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09화 (408/535)

409화

왕의 말에 모두가 의문에 찬 눈으 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김덕현이 내게 물었다.

“김선우. 예언의 아이라는 게 뭐 지?”

“......그건.”

바로 그 순간, 나를 향한 섬뜩한 살기가 느껴졌다.

본능적인 위기를 느낀 나는 고개를 빠르게 옆으로 젖혔다.

후우우웅!

동시에 내 얼굴이 있었던 자리에 검은 마기가 스쳐 지나갔다.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만약 1초라도 늦었더라면 머리가 터졌을지도 모르는 위험한 상황이었 으니까.

“큭!”

왕은 다시 검은 마기를 이용해 나 를 공격할 준비를 했다.

그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이 휘말릴 가능성이 있었기에 어쩔 수 없이 모 든 마력을 사용해 뒤로 빠졌다.

“김선우!”

그렇게 뒤로 물러서자 왕의 손에서 휘둘러지는 검은 마기가 뱀처럼 나 를 쫓았다.

나는 마기가 닿는 타이밍을 맞춰 에어워크를 발동해 피했다.

콰아앙!

내가 서 있던 바닥이 크게 폭발하 며 굉음을 일었다.

동시에 바닥의 파편이 퍼지며 뺨에 작은 상처를 만들어냈다.

하늘 위로 오른 나는 그대로 근처 의 빌딩 위에 올랐다.

지상을 내려보자 왕은 나를 올려보 며 다음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고, 다른 요원들은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는 둣 의문에 찬 눈으로 나를 바 라보고 있었다.

그때 그 사이에서 불안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윤하영과 눈이 마주 쳤다.

자신을 대신해 미끼 역할을 하는 내게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 하는 모양이었다.

나는 그런 그녀를 안심시켜주기 위

해 가볍게 미소를 지어주었다.

—……뭔진 몰라도 왕이 노리는 건 선우인 거 같아요.

—아무래도 그런 거 같다.

현장에 남은 모든 사람이 마력을 끌어올렸다.

왕의 압도적인 강함에 두려움을 느 꼈지만, 지금 왕을 막지 못하면 돌 이킬 수 없는 상황이 올 것을 알기 에 목숨을 걸기로 한 것이다.

우우웅!

그렇게 수십 가지의 마법이 왕을 향해 쏟아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왕은 가볍게 마기의 장막을 구현해 막아내었고, 자신의 앞을 방 해하는 요원들을 하나하나씩 쓰러트 리기 시작했다.

주요 등장인물 역시 마찬가지였다.

계속되는 왕의 마기에 큰 상처를 입거나 왕에게서 뿜어지는 강렬한 마기에 마력이 뒤틀리며 하나둘씩 쓰러졌다.

어느 정도 상황이 정리되자 왕의 시선이 다시 한번 나를 향했다.

“죽여주마.”

그렇게 발에 마기를 담아 내게 다 가오려는 그때.

우우우웅!

녀석의 발밑에서 거대한 술식이 떠 올랐다.

“음‘?”

그리고 바닥에서 수십 가지의 사슬 이 튀어나오더니 왕의 목, 팔, 다리 를 묶기 시작했다.

“서, 성공이다!”

뒤늦게 지원 온 보조계 요원들이 합작해서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왕은 자신의 몸이 움직여지지 않자 미간을 좁혔다.

“이까짓 거……

스으으으!

왕을 중심으로 마기의 폭풍이 휘몰 아치기 시작했다.

압도적인 살기에 모두가 신음을 홀 리며 고통을 호소했다.

그리고 왕을 속박하던 마력의 사슬 이 불안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나는 지상을 내려보며 초조함을 느 꼈다.

상황이 내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다.

원작의 전개와는 크게 달라진 상황…….

이렇게 마기에 노출된 환경에서는 윤하영이 멸마의 힘을 사용하는 것 이 불가능에 가까웠다.

원래라면 녀석의 힘을 억제할 협회 의 지원이 있어야 했는데.

