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는 말에 나는 가만히 그녀를 바라봤다.
“그쪽 중간에 말투가 바뀌었어요.”
다음 날 이른 아침.
우리는 ‘시티 디펜스2’의 마무리를 위해 도시 주변에 생겨난 거대 군락 에 쳐들어갔다.
임무 목록에 보스 몬스터인 ‘군락 의 주인’ 처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와 윤하영은 빠르게 군락 의 몬스터들을 처치했고, 순식간에 보스 몬스터를 마주하게 되었다.
크으으
군락의 주인은 이전과 같은 악마형 몬스터 였다.
우리를 발견한 녀석은 거대한 날개 를 펼치며 하늘을 날아올랐고, 윤하 영은 곧바로 멸마의 마법을 구현했다.
내가 할 일은 그녀가 멸마를 완성 할 시간을 버는 것.
나는 곧바로 사슬 마법을 구현해 녀석의 몸을 속박했다.
카아아앙!
하지만 사슬은 녀석의 힘을 견디지 못하고 끊어졌다.
대형 몬스터 상대로 사슬 속박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아쉬움이 느껴졌지만 시간을 벌기 위해 다시 몸을 움직였다.
녀석의 앞으로 빠르게 이동한 나는 곧바로 마력 광검으로 녀석의 허리 를 베었다.
크어어어!
놈의 비명이 크게 울리고, 녀석의
몸 위로 살벌한 검은 마력이 피어오 르더니 나를 향해 쏘아졌다.
나는 곧바로 장막을 펼치며 그 공 격을 막아냈다.
콰아아앙!
그 순간.
“하아아앗!”
강렬한 마력과 함께 윤하영의 기합 이 들려왔다.
멸마의 화살이 완성된 것이다.
놈은 멸마의 위험성을 느낀 듯 당 황한 반응을 보였다.
마기를 방출하며 화살을 막아내려 했지만, 완성된 멸마는 그 모든 저 항을 물리치며 녀석의 머리를 정확 히 적중했다.
콰아아아아앙!
[위저드 게임 - 시티 디펜스2를 클리어 했습니다!]
[소속 팀원들의 능력이 10% 상승 합니다!]
[보상 주머니를 획득합니다.]
놈의 육신이 서서히 기울어지더니 바닥에 거대한 굉음을 울리며 쓰러 졌다.
윤하영은 이마의 땀을 훔치고는 안 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 드디어 끝났네.”
시티 디펜스의 마지막 스테이지 공 략에 성공했다.
예상보다 길어졌지만, 그래도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갈 수 있는 사실에 만족감이 느껴졌다.
말로만 게임이지 재미는 하나도 없 으니까.
“이제 헤어질 때가 됐네요.”
윤하영이 작게 웃으며 내게 말했다.
어느새 정이 들었는지 나를 대하는 그녀의 태도는 제법 친근했다.
그런 그녀를 보며 나는 피식 웃었다.
스테이지 하나를 마무리했으니 이 제 작별은 맞다.
작별이라는 표현이 뭔가 우습기는 하지만.
“다음에 만나게 된다면 적이 되겠 군.”
“……음. 그건 좀.”
윤하영이 질색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더니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그보다 다음 스테이지의 문이 안 보이는데요丁
그녀의 말대로 다음 스테이지로 넘 어가는 문이 보이지 않았다.
원래라면 스테이지 클리어와 동시 에 열려야 정상인데.
그때 였다.
어디선가 불길한 기운이 감지됐다.
빠르게 시선을 옮기자 ‘군단의 주 인’의 시체에서 강한 마기가 뿜어지 고 있었다.
“뭐지?”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시체가 되었던 군단의 주인이 서서 히 몸을 일으키기 시작한 것이다.
“……설마 부활한 건가?”
“부활은 아니다.”
생명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다.
죽어있다는 증거다.
그 순간 녀석의 몸이 일그러지더니 블랙홀처럼 검은 기운을 풍기며 모
든 것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빨아들인 것들은 곧바로 소멸되었다.
