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63화 (462/535)

“뭐. 일단 큼지막한 일은 이렇게 두 개가 있으니 알아두고. 그 전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이 하나 더 있 어.”

“또 뭔데?”

모두의 시선이 다시 한번 내게 집 중되었다. 나는 그들의 시선을 마주 하고는 말했다.

“이번 주 토요일. 자운이 영국에서 모습을 드러낼 거야. 그것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해.”

“……위저드 게임에 참가하기로 했 다고?”

마법사 협회 25층의 사무실.

이서준의 깜짝 선언에 모두가 놀란 반응을 보였다.

하루 전만 해도 전혀 관심 없는 듯한 모습을 보이더니 갑작스러운 심경의 변화였다.

이서준은 그런 그들의 얼굴을 보다 가 쓴웃음을 지었다.

“등급 심사가 걸려 있다 보니 그렇 게 됐네.”

“안 그래도 요즘 여기저기서 난리 이기는 하더라. 역대급 경쟁이 될 것 같다면서.”

그렇게 중얼거리던 신영준이 릴리 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너는 왜 아까부터 혼자 꿍 해 있냐?”

유 o O”

...흐/

관심의 방향이 자신을 향하자 릴리 는 당황한 듯 어깨를 들썩였다.

신영준은 그런 릴리를 수상하다는

듯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어제만 해도 이서준한테 위저드 게임에 같이 나가자고 꼬시더니 왜 갑자기 혼자 삐졌냐고.”

“삐, 삐지긴 뭘 삐졌다고……!”

릴리가 당황한 듯 버럭 소리를 질 렀다.

신영준은 릴리를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딱 보니까 알겠네. 이서준이 S등 급 심사 본다고 하니 질투 났구만?”

“......윽!”

릴리는 정곡에 찔린 듯 입술을 깨

물었다.

이서준과 위저드 게임에 같이 나가 는 걸 원하긴 했지만, 별개로 라이 벌(?)인 그가 자신보다 앞서나가는 건 원하진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릴리의 반응을 살피던 신영준 은 순간 장난기가 발동했다.

“야야. 너는 이서준이 라이벌이라 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네 라이벌은 이서준이 아니라 나야. 라이벌도 급 이 맞아야지.”

“뭐? 야. 너 안 닥쳐? 내가 무슨 네 라이벌이야?”

릴리가 살기를 담아 말했다.

신영준은 그런 릴리의 반응을 무시 하며 유아라에게 시선을 돌렸다.

동시에 릴리처럼 꿍한 얼굴을 하던 유아라가 어깨를 움찔했다.

“……뭐? 왜 날 쳐다봐?”

“유아라. 너도 마찬가지야. 네 라이 벌은 이서준이 아니라 나야. 그렇게 꿍해 있을 필요가 없다고.”

장난기가 섞인 놀림이었지만, 유아 라의 반응은 진지하고 싸늘했다.

“너…… 진지하게 기분 나쁘니까 그만해. 나는 단 한 번도 너를 경쟁 자로 의식해본 적이 없어.”

“……말이 심하네.”

신영준은 입술을 삐죽 내밀고는 이 서준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럼 이서준. 네 입장에서 라이벌 은 누구야?”

물음과 동시에 모두의 시선이 이서 준에게 향한다.

그리고 짧은 시간, 사무실 내부에 무거운 공기가 내려앉았다.

이서준은 자신을 향한 시선들을 마주하다가 이내 쓴웃음을 지었다.

“글쎄. 잘 모르겠네.”

다른 이들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 았다.

비록 대답을 피했으나, 이서준이 누구를 라이벌로 생각하고 있었는지 는 모두가 알고 있었으니까.

“……흠흠. 갑자기 분위기가 다운 됐네.”

신영준은 머리를 긁적였다.

릴리는 그런 신영준을 바라보더니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서. 이 중에 위저드 게임에 또 나갈 사람 있어? 4자리 비는데.”

“ 나.”

먼저 손을 든 건 유아라였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신영준도 손 을 들었다.

“나도.”

“……뭐야. 어제만 해도 다들 안 나간다더니.”

릴리가 팔짱을 끼며 불만을 표출했다.

유아라는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우리도 실적 쌓아서 S등급에 올라 야 하니까. 뒤처질 순 없잖아?”

