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80화 (479/535)

“위저드 게임에?”

“응. 해상열차 티켓을 얻으려고 잠 입했을 수도 있잖아.”

“글쎄. 9팀 중에 자운이 숨어 있으 려나?”

“그그. 있잖아. 그놈.”

릴리의 말에 모두가 그녀를 바라봤 다. 조용히 맥주를 마시던 유아라가 눈을 찌푸렸다.

“설마 801?”

“어어. 가면을 왜 쓰겠어. 찔리는 게 있으니까 그런 거지.”

“8()1은 아니에요.”

그때 최서윤의 확신에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두의 시선이 그녀를 향 했다.

“왜?”

“801 뒤에는 한성가가 있잖아요.”

“……아. 그렇네. 특무 출신인 렌도 있고.”

릴리가 머쓱한 미소를 지었다.

“흐으음. 그러면 한성가랑 8()1이랑 은 무슨 관계이려나? 유령 같은 애 는 또 어디서 찾은 거고.”

“글쎄. 렌 말고는 알려진 사람이

없어서. 아 근데 두 명 정도는 추측 되는 인물이 있더라.”

신영준이 생각난 듯 말했다.

“누군데?”

“한 명은 한세진의 호위였던 엘린 이고, 다른 한 명은 한성가 출신 소 환사 한지원. 특히 한지원은 거의 떼박이던데?”

“한지원? 난 처음 들어보는데.”

유아라가 묻자 신영준이 스마트폰 을 두들기더니 화면을 보여주었다.

[최근 난리 난 801 소환사의 정

체. jpg]

화면 속에는 키 작은 남성과 소환 수의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그리고 이를 비교하듯, 그 옆에는 비슷한 체형을 지닌 가면 사내의 사 진이 함께 있었다.

한지 원

+으두력+

한성 교육원 12기 수석

국제 소환협 (SMT) 블랙 등급 인 증 마법사

마법사 협회 S등급 인증 마법사

전) 한성 정보팀 2급 정보원

전) 백화 길드 마수 토벌 지휘관

전) 한성가 제3 특수보안팀 2팀장

“맞네. 체형이랑 소환수 전부 똑같 네.”

“와. 스펙 엄청 좋다.”

윤하영과 유아라가 놀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때 신영준이 이서준에게 획 시선 을 돌렸다.

“근데 너는 이 사람 어떻게 이겼 냐?”

지난 히트맨 게임에서 이서준은 한 지원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었다.

당시에는 별생각 없이 넘어갔지만 상대의 정체가 드러나자 사뭇 다르 게 느껴졌다.

“상성이 좋았을 뿐이야. 기습으로

유리하게 시작한 것도 있고.”

“흐으음. 강화계가 소환계 상대로 많이 유리하기는 하지.”

그렇게 중얼거리던 신영준이 이번 에는 최서윤에게 시선을 돌렸다.

“근데 넌 언제까지 술 안 마실 거 냐?”

“네?”

신영준의 말에, 갑자기 관심이 자 신을 향하자 그녀는 놀란 반응을 보 였다.

“우리 술 마실 때 항상 혼자 빼잖 아. 지난번에는 첫술은 같이 마시고 싶은 사람이랑 마실 거라더니. 계속

안 마시려고?”

“아, 그게.”

최서윤은 말끝을 흐렸다.

“나중에, 진짜 기쁜 일이 생기면 그때 마시게요.”

여러 사건과 소란이 있었던 이틀의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고.

위저드 게임이 다시 시작되었다.

5차 시합, 준결승에 진출한 9개의

팀은 수많은 관중이 모인 경기장에 모였다.

[위저드 게임 5차 시합의 종목은 ‘대마수 토벌’입니다!]

대마수 토벌.

위저드 게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마법사를 평가하는 중요 요소 중 하 나인 마수 토벌로 시합을 벌인다.

참고로 이번 시합은 가상 세계가 아닌 실제 마수가 득실거리는 섬에 서 치러진다.

[시합 시간은 6시간. 토벌한 마수 의 수에 따라 팀 점수가 지급됩니다. 참고로 마수의 덩치가 클수록 점수가 높아집니다. 그렇게 점수가 높은 상위 4팀이 결승전에 오르게 됩니다.]

