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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6화 (405/535)

406화

갑작스럽게 벌어진 폭발에 빌딩이 무너지고 시민들은 비명을 지르며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치지직…… 서둘… 치직…… 대피 해 주…… 치직…… 바랍니다…….]

나는 빠르게 주위를 살피며 터져 나오는 폭발의 기운을 느꼈다.

“......뭐지?”

순수한 마력에 의한 폭발이 아니었다.

마력 사이에 숨어있는 묘하게 익숙 한 기운…….

이것은一.

“조심해!”

나는 최서윤의 팔을 잡아끌며 마력 의 장막을 펼쳤다.

이내 그녀의 옆에 있던 건물 하나 가 폭발하며 거대한 화염을 일으켰 다.

콰아아아앙!

“……서, 선배님!”

내게 안긴 최서윤은 당혹에 찬 얼 굴로 나를 불렀다.

그녀의 시선 끝에는 폭발의 피해로 참혹한 모습이 된 시민이 있었다.

“이, 이게 무슨 일이에요?”

“나도 몰라.”

정말로 모른다.

이건 원작에 등장하지 않은 사건이 었으니까.

하지만 비슷한 사건도 없느냐. 라 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다.

좀 더 나중의 일이다.

훗날 벼랑 끝에 몰린 한세진이 마인과 손을 합쳐 신비를 이용해 벌인 테러가 이것과 홉사했으니까.

그렇다는 건 역시…….

그리고 내 생각이 맞다고 알려주려 는 듯 어디선가 심상치 않은 검은 마기가 소용돌이처럼 휘몰아쳤다.

최서윤은 그것을 보며 멍하니 중얼 거렸다.

“마인?”

지독한 검은 기운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마인의 군세.

이곳뿐만이 아니었다.

사방에서 숨어있던 마인의 마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나와 최서윤은 곧바로 마력을 끌어 올렸다.

원작과는 조금 달라지긴 했지만, 예상대로 이 테러를 일으킨 것은 마인과 한세진의 연합이었다.

이런 날이 올 거라고는 예상했지만 그게 오늘일 줄이야.

하지만 이상한 점이 있었다.

이 정도의 큰일이 벌어질 것이었으 면 하령이 분명 미리 말을 해줬을

텐데.

“선배님!”

그때 눈앞의 마인이 붉은 검을 쥐 며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나는 침착하게 마법 구체를 구현해 녀석을 향해 방출했다.

파앙!

“끄아악!”

마인의 머리가 터지고, 뒤를 이어 또 다른 마인이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내가 나설 필요가 없었다. 내 옆에 선 최서윤이 얼음

의 창을 쏘아내며 녀석을 처치했기 때문이다.

“후우.”

그렇게 짧게 숨을 돌리며 다시 전 투 준비에 돌입하려는 그 순간.

어디선가 강한 살기와 함께 소름 돋는 마기의 기운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리자 거대한 덩치의 사내 가 나를 향해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걸어오고 있었다.

알고 있는 얼굴이었다.

정환.

십마회에 얼마 남지 않은 s등급의 마인.

마주치는 건 이번이 두 번째다.

한 번은 김진우의 신분으로 한세연 과 함께 검귀의 저택에서 마주쳤었다.

당시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나를 ‘마인 사냥꾼’이라며 두려워하는 모 습을 보였었는데, 지금 녀석의 표정 에는 자신감이 느껴졌다.

김선우와 김진우가 동일 인물이라 는 걸 아직 모르는 걸까.

“두 번째 만남이구나.”

하지만 이어지는 녀석의 말을 보아 하니 녀석은 내가 김진우와 동일 인 물이라는 걸 아는 모양이다.

그렇다는 건…… 녀석들은 ‘예언의 아이’라고 믿는 나를 처단하기 위해 이런 일을 벌였을 가능성이 매우 높 다.

하지만 이렇게 급박하게 진행될 줄 은 생각 못 했는데.

그리고 두 번째 만남이라는 정환의 말에 의문을 느낀 듯 최서윤이 내게 시선을 돌렸다.

나는 그런 그녀에게 말했다.

“도망쳐.”

“네?”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 듯 최서윤 이 멍하니 눈을 깜빡였다.

“위험하니까 먼저 도망치라고.”

“선배님은요?”

“나는 때를 보고 도망치든가 할 게.”

안심시킬 생각으로 한 말이었지만 그녀에게는 다르게 들린 모양이다.

그녀는 미간을 좁히더니 말했다.

“무슨 말이에요? 같이 도망쳐야 죠!”

“안 돼. 그럼 너까지 위험해져. 내

가 시간을 벌 테니까 먼저 도망쳐.”

“그, 그럼 각자 다른 방향으로 도 망쳐요.”

나는 고개를 저었다.

