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3화
……3일 전.
피코에게 김창현의 정보를 듣고 난 뒤 나는 다음 능력 구매를 위해 [특 수 한정 상점]올 보고 있었다.
[신비로운 숙련의 비약(???)]
분류 : 특수
설명 : 섭취 시, 4년 후 미래의 경
험과 깨달음 일부를 얻어 훈련 효과 가 증폭됩니다.
*지속 시간 : 3일
*사용 가능 기간 : 15일
가격 : 45,000포인트(10% 할인가)
“……이거 좋은 건가.”
숙련의 비약은 이전에도 몇 번 구 매해서 사용한 적이 있었지만 이건 이전에 사용한 비약들과는 조금 달 랐다.
가격이 조금 더 비싸고 ‘4년 후 미 래 경험과 깨달음’ 일부를 얻을 수 있다는 특이한 문구가 적혀 있었다.
[나 : 신비로운 숙련의 비약 이거 좋은 거냐?]
[피코 : 네 미래의 경험과 깨달음 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다르겠지~ 스0스]
“……우문현답이네.”
이걸 어떻게 해야 할까.
솔직히 말해서 마력 제어술이 A등
급에 오래 머물러 있던 나에게는 S 등급에 도달해야 한다는 작은 열망 이 있었다.
만약 이 비약을 먹고 s둥급에 오 를 수만 있다면, 나는 4만 5천 포인 트를 기꺼이 지불할 의향이 있다.
그렇게 멍하니 비약을 보는데 문득 궁금한 것이 생겼다.
4년 뒤의 미래.
만약 예언대로 내가 곧 죽게 된다 면, 이 비약을 먹어도 의미 없는 게 아닌가?
괜한 궁금중이 생겨 피코에게 물어 보기로 했다.
[나 : 만약 내일 내가 죽게 되면, 이걸 먹어도 의미 없는 거야?]
[피코 : 이걸 알려줘도 되려나
반웅을 보니 뭔가 알긴 아나 보네.
[나 : 뭔데? 알려줘 봐.]
[피코 : 으음. 좋아! 알려줄게! 너 는 스스로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자유 의지를 지니고 있어서 미래가 정해져 있지 않아.]
그건 알고 있다.
그래서 이 비약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 것이다.
[피코 : 네가 미래에 만들어 낼 수 많은 가능성 중에서 4년 뒤에 살아 있을 미래의 가능성. 그리고 그중 가장 확률이 높은 미래의 가능성을 토대로 경험을 줄 거야. 그러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4년 뒤 살아있을 미래의 가능성이
저 말이 사실이라면 충분히 구매할 가치가 있었다.
4년의 경험과 깨달음은 분명 무시 할 수준이 아닐 테니까.
한참 고민하다가 나는 다른 한정 상품들을 확인하기로 했다.
이것보다 더 좋은 아이템이 있을지 도 모르는 일이니까.
“어디 보자.”
나는 가장 맨 위의 특성부터 확인 했다.
[신비로운 붉은 영약으???)]
분류 : 특수
설명 : 체력 회복 속도가 영구적으 로 10% 상승합니다.
가격 : 30,000포인트
“평범하네.”
체력 회복 속도는 이미 충분히 높 다. 다음.
[포인트 어택(???)]
분류 : 특수
설명 : 보유 포인트 1만당 모든 능 력치가 1% 상승합니다.
가격 : 50,000포인트
조금 특이한 특성이 나왔다. 효율이 높은지는 잘 모르겠지만,
상황이 급박한 지금 상황에서 사용 하기에는 좋아 보이진 않는다.
다음.
그렇게 한참을 둘러본 뒤.
“괜찮은 게 없네.”
결국 마음에 드는 특성은 찾아낼 수 없었다.
[특수]답게 효과는 특이했지만, 하 나같이 어딘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 기 때문이다.
나는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마력 제어술의 숙련도를 확인했다.
[마력 제어술(A)][숙련도 : 79%]
“생각보다 많이 쌓였네.”
A등급에서 S등급에 오르는 시간을 생각하면 나는 꽤 빨리 쌓은 편이 다.
외부자의 혜택을 이용한 편법을 사 용하기도 했고, 또 남들보다 훨씬
많은 실전 경험을 겪었기 때문이다.
물론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르자 성 장이 완전히 멈춰버리기는 했지만.
나는 다시 숙련의 비약을 확인했다.
[신비로운 숙련의 비약(우??)]
일반적인 숙련의 비약이었으면 걸 렀겠지만, ‘미래의 깨달음’을 빌린다 고 하니 확실히 끌리긴 한다.
정체되어 있던 성장의 벽을 깨주지 않을까 싶은 기대감이 들고.
“……좋아. 해보자.”
어차피 포인트 사용 계획은 이미 다 정해뒀었다.
바로 40만짜리 특성인 [드래곤 슬 레이어(SS)]를 구매하는 것…….
이것을 구매하고 남은 10만 포인 트로 크루아스와의 결전에 큰 영향 을 끼칠만한 것은 [신비로운 숙련의 비약] 하나뿐이다.
