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16화 (415/535)

416화

전 세계를 경악하게 만들었던 ‘김 선우’ 사건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점차 잊혀 갔다.

무너졌던 서울은 이전의 형태를 완 벽히 되찾았으며, 김선우를 집중적 으로 조사하던 언론사 역시 마인보 다는 당장 눈앞의 위협인 ‘검은 마 수’를 다루기 시작했다.

검은 마수는 어느덧 몽골 대륙의 반 가까이 집어삼키며 빠르게 세력 을 확장시켜 나갔다.

국제 마법사 협회 또한 이에 심각 성을 느끼고 토벌팀을 꾸리기 시작 했으며, 그 결과 2주 만에 9개의 마 수 군락을 파괴하는 쾌거를 이루어 냈다.

“……후우. 드디어 도착이군.

그리고 몽골 초원 어딘가의 늦은 밤.

미국 마법사 협회 소속의 S등급 마법人}, 로건은 팀원을 이끌고 어제 새벽에 새롭게 생겨난 검은 마수의 군락에 도착했다.

“기분 탓인가. 여기 군락은 다른 군락보다 마수의 수가 적네요?”

한 요원이 텅 비어있는 주변을 둘 러보며 중얼거렸다.

로건은 그 말에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 자신이 파괴한 군락의 수 만 4가지였지만 이번 군락은 그 어 떤 곳보다 검은 마수의 개체 수가 적었다.

“……검은 마수의 증식에도 한계가 온 거겠지. 지금까지 너무 비상식적 이었잖냐.”

로건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검은 기 운이 풀풀 풍겨오는 동굴 형태의 군 락으로 걸어갔다.

바로 그때.

A O O O O I

동굴 안에서 등골을 서늘하게 만드 는 기운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동시에 거대한 검은 마수 하나가 깨갱- 하는 소리를 내지르 며 동굴의 입구 밖으로 튕겨 나왔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토벌팀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군락 군주?”

동굴에서 튕겨 나온 마수는 놀랍게 도 군락을 지배하는 보스 몬스터, 군락 군주였다.

갑작스럽게 군락 군주가 튀어나오 자 요원들은 긴장된 얼굴을 하며 전 투 준비에 나섰다.

바로 그때 동굴 안에서 검은 무언 가가 길게 쏘아지더니 군락 군주의 몸뚱어리를 꿰뚫었다.

—크어 어 엉!

검은 무언가는 놀라울 만큼 강한

에너지를 지니고 있었다.

단단한 가죽을 가진 군락 군주의 가죽을 손쉽게 뚫어냈으며, 거기서 그치지 않고 뱀처럼 휘어지더니 이 곳저곳을 찌르며 새로운 상처를 만 들어 냈다.

로건은 눈앞의 상황을 바라보며 당 혹감을 느꼈다.

그러니까 저 검은 기운은…….

“......마기?”

마기 였다.

그것도 평범한 마기가 아닌, 정상 급 능력을 가진 마인이 다루는 마 기.

동굴 안에서 뿜어져 오는 마기는 어느덧 군락 군주의 전신을 강하게 조이고 있었다.

—크륵, 크르륵.

군락 군주는 괴로움에 찬 신음을 내지르더니 그대로 절명했다.

그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던 요원들 은 큰 충격을 받았다.

군락 군주가 저렇게 허무하게 죽다 니.

동굴 안에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 던 거지?

뚜벅뚜벅.

동굴 안에서 인간의 발소리가 들려 오기 시작했다.

이내 안에서 누군가가 천천히 모습 을 드러냈다.

전신에 불길한 검은 마기를 풀풀 풍기는 하나의 남성.

뿜어져 오는 검은 기운과 어둠 속 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지만 저건 ‘폭주화 한 마인’이 분명했다.

그리고, 어둠 사이로 보이는 검게

물든 눈동자 하나가 그들을 향했다.

눈이 마주치자 요원들은 등골에 소 름이 쫙 돋았다.

마인은 요원들을 바라보더니 그들 을 향해 회색빛의 손바닥을 뻗었다.

우우우웅!

동시에 검은 마기가 그의 손바닥 앞에 웅축되기 시작했다.

“……모두 전투 준비해!”

예상치 못한 마인의 등장에 요원들 은 서둘러 전투 준비를 했다.

일촉즉발의 상황.

그렇게 마기가 방출되려는 그 순

간. 어둠 속에서 살 색의 손이 뻗어 나오더니 마인의 회색 손을 움켜쥐 었다.

갑작스러운 마인의 행동에 요원들 은 의문에 찬 눈으로 마인을 바라봤 다.

