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짐을 정리한 유아라는 티비를 통해 위저드 게임의 하이라이트를 바라보았다.
화면 너머에서는 ‘환영의 미로’의
마지막 추격전이 중계되고 있었다.
중계화면이 떠오르자 짐을 정리하 던 모두의 시선이 하나둘씩 그곳을 향했다.
그때 화면 속 유령이 검은 장막이 펼쳤다.
동시에 시야가 가려지며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것을 지켜본 유아라가 시선을 고 정한 채 말했다.
“안에서 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거 야‘?”
그녀의 물음에 모두의 시선이 이서 준을 향했다.
모두가 묻고 싶었지만 결승전 패배 이후 분위기가 좋지 않아 차마 묻지 못한 것이었다.
이서준은 그 사이에서 최서윤과 잠 시 눈을 마주했다.
비록 장막에 가려져 볼 수 없었지만, 그녀는 같은 공간에 있었기에 느껴지는 마력으로 어떤 일이 있었 는지 어렴풋이 알고 있겠지.
이서준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자신만 알까 고민했지만 역시 팀에 게 공유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
“유령이 발현계 마법을 사용했어. 그것도 꽤 수준 높은.”
그 말에 모두가 놀란 표정이 되었다. 당연한 반응이었다.
유령이 발현계 마법을 사용한다는 정보는 지금까지 알려진 적이 없었 으니까.
“잠깐…… 그 말 사실이야?”
신영준이 눈을 찌푸리며 물었다.
여기 모두가 유령과 김선우의 관계 성에 대한 의심을 하던 상황.
그런 상황에서 유령이 발현계 마법
을 사용했다는 건, 의심을 확신으로 바꾸는 쐐기를 박는 것과 마찬가지 였다.
“유령이 발현계 마법을?”
“진짜로 그 애였다고……?”
모두가 혼란한 반응을 보이자 이서 준이 입을 열었다.
“적어도 나는 확신하고 있어. 아니, 적어도 그 둘 사이에 연관이 있는 건 분명해.”
잠시 침묵이 감돌았다.
무거워진 분위기 속에서 릴리는 눈 을 찌푸리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얘들 또 지들끼리만 아는 얘기 하네.
그때 조용히 지켜보던 최서윤이 말했다.
“……저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이건 저희끼리만 알고 있는 게 좋을 거 같아요.”
그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유령이 정말로 김선우라면.
그의 행동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테니까.
[‘위저드 게임 우승’ 업적을 달성했 습니다.]
[보상으로 30,000포인트를 획득합 니다.]
[‘세인트파크의 챔피언’ 업적을 달 성했습니다.]
[보상으로 10,000포인트를 획득합 니다.]
[수많은 사람이 당신에게 열광합니다.]
[보상으로 10,000포인트를 획득합 니다.]
오랜만에 답답한 가면 대신 마스크 와 모자를 쓴 나는 오늘 얻은 보상 을 보며 서울의 밤거리를 걷고 있었다.
결승전에서만 총 5만 포인트를 획 득했다.
대회 중에서 얻은 포인트들을 합산 한다면 이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얻 었다.
나름 괜찮은 소득이었기에 만족감 을 느꼈지만 보상은 여기서 끝이 아
니었다.
해상열차의 SS 클래스 탑승권을 제외하더라도, 희귀한 우승 상품들을 얻었기 때문이다.
[마법 부여서 : 증폭(S)]
[신비한 인내의 강철(유물)]
[여백의 구(S)]
우승 상품은 무기 제작에 필요한 도구들이 다.
마법 부여서는 이름 그대로 마력을 중폭시켜주는 효과를 지니고 있으
며, 신비한 인내의 강철은 무기 혹 은 방어구를 제작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최상급 재료이다.
양태민이 본다면 눈이 돌아갈 재료 라고 해야 할까.
그리고 그중 가장 귀한 재료가 있 다면 역시 ‘여백의 구’이다.
[여백의 구(S)]
분류 - 재료
설명 : 오랜 시간 마력을 불어 넣 으면 구체가 서서히 주인의 색으로
물듭니다.
►정보 저장
사용자의 정보를 담을 수 있습니다. 한 번 담긴 정보는 사라지지 않 습니다.
소지자의 정보를 담아 특화된 무기 를 제작할 수 있게 하는 재료.
여백의 구를 손에 쥐자 투명한 빛 의 구체에 얕은 푸른 빛이 감돌기 시작했다.
구체가 내 정보를 담는 것이었다.
완전히 나의 색으로 물들이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기에 천천히 모을 생각이다.
조만간 신철 공방에 다녀와야겠네.
“......후우.”
이렇게 많은 것을 얻었지만 마음 한구석이 공허했다.