……김진철은 대체 어디서 뭘 하는 거야?

“쳇!”

이렇게 된 이상 방법이 없다. 더

위험한 일이 벌어지기 전에 저 검은 폭풍부터 잠재워야 한다.

나는 손바닥을 펼치고 마력을 집중 했다.

이내 내 손바닥 위로 빛 속성이 담긴 구체가 구현되었다.

그 뒤 ‘왕’에게 큰 상처를 안겨 줄 [멸마]의 마력을 덮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

확실한 피해를 입히기 위해서는 아 껴두었던 패를 전부 꺼내야 한다.

두근!

[사용 효과 ‘대자연의 심장’을 발동 합니다.]

[사용 효과 ‘투쟁심’을 발동합니다.]

[‘우격다짐’이 발동합니다.]

사용 효과를 발동하자 내 몸 안에서 강렬한 마력의 기운이 터져 나왔다.

나는 그 기운을 한곳에 모아 멸마 의 구체 위에 다시 덮어 씌었다.

후우우웅!

내 손바닥 위에서 크게 흔들리는 멸마의 구체.

윤하영이 가진 ‘멸마’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이것 역시 그녀와 같은 멸마의 힘이다.

왕에게 적중시킬 수만 있다면 분명 유리한 상황을 이끌어 낼 수 있을 터.

구체의 구현을 끝낸 나는 왕을 향 해 손바닥올 펼쳤다.

[사용 효과 ‘숭전보’ 효과를 발동합니다.]

[표적 대상은 ‘□□’입니다』

이건 이번 기회에 녀석을 반드시 죽이겠다는 각오.

그렇게 내 시선이 녀석의 가슴을 향하는 그 찰나.

나의 모든 것을 담은 필살의 구체 를 방출했다.

파아아앙——

구체는 대기의 마력을 빨아들이며 왕을 향해 쏘아졌다.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낀 듯 왕의 시선이 자신을 향해 쇄도하는 구체 를 향했다.

녀석은 본능적으로 위기감을 느꼈 는지 다급하게 회오리치는 검은 마 기를 방출했다.

하지만 멸마의 힘은 ‘마인’이 아닌 ‘마’를 멸하는 힘.

왕의 마기라도 멸마의 마법을 막아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멸마의 구체는 그대로 왕의 마기를 가르며 녀석의 가슴을 꿰뚫었다.

그리고.

콰아아아아아아아앙——

강렬한 폭음과 함께 터져 나온 눈 부신 섬광이 모두의 시야를 뒤덮었다.

스으으..

“허억.♦.... 허억......

나는 숨을 헐떡이며 왕이 있던 자 리를 바라보았다.

거대한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오르 고 그 사이에서 검은 마기 같은 것 이 흩날리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뒤 연기 속에 숨어있 던 왕의 모습이 드러났다.

왕의 가슴에는 거대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

무한한 재생력에 이상이 생긴 듯 왕은 검은 피를 뚝뚝 흘리며 자신의 가슴을 내려보았다.

“......커헉!”

왕의 입에서 검은 피가 터져 나왔다. 이내 힘을 잃은 듯 몸을 잠시 휘청였다.

“……이게 멸마의 힘인가?”

왕은 뻥 뚫린 자신의 가슴을 관찰 하듯 내려보았다.

“확실히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이질적인 힘…… 과연 우리 일족의 천적과도 같은 힘이라 불릴 만하 다…… 하지만.”

꺼질듯했던 왕의 검은 마기가 서서 히 살아나기 시작했다.

“……이게 예언에서 말하던 내 죽 음의 원흥이라면,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우우우우옹!

검은 마기가 휘몰아치고 지상이 흔 들리기 시작했다.

녀석의 가슴에 생긴 구멍도 그에 맞춰 서서히 재생되기 시작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소의 왕과 다를 바 없었지만 분명 달라진 점은 있었다.

마기의 기세며, 재생력이며.

전보다 현저히 약해진 것이 눈에 들어왔다.

분명한 효과가 있던 것이다.

