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52화 (351/535)

352화

게이트를 타고 우리는 수학여행 목 적지인 제주도에 도착했다.

한국이지만 마치 외국에 온 것 같 은 이국적인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야자수 열매와 길게 늘어진 관광호 텔, 리조트, 오락 시설, 다국적의 관 광객들…….

박람회 참가를 위해 한번 방문한 적이 있었지만, 여행 목적으로 다시 오게 되니 새롭게 느껴진다.

“그럼 지금부터 제주 가을 축제의 초대장을 나눠드리겠습니다. ”

제주 가을 축제는 3년에 한 번, 3 일간 진행되며 축제 참가인을 위한 전용 호텔과 각종 테마파크, 레저 시설 등이 제공되기에 초대장이 필 요하다.

우리는 교사가 나눠주는 축제 초대 장을 받았다.

초대장은 복잡한 마법 술식이 담긴 황금색 티켓이었다.

“자, 초대장 못 받으신 분 없죠?”

“네에一”

“그럼 바로 축제 현장으로 이동하 겠습니다.”

우리는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약 20분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까, 우리는 화려한 외형의 거대한 문에 도착할 수 있었다.

문 안쪽에는 높은 빌딩들과 각종 놀이 시설, 그리고 거대한 공원이 보였다.

“도착했습니다. 모두 내리세요!”

버스에서 내리자 문 앞에 ‘제주 가 을 축제’라고 적힌 거대한 현수막이 보였다.

그것을 보고 나서야 축제에 왔구 나. 라는 실감이 들었다.

“와. 사람 엄청 많네.”

“자자, 시간 없으니 바로 입장하겠 습니다. 아까 말했다시피 입장할 때 아까 나눠드렸던 초대장을 보여주시 면 됩니다. 알겠죠?”

“네에一”

우리는 각자 초대장을 내밀어 축제 가 열리는 내부로 들어왔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화려한 외형 의 호텔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이를 본 학생들의 감탄이 여기저기

서 터져 나온다.

“와아!”

[제주 그랜드 월드]

수학여행 이틀간 학생들이 묵을 숙 소였다.

겉으로 봐도 알 수 있듯이, 아무나 묵을 수 없는 최고급 호텔이다.

“멋지다잉.”

“그러게.”

그때 내 옆에서 아이 같은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던 윤하영이 내 팔을 톡톡 건드렸다.

“선우야. 저기 봐봐!”

윤하영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고개 를 돌렸다.

호텔 앞에 제주도의 상징물인 거대 한 돌하르방 하나가 우뚝 솟아 올라 있었다.

동시에 외부자의 혜택이 발동되며 돌하르방 안에 담긴 복잡한 술식이 눈에 들어왔다.

“......오.”

돌하르방 안에는 주변의 마나와 공 기를 맑게 하는 술식이 담겨 있었

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컨디션을 올 려주는 신비의 기운도 담겨 있었다.

“저거 돌하르방 맞지?”

“어, 맞아.”

지역의 전통이 담긴 ‘상징물’에는 이처럼 특별한 힘을 지니고 있는 경 우가 많다.

제주의 돌하르방 역시 전통과 상징 을 지니고 있기에 예외는 아니다.

“와아. 처음 봤어. 신기하다.”

그러더니 슈슉, 슉. 윤하영이 이상 한 숨소리를 내었다.

……뭐 하는 거야?

이상한 눈으로 윤하영을 쳐다보고 있는데, 교사 이희영의 목소리가 들 린다.

“자자, 모두 열쇠 받아 가세요. 3 인이서 한방을 사용합니다.”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숙소 열쇠(카 드)를 나누어주었다.

나는 같은 조원인 이서준 신영준과 같은 방을 사용하게 되었다.

여자 쪽은 윤하영, 이현주, 유아라 가 함께 방을 사용한다.

6명이 같은 조였기에 당연한 결과

였다.

“생각해보니 작년 수학여행이랑 멤 버가 똑같네.”

열쇠를 받은 이서준이 추억에 잠긴 얼굴로 중얼거렸다.

“오. 그러게?”

신영준도 생각났다는 듯 고개를 끄 덕였다. 그리고 교사의 목소리가 다 시 들려왔다.

“자, 그럼 각자 숙소에서 짐을 푸 시고 1시간 뒤에 이곳으로 다시 모 여주시면 됩니다.”

숙소에서 짐을 풀고 난 뒤 조별로 1층에 모였다.

150명이 함께 활동하기에는 무리 가 있어 50명씩 3개의 팀을 나누어 활동한다.

우리 조는 ‘1팀’이었는데 담당 교 사는 이희영이었다.

“여러분 조원이 길을 잃지 않게 서 로 잘 챙겨주세요!”

1팀의 첫 목적지는 ‘아쿠아리움’이 었다.

이름만 들으면 바닷속의 아름다운 물고기 떼를 감상할 수 있을 것 같 지만 실상은 조금 다르다.

