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50화 (349/535)

350화

1차 중간시험 일정이 끝나고 마법사관학교는 평소보다 더욱 활기찬 분위기가 되었다.

이런 분위기가 되는 데에는 심연 탐험 시험의 영향이 있었다.

몇몇 학생들의 트라우마를 자극하 긴 했지만, 치료 목적으로 만들어진 만큼 대부분의 학생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냈기 때문이다.

그리고.

「폐지되었다가 부활한 ‘심연 탐 험’ 시험. 최하위 학생은 ‘김선우’」

「마법사관학교 상위권 학생 대다 수가 최하위 성적을 기록해…… 형 평성 논란」

「성무제 우승 유망주, ‘김선우’. 1 차 중간시험에서 꼴찌?」

이번 시험의 결과가 언론에 퍼져나 가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최상위권의 성적을 기록하던 유망 주가 특정 시험에서 꼴찌를 했다는

건 큰 화제를 일으킬 수 있는 기삿 감이었으니까.

하지만 한 기사가 올라오며 반전의 분위기가 일었다.

'김선우 꼴찌 논란, 알고 보니 전 통적으로 심연 탐험 시험의 꼴찌는 최상위권 학생으로 알려져……J

바로 ‘진천우’와 같이 세계에 이름 을 알렸던 마법사들이 심연 탐험 시 험에서 꼴찌를 기록했다는 것이 밝 혀진 것이다.

그리고 대중의 관심이 다른 의미로

나를 향하기 시작했다.

[댓글]

[kroniil2** : 난 이거 알고 있었 음. 그래서 이서준이 꼴찌 할 거라 고 생각했는데 긔긔 [공감 : 1411 비공감 : 232]]

i~[jungll** : 나도 이서준이 꼴 찌 할 줄. 김선우가 꼴찌인 건 조금 의외네. [공감 : 242 비공감 : 112]]

[kim442** : 내가 말했잖아거거 김선우가 이서준보다 훨씬 낫다니

까? 거거 3년 뒤에 봐라. 김선우의 시대가 온다 [공감 : 512 비공감 : 723]]

i-[gak9982** : 거 거거 너가 누군 데요? 확실히 김선우 팬 중에 악질 이 많네. 너 같은 애들 때문에 김선 우 안티가 늘어나는 거임 [공감 : 288 비공감 : 12]]

L-[konpe** : 웅 김선우 종합 3 위거긔 유아라부터 이기고 오셈 [공감 : 521 비공감 : 126]]

L[mari** : 애들이 너무 모르네 거 거 그냥 누가 봐도 김선우가 이서준보다 훨 나음; 얼굴 빼고 [공감 : 275 비공감 : 286]]

[yang654** : 시험이 좀 기형적이 긴 하네 꼴찌 해야 고평가받는 시험 이라니 거 거긔 [공감 : 812 비공감 : 24]]

i_[hana86** : 10인정 긔긔 꼴찌 부심 개웃김거거 [공감 : 22 비공감 : 0]]

그리고 그 결과, 각종 커뮤니티에서 이서준 팬과 내 팬 간에 싸움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댓글들을 읽어 보니 어디서 이상한 짓을 하고 다녔는지 내 팬들을 향한

비난이 꽤나 거세다.

안타깝구만.

[‘악질 팬덤 수장’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보상으로 5,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그렇게 스마트 학생 수첩으로 기사 를 읽고 있는데 앞에서 괴음이 들려 왔다.

—크어 어 엉!

고개를 들어 올리자 소환 인형, 가 고일과 전투를 치르는 학생들의 모 습이 보였다.

1:1 괴수 토벌 수업.

이름 그대로 소환된 인형 괴수와 1:1로 겨루어 실전 감각을 높여주는 수업이었다.

“흐아아압!”

이 중에는 3학년 최상위, ‘이서준’ 과 ‘유아라’도 있었다.

결과는 보나 마나 뗀하다.

이서준이 1등하고, 그다음으론 유

아라가 2등이겠지.

하지만 바로 그때.

푸욱!

“이서준!”

교사의 외침이 들려왔다.