“……이 기세를 몰아붙여야 한다.”

나는 다시 멸마의 마력을 구현했다.

그리고 협회의 요원들 또한 이를

눈치챈 듯, 왕을 향해 달려들기 시 작했다.

“흐아아압!”

콰직!

“크으윽! 건방지다!”

“끄아악!”

그럼에도 왕을 처치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었다.

전처럼 압도적인 모습은 없었지만 그래도 상대는 마인의 정점에 오른 자.

왕이 만들어낸 검은 마기에 의해 요원들은 크게 힘을 쓰지 못하며 쓰 러져 나갔다.

주요 등장인물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서준은 마기의 휘둘림에 큰 충격을 받으며 바닥에 쓰러졌고, 신 영준과 최서윤도 녀석의 공격에 쓰 러져갔다.

……그리고 윤하영도 예외는 아니 었다.

“꺄아악!”

왕을 중심으로, 촉수처럼 휘둘러지 는 검은 마기에 윤하영이 바닥을 굴 렀다.

자신의 상황을 침착하게 이용한 왕 이 그 많은 요원을 한순간에 전투 불능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큭!”

나는 일이 꼬여감을 느끼며 녀석의 시선을 끌기 위해 다시금 왕에게 멸 마의 마법을 방출했다.

하지만 두 번의 공격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둣 왕은 앞으로 달려 나가 며 내 공격을 피해냈다.

그리고 순식간에 왕이 내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다시 한번 멸마의 마법을 구현해 녀석을 향해 방출했지만, 이번에도

손쉽게 피해낼 뿐이었다.

“그 마법에는 더 이상 당해주지 않 는다.”

후웅!

이어지는 마기 줄기의 휘둘림.

이를 피하기 위해 나는 다시 한번 바닥을 박차며 뒤로 물러섰다.

수십 개로 갈라진 마기의 줄기가 뱀처럼 움직이며, 공중에 떠오른 나 를 향해 쏘아졌다.

이 상태에서 피하는 건 불가능하

[사용 효과 ‘필중’을 발동합니다.]

동시에 마기의 움직임들이 눈에 보 이기 시작했다.

대자연의 심장 덕에 마나 회복은 문제없으니, 나는 곧바로 쏟아지는 마기의 개수만큼 구체를 구현시켰 다.

“하아압!”

파앙! 파앙! 파앙! 파아아앙!

필중의 효과를 받은 구체들이 수십

에 달하는 마기의 줄기를 하나하나 격추시키기 시작했다.

남은 필중 시간을 이용해 왕의 육 신까지 노려보았지만, 당해주지 않 겠다는 듯 공격을 피해댔다.

쳇.”

필중까지 피해내다니. 멸마의 마법 으로 녀석을 노리는 건 거의 불가능 에 가까워진 건가.

나는 공중에 떠오른 상태에서 에어 워크를 발동했다.

그리고 공중을 박차며 위로 크게 뛰어올랐다.

하늘 위에서 지상을 내려보았다.

쓰러진 수많은 사람. 그리고 내 밑 에서 나를 올려보는 왕…….

내가 해야 할 일은 어떻게서든 왕 에게 조금이라도 더 ‘멸마’를 묻히 는 것이다.

하지만 녀석이 나에게 집중하는 1:1의 상황에서는 거의 불가능에 가 까운일…….

그럼에도 한 가지 방법은 있다.

조금 위험할 순 있겠지만…….

나는 손바닥을 펼치고 마력을 집중 했다. 이내 마법진 하나가 손 위에

서 구현되었다.

그리고 좌표를 설정했다. 쓰러진 요원들에게 닿지 않을 범위. 그러나 왕에게는 확실히 퍼부을 수 있는 위 치.

—또 무슨 수작을

지상에서 검은 마기가 나를 향해 쏘아졌다. 그 타이밍에 맞춰 나는 마법진을 발동했다.

동시에 하늘 위로 수많은 마법진들 이 구현되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 왕의 두 눈이 잠시 찌 푸려 졌다.