쿠웅!

바다의 풍경이 훤히 보이는 투명한 유리창 너머에서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고개를 돌리자 착 달라붙은 거대한 문어의 빨판이 보였다.

“우, 우와왓……! 거대 괴물 문어

신영준이 눈을 빛내며 크게 소리쳤 다.

그 외침에 거대 문어가 반웅이라도 한 듯, 빨판 사이의 이빨을 움직이 며 유리창을 긁어냈다.

그 끔찍한 비주얼에 나는 눈을 찌 푸렸다.

회귀 전에도 수학여행으로 아쿠아 리움에 다녀왔었지만, 거대 .문어는 처음 보거든.

“……으, 저게 뭐야?”

유아라와 이현주도 녀석이 징그러 웠는지 기겁한 표정을 지으며 뒷걸 음질했다.

“으아아앙! 엄마아아! 무서워어어 어!”

뒤에서는 동심이 파괴된 한 어린아 이가 엄마 품에 안겨 울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딱한 기분이 든다.

그때 멀리서 이희영의 목소리가 들 려왔다.

“저 거대 문어는 재앙급 해양 몬스 터로 유명한 ‘크라켄’의 후손이라고 합니다.”

그 말에 학생들이 놀란 반응을 보 였다.

“크라켄? 어? 나 그거 들어봤어!”

“이야. 왠지 엄청 크더라니. 재앙급 마수의 후손이구나.”

이희영의 말에 나도 놀랐다.

크라켄의 후손이라고?

나는 멍하니 문어를 바라보았다.

유리창에서 떨어진 거대 문어는 바 닷속을 자유롭게 헤엄치고 있었다.

그때 문어가 내 시선을 느꼈는지 제자리에 가만히 멈춰서더니 눈알을 내 쪽으로 향했다.

순간 당황해서 몸이 굳었다.

……뭐야. 날 보는 건가?

스으으. 문어가 다리 하나를 들어

올리더니 인사하듯 내 쪽을 향해 살 랑살랑 혼들었다.

“......어?”

그리고 그 모습을 발견한 윤하영이 나와 문어를 번갈아 바라보더니 말 했다.

“선우야. 저거 뭔가 너한테 인사하 는 거 같지 않아?”

“……어, 그러게?”

“와아. 신기하다. 혹시 내 인사도 받아주나? 안녕!”

윤하영이 문어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 행동에 문어는 윤하영을 무시하 고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뭐야. 무시당했어.”

윤하영이 울상을 지었다.

그렇게 멍하니 문어가 사라진 유리 창을 바라보는데 이희영의 외침이 다시 들려왔다.

“자, 그럼 다음 장소로 이동하겠습니다!”

아쿠아리움에서의 모든 관람을 마

치고 우리는 점심 식사를 위해 근처 의 고급 레스토랑으로 이동해 해산 물 요리를 먹었다.

왜 해양 몬스터를 보고 난 뒤에 해산물 요리를 먹어야 하는지 의문 이었지만, 학교에서 예약한 식당이 었기에 그렇다는 답변이 들려왔다.

다행히 고급 해산물 요리답게 맛은 아주 뛰어났다.

마나 랍스타와 연어 샐러드.

아쿠아리움에서의 징그럽던 해양 몬스터를 완전히 잊게 만드는 맛이 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1팀은 레스

토랑 앞에 모두 모였다.

이희영은 모두를 둘러보곤 말했다.

“따라와 주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제 남은 시간은 조원끼리 자 유 활동입니다! 내일 오후 5시까지 1충 홀에 모여주시면 됩니다.”

와아! 이희영의 말이 끝나기 무섭 게 학생들 사이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드디어 자유네. 어디부터 갈까?”

이서준이 웃으며 모두에게 말했다.

“놀이공원도 있던데, 거기 갈래?”

신영준의 의견에 이현주가 고개를

저었다.

“놀이공원은 별로…… 아, 신비 전 시회 연다는데 그쪽 가볼까?”

이현주가 의견을 내뱉자 모두가 고 개를 끄덕였다.

“전시회장? 좋지.”

“근데 전시회 내일 하는 거 아닌 가?”

윤하영의 물음에 내가 대신 대답했다.

“내일은 미공개 물품을 공개하는 거고, 오늘도 열리긴 해.”

“아~ 그렇구나.”

“그럼 가자.”

그렇게 우리는 전시회장 방향으로 이동했다.

전시회장은 내일 밤에 있을 파티, 불꽃놀이 외에도 분수 쇼와 특별 신 비 경매 등으로 일정이 꽉 차 있었다.

장소에 도착하자 거대한 건물 하나 가 보였다.

메인 이벤트가 열리는 장소인 만큼 수많은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있었다.

“와아. 아쿠아리움도 사람이 많다 생각했는데, 여긴 더 많네?”

“볼거리가 많으니까.”