마음만 먹는다면 도주야 어렵지 않 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정환이 십마회 내부 에서도 잔인한 성격을 갖고 있는 것 으로 유명하다는 것…….

나를 놓치게 된다면 녀석은 나를 끌어들이기 위해 최서윤을 이용할 것이 분명했다.

아니면 나를 자극하기 위해 먼저 최서윤을 노릴지도 모르는 일이고.

“어차피 녀석이 노리는 건 나야. 그리고 곧 특무팀이 을 거니까 괜찮 아.”

최서윤은 내 말이 이해되지 않는 듯 말했다.

“마인이 왜 선배님을 노리는 건데 요?”

스으으으...

그때 정환의 몸에서 푸른빛의 기운 이 퍼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 기운에 놀란 나는 빠르게 정환 에게 시선을 돌렸다.

“신비?”

정환에게서 뿜어지는 신비의 기운. 나는 저 능력의 정체를 어림짐작할 수 있었다.

시공간 속박술.

한 사람을 시공간의 결계로 속박하 는 한성가가 가진 신비 병기 중 하 나였다.

“……진짜 귀찮게.”

나는 녀석의 행동을 막기 위해 빠 르게 마법 구체를 속사했다.

하지만 녀석은 검은 마기를 이용해 가볍게 내 공격을 막아내었다.

이내 신비의 기운이 한 곳에 웅집

되더니 나를 향해 빠르게 쏘아냈다.

스으으으으!

어떻게 해야 하지?

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제 저 기운은 나를 덮칠 것이다.

속박이야 풀어내면 되지만, 만약 그 틈을 노려 녀석이 최서윤을 노리 게 된다면 큰일이다.

바로 그 순간.

—쩌 저저적!

마치 벼락이 치듯 거대한 무언가가 하늘 전체를 울렸다.

이내 하늘이 찢어지듯 균열이 생겨 났으며, 그와 동시에 나를 향해 쏘 아지던 신비의 기운이 증발했다.

신비의 기운뿐만이 아니었다.

주변의 모든 전자기기와 마공학 시 설들 역시 기능을 잃은 듯 불이 꺼 졌다.

“......응?”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한 듯 정 환의 얼굴은 당혹으로 물들었다.

뭔가 싶어서 하늘을 올려보자 언제

그랬냐는 둣 균열이 사라지며 원래 의 형태로 돌아와 있었다.

“……이게 뭐야?”

갑작스러운 자연 현상에 정환은 넋 이 나간 얼굴이 되었다.

이내 자신의 손에 쥔 보랏빛 돌, ‘시공간 속박술’을 내려보았다.

“이건 또 왜 작동을 안 하는데?”

탁탁 신비를 때리고, 마력을 주입 해보지만 발동되지 않은 모양이다.

나 역시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일 에 황당함을 느끼다가 하늘을 올려 보았다.

방금 터졌던 거대한 울림 현상

나조차도 겪어보지 못한 현상이었다.

이런 설정은 원작에서도 나오지 않 았는데.

뭐지?

[‘대운’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보상으로 10,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큰 행운에 따른 업보가 중첩됩니

다.]

[보상으로 인과율이 2 상승합니

다.]

……대운?

이게 단순한 운이었다고?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혹감을 느꼈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느꼈다.

이건 단순한 운이 아니다.

내 시선은 메시지의 밑에 담긴 ‘업 보’라는 단어에 시선이 고정되었다.

마법사 협회.

김진철이 마인의 왕 토벌을 위해

백두산으로 떠난 지 3시간.

갑작스럽게 터진 마인의 테러에 그

들은 큰 혼란을 느끼고 있었다.

“강서 지역 진압 완료되었다고 합

니다!”

“방금 이상 현상은 뭐야?”

“어? 통신 마비로 강북 요원들과

연락이 되지 않습니다.”

“팀장님! 기계가 작동하지 않는데 요?”

“아무래도 방금 있었던 이상 현상 이 원인인 거 같습니다!”

한곳에서는 테러 진압, 다른 한곳 에서는 기계 오작동.

협회에 남아있는 간부, 미하엘은 이마를 매만지며 당혹감을 느끼고 있었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인 건지.

하늘 위에서 의문을 알 수 없는 이상 현상이 생겨나더니 상황이 더 악화되었다.

“이상 현상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까?”

그때 한 요원이 손을 들었다.

“……저! 분석이 끝나긴 했는데 그 게. 조금 이상합니다.”

“뭐가 이상하다는 거죠?”

“……자연 현상이나 신비의 현상이 라기보다는 마치 생명체의 생리 현 상과 흡사한 패턴을 보였습니다.”

“……생명체요?”

그때 문이 벌컥 열리더니 한 남성이 다급하게 안으로 들어왔다.

“재앙 관리팀입니다! 방금 흑룡의

마력이 감지됐습니다!”