실전 훈련을 관람하던 학생들 사이

에서 작은 탄성이 터져 나왔다.

“……어어? 뭐야?”

나 역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

에 놀란 눈으로 바라봤다.

이게 무슨 상황인 거지?

“크윽……

이서준이 자신의 손목을 움켜쥐고 있었다.

검은 바닥에 떨어져 있었고, 그로 인해 발동한 안전 시스템으로 인해 괴수의 소환이 해제되었다.

“ 괜찮나?”

교사가 서둘러 훈련장 안으로 난입 했다. 이서준은 입술을 잠시 깨물고 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괜찮습니다.”

교사는 이서준의 손목을 확인하더 니 말했다.

“다행히 깊은 상처는 아니군. 혹시 모르니 바로 의무실로 가봐라.”

“……네.”

이서준은 작게 고개를 끄덕이곤 터 벅터벅 걸어가 훈련장 밖으로 나갔 다.

나는 멍하니 이서준이 나간 문을 바라보았다.

쟤가 웬일이래?

“와. 이서준이 훈련 중에 다치는 건 처음 보는 것 같은데.”

“그러게. 근데 요즘 이서준 자주 멍때리는 거 같지 않냐?”

옆에서 속닥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서준이 최근 멍을 때린다라.

생각해보니 그런 거 같기도 하고.

“혹시 슬럼프 아니야?”

“슬럼프?”

“그, 있잖아. 어제 강화계 주특기 훈련할 때도 검기가 불안정했잖아.”

그 말에 끼어들며 물었다.

“검기가 불안정했다고?”

내 물음에 옆의 학생이 어깨를 움 츠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어…… 그래서 장안철 선생님도 한마디 하셨거든. 컨디션 안 좋냐면 서.”

“그래?”

장안철이 그렇게 말했을 정도면 확 실히 무슨 문제가 생긴 건 맞다.

불안정한 검기라…….

생각해보니 원작에서도 이런 일이 한 번 있었지.

이서준의 슬럼프.

졸업하고도 시간이 꽤 지나서 벌어 진 일이었지만.

콰아아아앙一!

바로 그때, 눈앞에서 거대한 굉음 이 울렸다.

고개를 돌리자, 화염에 불타오르는 가고일의 모습이 보였다.

유아라는 그 앞에 당당한 몸짓으로 서 있었다.

와아一

학생들 사이에서 짧은 감탄이 터져 나왔다.

“유아라 쟤는 요즘 실력이 더 늘었 네.”

“심연 탐험 시험 이후로 뭔가 눈빛 이 바뀌었더라고. 깨달음이라도 얻 었나?”

옆의 학생 말대로 ‘심연 탐험 시 험’ 이후 유아라의 실력은 더 늘었다.

계속되는 실패로 주눅 들지 않을까 싶었는데 최근에는 눈빛부터가 다르 다.

“ 흐음......

나는 다시 이서준이 나간 문을 멍 하니 바라보았다.

늦은 밤, 마법사관학교의 다목적 훈련장.

중간시험이 끝나 한산해진 마법 훈 련장에서 이서준이 허공에 검을 휘 두르며 개인 훈련을 하고 있었다.

솨아아!

뿜어지는 빛의 검기.

부드럽게 휘두른 검과 함께 빛의 마력이 아름답게 흩어지며 인형이 잘려나간다.

이어서 몸을 한 바퀴 회전하고는

물 흐르듯 다음 검식을 연계했다. 바로 그때.

그의 머릿속에 음성이 들려왔다.

—이 아이는 앞으로 일어날 모든

변화를 위한 시작이야.

—하지만 언젠간 이 아이도 죽게 되겠지.

우웅응…….

이서준의 검기가 불안정하게 떨리

기 시작했다.

이를 악물고 다시 검기 구현에 집 중했지만, 얼마 안 가 검기가 사라 졌다.

이서준은 표정을 굳히며 멈춰 섰 다.

“소문이 사실이네.”

그때 자신을 향한 누군가의 목소리 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리자 훈련장의 문 앞에서 김선우가 벽에 등을 기댄 채 서 있었다.