나는 곧바로 두 개의 특성을 장바 구니에 담아 구매했다.
[‘드래곤 슬레이어(SS)’를 구매했습
니다.]
[‘신비로운 숙련의 비약아??)’을 구 매했습니다.]
우우웅!
눈앞에서 두 개의 빛이 번쩍이더니 하나는 내 몸 안에 스며들고, 다른 하나는 투명한 액체가 들어있는 병 이 되었다.
나는 병을 집고는 그대로 병뚜껑을 따고 들이마셨다.
[‘신비로운 숙련의 비약(???)’을 마
셨습니다.]
“......으음.”
맛은 평범했다.
혹시 몸에 특별한 반웅이 오지 않 을까 싶었는데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
뭐, 약이라는 게 시간이 지나야 효 과가 생기는 거니까.
천천히 기다려봐야지.
……그렇게 약 15분의 시간이 흐 르고.
훈련을 준비하던 나는 눈올 찌푸렸
“이거 효과 적용된 거 맞아?”
숙련의 비약을 섭취하고 다음 날.
밤새 잠도 자지 않으며 훈련을 이 어갔지만 별다른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전보다 마력의 이해가 더 잘되는 느낌이 들기는 하나, 미미하다고 해 야 할까.
“……대체 뭔데.”
결국 나는 훈련을 멈추고는 머리를 박박 긁었다.
설명만 거창하지. 평범한 숙련의 비약보다 효과가 훨씬 떨어졌기 때 문이다.
비약의 설명에 의하면 4년 뒤 미 래의 깨달음 일부를 얻는다고 적혀 있었는데…….
“설마 4년 뒤의 나는 깨달음을 전 혀 얻지 못한 건가?”
큰 한숨이 터져 나오고 나는 그대 로 바닥에 드러누웠다.
기대를 안고 시작한 훈련에 아무런 성과가 없자 의욕이 한순간에 사라
졌다.
대체 뭐가 문제일까.
주머니에서 스마트 폰을 꺼내 메시 지를 입력했다.
[나 : 야. 신비로운 숙련의 비약 효과가 전혀 없는데. 이거 사기 아 니야?]
[피코 : 숙련의 비약은 깨달음에 도움을 주는 비약이야!]
“그 정도는 나도 안다고.”
그때 메시지가 다시 도착했다.
[피코 : 백날 그렇게 훈련해도 의 미 없다구〜]
나는 멍하니 메시지를 바라보았다. 훈련해도 의미가 없다는 게 무슨 말 이지.
그렇게 한참을 생각하다가 문득 머 릿속에서 다른 생각이 스쳤다.
“……훈련과 깨달음은 별개의 영역 이라는 건가?”
나는 상체를 다시 일으키고는 메시 지를 입력했다.
[나 : A등급 마법사와 S등급 마법사의 차이는 뭐야? 어떻게 하면 S 등급에 도달할 수 있을까?]
[피코 : 힌트를 얻고 싶으면 1만 포인트. 정답을 알고 싶으면 30만 포인트〜]
“……이게 진짜.”
그냥 무시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지 푸라기라도 집는 심정으로 답장했다.
[나 : 힌트 줘.]
그 순간 내 몸에서 작은 빛이 뿜 어지더니 메시지가 떠올랐다.
[1 만 포인트를 소모하셨습니다.]
그리고 답장이 왔다.
[피코 : A등급 마법사와 S등급 마법사의 차이는 마력에 대한 이해도. 그리고 훈련의 접근 방식에서 갈 려.]
“……훈련의 접근 방식?”
[피코 : A등급 마법사와 S등급 마법사 간에 체급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아. 둘의 차이를 가르는 건 바로 마력에 대한 이해야.]
[나 : 결국 깨딜음을 얻기 위해서 는 훈련이 필요한 거 아니야?]
[피코 : 훈련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깨달음도 있지. 하지만 선우 너는 이미 훈련을 충분히 했고, 훈련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깨달음은 모두 얻었어. 더 이상의 훈련은 새로운
이해를 쌓는데 역효과만 줄 거야.]
훈련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깨달음 은 모두 얻었다고?
“……확실히 최근 훈련으로 숙련도 가 오른 적이 없기는 하지.”
[피코 : 마력에 대해 깊이 생각해 봐! 힌트는 여기서 끝! 스~~1
“오케이.”
비록 1만 포인트를 소모하기는 했 지만 어떻게 훈련해야 할지 감을 잡
았다.
그것만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
“좋아. 처음부터 다시 해보자.”
나는 짧게 숨을 내쉬고는 바닥에 앉은 채 마나 연공을 시작했다.
마나 연공을 하는 이 순간이 명상 하기 가장 좋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동시에 심장 속에 숨은 마나가 스 멀스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나는 깨달음을 얻는다.
깨달음을‘
를...
마력에 대한 이해
……근데 깨달음을 어떻게 얻어야 하지?
피코를 통해 훈련의 방향성이 정해 졌지만 막상 시작하고 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러다 문득 과거 티비로 보았던 한 S등급 마법사의 조언이 떠올랐다.
……성장을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 을 해야 한다고 했었지.