그 강한 힘에 나는 마력 광검을 구현해 바닥에 꽂아 버텨냈다.
하지만 윤하영은 나와 달리 버틸 힘이 없었다.
이게 대체…….
“읏!”
어쩔 수 없이 나는 사슬을 구현해 윤하영의 팔을 잡아끌었다.
스테이지가 비록 종료됐지만, 아직 같은 팀원이었기에 어떤 불이익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때 군단의 주인의 등에서 검은 안개가 떠올랐다.
“설마 히든 스테이지인가?”
“히든 스테이지요?”
내 말에 답하듯 눈앞에 창이 떠올 랐다.
[히든 스테이지 - 2분간 저주의 악령에게 살아남기]
불길한 기운. 검은 안개는 곧 악령 의 형태가 되었다.
“저게 뭐야……
악령은 우리를 향해 엄청난 속도로 달려들었다.
나는 곧바로 마력을 끌어올리고는 마력의 장막을 구현했다.
쿠우웅!
악령이 장막에 부딪히며 거대한 파 동을 일으켰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악령은 장막을 꿰뚫고 다시 나를 향 해 달려 나갔다.
이후 나는 사슬을 구현하여 녀석을 향해 방출했다. 하지만 사슬은 녀석 의 몸을 꿰뚫고 지나갔다.
아무래도 일반적인 공격은 녀석에 게 통하지 않은 모양이다.
마력 광검을 뽑아 녀석에게 휘두르 자 짧은 비명이 터져 나왔다.
카아아악!
빛 속성 공격이 통한다는 것을 깨 달았다.
까아아아악!
그때 비명을 지르던 악령에게서 이 상한 현상이 생겨났다.
순간 섬뜩함에 등골의 오싹함을 느 꼈다.
악령의 검은 육신이 넓게 퍼지더니 거대한 장막의 형태가 되었다.
“……이건 또 뭐야.”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거 아니야?
거대한 장막은 나와 윤하영의 시야 를 완전히 가렸다.
그리고 목표물을 윤하영으로 바꾼
듯 그녀를 덮쳤다.
순간 윤하영의 얼굴에 공포가 드리 웠다.
“쳇!”
나는 바닥에 꽂힌 마력 광검을 뽑 아내고는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우리의 몸을 흡수하는 블랙홀의 영 향으로 쉽게 움직일 수 없었지만, 최대한 저항하며 그녀의 앞에 다가 섰다.
이후 순간 가속을 발동했다.
순식간에 악령의 코앞으로 다가가 고는, 마력 광검에 모든 빛의 마력 을 담아 휘둘렀다.
사각!
끼아아아악!
1초도 걸리지 않은 짧은 시간.
악령이 강한 비명을 지르며 몸이 일그러지고 있었다.
뒤를 돌자 윤하영은 떨리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히든 스테이지에 클리어했습니다.]
[다음 스테이지로 향하는 두 개의 문이 열립니다!]
[문 하나에 한 명만 통과할 수 있 습니다!]
스으으으!
우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의 힘이 강해졌다.
엄청난 압력에 균형을 잃던 순간, 허공에 두 개의 문이 생겨났다.
“저 문을 각자 통과하면 돼.”
윤하영은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 였다.
그렇게 앞으로 달리려던 그때, 뒤 에서 윤하영이 내 옷깃을 꽉 잡았 다.
뒤를 돌자 그녀는 굳은 눈으로 나 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가만히 나를 노려보는가 싶 더니 입 모양으로 무언가를 말했다.
순간 정신이 멍해졌다. 윤하영은 나를 바라보고는 작게 미소를 지었다.
“그럼, 다음에 또 봬요!”
이후 그녀는 발끝에 마력을 담아
문을 향해 뛰어들었다.
번쩍!
강한 빛과 함께 다음 스테이지에 도착했다.
아까의 일은 허상이었다는 듯 주변 에는 고요함과 평온함만이 느껴지고 있었다.