“요즘 네가 검기 구현도 제대로 못 한다는 소문이 있었거든.”

이서준은 물끄러미 김선우를 바라 보다가 물었다.

“언제부터 있었어?”

“어…… 한 2분 전쯤?”

2분 전.

짧은 시간이 아니었음에도 인기척 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이서준은 속으로 자신의 부족감을 다시 한번 느꼈다.

“뭐가 원인이야?”

김선우가 물었다.

“원인이라니?”

“기량 하락의 원인 말이야. 이유 없이 그러진 않을 거 아니야. 보아 하니 심리적인 문제인 거 같은데. 맞아?”

심리적인 문제.

아마 맞을 것이다. 정확한 원인을 말하자면…….

“부담감 때문일 거야.”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수많은 장애 물을 헤쳐나가기 위해, 지금보다 더 강해져야 한다는 부담감.

“부담감이 라……

김선우가 턱을 매만지며 깊은 생각

에 잠겼다.

이서준은 그런 김선우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어째 당사자인 본인보다 더 진지하 게 고민하는 것 같다.

그때 김선우가 이서준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심연 탐험의 무의식에서 무언가를 봤나 보네.”

그 물음에 이서준은 잠시 놀람을 느꼈다.

이서준은 희미한 미소를 짓다가 말 했다.

“맞아. 과거의 진천우를 만났거든.”

“진천우를?”

김선우가 의문에 찬 표정을 짓자 이서준이 피식 웃었다.

“넌 진천우 이야기만 나오면 진지 해지더라.”

“……홈홈. 그랬나?”

김선우가 뻘쭘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그래서, 진천우랑 무슨 일이 있었 는데?”

“음. 알려줄 수는 있는데 부탁 하 나만 해도 되나?”

“부탁? 부탁 정도야 들어줄 수 있 지.”

김선우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그 말에 이서준이 작게 웃었다.

“무슨 부탁인지 알고?”

“네 성격상 무리한 부탁을 할 거 같지도 않고 하니까. 그래서, 진천우 가 뭐라 했는데?”

김선우의 물음에 이서준이 별거 아 니라는듯 말했다.

“미래의 내가 죽을 거라고 했어. 진천우는 김창현을 통해 그걸 대비 하려는 것 같았고.”

“……그런가.”

김선우는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내게 하고 싶은 부탁이 뭐야?”

“대단한 건 아니야. 나랑 한번 붙 어줬으면 해서.”

“스파링하자는 거야? 뭐, 그 정도 1— ”

"C

“아니, 스파링 말고 제대로, 서로 전력을 다해서.”

그 말이 조금 의외였는지 김선우의 표정에 놀라움이 깃들었다.

그리고 무언가 생각에 잠긴 눈으로 이서준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지금 검기 하나 제대로 구현 못 하는데, 어떻게 제대로 붙어. 그리고 너 지금 훈련하느라 지쳤잖아.”

이서준은 검에 마력을 주입했다.

동시에 빛의 검기가 뿜어져 나왔다.

하지만 이내 검기가 불안정하게 떨 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붙자는 거야. 새로운 동기 부여가 필요할 거 같거든.”

그 말의 진심을 느꼈는지 김선우가

복잡한 눈으로 그를 쳐다보더니 깊 게 한숨을 내쉬었다.

“……너 지금 상태로 나랑 붙으면 순식간에 끝날걸?”

명백한 도발이었다.

어쩌면 자신의 전력을 끌어내기 위 한 배려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말 에 이서준은 오랜만에 투지가 끓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건 해봐야 알겠지.”

“작년 대장전 시험과는 많이 다를 거야. 크게 다칠 수도 있어.”

작년 대장전 시험.

김선우와 처음 1대1로 겨루었던 날이다.

전체적으로 자신이 리드했지만 그 날 김선우가 봐주었다는 생각에 잠 시 분노를 느끼기도 했었다.

“그것도 해봐야 알겠지. 그리고 승 패는 중요하지 않아.”

김선우가 작게 웃었다.

순수하게 즐거움에 찬 웃음이었다.

이서준은 그런 김선우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황당함을 느꼈다.

