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22화 (321/535)

322화

개학 3일 전.

마법사관학교 교복을 먹는 무형의 를 바라보며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아포리아……

원작과 흐름과 크게 달라지지 않는 다면 자운의 다음 목표는 아포리아 일 것이다.

아포리 아 (Aporia).

6급 이상의 마법 범죄자를 수감하

는 특수 교도소로, 자운의 멤버인 ‘테리사’가 수감되어있는 장소이다.

또 수많은 신비가 묻혀 있으며 과 거, 진천우의 죽음과 함께 빼앗겼던 자운의 수많은 보물도 그곳에 묻혀 있었다.

그런 이유로 아포리아는 전 세계에서 마법사 협회 본부 다음으로 보안 이 단단한 장소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자운이 노리는 것은 옛 동 료를 구하는 것도 과거의 보물을 되 찾는 것도 아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따로 있었다.

전 세계에 공개되지 않은, 협회의

간부들만이 극비로 알고 있는 아포 리아 지하에 숨겨진 ‘무언가’.

이 ‘무언가’는 자운에게 있어 최종 목표와 직결될 만큼 중요한 것이었 고, 또 협회의 입장에서도 절대 빼 앗겨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한 달 정도 남았으려나.”

개학이 가까워지면서 약 2주간 학 교 적응을 위해 실습 활동을 쉰다.

그런 이유로 지금 협회에서 어떤 이야기가 돌고 있는지는 나로서도 알 수 없다.

하지만 협회의 분위기쯤이야 눈으 로 보지 않아도 대충 알 수 있었다.

지금쯤 술식 열쇠의 정체를 파악하 고 아포리아의 보안을 강화하고 있 겠지.

그러나 사건이 바로 터지진 않을 것이다.

자운이 테러를 시작하는 건 약 한 달 뒤.

열쇠를 포함한 모든 준비가 끝났을 때다.

“괜히 긴장되네.”

그렇게 앞으로 벌어질 사건을 떠올 리며 내 나름의 계획을 구상하던 그 때.

[‘무형의’가 포식했습니다.]

[착용자의 모든 능력치가 0.1 상승 합니다.]

무형의가 포식을 마쳤다는 메시지 가 떠올랐다.

나는 고개를 들고 무형의에게 시선 을 돌렸다.

무형의는 마치 죽은 것처럼 바닥에 드러누워(?)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서 그레텔이 신기해 하는 얼굴로 무형의를 내려보고 있

었다.

“응애.”

콕콕 무형의에게 손을 가져다 대려 는 그레텔.

그러자 무형의가 번쩍 일어나더니 그레텔의 손을 찰싹 쳐냈다.

“웅애!”

아프다며 소리치는 그레텔.

그 모습을 보자 작은 웃음이 나왔다.

“자, 이리 와.”

무형의에게 손을 뻗었다.

그러자 무형의는 마법의 양탄자처 럼 곧장 내게 날아와 내 팔을 휘감 고는 옷의 형태가 되었다.

이제는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아직 도 옷으로 변하는 걸 보면 참 신기 하다.

“그레텔, 이제 기숙사로 돌아가자.”

“응애.”

그레텔을 가방 안에 넣어두고는 짐 을 챙기고 아파트 밖으로 나왔다.

그 뒤 나는 게이트를 타고 마법사 관학교로 이동했다.

학교에 도착하자 나와 같이 짐을

옮기기 위해 방문한 학생들의 모습 이 보였다.

내가 지나갈 때마다 학생들은 나를 알아보고는 밝게 웃으며 고개를 숙 였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와! 김선우 선배님! 안녕하세요!”

마치 내게 눈도장이라도 찍겠다는 듯 저돌적인 모습이다.

작년 학기 초 은근 무시당하던 경 험이 있어서 그런지 이런 상황은 아 직도 적웅되지 않는다.

바로 그때.

“선우야!”

어디선가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윤하영이 커다란 케이스 가방을 질질 끌며 다가오고 있었다.

한 2주 만에 보는 것 같은데 자주 연락해서 그런지 오랜만에 봤다는 느낌보다는 반갑다는 느낌이 강했다.

