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77화 (476/535)

“……5번이나? 와. 엄청 많이 잡았 네?”

경기장의 크기는 생각보다 넓다.

게다가 사망 시 부활하는 장소가 무작위라는 걸 생각하면 상당히 빠 른 편이었다.

한지원의 비행 소환수가 없었더라

면 이런 속도를 내지 못했겠지.

“그럼 2순위 최초 암살이 200포인 트니까 나머지까지 합치면 600포인 트를 모은 건가?”

나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다비트를 내려보았다.

“그리고 얘까지 추가하면 1,000포 인트.”

“으음. 천 포인트면 무난히 통과하 겠네.”

그녀의 말대로 이 정도 점수라면 전체 팀 중 세 손가락 안에는 들 확률이 높다.

5차 시합의 진출권은 거의 확실하

게 따냈다고 보면 된다.

한 가지 걱정되는 점은 혹시 나 때문에 이서준 일행이 상위 9팀에 못 들 수도 있다는 건데.

“시험 종료까지 몇 시간 남았지?”

그때 렌이 다가와 내게 물었다. 나 는 배지의 시간을 확인했다.

“15분 남았어.”

“슬슬 이놈을 처리할 때군.”

렌의 말에 나는 다비트에게 다시 시선을 돌렸다.

눈이 마주치자 녀석의 동공이 잠시 불안감으로 떨렸다.

어차피 가상 세계에서 죽는 거라 그런 표정을 지을 필요는 없는데 말 이지.

“그럼 슬슬 마무리 지어볼까.”

나는 마력 광검을 뽑고는 마력을 주입했다. 새하얀 빛의 검기가 구현 되고 검 끝이 파르르 떨렸다.

나는 그에게 한 발짝 다가갔다.

나를 올려보는 다비트의 두 눈에 깊은 공포가 드리웠다.

위저드 게임 주최 단체, ‘균형의 저울’.

이들은 오늘도 위저드 게임의 시합 을 관람하기 위해 고급스러운 방에 모여 있었다.

“이번 시합은 여러 가지로 많이 충 격적 이군요.”

주최 위원회 유수철의 말에 모두가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4차 시합, 히트맨 게임.

예상했던 흐름과는 완전히 달라진 상황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였던 ‘흑

견’은 단 한 번의 포인트도 획득하 지 못한 채 탈락이 거의 확정시 되 었고.

그들을 견제한 8()1의 리더, 유령은 저번 시합에 이어 다시 한번 모두를 충격에 빠트릴 만큼의 뛰어난 능력 을 선보였다.

그가 일순간 구현했던 수많은 마력 의 사슬.

인간이 계산해 만든 술식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힘들 정도였다.

머릿속에 술식을 자동으로 계산해 주는 슈퍼컴퓨터가 있는 것도 아니 고.

“흑견이 이렇게 허무하게 탈락할 줄은 생각도 못 했는데……

“유령이 생각보다 더 지능적이고 강했어요. 이제는 섬뜩함이 느껴질 정도예요.”

모두가 공감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흑견’을 암살 1순위로 선택하여 탈락시켜버리는 전략을 세울 줄은 생각도 못 했으니까.

그때 화면 너머에서 이서준이 속한 ‘루키6’의 모습이 잡혔다.

이서준은 그 누구보다 빠르고 날카 로운 움직임으로 시합의 참가자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시간에 쫓겨 다급함이 느껴졌지만 그럼에도 그의 전투에서 얕은 전율 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서준은 엄청난 속도로 검을 휘두 르며 2순위 팀을 처치했다.

동시에 전광판 위에 떠오른 순위가 바뀌었다.

[루키6 - 9위]

삐 이이 익!

[시합이 종료되었습니다!]

10시간 동안 이어졌던 위저드 게 임의 4차 시합, ‘히트맨 게임’。] 드 디어 종료되었다.

합격한 9개의 팀이 공개되고, 루키 6은 마지막 30초를 남기고 진출권 을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 던 경기에 지켜보던 모두가 가슴의 떨림을 느꼈다.

“탈락하나 싶더니 결국 이서준 팀

이 올라갔네요.”

“그러게요. 그나저나 이서준. 이 친 구 이미 실력은 s등급이라 해도 되 겠는데요?”

“이서준뿐만이 아니라 그 동료들도 S등급에 거의 근접했다고 봐야죠. 괜히 역대 최고의 세대라 불리는 게……

띠링-

그때 유수철의 스마트 폰에서 알람 소리가 울렸다.

유수철은 스마트 폰 화면 너머에 적힌 번호를 바라보곤 잠시 표정을 굳혔다.

“누굽니까?”

“협회입니다.”