—저 마법은

나는 왕의 물음에 대답하듯 말했다.

“멸마의 폭우다. 이것도 피해 보던 가.”

그 말과 동시에 하늘 위의 수많은 마법진에서 멸마의 구체가 떨어지며 지상을 폭격하기 시작했다.

왕은 나를 올려보며 처음으로 당황

에 찬 표정을 지었다.

—이, 이게 무슨

콰가가가가가강一!!

멸마의 마력이 담긴 아름다운 빗줄 기.

하지만 아름다운 장미 안에 가시가 있듯, 이 빗줄기 속에는 왕을 죽일 가시가 숨겨져 있다.

“……끄으윽!”

나는 이를 악물고는 계속해서 마력 을 쏟아내었다.

무한한 마나를 유지 시켜주었던 [대자연의 심장]의 지속 시간이 끝 나고, 멸마의 화력을 강화시켜주던 [투쟁심]의 지속 시간이 끝났지만 내 몸 안에 남은 마력을 끝까지 쥐 어 짜내어 폭우를 유지했다.

『극한의 마나 활용’ 업적을 달성합니다.]

[보상으로 3,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필사의 마법’ 업적을 달성합니다.]

[‘마력 제어술(A)’의 숙련도가 상승 합니다.]

……그리고 어느덧 마력의 한계가 찾아왔다.

더 이상 폭우를 유지할 마력을 잃 은 나는 그대로 힘이 빠진 채 바닥 을 향해 추락했다.

다행히 바닥에 남아 있는 마력을 이용해 안전하게 착지할 수 있었지만 거기까지였다.

“......크윽.”

마력 방전이 일어난 것처럼 몸 안 이 뒤틀린 것 같은 고통이 느껴졌다.

입 안에서 감도는 피를 꿀꺽 삼키 고는 폭우가 폭격했던 지상을 바라 보았다.

스으으...

연기 속에서 왕이 모습이 보였다.

전신 곳곳에 생겨난 구멍.

더 이상 인간의 형태라고는 할 수 없을 만큼 끔찍한 모습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재생력에도 문제가 생긴 듯 왕의 얼굴이 괴로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이를 악물었다.

적어도 행동 불능의 상태로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실패했다.

왕은 나를 바라보다가 검은 피를 다시 토해냈다.

“.크흐흐흐.”

왕이 웃었다.

“……놀랍군. 멸마의 폭우라니. 상 상조차 하지 못 했어.”

왕은 천천히 육신을 재생시켰다. 아까보다 현저히 느려졌지만 녀석의 재생력은 아직 유지되고 있었다.

진정한 ‘예언의 아이’인 윤하영을 제외하면 애초에 왕을 죽이는 것은 불가능했다는 의미다.

“……실패인가.”

뚜벅, 뚜벅…….

왕은 나를 향해 천천히 걸어왔다.

도망치고 싶었지만 더 이상 움직일 힘이 남아 있지 않았다.

그때 검은 마기가 스멀스멀 피어오

르더니 내 육신을 잡아냈다.

“크윽!”

“김선우.”

내게 다가온 왕이 말했다.

내 몸을 조이는 검은 마기의 힘이 점차 강해졌다.

“……아니, 예언의 아이.”

“크아악!”

몸이 터질 것 같은 고통이 이어졌다.

“20년의 악연은 여기까지인 거 같 구나.”

그렇게 눈앞이 흐려지고.

주변의 소리가 점차 사라지기 시작 했다.

바로 그 순간.

두근!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으읏?”

그리고 가슴 깊은 곳에서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힘이 내 안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흐려진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당신의 육신이 극한의 상황에 부 닥쳤습니다.]

[‘폭주화 1단계’가 발동합니다.]

[‘폭주화 2단계’의 조건을 모두 달 성했습니다.]

[‘폭주화 2단계’가 발동합니다.]

[일시적으로 마기를 사용할 수 있 게 됩니다.]

회귀한 엑스트라가 천재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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