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37화 (436/535)

437화

“……김선우?”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잠시 몸 이 딱딱하게 굳었다.

오랜만의 재회.

이런 날이 언젠간 올 것이라 생각 하긴 했는데 결국 그날이 왔다.

천천히 뒤를 돌자 나를 바라보는 익숙한 얼굴들이 눈에 들어왔다.

표정은 다양하다.

당장이라도 눈물을 터트릴 것 같은 녀석도 있었고, 어딘가 화난 둣 노 려보는 녀석도 있었다.

또 나를 반기듯 희미한 미소를 보 이는 녀석도 있었다.

“선우야!”

그때 윤하영이 바닥을 박차며 달려 오더니 나를 끌어안았다. 그러고는 이내 서럽게 눈물을 보이기 시작했다.

“왜 이제야 온 거야…… 얼마나 걱 정했는지 알아?”

“누가 보면 몇 년은 못 본줄 알겠 네.”

나는 작게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어깨를 토닥여 주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

그녀의 눈물에 가슴이 뭉크러짐과 동시에 따뜻한 감정이 느껴졌다.

나는 고개를 들어 올리고는 다른 이들과 눈인사를 나누었다.

모두가 잘 왔다는 듯 내게 미소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때 뒤에 흘로 서 있던 최서윤과 눈이 마주쳤다.

눈 주위가 잔뜩 붉어져서는 터지려 는 감정을 겨우겨우 참아내려는 얼

굴을 하고 있었다.

이내 그녀는 나를 향해 밝게 미소 를 보여주었다.

“……선배님. 보고 싶었어요.”

나는 대답 대신 작게 미소를 지어 주었다.

졸업식 때 그녀의 축사를 들으면서 도 느꼈지만, 정신적으로 한층 성장 했다는 것이 느껴졌다.

크루아스라는 거대한 적이 눈앞에 있는 상황인 만큼,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재회의 기쁨을 나중으로 미루 려는 거겠지.

비록 윤하영보다 연하지만 하는 짓

만 보면 이쪽이 언니 같다.

“자자. 재회의 기쁨은 나중에 나누 기로 하고 저 커다란 용부터 해결하 자고.”

신영준이 창을 어깨에 올리며 말했다.

그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크루아스에게 시선을 돌렸다.

후웅…… 후웅

크루아스는 거대한 날개를 휘저으 며 조용히 우리를 내려보았다.

나는 녀석의 시선을 가만히 마주했다.

단순히 눈이 마주쳤을 뿐인데 말로 설명하기 힘든 강한 압박감이 느껴 졌다.

그리고 느꼈다.

지금 녀석은 원작. 그리고 이전 삶 에서의 크루아스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을.

카시스의 말에 따르면 나를 심판하 기 위해 세계로부터 새로운 힘을 받 았다고 하니, 이른바 각성 크루아스 라고 불러도 옳은 표현일 것이다.

[혼돈이 직접 모습을 드러낼 줄이 야. 이런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는 생각 못 했는데…….]

크루아스는 흔자 중얼거리더니 말 을 이었다.

[직접 찾아갈 수고를 덜었군…….]

크루아스의 몸에서 검은 마력이 피 어오르기 시작했다.

천지가 뒤흔들리고, 그 여파로 허 공에서 작은 균열들이 생겨나기 시

작했다.

우우우우웅!

이내 녀석의 입 안에 검은 마력이 모이더니 회오리처럼 휘몰아치기 시 작했다.

용의 숨결.

용족 고유의 파괴 마법인, ‘브레스’ 를 사용하려는 것이다.

[심판의 시간이다……

쿠와아아아앙!

크루아스가 입을 벌리자 엄청난 마력의 에너지가 나를 향해 퍼부어졌다.

인간의 힘으로는 절대 대응할 수 없는 강한 마력이 담겨 있었기에 정 면 승부는 무모한 행동이었다.

나는 마력을 끌어올리고는 손바닥 을 펼쳤다.

위기의 상황이었지만 나에게는 위 기를 기회로 바꾸는 기술이 있었다.

[사용 효과, ‘순간 가속’올 발동합니다.]

이내 체감되는 시간이 느려지고 내 손바닥 위에서 마법진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흐으읍!”

그리고 타이밍을 맞춰 김진철의 비 전 마법, ‘원반격’을 발동했다.

파아아앙!

내 손바닥 앞에 펼쳐진 원반격의 마법진은 브레스의 방향을 그대로 되돌렸다.

브레스는 그대로 크루아스를 향해 쏘아졌고, 크루아스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한 반응을 보였다.

콰아아아앙!

굉음과 함께 가공할만한 충격파가 서울 전체를 휩쓸었다.

나는 곧바로 장막을 펼쳐 충격파를 막아내었다.

스으으‘

그렇게 한차례 충격파가 지나가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렸다.