잠시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최근 ‘해상열차’와 관련하여 협회 에서 3대 길드의 조사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협회 놈들, 평소 우리를 돈벌레 취급하면서 비난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숟가락을 얹으려고……

“명예나 정의 같은 허상을 좇는 놈 들이 다 그렇죠. 자자. 죄 지은 거 아니면 협회는 무시하자고요.”

*

히트맨 게임이 모두 끝나고.

이서준 일행은 현실로 돌아와 호텔 로 향하는 복도를 걷고 있었다.

다음 시합 진출권을 얻었음에도 이 들 사이에는 무거운 분위기가 흐르 고 있었다.

다들 입 밖으로 꺼내고 있지는 않 지만, 유령에게 느낀 패배감이 떠나 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들 말이 없네. 왜 그렇게들 풀이 죽었어?”

그때 눈치를 살피던 릴리가 슬며시 먼저 입을 열었다.

모두의 시선이 그녀를 향하고, 윤 하영이 그녀의 말에 공감하듯 고개 를 끄덕였다.

“그러게. 시합에 합격했는데 기운 내자 얘들아.”

그 말에 모두가 피식 웃었다. 그리 고 이어서 신영준이 말했다.

“그나저나 유령. 진짜 강하더라.”

“술식 계산이 말이 안 되게 빠르고 정확하던데.”

유아라가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

쳤다. 신영준은 턱을 매만지다가 말했다.

“난 그 정도로 술식 계산이 정확한 사람은 김선우 이후로 처음 봐.”

김선우라는 이름이 들려오자 잠시 침묵이 감돌았다.

다들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지만 내심 모두가 느꼈던 것이었다.

유령과 김선우의 유사성을.

“차이가 있다면 김선우는 술식 해 석 능력이 정확하다는 거고, 유령은 술식을 구현하는 능력이 정확하다는 차이가 있지.”

술식의 구현과 해석.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이 둘은 완 전히 다른 분야다.

그때 릴리가 이서준을 향해 휙 돌 아보았다.

“야. 이따 지하 내려가서 스파링할 래?”

“아니, 오늘은 조금 피곤하네.”

이서준은 그녀를 향해 작게 웃으며 말했다.

릴리는 입술을 삐죽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침묵이 이어지며 이들은 복도 를 걸었다.

이서준은 서서히 생각에 잠기고 오 늘 있었던 유령과의 전투를 다시 머 릿속에 떠올렸다.

왠지 모르게 낯익은 움직임.

믿기 힘든 술식 구현 능력, 백천 검법,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전투 스타일…….

조그마한 행동조차 이서준의 신경 을 쓰이게 만들었다.

비록 분야는 달랐지만 그처럼 여러 방면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이던 인 물을 알고 있었으니까.

무엇보다 전투 중간 갑작스레 마력 이 증폭하며 움직임이 빨라지던 그

모습은…….

이서준은 자연스레 마법사관학교 2 학년 시험, ‘대장전’을 떠올렸다.

당시 김선우와 1:1로 겨루었던 상 황이 있었다.

그때의 김선우도 마치 변속 기어를 바꾼 듯, 마력이 중폭되며 움직임이 달라졌었다.

당시에는 김선우가 전력을 다하지 않고 봐주고 있다는 생각에 화를 내 기도 했었는데.

이서준은 짧게 숨을 내쉬었다.

유령. 대체 정체가 뭘까?

위저드 게임의 준결승전 날짜가 3 일 뒤로 정해졌다.

정확한 시합의 룰은 공지되지 않았 으나, 준결승에서 1등을 차지한 팀 에게는 특별한 상품이 준비되어 있 다는 말을 전했다.

이를 접한 참가자들은 다음 시합을 위해 각자의 휴식 시간을 가졌다.

팀, 루키6은 유령에게 당한 패배의

충격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휴식 대 신 훈련으로 보냈다.

……그리고 훈련 이후의 점심시간.

루키6은 식사를 마친 뒤 호텔 5층 에 위치한 야외 휴식 센터에 도착했다.

다름 아니라 오늘 세인트 파크에서 놀이 공원을 개장한다는 공지를 받 았기 때문이다.

—즐거운 환상의 세계, 판타지 랜 드에 어서 오세요!

그렇게 도착한 휴식 센터는 정말로 놀이 공원과 흡사한 풍경을 갖고 있 었다.

마공학 기술로 만들어진 수많은 놀 이기구 시설들이 보였으며, 지상에는 귀여운 인형 탈을 쓴 수많은 호 텔 직원이 걷고 있었다.

“와아. 사람 진짜 많네.”

“그러게. 보니까 다른 팀들도 구경 온 거 같은데.”

신영준이 2층 난간에서 1층의 풍 경을 내려보며 신기하다는 듯 멍하 니 중얼거렸다.

