몬스터의 움직임이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좋네.”

참고로 진천우의 부활이 이루어지 는 ‘죽음의 섬’은 숲 지형이다.

즉, 이 능력이 있다면 자운이 어디 에 숨든 쉽게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순간 자신감에 차올랐지만 신비가 했던 이야기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차원 여행.”

혹시 모를 변수를 차단하기 위해 사용해봐야 할 거 같기는 한데…….

문제는 권능에 필요한 마나를 어디 서 수급하냐는 거다.

“역시 [죽음의 섬]의 마나를 이용 해야 하나?”

죽음의 섬 안에는 그 어떤 지역과 도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양의 마 나가 흐른다.

원작 속 자운도 죽음의 섬에 도착 하자마자 마나의 핵을 이용해 [성 배] 제작을 시도했었지.

[차원 관측] 때를 생각해 보면 권 능을 사용해도 현실 시간은 흐르지 않으니 괜찮지 않을까?

“ 흐음......

그런 생각을 할 때 스마트 폰에서 알람이 울렸다.

[해상열차의 출항 날짜가 잡혔습니

다. 2037년 6월 21일입니다.]

2036년 12월 25일.

해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이벤트.

크리스마스가 찾아왔다.

서울에 위치한 8()1의 아지트 역시, 오늘을 기념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

이 모여들었다.

801 멤버 6명 외에도 한세연과 검 귀, 양태민도 참가했다.

사실 굳이 참가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 혼자 빠지려 했는데, 한세연의 부탁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참가했다.

“메리 크리스마스!”

샴페인이 터지고 이 모임의 주최자 인 한지원의 주도하에 선물 교환식 이 시작되었다.

“대장님, 제 마음입니다!”

한지원이 포장된 작은 상자를 내밀 었다.

“……흠흠. 고맙다.”

상자는 텅 빈 것처럼 가벼웠다. 포 장을 풀자 웬 종이가 들어있다.

그러니까 이건…….

“게임 쿠폰?”

“제가 요즘 하는 게임인데 같이 하 시죠?”

“안 한다.”

“왜요. 같이해요〜”

이후로도 다른 이들과 선물 교환식 을 했다.

대단한 선물은 없었다.

내복, 양말, 장식품 등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었 으니까.

그리고 루돌프 머리띠를 쓴 한세연 의 차례가 왔다.

그녀는 민망해하는 미소를 지으며 길쭉한 상자를 내밀었다.

“메리 크리스마스.”

나는 멍하니 그녀가 내민 선물을 받았다.

그리고 눈치를 살피다가 내가 미리 준비했던 종이팩을 꺼냈다.

“제 선물이랑 겹친 거 같은데요?”

종이팩 안의 내용물을 꺼내자 똑같 은 크기의 상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한세연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선우 씨도 와인 준비했어요?”

어쩌다 보니 선물이 겹쳤다.

신비의 마력으로 만든 특제 레드 와인.

사람을 솔직하게 만들어주는 특별 한 힘이 담겨있어 엄청난 값을 자랑 한다.

한세연은 이 상황이 웃겼는지 쿡쿡 소리 내어 웃었다.

“이런 우연이 있네요. 다음에 같이

마셔요. 둘이서.”

“네, 그러죠.”

그리고 마지막 차례, 양태민이 내 게 작은 상자를 내밀었다.

“선물입니다.”

겉으로만 봐도 신비한 기운이 느껴 지는 상자.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알 것 같아 서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 다.

“완성했군요.”

양태민은 대답 대신 씨익 미소를 지었다.

상자를 열자 투명한 구슬이 하나 있었다.

지난번 양태민에게 제작을 맡겼던 오브였다.

[초월의 오브(SS)]

분류 : 오브

설명 : 위대한 제작사, ‘양태민’。] 제작한 신비한 오브.

[지속 효과]

►전용

누군가의 마력을 토대로 제작되었습니다.

단 한 사람만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작동

오브에 마력을 주입하여 작동합니다. 충전 시간에 따라 작동 시간이 달라집니다.

►보조

‘작동’ 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오브가 당신의 마력을 보조합니다.

사용자의 의지에 따라 움직일 수 있습니다.

마력 제어술이 50% 상승합니다.

술식 제어술이 50% 상승합니다.

피해량이 50% 상승합니다.

마나량이 200% 상승합니다.

►자동 보호막

‘작동’ 시 발동합니다.

위기의 순간, 평면의 보호막을 발 동합니다.

*재사용 대기시간은 없으나, 충전 마나가 크게 감소합니다.

내구 : SS

“와아.”

SS 등급에 걸맞게, 엄청난 효과가 담겨있었다.

마력 제어술과 술식 제어술. 그리 고 피해량이 무려 50%나 상승하기 때문이다.

거기다 오브의 최대 단점이라 할

수 있는 내구도가 SS 등급이었다. 웬만해서는 망가지지 않는다는 의미 였다.

나는 오브에 마력을 주입했다.

동시에 오브에서 아름다운 빛이 뿜 어지더니 하늘에 떠올랐다.

의지를 부여 넣자 오브가 내 주변 을 한 바퀴 돌았다.

그것을 발견한 주변 사람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와. 이거 위습이에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오브를 천천 히 움직였다.

오브는 모두의 주변을 돌아 한세연 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이쁘다……

우우웅.

오브는 곧 내 품으로 돌아왔다.

그때, 찰칵. 하는 셔터 소리가 들 려왔다.

한지원이 카메라로 우리의 모습을 촬영한 것이었다.

“SNS에 올려야지.”

“네 계정으로 올리게?”

“그럼 누구 계정으로 올려요? 어차 피 제가 801 소속인 거 모르는 사 람도 없던데요.”

나는 멍하니 스마트 폰을 두들기는 한지원을 바라봤다. 크게 상관없기 는 하다.

8()1의 근황이라면서 한세연도 몇 번 사진을 올리기도 했고, 그 덕에 나도 포인트를 벌긴 했으니까.

SNS 라.

문득 생각나서 나도 스마트 폰으로

SNS에 접속했다.

로그인된 상태는 아니지만 누군가 의 이름을 검색하는 건 가능하다.

나는 멍하니 그것을 바라보다가 ‘이서준’을 입력했다.

방금 웬 사진 하나가 올라와 있었다.

크리스마스트리 앞에 미소를 짓고 있는 이서준 일행의 사진이었다.

[메리 크리스마스, 특무팀]

그 사진을 바라보며 나는 작게 미

소를 지었다.

2037년 3월.

서울 외곽 어딘가에 위치한 자운의 아지트.

다수의 인기척과 함께 벌컥 문이 열렸다.

‘네 번째 일지’를 찾기 위해 사막 의 신기루로 떠났던 자운이 돌아온 것이다.

그렇게 문을 열자 보이는 것은 진

이었다.

“진! 오랜만이야! 네 번째 일지 얻 었어!”

백은성이 반갑게 다가왔지만 진의 표정은 어두웠다.

반가움이 아닌 슬픔이 담긴 표정이 었다.

이상함을 느낀 베르트가 물었다.

“진. 무슨 일 있었어?”

M 99

진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씁쓸한 얼굴로 가만히 서 있 을 뿐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이상함을 느낀 백 은성이 눈을 찌푸렸다.

“뭔데? 스카는? 스카는 어디에 있 어?”

백은성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진과 함께 있어야 할 스카의 모습 이 보이지 않았다.

진은 괴로운 한숨을 내쉬더니 입을 열었다.

“죽었어.”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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