“혹룡이라면 크루아스……?”

“네, 맞습니다!”

흑룡의 감시를 담당하던 김진철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흑룡의 마력이 감지되었다.

어떻게 타이밍이 이리도 절묘할 수 가 있는 걸까?

미하엘은 계속되는 이상 현상에 황 당함을 느끼다가 이내 침착함을 되 찾고 물었다.

“흑룡의 위치는요?”

“중국 동쪽의 대초원입니다!”

“……중국?”

히말라야에서 중국까지 이동했다는 건가?

“지금은 어느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나요?”

“그게…… 하늘에서 울렸던 이상 현상과 동시에 마력의 기운이 감쪽 같이 사라져 추적에 실패했습니다.”

이번에도 다.

이전에도 히말라야에서 크루아스의 마력이 감지되었지만, 소리소문없이 사라졌었다.

“……그럼 방금 있었던 이상 현상

은 흑룡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겠군 요.”

미하엘은 심각한 얼굴이 되었다.

김진철이 협회를 비우자마자 일어 난 마인의 테러와 크루아스의 마력 감지.

“……설마 마인의 함정이었나?”

마인의 습격에 이서준 일행은 시민 들의 안전을 위해 전투를 치르고 있었다.

“여기로 도망치세요!”

이현주는 자신의 소환수를 이용해 시민들을 대피시켰고, 신영준은 창 을 휘두르며 눈앞의 마인을 하나하 나 죽여나갔다.

그리고 윤하영은…….

“서준아! 선우 못 봤어?”

“어, 통신 장치가 마비돼서 연락이 안 돼.”

“......아으.”

갑작스러운 마인의 테러.

그녀는 김선우를 통해 마인의 목적 이 ‘예언의 아이’임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마인이 현재 ‘윤하영’이 아 닌 김선우를 예언의 아이로 의심하 고 있다는 사실 또한 알고 있었다.

그렇다는 건 이 사태는 마인이 김 선우를 노리기 위해 벌인 행동일 가 능성이 매우 높았다.

그리고 어쩌면…… 김선우가 그토 록 경고했던 ‘마인의 왕’이 이곳에 있올지도 몰랐다.

“선우를 찾아야 해!”

윤하영의 외침에 이서준은 눈앞의 마인을 쓰러트리며 시선을 돌렸다.

“김선우? 김선우는 왜?”

“선우가 위험해!”

“……위험하다고?”

다급한 목소리.

단순한 걱정에서 나온 것이 아님을 단번에 눈치챌 수 있었다.

심각성을 느낀 이서준이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윤하영은 입을 꾹 다물다가 생각올 정리한 듯 입을 열었다.

“마인들의 목표가 선우일 가능성이 높아.”

……마인들의 목표가 김선우일 가 능성이 높다고?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유아라와 신 영준, 이현주가 의문을 느끼며 다가 왔다.

“윤하영? 그게 사실이야?”

“응.”

언제나 김선우와 가까이 비밀을 나 누던 윤하영이었기에, 그 말은 사실 일 가능성이 높았다.

더 많은 것을 묻고 싶었지만, 상황 이 여의치 않다.

“여기는 다른 요원들한테 맡기고 김선우부터 찾자!”

십마회의 본거지.

왕은 신비를 통해 무너지는 서울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었다.

테러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정 환이 예언의 아이로 추측되는 김선 우를 공격한다.

그 과정에서 예언의 아이가 김선우 가 아니더라도 상관없었다.

테러가 지속되다 보면 예언의 아이

는 스스로 모습을 드러낼 테니까. 그렇게 예언의 아이를 찾아낸다면

‘왕’의 권능을 이용해…….

그로 인한 손실은 많을 테지만, 이 보다 가능성이 높은 계획은 없었다.

물론 ‘그자’가 이곳으로 스스로 모 습을 드러내 줘야 하겠지만.

왕은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는 검은 마기에 묶인 하령이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하령, 네가 정보를 홀리고 있다는 건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다만 내가 지금까지 널 살려둔 이유 는 바로 ‘전대 왕’의 유언을 알고 있어서지.”

하령은 입을 다물었다.

“이 일이 끝나고 난 뒤, 너는 모든 것을 실토하게 될 것이다.”

쿠우웅一!

바로 그때 어디선가 거대한 마력이 울렸다.

왕조차 소름이 돋을 만큼의 강력한 힘이었다.

그리고 왕은 그 마력의 정체를 한 눈에 깨달았다.

최강의 마법사 김진철.

계획대로 자신을 죽이기 위해 그가 찾아온 것이다.

생각보다 이른 시간이었지만 계획 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기에 그는 흡족함을 느꼈다.

“그럼 손님을 맞이하러 가볼까.”

왕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회귀한 엑스트라가 천재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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