자신을 상대로 이렇게 여유를 부리

다니.

이러고 있으니 마치 자신의 가족이 자 스숭인 김진철 회장을 앞에 둔 기분이었다.

“좋아. 그러 덤벼. 대신 여기는 좁 아서 내가 불리하니까 야외로.”

“그래.”

둘은 훈련장 밖으로 나와 인기척이 없는 산에 올랐다.

적당히 넓은 평지에 도착하자 김선 우는 밤하늘을 올려보았다.

무언가 생각에 잠긴 눈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

“그럼 바로 시작할까?”

김선우의 말에 이서준은 곧바로 자 세를 잡았다.

김선우 역시 자세를 낮추었다.

왠지 모를 압박감에 긴장하던 그 때. 김선우가 마력을 끌어올리며 무 속성 구체를 속사했다.

파앙一!

짧은 시간 구현한 마법임에도 강력 한 마력이 느껴졌다. 하지만 이서준 은 피하기보다는 정면 돌파를 선택

했다.

김선우와 거리를 좁히지 못한다면 이기지 못하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 다.

그렇게 빛의 검기를 사용해 김선우 의 마법 구체를 반으로 잘라내었다.

콰아앙!

그와 동시에 이서준의 몸이 번쩍이 며 사라졌다. 잠시 뒤 이서준은 김 선우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김선우는 이에 당황하지 않

고 침착한 눈으로 이서준이 휘두르 는 검을 피해냈다.

후웅一!

이서준 역시 당황하지 않고 다음 동작으로 연계했다.

후웅! 후웅! 후웅!

이서준의 손에서 휘몰아치는 검격.

그 공격에 김선우의 몸에 자잘한 상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김선우는 잠시 표정을 굳히더니 부 담을 느낀 듯 크게 점프해 벗어나려 고 했다.

그리고, 그 움직임을 이서준은 읽

었다. 오랜 시간 김선우의 전투를 관찰하며 알게 된 그의 습관이었다.

‘지금이다!’

이서준은 자신의 모든 마력을 사웅 하여 공중에 떠오른 김선우에게 접 근했다.

지금이라면 아무리 김선우라 해 도…….

바로 그때.

김선우의 신형이 눈앞에서 사라졌다.

이전에도 한 번 본 적이 있었던 기술, ‘순간 가속’이었다.

“..r

동시에 이서준의 등 뒤로 강한 충 격이 터져 나왔다.

“크윽!”

신체의 균형을 잃은 이서준은 빠르 게 몸을 일으켰다.

그렇게 뒤를 돌아 반격을 하려던 순간, 그의 눈앞에 마법 구체 하나 가 보였다.

이서준의 몸이 순간 돌처럼 굳었다.

“말했지. 지금 상태에서 붙으면 순 식간에 끝날 거라고.”

“……미친. 내가 뭘 본 거지?”

야간 산책을 하던 한 학생이 경악 하고 있었다.

자신의 눈앞에서 마법사관학교 최 고 유망주라 불리는 이서준과 김선 우의 대련을 하는 진귀한 장면이 연 출되고 있었다.

“와…… 이게 뭐야?”

처음에는 단순히 친구 사이끼리 대 화를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무언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 아 자세히 바라보니 이서준이 검을 쥐고 있었다.

누가 봐도 전투를 치르기 직전의 모습이었다.

스파링이라도 하나 싶어 곧바로 스 마트 학생 수첩으로 영상 촬영을 했다.

이서준과 김선우의 대결이라면 엄 청난 눈요기가 될 테니까.

그리고 예상했던 대로 둘의 스파링 이 시작되었다.

시간이 지나, 둘의 대련을 지켜보 던 학생의 두 눈에 경악이 일었다.

저 대련은 단순한 스파링이 아니었다.

부상을 각오하며 치르는 ‘실전 대 련’이었다.

그리고 영상에는 그 둘의 전투가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담겼다.

몰아치는 이서준. 하지만 가볍게 받아치며 순식간에 승기를 잡는 김 선우.

“……김선우가 이서준보다 한 수 위라고?”

회귀한 엑스트라가 천재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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