구멍이 뚫린 크루아스의 몸이 서서 히 재생되고 있었다.

이내 녀석은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원래의 형태로 되돌아왔다.

“……저게 불사의 운명인가.”

[……대단하군. 마력의 방향을 바 꾸는 마법이라니.]

크루아스는 가만히 나를 내려보며 신기해하는 반응을 보였다.

그때 지상 어딘가에서 수많은 마법 이 쏘아지기 시작했다.

콰아아앙!

지상에 남은 마법사들의 합동 공격 이었다. 크루아스는 그들을 내려보 더니 그대로 화염을 뿜어냈다.

쿠와아아앙!

—끄아아악!

마법사들은 그 공격에 대처하지 못 했다.

크루아스의 압도적인 강함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재앙급 마수 셋을 상대하면서 마력이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크루아스에 의해 수많은 피 해가 생겨가던 그때.

어디선가 강력한 마력이 느껴졌다.

시선을 돌리자 마치 태양과도 같은 거대한 화염의 구체 하나가 크루아스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음?]

그리고 그 거대한 화염 구체는 크루아스의 몸에 그대로 적중하며 거 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콰아아앙!

[……크윽!]

크루아스의 몸이 크게 휘청였다.

그리고 이어서 날렵한 움직임의 남성 한 명이 하늘 위로 크게 도약했다.

어딘가 익숙한 얼굴. 그의 손에는 거대한 장검 하나가 쥐어져 있었다.

—右 O음I

사아악!

깊은 마력이 담긴 검은 그대로 크루아스의 등 가죽을 베어내었다.

그 강력한 위력에, 크루아스가 비 명을 내질렀다.

끼에에에에엑!

그 모습을 본 몇몇 마법사들은 놀 란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방금 불의 마녀랑 검귀 맞 지?

—그런 거 같은데?

늘란 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유아연의 합류야 언질이 있어 예상 했지만, 한세연의 곁을 지켜야 할 검귀까지 합세할 줄은 생각도 못 했 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의 합류에 용기를 얻은 다른 마법사들도 호웅하둣 마력을 끌어올렸다.

그렇게 다시 시작된 총공격.

나 역시 다시 마력을 끌어올려 황 금빛 구체를 압축해 구현했고 내 뒤 의 다른 일행들도 각자 마법을 끌어 올렸다.

“흐아압!”

파아아앙!

내 손에서 황금빛의 마법이 다시

한번 녀석을 향해 빠르게 쏘아졌다.

마법은 그대로 크루아스의 몸통을 꿰뚫었다.

끼에에엑!

[드래곤 슬레이에 특성 덕에 녀석 의 반응은 다른 마법보다 격했다.

이어서 쏟아지는 수많은 마법.

특무팀의 김덕현이 하늘 위로 크게 뛰어오르며 크루아스의 가죽에 창을 찔러 넣었고, 이서준 역시 하늘 위 로 크게 도약해 소백천으로 배에 상 처를 만들어내었다.

그리고.

인류의 최종병기라 할 수 있는 김 진철이 도약하며 크루아스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커다란 위험을 감지한 크루아스는 곧바로 장막을 펼쳐 공격을 막아내 려 했다.

하지만 김진철은 녀석의 움직임보 다 빨랐다.

김진철의 양 손바닥에서 구현된 파 수십일장의 마법진이 크루아스의 몸 에 닿으며 그대로 폭발했다.

콰아아아아앙!

[……크아아악!]

크루아스의 몸이 허공에서 크게 밀 려졌다.

김진철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발바 닥 밑에 마법진을 구현해 허공을 밟 으며 크루아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김진철의 맹렬한 공격.

콰앙! 콰앙! 콰앙!

계속되는 공격에 크루아스의 비명

이 점차 거세졌다.

[어떻게 한낱 인간이 이런 힘 을……

크루아스는 곧바로 수십 개의 구체 를 구현해 김진철에게 방출했다.

하지만 김진철은 여유롭게 원반격 을 발동하여 크루아스의 모든 공격 을 반사했다.

콰아아아앙!

끼에에엑!

크루아스의 비명이 다시 크게 울렸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가슴이 크게 떨렸다.

김진철이 좋은 활약을 보일 것이라 예상하기는 했지만, 저렇게 압도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 다.

그리고 크루아스 역시 그런 김진철 을 상대하며 계속해서 경악하는 반 응을 보였다.

[크으으윽...

계속되는 공격.

크루아스는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 해 검은 마력을 끌어올리고는 전신 을 이용해 방출했다.

파아아앙!

그 여파로 김진철의 몸이 튕기듯 뒤로 크게 밀려 나갔다.

그 주변의 다른 마법사들도 마찬가 지였다.

마력의 파동에 밀려나 그대로 지상 에 처박혔다.