나는 멍하니 주변의 풍경을 살피다 가 방금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마지막 윤하영이 내게 했던 말.
‘다른 애들에게는 이야기 안 할게. 나중에 네가 직접 말해.’
씁쓸함이 입안에 감돌았다.
그건 분명 확신에 찬 말이었겠지.
아무래도 그녀는 내 정체를 눈치챈 모양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걸지도 모른다.
이전에도 내 비밀을 가장 많이 알 았던 것도 윤하영이었고, 오랜 시간 호홉을 맞춰온 것도 그녀였으니까.
내 상황을 배려하는 그녀의 말에 깊은 미안함이 느껴졌지만 깊은 한
숨으로 생각을 정리하고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늘 위에는 전광판 하나가 떠올라 있었다.
[위저드 게임 - 청공 격투장]
[상대와의 결투에서 승리하십시 오!]
하늘을 올려본 나는 다시 정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원형의 콜로세움과 같은 장소.
내 앞에는 한 여인이 서 있었다.
“아무래도 네가 내 상대인가 보 군.”
나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빙혼검제.
원작 속 위저드 게임의 우승자였 다.
“드디어 저 둘이 만나는군요.”
위저드 게임 주최 단체, 균형의 저 울
그들의 앞에 떠오른 화면에 드넓은 원형 격투장의 풍경이 중계되고 있 었다.
안에는 남녀가 서로를 마주 보고 있었는데, 위저드 게임의 유력 우승 후보로 꼽히는 빙혼검제와 유령이었다.
“오오. 방금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어요!”
주최측 인사 중 한 명이 중계 화 면에 떠오른 시청률을 바라보며 놀 란 반응을 보였다.
“이야. 이게 스타 마법사의 힘인 가? 중계료만 따져도 어마어마하겠 는데요……?”
“그러게 말입니다. 그 외에도 홍보 나 해상열차와 관련된 수입까지 포 함하면 역대 최고 수익을 기대해도 괜찮을 거 같아요.”
모두가 빵긋 웃었다.
마법사 길드는 이윤을 목적으로 움
직이는 기업의 일종.
그들의 목적은 오직 돈이었다.
협회와 사이가 틀어지고, 싸우고, 비난을 받고 있지만 그럼에도 그들 이 버티고 있는 건, 돈이야말로 권 력이자 명예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 이다.
“그보다 여러분들은 누가 이길 거 같습니까?”
유수철이 화면을 바라보며 질문을 던졌다.
유령과 빙혼검제가 결투장에서 마주쳤으니 곧 전투가 벌어질 터.
그러자 옆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는 빙혼검제요.”
“저도.”
“당연히 빙혼검제죠. 1:1 전투에 특화된 강화계니까요.”
이후로도 빙혼검제에 투표하는 사 람들이 늘어났다.
사실상 몰표였다.
“유령이 지금까지 대단한 활약을 보인 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능력이 드러났어요. 빙혼검제라면 분명 분 석을 해왔을 겁니다.”
“그렇죠. 전투 패턴, 습관이라는 게 생각보다 무서운 거니까. 거기다 보
조계라는 한계가 있기도 하고요.”
“그래도……
조용히 이야기를 듣던 유수철이 입을 열었다.
“유령을 일반적인 보조계 마법사와 똑같이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 합니다.”
잠시 침묵이 감돌았다.
기존의 보조계 마법사와 다르게 유 령은 1:1 전투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여 줬다.
거기다 무언가 수를 숨기고 있는 듯한 느낌도 어렴풋이 있었고.
유수철은 중계 화면 속 유령의 모 습을 바라보며 혼잣말하듯 중얼거렸 다.
“어쩌면 이번에야말로 유령의 진짜 실력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 요.”
나는 가만히 맞은편에 서 있는 빙 혼검제를 바라봤다.
빙혼검제라는 이름처럼 마치 얼음 처럼 차가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작게 심호흡했다.