“나도 참가할래.”

이번에는 윤하영이 말했다.

그리고 모두의 시선이 마지막 남은 한 사람, 최서윤을 향했다.

최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저도 참가할게요.”

팀이 순식간에 완성됐다.

위저드 게임의 팀 정원인 6명이 전부 채워진 것이다.

그리고 이 상황을 지켜본 릴리가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내가 하자고 할 땐 다 거부하 더니 이서준이 참가한다니까 다 끼 는 거. 장난해?”

시간은 빠르게 홀러 토요일.

영국 런던에 위치한 국립 신비 박 물관 옥상에서 스카는 통신 마도구 를 통해 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나는 준비됐어.”

—오케이. 아까 설명했듯 이번 임 무는 너 혼자 움직이는 거니까 절대 시간을 끌어선 안 돼. ‘성령의 눈물’

만 회수하고 나와. 알았지?

“알았어. 알았어.”

스카가 피식 웃으며 크게 기지개를 켰다.

거대한 덩치의 그가 움직일 때마다 허공에서 바람이 흉포하게 불어왔 다.

“흐흐. 단독 임무는 오랜만이네.”

스카는 앞으로 자신이 벌일 일들을 떠올리며 가슴의 두근거림을 느꼈 다.

임무를 할 때 언제나 동료들과 함

께였지만 이번에는 혼자다.

어쩌면 걱정될법한 상황임에도 스 카는 오히려 즐거움을 느꼈다.

……동료들이 자신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의지하는 상황.

이번 임무를 멋지게 성공한다면 나 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겠지.

—자, 그럼 시작한다?

“웅.”

마도구 너머에서 들려오는 딸깍. 소리와 함께 마력의 파동이 어디선

가 크게 번졌다.

동시에 통신 마도구의 연결이 끊기 며 주변 일대가 정전되었다.

이에 맞춰 스카는 곧바로 마력을 끌어올려 땅을 향해 주먹을 내리쳤 다.

콰아아앙!

동시에 생겨난 거대한 구멍.

스카는 그대로 구멍으로 몸을 던져 착지했다.

“……입장 성공.”

스카는 곧바로 지도를 꺼냈다.

“음, 여기가 3층인가?”

진의 설명에 따르면 [성령의 눈물]

은 3층의 신비 보관소에 있다고 한

다.

이곳이 3충이니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을 텐데.

그 순간. 어디선가 다급한 발소리

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숫자는 약 6명.

박물관의 보안 요원들이었다.

—침입자 발견! 3층으로!

스카는 지도를 잠시 집어넣고는 마 력을 끌어올렸다.

우우우웅!

동시에 마력이 그의 오른 주먹에 응집되었고, 이후 목소리가 들려오 는 방향으로 빠르게 주먹을 내질렀 다.

콰아아아앙一!

주먹에서 쏘아진 마력포와 충돌한 벽이 폭발을 일으켰다.

—끄아아아악!

이어서 사람들의 비명과 함께 다가 오는 발소리가 사라졌다.

벽 너머에서 달려오던 보안 요원들 이 순식간에 사망한 것이다.

“흥.”

스카는 미소를 짓고는 주머니에서 다시 지도를 꺼냈다.

“어디 보자. 저쪽인가?”

스카는 콧노래를 홍얼거리며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어느덧 그는 거대한 문 앞에 도착

할 수 있었다.

문의 위에는 [보관소]라는 문패가 적혀 있었다.

“여기군.”

이 방문 너머, 그분을 되살릴 신비 의 재료 중 하나인 ‘성령의 눈물’。] 있다.

스카는 미소를 지으며 문을 그대로 부수고 들어갔다.

콰아아앙!

“으흐}하흐}. 단독 임무 별거 없一.”

스카는 순간 말을 멈추었다.

발밑에서 강렬한 마력의 기운이 느 껴졌기 때문이다.

본능적으로 위기를 감지한 스카는 곧바로 바닥을 박차며 점프했다.

동시에 방금 그가 서 있던 바닥에 서 마법진과 함께 마법의 사슬이 솟 아올랐다.

요크 ”

예상치 못한 함정 마법.

잠시 당황했지만 금세 침착을 되찾 고 전신에 마력을 둘러싸며 사슬의 접근을 막았다.

