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1 화
김창현의 말에 최일현은 눈을 찌푸 렸다.
25명의 소수 일족 피가 흐르고 있 다니.
소수 일족의 능력을 사용한 것을 직접 보았음에도 믿기 힘든 말이었다.
각 일족이 가진 피의 마력은 섞는 다고 해서 섞일 수 있는 게 아니었 으니까.
최일현은 잠시 의문에 잠기다가 무 언가 생각난 둣 말했다.
“……설마 그 실험을 성공시킨 건 가?”
“그래. 성공하셨다. 비록 세계의 법 칙에서 자유롭지 않았지만, 세계의 허점을 이용해 결국 성공하셨지. 신 비의 내성을 가진 초인류의 창조를 말이야……
김창현의 몸 주변에서 여러 성질의 마력이 여러 군데 떠올랐다.
그곳에는 각각의 소수 일족의 마력 이 담겨 있었다.
최일현은 그 마력을 바라보더니 물
었다.
“……네 목적은 뭐지?”
“세계의 법칙으로 박탈당한 인류의 자유를 되찾아 오는 것. 그리고 그 분이 이 세계에 온전하게 강림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진천우의 부활이 네 목적이라는 건가?”
김창현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최일현은 의 구심을 느꼈다.
아포리아에서 보았던 ‘진천우의 영 혼’은 김창현이라는 이름이 들려오 자 두려워하는 감정을 보였었다.
김창현이 뜻하는 ‘그분’이 진천우 가 맞다면, 충신이자 자신의 사도의 이름을 듣고 그런 반응을 보이지 않 는 것이 정상이어야 할 터…….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최일현이 다 시 물었다.
“생각해보니 이상한데? 너는 왜 자 운과 함께하지 않는 거지? 진천우의 사도라면 분명 그 녀석들이 도와줄 텐데.”
“그야. 녀석들과 나는 목적이 다르 니까.”
“목적이 다르다고?”
자운의 목적은 진천우의 부활이다.
그리고 김창현은 진천우의 온전한 강림을 원한다고 했다.
그 둘이 어떻게 다르단 말인가?
내가 뭔가를 놓친 건가?
혼자 여러 번 생각하던 최일현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입을 열었다.
“혹시 네가 말하는 ‘그분’은 진천 우가 아닌 건가?”
그 물음에 김창현은 잠시 입을 다 물더니 이내 작게 미소를 지으며 말 했다.
“질문의 답은 여기까지다.”
……대답올 피했다?
어쩌면, 녀석이 말하는 ‘그분’이 진 천우가 아닐 수도 있다는 의미였다.
그럼 대체 그분은 누구지? 진천우 의 뒤에 다른 누군가가 있는 건가?
그때 김창현의 육신에서 마력이 스 멀스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갑작스럽게 다시 전투가 시작되려 하자 최일현도 따라 마력을 끌어올 렸다.
“……쳇.”
최일현은 입술을 깨물었다.
최근 수많은 논란을 일으킨 ‘김선
우’와 관련해서도 물어볼 것이 많이 남아 있었는데.
“어쩔 수 없군.”
……이렇게 된 이상 제압해서 알아 내는 수밖에!
스으으으!
최일현의 머리 위로 거대한 마법 구체 5개가 구현되었다. 이내 마법 은 녀석을 향해 빠르게 쏘아졌다.
김창현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마 법을 보며 아까와 같이 소수 일족의 ‘패호의 황금 방벽’을 구현해 가볍 게 막아내었다.
“홍.”
이전의 격돌로 어느 정도 정보를 얻은 상태였기에 최일현은 당황하지 않았다.
그리고, 과거의 경험을 통해 황금 방벽의 파훼법쯤은 이미 알고 있었 으니까.
최일현은 모든 마력을 발끝에 집중 해 녀석을 향해 달려갔다.
동시에 제트기가 쏘아지듯 공기를 찣는 소리가 크게 터졌다.
파앙!
곧 최일현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김 창현은 접근올 막기 위해 황금 방벽 을 더욱 크게 펼쳤다.
그렇게 구현된 황금 방벽이 몸을 밀어내려는 그때, 최일현은 손을 뻗 어 마법진을 구현했다.
우우웅!
구현된 마법진은 곧 황금 방벽에 닿았다.
이내 두 개의 마력이 부딪히더니 황금 방벽이 불안하게 요동치기 시 작했다.
“..크.”
김창현은 입술을 깨물었다.
원반격 다음가는 방어 마법이 이렇 게 쉽게 혼들리다니.
그리고 동시에 최일현이 구현한 마 법진의 정체를 눈치챘다.