릴리는 언제 사 왔는지 아이스크림 올 입에 물고 있었고, 유아라는 스 마트 폰으로 그 풍경을 촬영했다.

윤하영은 코앞에서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는 ‘특급 블루드래곤 열차’를 보며 겁에 질려 있었다.

최서윤은 테라스에 몸을 걸친 채 지상의 풍경을 감상했다.

그때 그녀의 시선 끝에 한 무리가 눈에 들어왔다.

—와. 대박! 야야. 같이 블루드래곤 열차 타자.

—전 좋아요!

—난 됐어.

—쫄?

—너희는 이런 걸 즐기는 것이냐?

다름 아닌 최근 화제의 중심인 801의 무리들이었다.

심지어 유령을 포함한 멤버 전원이 모여 있었다.

예상치 못한 인물들의 등장에 최서 윤은 멍하니 그들을 바라봤다.

가면으로 인해 무거운 분위기가 홀 렀지만, 들려오는 목소리나 행동은 평범한 이들과 큰 차이가 없었다.

“서윤아. 저쪽에 아이스크림 가게 있다는데 같이 갈래?”

그렇게 그들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 겨 있던 그때 옆에서 윤하영이 그녀 를 불렀다.

최서윤은 그녀를 바라보곤 고개를 저었다.

“아뇨. 전 여기서 쉬려고요.”

“흐음. 그래?”

윤하영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 였다.

최서윤은 다시 8()1로 시선을 돌렸 다.

그리고 그들의 중간에 선 유령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그 시선을 느낀 듯 유령 의 시선이 최서윤을 향했다.

눈이 마주치고 그녀는 그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그렇게 그를 빤히 바라보자 불편함 을 느꼈는지 유령이 먼저 시선을 피 했다.

최서윤은 그런 그의 뒷모습을 바라 보며 히트맨 게임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자신의 실수로 유령에게 뒤를 잡혀 목숨을 위협받던 상황이 있었다. 그 리고 느껴졌던 향기…….

지난번에 마주쳤을 때는 워낙 주변

에 인파가 많았기에 긴가민가했지만 이번에는 확신할 수 있었다.

그에게서 김선우의 향기가 난다.

이건 착각이 아니었다.

그 특유의 향기.

다른 사람에게서는 단 한 번도 느 껴본 적 없는 독특한 향이었기에 똑 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참 이상하다.

체격도 비슷하고. 전투 시 움직임 도 비슷하고. 걷는 발걸음마저 비슷 하고.

단순한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나도 많은 것이 겹친다.

……만약.

만약 유령의 정체가 선배님이라면. 왜 정체를 숨기고 있는 걸까?

최서윤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우리에게 접근하지 못하는 이유가 따로 있는 걸까?

그 이유가 뭐지?

그때 최서윤의 시야에 우연히 한 인물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기자 신분증을 목에 건 한 남성.

그는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시선이 마주치자 그는 수 상하게 시선을 피했다.

뭐지?

……그보다 저 사람.

뭔가 낯이 익은데.

이상함을 느낀 그녀가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자, 아까 남성과 같이 자신을 바라보는 다른 사람이 또 있 었다.

그 역시 눈이 마주치자 수상하게

시선을 피했다.

자신을 향한 시선. 마법사관학교 때부터 흔히 있던 일이었지만, 그녀 는 알 수 없는 위화감을 느꼈다.

“……선배님.”

“응?”

최서윤의 부름에 이서준이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지상에 시선을 고정한 채 말했다.

“저쪽 오른쪽 구석 3번째 테이블에 선 남성 보여요?”

최서윤의 말에 이서준이 시선을 돌

렸다.

그녀의 말대로 한 남성이 헛곳을 바라보며 수상하게 서 있었다.

“……저 사람 어디서 본 적 있지 않아요?”

최서윤의 말에 이서준은 생각에 잠 기더니 말했다.

“위저드 게임에서?”

“아뇨. 훨씬 전부터요. 마법사관학 교 졸업 이후로 계속.”

“졸업 이후라.”

그녀의 말을 듣자 확실히 저런 인 상을 가진 인물을 오래전부터 몇 번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 본 것 같아.”

그의 대답에 최서윤이 말했다.

“저희 아무래도 감시당하는 거 같 아요.”

[즐거운 환상의 세계〜 판타지 랜 드〜 빠밤! 빠밤!]

세인트 파크 호텔 5층, 야외 휴식 센터.

주변에서 수많은 놀이기구가 살벌 하게 움직이며 사람들의 비명을 자 아냈다.

내 앞에서는 한지원과 구미호가 무 엇을 탈지 고민하고 있고, 렌과 선

화는 관심 없는 척하면서 은근 흥미 가 있는지 주변의 놀이기구를 스캔 하고 있다.