겨우 고생해서 첫 스테이지를 클리 어했더니 바로 최종 보스를 마주한 기분이다.
빙혼검제는 위저드 게임에서 모두 가 아는 1:1 전투의 최강자.
멸화의 검이나 흑견 같은 강자도 있었지만, 1:1 만큼은 그녀를 따라 갈 수 없었다.
전투력만 보자면 같은 강화계인 백 은성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 정도 니까.
“이날만을 기다렸다.”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빙혼검제 가 입을 열었다.
“전부터 너를 유심히 지켜보았었다. 꽤 특이한 패턴의 마법을 다루 더군. 네 덕에 많은 것을 배웠지.”
그녀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악감정도 없었고 얕은 호기심 같은 것이 느껴졌다.
“……다만, 너는 그 누구에게도 전 력을 보여주지 않더군. 나를 상대할 때는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스르릉.
빙혼검제은 허리춤의 장검을 뽑아
들었다.
검날 주변의 공기가 작게 떨리더니 차가운 서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보는 것만으로도 섬뜩함이 느껴지 는 마력이었다.
“……후.”
나는 짧게 숨을 내쉬었다.
발현계를 사용해도 어려운 상대를 보조계와 강화계만으로 상대해야 한다니.
불리한 상황이지만 위저드 게임의 우승을 노리는 만큼 이런 상황은 예 상했고, 나름의 계획이 준비되어 있 었다.
승산은 충분히 있다.
삐이이익!
하늘 위에서 커다란 소리가 크게 울렸다.
동시에 신비한 힘이 느껴지더니 원 형 경기장을 중심으로 수많은 관중 이 생겨났다.
실제 인간은 아니다.
위저드 게임이 결투장의 분위기를 내기 위해 만들어낸 환영이다.
[그럼 지금부터, 위저드 게임 - 천 공 격투장이 시작됩니다!]
어디선가 들려온 음성과 함께 빙혼 검제는 나를 향해 빠르게 달려들었다.
동시에 그녀가 지나간 자리가 차갑 게 얼어붙었다.
나는 그녀를 막기 위해 사슬을 방 출했다.
하지만 그녀의 움직임은 여유로웠 다.
가볍게 검을 휘두르며 모든 사슬을
막아내더니 어느 순간 코앞에 모습 을 드러냈다.
“핫!”
짧은 기합.
검을 쥔 그녀의 팔이 부드럽게 휘 둘러진다.
사악!
순간 내 어깨에 가느다란 상처와 함께 얼음 서리가 내려앉았다.
빠르게 반응했기에 가까스로 치명 타는 피했지만 완벽한 회피에는 실
패했다.
나는 빠르게 뒤로 물러서며 그녀와 의 거리를 벌리려 했다.
하지만 상대는 S둥급 강화계 마법 사.
특별한 상황이 없는 한 거리를 벌 리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어쩔 수 없이 곧바로 마력 광검을 뽑아 들었다.
우우웅!
검에서 빛의 마력이 뿜어지고, 이 어지는 그녀의 공격을 막아냈다.
캉!
강렬한 마력의 파동이 주변에 크게 번졌다. 그 여파로 신체 내부에서 강한 진동이 울렸다.
힘의 차이가 너무 컸기에 그녀의 공격을 막을 때마다 장기가 뒤틀리 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그 순간.
저적, 저적
그녀의 검과 맞닿은 검을 중심으로
강한 한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본능적인 위기를 느낀 나는 발로 그녀를 밀어내고는 빠르게 물러섰 다.
나는 심장의 두근거림을 느끼며 천 천히 팔을 허공에 휘저었다.
동시에 피부에 달라붙어 있던 얼음 서리가 바닥으로 우수수 떨어졌다.
소름 돋는 빙결 능력이다.
만약 조금이라도 늦게 알아차렸다 면 팔 전체가 얼어붙었겠지.
짧게 숨을 내자 빙혼검제가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다음은 없다. 전력을 다해라.”