술식 간섭 제어술.
보조계 마법의 기초가 되는 모든 마법진의 술식에 빠르게 침투하여 파괴하는, 일종의 ‘만능 해킹툴’이었다.
스숭 김진철의 절대 방어 마법, 원 반격의 파훼법을 연구하다가 만들어 졌다는 최일현의 고유 마법이었다.
그리고 이를 증명하듯 황금 방벽이 빠르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최일현은 그 틈을 노렸다. 손바닥 위로 마법 구체를 새롭게 구현하여 김창현의 배에 그대로 방출했다.
콰아앙!
김창현의 몸이 바닥을 굴렀다.
이내 입에 고인 피를 토해내더니 너덜너덜해진 몸을 천천히 일으켰 다.
그 순간 그의 주변으로 수많은 마 법진이 떠오르더니 마력의 사슬이 그의 팔과 다리를 묶었다.
“……큭!”
김창현은 온몸이 묶인 채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최일현을 노려보았 다.
전 세계에 세 손가락에 드는 괴물
답게 힘의 격차가 너무나도 컸다.
그리고 ‘그분’이 왜 그토록 최일현 을 경계했는지 단번에 깨닫게 되었다.
그는 압도적인 강함을 가지고 있음 에도 김진철처럼 협회라는 족쇄에 묶여있지 않고, 오직 진천우만을 쫓 았으니까.
그리고 바닥에서 구현된 마력의 사 슬 하나가 튀어나오더니 김창현의 목을 쥐었다.
“다른 질문을 하겠다.”
“내 제자와 무슨 관계지?”
……제자?
“……크흐. 기, 김선우. 를, 말하는 건가?”
“그래. 김선우와 너. 그리고 진천우 의 관계가 무엇이지?”
김창현은 작게 미소를 지었다.
김선우. 이름만 들어도 두근거리게 만드는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김선우…… 흐흐흐.”
이내 김창현은 흐느끼듯 웃기 시작 했다. 최일현은 그런 그를 보며 눈 을 찌푸렸다.
“좋아…… 힌트를 주지. 세계의 법 칙에서 벗어나, 그분의, 오랜 숙원 을. 이루어주실……
김창현이 말했다.
“자유의 상징이자, 그릇이다.”
그 말을 끝으로 김창현의 몸 전체 가 빛나기 시작했다.
이내 그의 몸은 점차 먼지처럼 흩 어지기 시작했다.
마치 마인의 암흑화를 보듯, 그의
육신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었다.
“……사하 일족의 비기인가.”
마인의 암흑화처럼 특정 상황에서 자신의 육신을 마력으로 변화시키는 능력이었다.
아까부터 희미하게 느껴졌던 기운 의 정체가 바로 이것을 사용하기 위 한 준비였던 것 같다.
최일현은 멍하니 사라져가는 김창 현을 바라보다가 하늘올 올려보았 다.
진천우를 중심으로 한 의혹을 풀어 내려 하다가 오히려 더 많은 의문만
쌓인 기분이 들었다.
“……심상치 않군.”
최일현은 담배 하나를 입에 물고는 마력을 이용해 불을 붙였다.
“......후우.”
뺄아들인 연기가 허공에 퍼져나가 고, 최일현은 스마트폰을 켰다.
[계속해서 일어나는 서울시 테 러…… 김선우의 행방은 아직도 오 리무중.]
최일현은 그것을 보고는 한숨을 크
게 내쉬었다.
“……진천우 그놈도 그렇고 내 주 변 사람들은 왜 죄다 테러리스트가 되는 거지?”
[특수 한정 상점에 입장하셨습니
다.]
[빠빰一!]
[고독한 외부자를 위한 특별 한정 상품!]
[* 한정 상품들은 2034년 1월 15일 까지 판매합니다.*]
►[특수] 신비로운 채팅 봇 피코
(???)
►[특수] 신비로운 숙련의 비약
(???)
►[특수] 신비로운 붉은 영약(???)
►[특수] 신비로운 검은 영약으???)
►[특수] 신비로운 파란 영약(으??)
►[특수] 포인트 부익부(???)
►[특수] 포인트 어택으???)
“......뭐여.”
나는 특별 한정 상품을 바라보며 잠시 당혹감을 느끼고 있었다.
판매하는 모든 품종이 전부 ‘외부 자’를 위한 특권이라 할 수 있는 [특수]였기 때문이다.
“……전투에 쓸만한 특성을 기대했 는데. 그런 건 없는 건가?”
왠지 모르게 아쉬움이 느껴졌지만 이내 생각을 정리하고는 판매 목록 을 살폈다.