이유를 꼽자면 역시 ‘환영의 미로’ 에서 조급한 마음에 벌였던 일들 때 문이겠지.
“……눈치챘으려나.”
이서준.
똑똑한 머리에 비해 은근 눈치가 부족한 녀석이지만 ‘마법’과 관련해 서는 그 누구보다 냉철한 판단력을 지니고 있었다.
내가 사용했던 발현계 마법과 전투 스타일을 보고 내 정체를 눈치챘을 지도 모른다.
아니, 눈치챈 건 몰라도 분명 의심 은 하고 있겠지.
“ 에휴.”
내가 지금까지 이서준 일행에게 비 밀로 한 것은 그들의 존재가 내게 방해가 되기 때문이 아니다.
아직도 이서준 주변에는 자운의 감
시자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발현계를 사용한 건 알 려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런 생각을 하던 그때, 스마트폰 에서 알람이 울렸다.
[그 녀석 풀어줬어. 제약은 네가 저번에 걸었던 거 그대로야.]
엘린에게 온 메시지였다.
여기서 말하는 ‘그 녀석’은 세인트 파크에서 감금해놨던 자운의 감시 요원이다.
약속대로 놈을 풀어줬다. 물론 놈 을 풀어준 것으로 우리의 정보가 새 어 나갈 일은 절대 없다.
확실한 제약을 놈에게 걸어놨으니.
그리고 그 제약을 통해 놈은 앞으 로 자신도 모르게 자운의 정보를 우리에게 전달할 것이다.
[수고했어. 이제 쉬에
그렇게 메시지를 보낸 순간, 나는 화려한 고급 아파트 단지에 도착했다.
오랜만에 보는 풍경을 잠시 감상하 다가 작게 미소를 지었다.
이후 아파트 안으로 들어섰다.
엘리베이터를 지나 모자와 마스크 를 벗고는 초인종을 눌렀다.
띵동.
잠시 뒤 문 안에서 다급한 인기척 과 함께 문이 열렸다.
“선우 씨.”
반가운 목소리.
그리고 환한 미소의 여인이 나를 반겼다.
“우승 축하드려요. 결국 원하는 걸 이루셨네요.”
“감사합니다. 세연 씨 덕분이죠.”
“아뇨. 제가 뭘 했다고.”
한세연은 작게 웃었다.
거의 한 달 만에 보는 거 같은데 뭔가 편안한 기분이 느껴진다.
그때 였다.
“응애!”
문 안에서 작은 울음이 들려왔다.
나는 떨리는 눈으로 현관 앞 작은 나무를 바라봤다.
“그레텔……
곧바로 그레텔을 향해 달려갔다. 그레텔은 그대로 점프해 내 품에 안 겼다.
딱딱한 나무의 감촉. 기분 좋은 나 무 향.
오랜만에 느껴보는 일상의 평화였 다.
그렇게 그레텔을 안으며 재회를 만 끽하고 있는데 내 뺨에 부드러운 무 언가가 닿았다.
뭐지. 그레텔한테 이렇게 부드러운 건 없을 텐데.
갑작스러운 의문에 내 눈동자는 곧 바로 뺨에 닿은 무언가를 바라보았 다.
아직 덜 익은 녹색 빛의 무언가.
본능적으로 나는 침을 꿀꺽 삼켰 다.
그리고.
“응애!”
살기(?)를 감지한 그레텔이 화들짝 놀란 소리를 내뱉으며 내게서 떨어 졌다.
늦은 밤.
아름다운 야경이 보이는 창가에 앉 아 스마트폰을 내려보고 있었다.
[나 : 성배 제작 설계도가 필요해]
[피코 : 15만 포인트 주면 줄게!]
[나 : 김창현은 지금 어디서 뭐 하 고 있어?]
[피코 : 10만 포인트 주면 알려줄
게! 引
[나 : 이서준은 지금 뭐 하고 있 어‘?]
[피코 : 한국 마법사 협회 21충 체 력 단련실에서 하체 단련 중이야!]
나는 눈을 찌푸렸다.
[나 : 이서준은 공짜로 대답해주면
서 김창현은 왜 포인트 받냐?]
[피코 : 그야 정보가 갖는 인과의 무게가 다르니까 스〜
“무슨 문제라도 있어요?”
내 맞은편에서 걱정이 담긴 목소리 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자 한세연이 술기운에 상 기된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개인 정보원한테 일을 맡겼는데 일을 영 못 하네요.”
“……개인 정보원이요?”
한세연이 의문에 담긴 목소리로 내
게 물었다.
이내 생각났다는 듯 입을 벌렸다.
“아, 저번에 말씀하신 자운의 감시 요원 말씀하시는 건가 보네요?”
나름 날카로운 추리였지만 아쉽게 도 틀렸다.