“와아. 우연이네

“그러게. 짐 풀러 온 거야?”

“웅. 그렇지. 선우 너도?”

“어어.”

그렇게 나와 윤하영은 기숙사 방향 으로 함께 걸어갔다.

못 본 사이에 할 말이 많이 쌓였 는지 그녀의 말은 끊길 틈을 보이지 않는다.

“아 참. 선우야.”

윤하영이 호기심에 찬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궁금한 게 있는데, 만월의 밤 사 건은 어떻게 된 거야?”

“만월의 밤‘?”

“이번에 또 S등급 마인이 처치됐다

고 하잖아. 그거 네가 한 게 아닌가 싶어서.”

내 능력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그녀답게 바로 눈치챘다.

그녀 앞에서는 굳이 숨길 필요가 없기에 솔직하게 대답했다.

“맞아. 내가 한 거.”

“역시. 선우 네가 한 게 맞구나.”

윤하영이 스스로의 추리력(?)에 기 특하다는 둣 흡족해하는 표정을 지 었다.

그러다가 의문이 생긴 듯 획 나를 돌아본다.

“잠깐, 그럼 김창현 선배님은 뭐 야? 언론에서는 그 선배님이 범인이 라고 하던데.”

“나도 잘 몰라. 그 사람을 거기서 마주친 건 사실이거든. 결계도 그 사람이 해제한 것도 사실이고.”

“흐음…… 그래?”

윤하영은 무언가 생각에 잠긴 얼굴 로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덧 우리는 기숙사 앞에 도착했다. 기숙사는 남녀가 나뉘어 있기에 여기서 헤어져야 한다.

“조만간 멸마의 힘 훈련이나 같이 하자. 내가 몇 가지 도움을 줄 수

있을 거 같거든.”

“도움?”

윤하영이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그런 게 있어. 나중에 알려줄게. 이만 가봐.”

윤하영은 내 말에 의문을 표하더니 이내 밝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으음. 그래, 알았어. 선우 너도 잘 들어가!”

윤하영이 반갑게 손을 흔들더니 여 자 기숙사 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윤하영과 헤어진 나는 엘리 베이터를 타고 내 방 앞까지 왔다.

그리고 내 방의 문에 다가간 순간.

문 앞에 놓여진 작은 박스를 발견 했다.

“......뭐지?”

들어서 확인해보니 [한성 제약]이 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한성 제약……

아. 이거 선물이구나.

한세연이 도와준 보답을 하고 싶다 며 ‘김선우’의 번호에 연락을 했었 는데 괜찮다고 거절하니 결국 택배 로 보낸 모양이다.

“……흐음. 뭐려나.”

나는 상자를 들고 방 안으로 들어 섰다.

기숙사 안으로 들어서자 그레텔은 이때다 가방 속에서 튀어나왔다.

“응애!”

가방 안에서 답답함을 느꼈던 건지 거실에서 방방 뛴다.

나는 그런 그레텔을 바라보다가 소 파에 걸어가 앉았다. 그리고 조심스 레 상자를 열었다.

동시에 외부자의 혜택이 발동되었다.

[정제된 마나 알약(B)]

설명 : 복용 시, 마나가 일부 회복 됩니다. 또한 30분간 마나를 예민하 게 느낄 수 있게 됩니다.

*1 일 1회 제한

[폭풍의 심장(A)]

설명 : 복용 시, 30일간 바람 속성 제어술의 성장 속도가 2배 향상되 고, 바람 속성 제어술의 숙련도가

5% 상승합니다.

“……오. 대박.”

두 개의 영약.

하나는 작은 병 안에 50개의 알약 이 들어 있었고, 다른 하나는 스산 한 바람이 느껴지는 살덩이가 있었다.

효과는 보다시피 나쁘지 않다.

거기다 바람 속성은 은근 사용할 일이 별로 없어 숙련도를 못 쌓고 있었는데.

“잘됐네.”

이 정도면 아주 마음에 드는 선물 이다.