나는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주 의 깊게 살펴보았다.

내일 수학여행에서 터질 ‘작은 사 건이 바로 이 주변에서 터질 예정이 기 때문이다.

물론, 이전의 사건처럼 거창하게 테러가 일어난다고 하지는 않는다.

이서준 일행조차 거의 눈치채지 못 할 만큼 순식간에 지나간 사건이었 으니까.

참고로 그 사건을 일으킬 범인

“......음?”

그때 어디선가 시선이 느껴졌다.

느껴지는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리 자 야구모자를 쓴 혹발의 남성과 금 발의 선글라스를 낀 여성이 나를 지 긋이 바라보며 속닥이고 있었다.

처음 보는 얼굴.

그런데 뭔가 분위기가 익숙하다.

‘.…”설마.’

혹시나 하는 생각에 [인물 간파]를 사용했다.

그리고 눈앞에 떠오른 상대의 정보 를 보고는 잠시 굳었다.

쟤네가 왜 여기 있어?

이번 사건과 쟤네는 연관이 없을 텐데.

아니, 굳이 따지자면 얘네가 안 올 이유가 없기는 한데.

“……김선우?”

나도 모르게 표정이 굳었는지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돌리자 이서준이 의문에 찬 얼굴로 나를 보고 있었다.

“무슨 일 있어? 표정이 안 좋은 데.”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신경 쓰지 마.”

내가 애써 웃으며 말하자 이서준이 내가 보고 있던 방향으로 시선을 돌 렸다.

나도 이서준을 따라 방금 두 사람 이 있던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 자리에는 아무도 없었다.

저녁 9시.

모든 구경을 마치고 수학여행의 첫 날 일정을 모두 끝냈다.

우리는 호텔로 돌아와 쉴 준비를 했다.

“너넨 언제 잘 거냐?”

신영준이 가방에서 옷을 주섬주섬 꺼내면 나와 이서준에게 물었다.

“글쎄. 한 11시쯤‘?”

이서준 역시 옷을 꺼내며 말했다. 그러더니 내게 시선을 돌린다.

“선우 너는?”

“나도 뭐, 그쯤에 잘 거 같은데.”

그렇게 말하다가 이서준과 신영준

의 옷을 살폈다.

잠옷을 꺼내나 싶었는데 지금 보니 운동복이다. 순간 황당해서 물었다.

“……너네 설마 여기까지 와서 훈 련하려고?”

“당연히 해야지. 지하에 훈련장 좋 은 곳 있더라고. 유아라도 같이 가 기로 했는데 넌 안 가?”

이서준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

“……어, 난 됐어. 따로 즐길 게 있어서.”

호텔 지하에는 훈련장 외에도 카지 노, 게임장, 스파 등 각종 유흥 시

설이 있다.

그중에 최고는 역시 신체 마나를 안정시켜주는 것으로 유명해진 ‘마 나 온천’.

나한텐 이게 더 중요하거든.

“그래? 뭐, 마음대로 해.”

이서준은 그 말을 끝으로 신영준과 함께 방 밖으로 나갔다.

나도 온천을 즐기기 위해 옷가지를 챙겼다.

“흐음. 가볼까.”

나는 설레는 마음을 가득 안고 문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눌렀다.

띵. 소리가 울리더니 문이 열렸다.

안에는 남성 한 명이 서 있었다. 나처럼 마나 온천에 가려는 것인지 웬 아기자기한 목욕 바구니를 들고 있다.

나는 남성의 얼굴을 보고는 침을 꿀꺽 삼켰다.

이 남자. 아까 전시회장에서 마주 쳤던 그 남성이었다.

순간 가슴이 떨렸지만 아무렇지 않

은 척 연기하며 엘리베이터에 탑승 했다.

예상대로 마나 온천이 있는 지하 3층 버튼은 이미 눌러져 있었다.

그렇게 잠시 어색한 침묵이 감돌고 엘리베이터가 내려가기 시작했다.

“안녕?”

그때 남성이 말했다.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사람은 나와 남성 둘뿐이니 내게 하는 말이었다.

무슨 의도로 내게 인사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작게 고개를 끄덕 였다.

“아, 예....♦.

그러자 남성이 말했다.

“너 나 누군지 알고 있지?”

그 질문에 살짝 당황했다.

……얘 갑자기 왜 저래?

“아뇨. 누구신데요?”

“……이게 다 알면서 시치미 떼 네.”

남성이 말했다.

의심하는 것 같아 작게 심호홉을 하고는 [과몰입]을 발동했다.

“진짜 모르는데 누구세요?”

진짜 몰라?”

과몰입의 효과 덕에 내 진심을 느 꼈는지 남성이 살짝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네. 누구신데 아는 척하세요?”

남성은 내 눈을 빤히 보더니 씨익 웃으며 말했다.

“나, 은성이 형이야.”

회귀한 엑스트라가 천재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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