굳이 정정해줄 필요는 없을 것 같 아 그냥 웃으며 넘어갔다.
나는 스마트폰을 내려놓고는 테이 블 위의 술잔을 입에 가져다 대었다.
달고 쓴맛과 함께 행복이 입 안에 감돌았다.
위저드 게임으로 워낙 바빠서 거의 한 달 넘게 금주했었는데.
이게 인생이구나.
그렇게 잔을 내려놓자 한세연이 내 게 서류 한 장을 내밀었다.
“이건 뭔가요?”
“저번에 부탁하셨던 진의 행방에 대한 서류에요.”
“아.”
자운의 대다수 멤버들이 네 번째 일지를 찾아 떠나고, 현재 남은 것 은 진 하나뿐이었다.
그리고 스카가 임무 수행 중 사망
했다는 것을 아는 유일한 인물이기 도 했다.
나는 곧바로 서류를 살폈다.
진으로 예상되는 인물의 흔적과 동 선에 대한 기록이 적혀 있었다.
그는 한 달간 유럽에서 총 4번의 모습을 보였다.
그중 세 번은 스카의 죽음이 이루 어졌던 런던이었으며 이틀 전에도 그곳에 방문한 기록이 있었다.
“상대가 흔적을 잘 남기지 않아서 크게 도움 되지는 않을 거예요. 죄 송해요.”
“괜찮습니다. 자운이 괜히 자운이
아니까요.”
이것만으로도 충분한 도움이 되었다.
진이 스카를 죽인 범인을 찾고 있 으나 제대로 된 단서를 얻지 못했다 는 의미이기도 하니까.
“근데 자신 있어요?”
그때 한세연이 내게 말했다.
나는 서류를 내려놓고 그녀의 얼굴 을 바라보았다.
“진천우 부활 저지 계획이요. 그 거…… 꽤 위험한 계획이잖아요.”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내 반응이 의외였는지 그녀의 얼굴 에 순간 걱정이 담겼다.
그런 그녀를 향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진천우 부활 저지 계획이 아니라, 자운 말살 계획입니다.”
진천우의 부활을 저지해야 하는 상 황 자체를 오지 않게 할 것이다.
놈들이 일을 벌이기 전에단 한 명도 놓치지 않고 말살할 생각이니 까.
이렇게 ‘유령’이라는 가면을 쓰고
조심스레 활동하는 것이 바로 그 이 유 때문이었다.
나름 자신감의 표현을 보였지만 그 녀는 여전히 걱정의 시선으로 나를 바라봤다.
이내 나를 향해 억지로 미소를 보 이며 말했다.
“지금까지 잘 해왔으니까 이번에도 분명 잘하실 수 있을 거예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네.
이번 계획만 성공한다면…… 원작 속 4대 위험 요소인 ‘마인의 왕’, ‘한세진’, ‘크루아스’, ‘진천우’. 넷을
모두 처치하게 되는 것이니까.
그러다 문득 의문이 들었다.
……이것들을 전부 해결해버리면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지?
인과율이 100에 도달하는 건가? 아니면, 김창현까지 처치해야 하는 건가?
그런 생각을 하던 그때, 귓가에서 뉴스 앵커의 음성이 들려왔다.
[한 달간 수많은 화제를 몰았던 위 저드 게임이 큰 홍행을 거두며 성공 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티비 속에서 위저드 게임에 대한 내용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유령’이 카메라에 잡히고, 환영의 미로에서 함께 달리는 이서준의 모 습이 잡혔다.
이후 이서준의 하이라이트가 떠올 랐다.
[특무 요원 이서준 씨는 위저드 게 임에서의 뛰어난 활약으로 2위에 올 랐습니다. 마법사 등급 심사 위원회 에서는 이 기록을 인정하여 이서준 씨를 S등급 심사에 합격시켰습니
다.]
원작의 흐름대로 이서준은 데뷔 2 년 만에 S등급에 오르게 되었다.
성장 자체는 이전 삶보다 훨씬 빠 르지만, 등급 심사는 ‘위저드 게임’ 의 일정이 중요했기에 결국 같은 날 S등급에 오르게 됐다.
이후 이서준의 인터뷰가 떠올랐다.
[S등급에 올라 기쁘지만 위저드 게 임에서 좋은 결과를 남기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앞으 로 더 정진하겠습니다.]
이서준의 인터뷰가 끝나고 이후 같 은 팀 소속이었던 최서윤의 인터뷰 가 시작되었다.
[아쉬움도 남지만 값진 경험을 얻 었습니다. 그리고 또 동료분들께 정 말 감사…….]
나는 가만히 그 모습을 바라보았 다.
술기운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들의 인터뷰를 보자 여러 복잡한 감
정에 잠겼다.
그때 뜨거운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돌렸다.