사회자는 설명을 이었다.

[그럼 준결승에 오른 상위 4팀을 위한 특별한 상품을 공개하겠습니다.]

—특별한 상품?

[결승에 오른 4팀 모두에게 해상열 차의 A클래스 탑승권이 주어집니 다!]

해상열차의 탑승권이라는 말이 들 려오자 참가자들과 관중석 사이가 술렁였다.

—뭐야? 결승에만 올라도 주는 거 였어?

—대신 A클래스잖아. 우승하면 SS 클래스 티켓 준다고 했어.

—人랑 으드랑 뭐가 다른데?

―몰? 루

[자, 그럼 모든 팀은 포탈 앞에 서 주시길 바랍니다.]

우리는 포탈 앞에 섰다.

고개를 돌리자 옆에 이서준이 속한 루키6이 서 있었다. 그들 역시 나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눈빛에는 강한 경쟁심이 담겨 있었다.

지난 히트맨 게임에서 당한 일을 아직도 마음에 두고 있던 모양이다.

[포탈 입장이라고 외치는 순간 바 로 시합이 시작됩니다.]

사회자가 심호흡하고는 크게 외쳤 다.

[자, 그러면…… 포탈 입장!]

포탈을 타고 들어오자 드넓은 초원 이 눈에 들어왔다.

저 끝에 높은 산봉우리가 보이고 주변에는 나무가 가득했다.

작게 심호흡하자 짙은 마나의 농도 가 느껴졌다.

마수가 서식하기에 좋은 환경이다.

아마 조금의 인기척을 내도 어디선 가 마수가 튀어나오겠지.

“자. 그럼 각자 움직일 거야. 아니 면 같이 움직일 거야?”

엘린이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같이 움직일 거야. 그보다 먼저 주변의 정보부터 확인해야겠지.”

나는 곧바로 눈앞에 세워진 가장 높은 나무 위로 올랐다.

지상을 내려보자 지역의 풍경이 훤 히 보인다.

바쁘게 움직이는 참가팀과 그에 반 응하여 슬금슬금 움직이는 마수 들…….

저 구석에는 발 빠르게 앞으로 달 리는 이서준 일행이 보였다.

“뭔가 보여?”

지상에서 엘린이 내게 물었다.

“중앙 산으로 움직여야 할 거 같 아.”

저 산 안에 수많은 대마수가 숨어 있을 거다.

아마 다른 팀들도 그걸 눈치채고 산으로 이동하고 있겠지.

나는 지상으로 착지했다.

엘린은 저 멀리 산을 바라보고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저기까지 또 언제 가냐……

“금방 갈 수 있어. 여기 기사님이 있으니까.”

나는 한지원에게 시선을 돌렸다.

언제나 그렇듯 비행 소환수가 있으 면 이동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 내비게이션도 있고.”

이번에는 구미호에게 시선을 돌렸 다.

구미호는 멍하니 나를 바라보더니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켰다.

“나 말하는 것이냐?”

“어디에 대마수가 숨어 있을지 네 가 잘 알 거 아니야?”

같은 마수 출신이니까.

“……뭐, 대충은 알고 있다. 지금도

그들의 힘이 느껴지고 있거든.”

“그럼 바로 가자. 6명 태울 수 있 지?”

한지원에게 묻자 그가 고개를 끄덕 였다.

“넵. 조금 빡세기는 하지만.”

흐라압!

한지원은 짧은 기합과 함께 소환 마법진을 구현했다. 이내 그의 앞에 거대한 비행 소환수가 소환되었다.

“오오.”

“진짜 크다야.”

한지원은 새의 위에 올라탔다. 그

뒤로 다른 멤버들도 올랐다.

“운전 믿어도 돼?”

엘린이 걱정되는 듯 묻자 한지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맡겨주세요.”

이후 새는 크게 날갯짓하더니 허공 에 떠올랐다.

소환수는 빠르게 산을 향해 비행했다. 강한 바람이 머리카락을 스치고, 시원한 감각이 느껴졌다.