동시에 마인에게 피어오르던 검은 마기가 서서히 사그라지기 시작했고, 어둠 속에 숨겨져 있던 마인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났다.

깊게 눌러쓴 모자, 얼굴을 가린 마 스크.

그리고 그 사이로 보이는 검게 물

든 눈동자.

겉으로 보기에는 폭주화를 사용한 마인의 모습이었지만 특이한 점이 있었다.

바로 육신의 절반만이 폭주화의 증 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었다.

눈 역시 오른쪽만 검게 물들었고, 손바닥 역시 오른쪽 손바닥만이 회 색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저게 무슨.”

그때 마인을 중심으로 검은 마기가 안개처럼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뒤.

마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 졌다.

서울 마법사 협회 최상층, 간부 회 의실.

“로건의 보고에 따르면 반쪽만 폭 주화를 한 마인에 의해 군락이 파괴 되었다고 합니다.

“마인에 의한 파괴라…… 이번이 세 번째인가요?”

“아뇨. 네 번째입니다.”

아시아 대륙을 침범한 검은 마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에 내 로라하는 정상급 마법사들이 한자리 에 모였다.

“아무래도 같은 마인의 소행인 것 같습니다. 이번에 모습을 드러낸 마인 역시 절반의 폭주화를 보였다고 하니까요.”

패왕, 미하엘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염제라는 칭호를 가진 노 인, 곽진혁이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목적이 뭐지? 그런 행동으로 본인 이 얻을 이득은 없을 텐데. 군락을

털어서 전리품을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없다…… 그 럼 남은 건 둘 중 하나겠네요.”

미하엘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그를 향했다.

“단순한 원한…… 혹은 정의심.”

“마인에게 정의 따윈 없으니 전자 겠군.”

염제가 이죽거리둣 말했다.

“그건 모르죠. 새로운 마인의 왕이 한때 정의심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잖아요?”

“김선우를 말하려는 건가?”

염제가 말을 이었다.

“군락을 파괴한 마인이 김선우라는 건 나도 동의한다. 하지만 녀석의 행동 근거는 정의심이 아니야.”

모두의 시선이 그를 향했다.

“마인은 악이고 인류의 적이다.”

“……김선우가 왕이 되고 마인 사 건이 눈에 띄게 감소했어요. 특히 이번 주는 근 20년을 비교해도 최 저치입니다.”

“어쩌라는 거지? 착한 마인은 죽은 마인뿐이다.”

염제의 신념은 단단했다.

그리고 그의 의견은 충분히 존중받 을 만했기에 설득을 하는 건 의미가 없었다.

그리고 분위기를 살펴보니 대다수 가 염제의 의견에 동의하는 듯싶었다.

미하엘은 짧게 한숨을 내쉬고는 중 앙에 앉은 노인, 김진철에게 시선을 돌렸다.

“……회장님께서는 김선우가 마인 이 아닐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셨던 거로 기억하는데, 지금도 변함없으 신가요?”

모두의 시선이 김진철을 향하고, 그는 생각에 잠긴 얼굴로 수염을 매 만졌다.

“마인인가 아닌가를 떠나서 김선우 가 인류의 적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 은 여전하다.”

검은 마수가 아시아 대륙을 잠식한 지 2주일.

나는 하령에게 받은 정보를 토대로 검은 마수의 군락을 파괴하기 시작

했다.

원작보다 빠르게 악화되는 현 상황 을 억제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도 있 었지만, 최근 은신처의 보물 창고에서 얻은 ‘고대 마인의 고서’를 통해 얻은 능력들을 시험해보고 싶은 이 유도 컸다.

[‘검은 마수 학살자’ 업적을 달성했 습니다.]

[보상으로 3,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마인의 고대 마법을 성공적으로

사용했습니다.]

[마기가 서서히 당신의 몸을 잠식 합니다.]

“……후.”

그리고 검은 마수의 군락을 파괴한 나는 그리 멀지 않은 초원의 바위에 걸터앉아 휴식하고 있었다.

식은땀이 흐르고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다.

육체의 반을 지배했던 폭주화의 혼 적은 점차 사라졌다.

“……또 정신 잃을 뻔했네.”

[폭주화 중 이성을 유지하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부분 폭주화(A)’의 숙련도가 5% 상승합니다.]

부분 폭주화.

은신처의 보물창고에서 얻은 고서, 그리고 [왕의 권능(SSS)]의 하위 효 과인 ‘계승’을 통해 얻은 마인의 고 대 마법이었다.

이름 그대로 완전한 폭주화가 아닌 육신의 일부만을 폭주화하는 기술

로, 이성을 유지할 수 있어 마기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게 된다.