이 세계는 마력에 대한 체급보다 경험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무리 강한 힘을 가졌더라도 수많 은 경험을 한 노장을 이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 경험이 쌓일수록 마력에 대한 이해가 어떻게 다른 거지?
나는 마력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 거지?
나는 근본적인 원인인 ‘마력’에 대 해 생각해보기로 했다.
이미 나는 수많은 훈련과 특성, 영 약의 효과로 체급이 완성되어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S등급 마법사라 볼 수 있냐? 그건 아니다.
그들과 다르게 난, 마력을 정교하 게 제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 지금까지 마력 제어술의 숙련 도는 어떻게 상승했지?
혼자 생각하자 답이 나왔다.
훈련했을 때, 전투에서의 승리했을 때, 강한 적과의 전투에서 기적같이 승리했을 때, 압도적인 다수의 적과 의 숭리했을 때…….
내 마력 제어술의 숙련도는 마력을 이용한 ‘새로운 경험’을 할 때마다 쌓이게 되었다.
그 말은 즉 S등급까지 남은 21% 의 숙련도를 채우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새로운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제야 어떻게 해야 할지 알 것 같다.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
방 안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경험을 쌓기 위해 밖 으로 나가야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머릿속에 수많은 생각이 새록새록 떠오르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나는 본능 적으로 깨달았다.
이것은 미래의 내가 겪은 경험이라 는 것을.
우우우웅…….
[잠재 개성 ‘과몰입’이 발동됩니다.]
그리고 단편적인 기억이 내 머릿속 에 스며들었다.
[이질적인 힘에 의해 당신에게 새 로운 경험이 쌓입니다.]
[근원의 힘을 가진 영체와의 전투 에서 승리했습니다.]
[‘마력 제어술(A)’의 숙련도가 5% 상승합니다.]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내 안에 경험 이 하나 쌓였다.
영체와의 전투…….
영체는 보통 ‘정령’. 혹은 ‘소환수’ 를 뜻한다.
저기서 말하는 ‘근원의 힘을 가진 영체’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지 만 나는 새로운 경험을 통해 힘을 얻는 모양이다.
[다수의 S등급 마법사를 상대로 숭 리했습니다.]
[‘마력 제어술(A)’의 숙련도가 6% 상승합니다.]
또다시 새로운 경험이 쌓였다.
다수의 S둥급 마법사와의 전투.
어쩌다 다수의 S등급 마법사와 전 투를 하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 만 또다시 새로운 경험이 쌓이며 숙 련도가 상승했다.
……그리고 또다시 무아지경의 상 태에서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과몰입 상태로 명상을 이어가자 다 시 한번 새로운 경험이 머릿속에 스 쳐 지나갔다.
이번에는 이전과는 조금 달랐다.
등골에 소름이 돋을 만큼, 강한 기 억이 내 온몸 깊숙이 파고들었기 때 문이다.
어떤 경험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미래의 나에게는 엄청났던 기억이었 던 것 같다.
그리고 메시지가 떠올랐다.
[재앙급 마수를 토벌했습니다.]
[‘마력 제어술(A)’의 숙련도가 10% 상승합니다.]
[‘신비한 신비의 물약으???)’의 지속 시간이 모두 끝났습니다.]
스으으으...
번쩍!
나는 눈을 떴다.
의식이 돌아오고 내 몸 안에서 깊 은 황금빛의 마력이 흘러나오는 것 이 느껴졌다.
“……왕이시여?”
그 순간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령의 목소리.
나는 잠시 어지러움을 느꼈다.
훈련을 시작하고 시간이 얼마나 흐 른 거지.
“어, 왔어?”
하령은 나를 빤히 바라보고는 공손 하게 고개를 숙였다.
“왕께서 말씀하신 크루아스의 경고 까지 하루 남았습니다.”
하루라…….
그 말은 즉 3일의 시간이 흘렀다
는 거다.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하령은 나를 빤히 바라보다가 말했다.
“분위기가 달라지신 것 같습니다.”
“그래?”
나는 수건으로 땀을 닦았다.
과몰입을 사용한 극도의 집중에 온 몸이 탈진한 것처럼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혹시 무슨 깨달음이라도 얻으셨습 니까?”
하령의 조심스러운 물음에 나는 잠 시 생각에 잠기다가 피식 웃었다.
“깨달음이라…… 응. 얻었어. 꽤 중 요한 깨달음을.”
그렇게 말하고 눈앞에 떠오른 메시 지를 확인했다.
[‘과몰입’과 ‘신비로운 숙련의 비 약’을 이용하여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피코의 조언’ 업적을 달성합니다.]
[보상으로 5,000포인트를 획득합니
[‘마력 제어술(A)’의 숙련도가 대폭 상승합니다!]
[‘마력 제어술’의 등급이 으로 상승 합니다!]
[더 정교하고 파괴적인 마법을 구 현할 수 있게 됩니다!]
[‘S등급 마법사’ 업적을 달성합니 다!]
[보상으로 20,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3일간의 훈련 끝에, 나는 그토록 원하던 S등급의 경지에 오르게 되었다.
회귀한 엑스트라가 천재가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