처음 가장 신났던 엘린은 블루드래 곤 열차를 타기 위해 두 시간의 줄 을 선 영향인지 급격한 피로감을 느 낀 듯 아까부터 아무 말도 하지 않 고 있다.

“근데 대장님. 정말로 안 타실 겁 니까?”

“난 됐어. 너네끼리 실컷 놀아.”

어릴 적부터 놀이기구에는 딱히 흥 미를 못 느꼈다.

무서워서가 아니라 긴 시간을 투자

해 기다릴 만큼의 재미가 없어서.

“……흐음. 재밌는뎅. 그럼 다녀오 겠습니다.”

이후 그들은 ‘파이어볼’이라는 놀 이기구의 줄을 서기 위해 이동했다.

사라지는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 다가 근처 그늘진 벤치에 앉았다.

동시에 엘린도 내 옆에 털썩 앉았 다.

“아. 갑자기 확 피곤하네.”

정말로 피곤했는지 엘린은 벤치에 거의 눕듯이 등을 기댔다.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그때,

주머니에서 작은 진동이 울렸다. 스 마트 폰을 확인하자 메시지 하나가 도착해 있었다.

[판타지 랜드는 어때요? 재밌게 놀 고 있어요???]

한세연이었다.

갖고 싶은 게 생겼다는 의미심장한 말 이후로 연락이 부쩍 늘었단 말이 지.

그렇게 답장하려는데 옆에서 노골 적인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돌렸다.

엘린이 벤치에 등을 기댄 채 내 폰 화면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뭐, 할 말 있어?”

“아냐〜 신경 쓰지 말고 연락해.”

능글맞은 목소리. 왠지 모르게 열 받는데.

“근데 한세연이 자주 연락하나 봐? 거의 매일 오는 거 같던데.”

혹여 외부에 들릴까 엘린이 속삭이 듯 말했다.

“뭐, 그렇지. 꽤 친하거든.”

나는 화면을 톡톡 누르며 답장을 입력했다.

[저보다는 동료들이 재밌어하고 있 어요.]

보내놓고 조금 딱딱해 보여서 한 줄 더 입력했다.

[그래도 나쁘지는 않네요. (방긋 웃는 이모티콘)]

“올〜 이모티콘도 쓰네?”

“……남의 메시지에 뭐 그리 관심 이 많아?”

내 말에 엘린이 하품하며 다시 시 선을 돌렸다.

“그냥. 내가 한세연한테 진 빚이 많아서 잠깐 관심 좀 가져봤어.”

뜬 없는 말에 그녀를 바라봤다.

“무슨 빚?”

“인생 나락 갈 뻔할 때 몇 번 도움 을 받았헜거든.”

그녀의 말에 담긴 의미를 단번에 깨달았다.

2대 마인의 왕과 손을 잡고 최악 의 범죄자가 되었던 한세진.

그의 호위였던 엘린 역시 협회에

쫓기는 신세가 되었었다.

나와의 연락조차 끊겨 기댈 곳 없 던 그녀에게 유일하게 도움의 손길 을 내민 것이 바로 한세연이었고.

“은인 같은 거지. 그 애 덕에 ‘룬 의 서’도 되찾을 수 있었고 말이 야.”

별거 아니라는 듯 시원시원하게 말 하지만 그녀의 말에 진심이 느껴졌 다.

둘 사이가 꽤 좋아 보이던데, 이런 이유가 있었네.

나는 다시 메시지 화면을 바라보았 다.

생각해보면 나도 그녀에게 꽤 많은 도움을 받았다.

물론 나 역시 그녀에게 준 도움이 많지만, 목적이 순수하지는 않았으 니까.

“그보다 이거 봐줄 수 있어?”

엘린이 불쑥 스마트 패드를 내밀었다.

뭔가 싶어서 내려보자 웬 복잡한 술식이 그려져 있다.

내용을 확인해봤는데 딱히 특별한 정보는 없었다.

그냥 푸는 사람을 열받게 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듯한 복잡한 술 식이었다.

“뭐야 이건?”

“요즘 유행하는 훈련용 술식 풀이 문제인데. 어제 밤새 풀어도 여기서 부터 진행이 안 되더라고.”

나는 톡톡 화면을 건드렸다.

그리고 패드에 마력을 주입하자 술 식이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2036년 10성급 술식 풀이’ 업적 을 달성했습니다.]

[보상으로 3,000포인트를 획득합니

다.]

오. 뭐야?

예상치 못한 업적을 달성하며 포인 트를 획득했다.

공짜로 포인트를 얻은 것에 기뻐하 던 찰나 엘린이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미친. 이거 최고 난이도인데. 바로 풀어버린다고?”

엘린은 나와 패드를 번갈아 바라보 며 말을 이었다.

“야야. 어떻게 푼 거야? 나도 알려

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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