이내 그녀는 다시 자세를 잡더니 나를 향해 돌진했다.
강렬한 파동. 그녀는 순식간에 내 앞으로 다가왔다.
나 역시 방금 충돌로, 탐색전 같은 어설픈 움직임을 보여선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무엇보다 빙혼검제는 아직 능력을 숨기고 있다.
내 ‘계획’을 위해서 녀석의 능력을
끄집어내야 한다.
[사용 효과 ‘투쟁심’을 발동합니다.]
[사용 효과 ‘대자연의 심장’을 발동 합니다.]
늘어난 마나를 이용해, 나는 그녀 의 검을 한번 튕겨냈다.
버프로 한충 강해진 움직임을 보이 자, 그녀는 놀란 반응을 보였다.
그것도 잠시, 이내 침착함을 되찾 고 자신의 공세를 이어갔다.
내 팔에서 다시 한번 강한 한기가 느껴졌다.
눈 깜짝할 사이에 어깨와 허벅지에 긴 상처가 생겨났고, 그 사이가 얼 어붙으며 차가운 고통을 주었다.
“......큭!”
접촉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
근접전에서는 숭산이 없다.
나는 한 손으로 검을 휘두름과 동 시에 다른 한 손으로 술식을 구현했다.
그리고 다음 능력을 발동했다.
[사용 효과 ‘필중’을 발동합니다.]
차라라락!
동시에 사슬이 솟아오르며 그녀의 비어있던 옆구리를 노렸다.
필중의 효과가 있었기에 고속 전개 에도 그녀의 허리를 정확히 적중할 수 있었다.
“……읏? 이건?”
이런 빠르고 정확한 움직임은 예상 하지 못한 듯 그녀는 당황한 반응을 보였다.
내가 노리는 건 지금과 같은 잠깐 의 틈이었다.
다시 마력을 끌어올려 술식을 전개 했다.
순식간에 바닥을 채울 정도의 거대 한 마법진이 구현되고, 큰 빛이 뿜 어져 나왔다.
그 순간, 그녀의 육신에서 엄청난 마력이 느껴졌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압도적인 힘.
그녀는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순 식간에 나를 공격해 온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검 끝에 응축된 거
대한 힘은, 나를 노리고 빠르게 휘
둘러졌다.
사아아악!
요..2”
하지만 검이 벤 것은 허공이었다.
빙혼검제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허공을 바라보았다.
“......환영?”
방금 내가 구현한 마법진은 환영
결계.
그녀가 베어낸 것은 환영 결계가 만든 나의 환영이었다.
이에 당황한 그녀가 주변을 빠르게 살폈다.
내가 바로 옆에 있음에도 나를 찾 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압도적으로 유리해진 상황인 것처 럼 보이지만, 숙련된 마법사에게 이 정도 환영 마법을 간파하기는 쉬울 것이다.
그녀 역시 순식간에 환영 결계를 파훼할 터.
나는 틈을 주지 않기 위해 새로운 사슬을 구현했다.
지난번 ‘히트맨 게임’에서 이서준 일행을 위기로 몰아넣었던 사슬의 대량 구현이었다.
사사사삭!
마력의 사슬은 시끄럽게 철 소리를 울리며 그녀를 향해 쏘아졌다.
하지만 그녀는 느껴지는 마력을 따 라 본능적으로 검을 휘두르며 사슬 을 튕겨냈다.
그러나 시야가 막힌 상태에서 그것 은 한계가 있다.
사사사사사삭!
사슬은 계속해서 그녀의 빈틈을 노 렸고, 결국 하나둘씩 그녀의 몸을 속박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승리가 내 쪽으로 기우나 싶던 그때.
“흐아아앗!”
그녀가 짧은 기합을 외쳤다.
우우우웅!
그리고 동시에, 엄청난 마력이 주 변에 크게 번지며 모든 것을 얼리기 시작했다.
저적, 저적!
갑작스러운 상황에 나는 빠르게 뒤 로 물러섰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형태의 마력이 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