한정 상품인 만큼 그 능력들을 하 나하나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 문이었다.
먼저 가장 위에 있으면서, 아까부 터 계속 의문을 들게 만들었던 ‘신 비로운 채팅 봇 피코어???)’부터 확 인했다.
[신비로운 채팅 봇 피코(으??)]
분류 : 특수
설명 : 당신의 외로움을 달래줄 ‘신비로운 채팅 봇 피코’를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피코는 아주 똑똑해요!
가격 : 30,000포인트(할인 상품)
미적용
이게 뭐야.”
채팅 봇이라고? 내가 아는 그 채 팅 봇?
“뭔 이런 특성이 다 있어?”
순간 어이없는 기분이 들었다.
한정 상품이라 기대했건만 설마 이 런 걸 판매할 줄은 생각도 못 했기 때문이다.
이걸 3만 포인트 주고 구매할 미 친놈은 없을 것이다.
그렇게 창을 끄려는 그 순간.
설명의 한 구절이 내 눈에 들어왔다.
‘피코는 아주 똑똑해요!’
“……설마 정보 제공 같은 것도 해 주나?”
갑자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저 문장이 괜히 있을 것 같지 않다 는 생각…….
만약 내 예상대로 녀석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능력이 있다면 포인트를 사용할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결국 이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정보’였으 니까.
“그래도 3만 포인트는 좀 비싼데.”
거기서 조금만 더 모으면 A등급 특성 하나를 구매할 수 있다.
당장 크루아스의 결전이 코앞에 있 는 상황이라 1만 포인트도 소중하기 에 갈등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아으.”
턱을 매만지다가 결정했다.
그래, 사자. 3만 포인트면 관종짓 (?) 한 번이면 순식간에 벌 수 있으 니까.
물론 하도 일을 벌였더니 이제는 약빨이 조금 떨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지금 내게는 53만 포인트 가 모여 있다.
이 정도 모았는데 3만쯤은 눈감고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닌가.
‘구매.’
[‘신비로운 채팅 봇 피코’를 구매했 습니다.]
이내 내 눈앞에 새하얀 빛이 뿜어 지더니 내 몸속에 스며들었다.
나는 내 몸을 살폈다. 딱히 달라진 건 없었다.
“근데 이건 어떻게 사용하는 거 지?”
그때 였다.
[‘외부자의 혜택 스마트 기기 연동 으??)’의 효과로 신비로운 채팅 봇 피코가 스마트 기기에 연결됩니다.]
“……연결된 건가?”
그 화면을 본 나는 곧바로 예전에
사용하던 스마트폰(공기계)을 켰다.
이내 배경 화면이 떠오르며 처음 보는 어플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분홍 머리의 귀여운 여자 캐릭터가 그려진 아이콘.
[피코!]
“……엄청 발랄하네.”
나는 묘한 긴장감을 느끼며 아이콘 을 클릭했다.
그러자 채팅창이 떠올랐다.
[채팅창에 연결되었습니다.]
“으음.”
나는 멍하니 빈 채팅창을 내려보다 가 아무거나 입력했다.
[나 : rn_ o 己]
[피코 : 반가워!]
“오.”
채팅 봇이라는 이름답게 답장은 엄
청 빠르다.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입력했다.
[나 : 넌 누구야?]
[피코 : 나는 피코얌스(T 너는 누구 니‘?]
[나 : 김선우.]
[피코 : 선우야! 반가워~ 우리 잘 지내보자스(T 삐융삐융]
필요 이상으로 밝음에 잠시 어질어
질한 기분이 든다.
나는 본격적으로 정보를 물어보기 로 했다.
[나 : 궁금한 거 물어봐도 돼?]
[피코 : 당연하지! 나는 모르는 게 없어~ 킈킈]
[나 : 크루아스가 서울에 언제 강 림할지 알고 있어?]
그 질문에 이전과 달리 답장이 오 지 않았다.
그리고 잠시 뒤.
[피코 : 으음. 이건 희귀성이 엄청 높은 질문이라 공짜로 못 주겠는 데~ 내 소원 들어주면 알려줄 게 ro~i
메시지를 본 나는 잠시 정신이 멍 해졌다.
“……소원? 뭐야. 진짜로 알고 있 는 거야?”
나는 메시지를 입력했다.
[나 : 무슨 소원인데?]
[피코 : 포인트 4만 혹은 인과율 2! 아니면…… 아무 유물!]
“......오.”
……이거 잘 쓰면 쓸만하겠는데?
회귀한 엑스트라가 천재가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