한세연이 무언가 생각에 잠긴 눈으 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눈이 마주치자 그녀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화면 속 최서윤을 바 라보았다.
“……부럽네요.”
뜬금없는 말에 나는 그녀를 바라봤 다.
“뭐가 부럽다는 겁니까?”
“뛰어난 재능이요.”
재능이야 뛰어나긴 하지.
이서준에게 가려져 있지만 그녀 역 시 마법사관학교의 1위 출신이니까.
하지만 한세연이 부러워할 필요는 없다.
“재능의 분야가 다를 뿐 한세연 씨 도 어디 가서 밀리지 않는데요?”
애초에 평범한 인물이었다면 한성 가의 주인이라는 자리에 오르지도 못했을 거다.
그녀에게도 뛰어난 천재성이 있기 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런 내 말에 한세연은 작게 웃었
“그냥, 잠깐 욕심 좀 부려봤어요. 알잖아요. 저 욕심 많은 거.”
[……한편 마법사 협회에서는 다음 S등급 심사 마법사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루키6 소속의 유아라와 릴리 로즈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 참.”
그때 한세연이 생각난 듯 내게 시 선을 돌렸다.
“저번에 성배 제작 설계도가 필요
하다고 했었죠?”
“네. 그랬죠.”
바쁜 일정으로 잠시 미루고 있지만 조만간 신비를 만날 방법을 찾긴 해 야 할 것 같다.
이야기의 끝이 가까워진다고 느끼 는 지금, 내게 새롭게 생긴 의문들 이 있었으니까.
그러자 한세연이 말했다.
“제가 신비를 만날 방법을 알고 있 어요.”
다음 날 저녁.
나는 한세연과 함께 전용기를 타고 태평양 어딘가에 위치한 작은 섬에 도착했다.
“......여긴.”
인류의 손이 타지 않은 듯 주변은 온통 숲으로 가득했다.
설마 이런 장소가 숨겨져 있을 줄 은 생각도 못 했는데.
“여기에서 신비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겁니까?”
내 물음에 한세연이 고개를 끄덕였
“아버지가 제게 남기신 거예요. 제 가 선우 씨의 비밀…… 그리고 세계 의 숨겨진 이면을 알게 된 것도 이 곳에서 였죠.”
그게 여기였구나.
나도 모르던 사실을 알게 되자 신 기함을 느꼈다.
이후 나는 한세연의 안내에 따라 숲을 걸었다.
야생동물 소리와 몬스터의 울음소 리가 섞여 음침한 분위기를 풍겼지 만 그녀는 겁 없이 앞을 계속해서 걸었다.
어느덧 우리는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사각형의 새하얀 건물.
마치 유적지를 보듯 묘한 신비감을 주는 건물이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지하로 통 하는 계단이 있어요. 저는 여기서 기다릴 테니 얼른 다녀오세요.”
“같이 가도 괜찮은데.”
“아뇨. 신비가 함께 오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혼자서만 찾아오라고.”
한세연이 작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 몬스터가 습격할 걱정은 하실 필요 없어요. 신비의 기운 덕분에 몬스터가 접근하지 못하거든요.”
여전히 걱정되지만 그렇게 말하니 할 말이 없다.
“음.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네.”
나는 건물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 어섰다.
깊은 어둠이 드리우고, 두 눈에 마 력을 주입하자 지하로 통하는 계단 이 눈에 보였다.
나는 천천히 계단을 타고 이동했
이후 복도로 이어지는 통로에 도착 했다. 주변 벽에는 수많은 술식이 그려져 있었는데, 세계의 이면에 대 한 정보가 담겨 있었다.
범상치 않은 장소다.
한성가의 전 주인이었던 한대현은 얼마나 많은 비밀을 알고 있던 걸 까?
“여긴가?”
어느덧 나는 막다른 길에 도착했다.
한세연이 묘사한 그대로의 풍경이 었다.
중앙에는 작은 홈이 있었고, 나는 한세연에게 받은 열쇠를 집어넣었다.
번쩍!
신비한 힘에 의해 순식간에 공간이 바뀌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거대한 눈동자 하나가 코앞에서 튀 어나왔다.
“깜짝이야.”
놀라서 뒷걸음치자 목소리가 들려 왔다.
[세계의 주목을 받는 귀한 자가 나 를 찾아왔군…….]
신비의 목소리에서 즐거움이 느껴 졌다.
나를 마주친 신비의 반응은 언제나 똑같았기에 그러려니 넘어갔다.
다만 신경 쓰이는 부분이 하나 있 다면 녀석의 외형이다.
u o 99
M....
징그럽다.
눈동자 하나만 크게 보이는데 왕눈
이 굴러가는 게 소름 끼친다.
[혼돈이여. 나를 왜 찾아온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