구미호는 이 상황이 즐거운지 깔깔 웃었다.

“하하하! 날아다니는 것도 재밌구

나!”

“날뛰지 말고 가만히 있어.”

그렇게 우리는 순식간에 목적지인 산에 도착했다.

소환수가 사라지자 구미호는 아쉬 워하는 반응을 보였다.

“재밌었는데 아쉽군.”

“그래서, 대마수는 어디에 있어?”

“흐음. 기다려 보거라.”

구미호가 주변을 빠르게 스캔했다.

그러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 근처다.”

“..근처?”

그때 였다.

쿵!

쿵!

땅이 울리기 시작했다.

이어서 느껴지는 불길한 마력.

우리는 경계의 눈빛으로 그곳에 시 선을 고정했다.

쿠웅!

눈앞에 솟아오른 나무가 무너졌다.

그리고 그사이의 어둠 속에서 붉은 안광이 섬뜩하게 번쩍였다.

—크아아아앙!

[필드 보스, ‘거대 흑표범’을 마주 쳤습니다.]

[보상으로 3,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크윽!”

“……뭐야? 장난 아닌데?”

녀석의 포악한 마력이 온몸을 짓눌 렀다.

지금까지 수많은 마수를 상대해온 나는 느낄 수 있었다.

재앙급 마수를 제외하면 내가 본 마수 중 가장 강하다는 것을.

그렇게 우리를 발견한 흑표범은 날 카로운 이빨을 보이며 우리에게 천 천히 걸어왔다.

그때 였다.

—크릉?

흑표범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갑작스러운 괴행동에 나는 녀석을 바라보았다.

놈의 두 눈이 두려운 무언가를 마주한 듯 크게 떨리고 있었다.

“……저거 갑자기 왜 저래?”

나는 녀석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그 끝에는 구미호가 서 있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평소 가벼운 모습에 잊고 있었지만 녀석의 본질이 재앙급 마수였다는 걸.

혹표범은 본능적으로 눈앞의 상대 가 엄청난 격을 가진 존재라는 걸 눈치챈 것이다.

—캐캐캥!

이후 흑표범은 뒤돌더니 빠르게 도 망쳤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하 며 크게 외쳤다.

“쫓아가!”

……‘대마수 토벌’ 시합 시작 4시 간.

우리는 빠르게 질주하며 주변에 숨 은 대마수를 찾고 있었다.

여유로울 것이라는 내 예상과는 다 르게 상황은 귀찮게 홀러가고 있었다.

원래 내 계획은 중앙 산에 빠르게 도착해 구미호를 통해 대마수를 찾 아 토벌하는 것.

—캥캥!

문제는 마수라는 놈들이 구미호만 보면 겁에 질려 도망가는 것이었다.

“하하하하! 내가 두려운가?!”

들판을 달리던 구미호는 뭐가 그렇 게 신나는지 웃음을 멈추지 않는다.

최근 나에게 당한 짐 더미 취급을 보상받으려는 듯 계속해서 날뛰며 마수에게 겁을 주고 있었다.

“야. 따라오지 말고 가만히 있어.”

“어째서냐? 우리는 생사를 함께하

는 동료가 아니느냐?”

“동료고 자시고 너 때문에 시간이 끌리고 있다고.”

“내 덕에 흑표범을 토벌한 것은 잊 었구나. 쯧.”

그때 였다.

쿵!

어디선가 거대한 울림이 들려왔다.

모두의 시선이 곧바로 그곳을 향했다.

이 마력…… 심상치 않다.

이 정도 마력이라면 우리가 처음 토벌했던 혹표범 이상이었으니까.

“가자.”

우리는 곧바로 진동이 울리는 방향 으로 뛰어갔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보이는 것은 거 대한 사슴 형태의 마수.

사방으로 솟아오른 뿔은, 보는 것 만으로도 강한 위압감이 느껴졌다.

[필드 보스 ‘녹색 숲의 수호자’를 마주쳤습니다!]

[30분간 모든 능력치가 5% 감소합 니다.]

“와. 무슨 마력이……

“쉽지 않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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