크루아스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10개의 거대한 검은 구체를 구현했다.

그 구체는 곧 지상을 향해 추락했다.

콰아아아앙!

지상에 10개의 거대한 폭발이 터 져 나왔다.

주변 곳곳에서 끔찍한 비명이 터져 나왔고, 나는 장막을 펼쳐 겨우 그 공격을 막아내었다.

그렇게 겨우 버텨냈다고 생각하던 찰나, 새로운 10개의 거대한 구체가 다시 구현되더니 지상을 폭격했다.

—끄아아아악!

사방 곳곳에서 끔찍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

계속되는 크루아스의 공격에 지상 의 모든 것들이 먼지가 되어 사라지 고 있었다.

……그렇게 한차례 공격이 끝나고.

“……허억. 허억.”

겨우 공격에서 버틴 나는 당혹감에 찬 눈으로 녀석을 올려보았다.

인류의 총공격을 받았던 녀석이라

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녀석은 비교 적 멀쩡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지상의 마법사들은 그 압도적인 힘 에 절망한 표정을 지었다.

내 뒤에 선 주요 등장인물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저 녀석, 너무 강해.”

그때 크루아스의 의지가 들려왔다.

[……이게 혼돈인가.]

크루아스의 뜬금없는 말.

나는 의문을 느끼며 녀석을 올려보 았다.

[……운명을 뒤트는 힘. 확실히 위 험하다…… 세상에 이런 힘이 존재 할 수 있다니.]

내 개인적인 느낌일 수 있겠지만 크루아스의 기세가 조금 꺾였다는 느낌이 들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해 보이는데.

왜 갑자기 저런 반응을 보이는 거 지?

[……시간을 끌어서 좋을 건 없겠 군.]

크루아스가 다시 크게 날갯짓했다.

강한 돌풍이 불어오며 서울의 빌딩 들이 무너져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크루아스의 몸을 중심 으로 강한 마력이 크게 퍼져나갔다.

우우웅!

“……크으윽!”

그 기운에 노출된 사람들의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마치 공기가 사라진 것처럼,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그때 그 마력의 파동 속에서 김진 철이 수많은 마법진과 함께 다시 모 습을 드러냈다.

크루아스는 기다렸다는 듯 김진철 에게 시선을 돌리더니 기이한 힘을 사용했다.

동시에 녀석의 몸이 새하얀 빛으로 빛났다.

지금까지 녀석이 사용했었던 검은 마력과는 다른 힘이었다.

그리고一

쩌저적.

크루아스를 중심으로 하늘에서 균 열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뭐지?

갑작스러운 균열에 김진철은 당황 한 반응을 보였다.

자연의 마력 재해 중 하나인 균열 현상.

그리고 용족은 그 균열을 이용한 권능을 사용할 수 있었다.

[인정하마. 한낱 인간이라고는 하 나, 너는 신비의 사도에 버금가 는…… 아니, 그 이상의 힘을 지니 고 있다. 아마 물질계에서 그 어떤 존재도 네 상대가 되지 않겠지 …….]

쩌저적!

균열은 점차 커지더니 김진철의 주 변에 퍼지기 시작했다.

—……설마.

뒤늦게 균열의 정체를 깨달은 듯 김진철은 당황한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마력을 끌어올려 다시 한번 수많은 마법진을 구현했다.

[그러나 네 힘은 어디까지나 물질 계에 한정되는 것…… 그 신비한 술 식을 사용하더라도 개념과 권능을 막아내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크루아스의 말대로였다.

김진철을 최강으로 만든 두 마법.

파수십일장과 원반격은 어디까지나 ‘실체 하는 힘’에만 적용되는 기술 이었다.

크루아스는 그것을 깨닫곤 실체 하 지 않는 힘인 ‘권능’과 ‘개념’을 이 용하기로 한 것이다.

—……균열 현상을 이용해 공간을 분리해버린 건가?

김진철은 낭패에 찬 얼굴이 되었

겉으로 보기에는 같은 공간처럼 보 이지만, 세계가 완전히 분리되어 김 진철은 더 이상 개입하지 못하게 되 었다.

...큭

김진철은 균열에서 빠져나오기 위 한 방법을 찾아내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 모습을 보며 지상 모두의 얼굴 에 절망감이 서렸다.

오랜 전투로 지친 지금. 김진철 없 이 크루아스를 막을 방법은 없었으 니까.

이내 크루아스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권능을 사용해 많은 힘을 사 용해버렸지만, 이 정도면 충분하겠 지.]

후우웅!

크루아스가 거대한 날갯짓을 하며

나와 이서준에게 시선을 돌렸다.

[방해꾼도 사라졌으니, 이제 진정 한 심판의 시간이다. 혼돈이여.]

회귀한 엑스트라가 천재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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