그 순간 일직선의 마법이 그의 어 깨를 관통했다.

끔찍한 고통이 이어지고 뒤로 물러 나려는 찰나, 어디선가 날아온 검은 장막이 그의 시야를 가리며 몸을 덮 쳤다.

그리고 알 수 없는 강한 힘에 의 해 몸이 속박되며 그는 어디론가 끌 려갔다.

시야를 가리던 검은 장막이 사라지

고, 스카는 천천히 눈을 떴다.

잠깐 사이, 눈앞의 풍경이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의 폐건물.

열린 창가 사이로 보이는 풍경을 보아하니 런던에서 그리 멀리 떨어 지지 않은 장소인듯했다.

스카는 마력의 고리에 의해 몸이 결박당한 것을 확인하고는 고개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넌 누구지? 협회 소속으로 보이지 는 않는데.”

그의 앞에는 후드를 뒤집어쓴 정체 불명의 누군가가 낡은 의자에 앉아

있었다.

얼굴은 어둠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지만 가면을 쓰고 있는 듯했다.

그때, 가면의 괴인이 말했다.

“왜 너 혼자지?”

그 순간, 스카는 말로 설명하기 힘 든 익숙함을 느꼈다.

저 녀석. 설마 내가 알고 있는 녀 석인가?

“혼자냐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네 동료들은 어디에 두고 왜 혼자 왔냐는 거다.”

스카는 입을 다물었다.

아무래도 눈앞의 녀석은 우리의 계 획을 알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어떻게? 우리의 정보가 새 어 나간 건가?

머릿속이 복잡했지만 생각을 정리 했다.

녀석의 정체가 무엇이든, 이 상황 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장 우선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흐읍!”

스카는 짧게 심호흡하고는 마력을 끌어올렸다.

자신이 가진 모든 마력을 쥐어 짜 내서 최대 출력을 낸 것이다.

우우우우웅!

주변 일대가 크게 떨리기 시작했다.

우득, 우드득.

스카의 몸을 속박하던 마력의 고리 가 힘을 버티지 못하고 서서히 끊어 지고 있었고, 거대한 몸을 이루던

근육 또한 서서히 부풀어 오르기 시 작했다.

후드의 괴인은 여전히 의자에 앉은 채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네놈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죽여서 확인해주마!”

쿠웅!

마법의 고리는 순식간에 끊어졌다.

그때 그의 양옆에서 작은 인기척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려 살피자 양쪽 벽 어둠 속에서 가면을 쓴 이들이 보였다.

그의 동료들인 듯했다.

“……뭐. 전부 죽이면 되겠지. 흐아 아압!”

스카는 그대로 후드의 사내를 향해 달려들었다.

바로 그때. 왼쪽의 누군가가 마력 을 끌어올렸다.

이내 바닥에서 새하얀 빛이 뿜어지 더니 수많은 마력의 빛줄기가 그의 몸을 속박했다.

“크으윽!”

강력한 압박감.

스카는 빛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온 힘을 사용했다.

하지만 무슨 마법을 사용한 것인지 벗어나기가 쉽지 않았다.

그리고 스카는 이 마법의 정체는 눈치챘다. 자신의 힘을 버틸만한 속 박 마법은 단 하나밖에 없었으니까.

“이 마법. 룬의 속박인가?”

스카는 당황했다.

룬의 속박은 룬의 일족의 비전 마 법.

김선우의 죽음 이후, 룬의 일족의 생존자는 단 한 명밖에 남아있지 않 기 때문이다.

그렇다는 건, 녀석의 정체는.

“..엘린?”

스카는 입술을 깨물었다.

룬의 속박은 속박 마법 중에서도 최상급 마법.

한번 속박된 이상 상대의 마력이 바닥나기 전까지는 벗어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큭. 귀찮게 됐군.”

이렇게 된 이상 녀석의 마력이 바 닥나기 전까지 버티는 수밖에!

스카는 마력 강기를 최대 출력으로 전개했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수많은 마

법이 그를 향해 쏘아졌다.

하지만 스카는 자신을 향해 퍼부어 지는 공격을 강기로 방어해내는 데 성공했다.

자운 내부에서도 방어력과 마력량 으로는 그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았 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크 O O 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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