마기를 사용할 수 없는 내가, 마기 를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일종의 트리거 역할을 하는 능력이라 할 수 있었다.

이렇게 보면 장점만 있는 것 같지 만 그건 또 아니다.

“…… 정도가 한계인가.”

부분 폭주화를 사용하고 이성을 유 지할 수 있는 시간에 한계가 있다.

지금 나는 10초 정도가 한계.

이를 넘어가면 마기가 내 몸을 잠 식하며 이성이 끊어진다.

실제로 지난 연습 과정에서 이성이 완전히 끊겨 하령과 선화를 죽일 뻔 하기도 했고.

“……인간 육신의 한계라는 거겠 지.”

아마 순수한 마인이었다면 훨씬 오 랜 시간 이성을 유지할 수 있었을 텐데.

“어쩔 수 없는 거겠지.”

그래도 이번 실험으로 만족스러운 결과가 있었다.

[고대 마법, ‘검은 손아귀(S)’을 완

전히 익혔습니다!]

고대 마인의 고서를 통해 연습한 고대 마법 한 가지를 완전히 나의 것으로 만들었다는 거다.

물론 빠른 획득을 위해 포인트를 사용하는 편법을 사용하긴 했지만.

[검은 손아귀(S)[둥급 : 1(0%)]

분류 : 특성

설명 : 자격을 가진 마인만이 사용 할 수 있는 고대 마법.

►검은 손아귀

마기를 자신의 의지대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검은 손아귀.

2대 마인의 왕이 자주 사용하던 능력으로 마기를 의지대로 움직이는 능력이었다.

예를 들면 보통 마법은 구체, 가 시, 창, 화살 등의 정확한 형태를 구현해야 하지만 검은 손아귀가 있

으면 특정한 형태 없이 자유롭게 마 기를 운용할 수 있다.

물론 아직 숙련도가 낮아 속도나 운용이 쉽지 않지만 이건 시간이 해 결해 주겠지.

[‘검은 손아귀(S)’가 ‘마력 제어술

(A)’에 영향을 끼칩니다!]

[‘마력 제어술(A)’ 숙련도에 비례해 마기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게 됩니다.]

“좋네.”

어째 인간이 아닌 마인으로서의 능 력이 더 강해지는 것 같아 찝찝함이 느껴졌지만, 수단과 방법을 가릴 때 가 아니었다.

내 목표는 어디까지나 이야기의 끝 을 보는 것…….

나는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수를 찾아야 한다.

“왕이시여. 수고하셨습니다.”

그때 어둠 속에서 하령이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하령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 덕였다.

“네가 더 수고했지.”

하령은 최근 여러가지 일로 고생이 많다.

먼저 ‘블러드 크리스탈’을 이용해 전 세계에 흩어진 굶주린 마인들을 모으고 있으며, 또 그것을 이용하여 왕의 은총이라는 이름으로 나의 민 심을 잡는 데에 큰 노력을 하고 있 다.

“민심은 빠르게 안정되고 있습니다. 마력이 담기지 않은 피를 마시 는 것에 불만을 표하는 일족이 있기

는 하지만 아직은 소수입니다.”

“다행이네.”

하지만 불만을 표하는 마인의 수는 점차 늘어날 것이다.

마인의 인간 사냥을 막기 위해서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하겠지.

하령은 슬쩍 파괴된 군락을 바라보 다가 말했다.

“현재 대륙에 남아 있는 검은 마수 의 군락은 9개입니다.”

“……잠깐, 오전에는 8개라고 하지 않았어? 방금 내가 하나 파괴했으니 7개가 맞을 텐데?”

내가 눈을 찌푸리자 하령이 말했다.

“그 사이 2개의 군락이 더 늘었습니다.”

“......이 뭔.”

순간 황당해서 말이 나오질 않았 다.

겨우 하나를 부쉈더니 그사이에 2 개가 더 늘어났단다.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증식 속도 에 순간 의욕이 꺾였다.

“이래서는 끝이 없네. 역시 본체를 노려야 하나……

“최근 너무 무리하셨습니다. 조금 안정을 취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괜찮아. 체력 회복은 자신 있으니 까.”

생명력이나 재생 속도는 몰라도 체 력과 정신력 하나만큼은 마인에게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

불굴의 의지라는 거다.

나는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 개를 켰다.

“으으음! 이렇게 된 거 군락 하나 만 더 부수자. 시간 있지? 너도 따 라와.”

하령은 나를 빤히 바라보다가 고개 를 숙였다.

“……명을 따르겠습니다.”

회귀한 엑스트라가 천재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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