반강제적이었던 휴가를 마친 한세 연은 업무에 복귀했다.

며칠 비웠을 뿐인데 확인해야 할 서류가 산처럼 쌓였다.

밤새워서 확인해도 모자를 만큼의 업무량이 었다.

하지만 그녀는 도통 일에 집중할

수 없었다.

다름 아니라 만월의 밤에서 생겨난 새로운 의문 때문이었다.

“……신분을 어떻게 만든 거지?”

한세연은 김선우와 김진우가 동일 인물이라는 것에 거의 확신을 얻은 상태였다.

같은 날, 같은 시각에 태어난 쌍둥 이라도 체형과 체취. 그리고 아주 작은 사소한 습관들이 같을 순 없는 거니까.

하지만 의문인 것은 신분을 어떻게 나누었냐는 거다.

그녀가 조사했던 바로는 김선우와

김진우의 신분은 협회에 각자 등록 되어 있었다.

이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강한 권 력을 가졌었다고 알려진 그녀의 아 버지, 한대현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뭘까.”

그러다 문득, 한세연은 잠들었던 사이에 들렸던 목소리들이 떠올랐다.

—너는 그냥 네 역할만 잘 수행하 면 돼. 세계에 숨은 나쁜 녀석들 많 잖아.

-……그렇게 하나씩 악당들을 처

치해가면서 강해지고 소중한 사람을 지키면 되는 거야.

그 목소리들은 단순한 꿈이 아니었다.

만월의 밤 당시, 잠든 사이 어렴풋 이 들었던 김선우와 김창현의 대화 가 분명했다.

“……역할이라.”

톡톡.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두들기며 대 화에 들렸던 키워드들을 떠올린다.

역할…… 악당…… 소중한 사

람…….

김선우는 악당을 처치해야 하는 역 할을 부여받았다는 건가?

……역할이라니.

무슨 만화 속 캐릭터도 아니고 그 런 게 어딨어.

어찌 됐든 악당을 처치 한다는 말 을 들어보면 나쁜 의도는 없어 보였다. 무엇보다 오래전부터 그가 나를 지켜준 것도 사실이었으니까.

“으음.”

너무 생각만 했더니 머리가 지끈 아파왔다.

이렇게 혼자 고민하는 것으로는 어 떠한 결론도 얻을 수 없다.

……그렇다면 직접 알아내는 수밖 에.

한세연은 스마트 폰을 들고는 번호 를 입력했다.

한성 그룹 소속 정보 길드 수장의 번호였다. 그러곤 메시지를 입력했다.

[만월의 밤 사건의 용의자, 김창현 에 대해 조사해주세요.]

9월.

바빴던 여름 방학이 끝나고 3학년 의 2학기가 시작되었다.

3학년의 방학은 실습을 다니기에 다들 편히 쉰 건 아닌 듯 아쉬움이 가득해 보였다.

“으~ 이번이 마지막 학기구나.”

“그러게. 뭔가 아쉬운데.”

하지만 들려오는 대화를 들어보니 마법사관학교의 마지막 학기라는 것 에 아쉬움을 느끼는 듯했다.

그들의 말을 듣자 나도 새삼 말로 설명하기 힘든 묘한 감정이 느껴졌다.

회귀 전에는 졸업식만 기다렸는데 이제 와서 아쉬움을 느낀다니.

나도 학교에 정이 들어버린 거겠 지.

—이것으로 2학기 개학식을 마치겠 습니다.

강당에서 개학식의 끝을 알리는 마 이크 소리와 함께 학생들은 자리에

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나는 내 어깨에 이마를 박은 채 잠든 윤하영을 흔들었다.

“으아, 앗?”

윤하영이 커다란 동작을 보이며 정 신을 차렸다. 그러고선 나를 보더니 중얼거렸다.

“……나 방금 마인이랑 싸우다가 옥상에서 떨어졌는데?”

“잠 덜 깼네.”

“......아.”

그제야 윤하영은 상황 파악이 된 둣 민망한 웃음을 흘리며 머리를 정

리했다.

“선배님!”

그때 멀리서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리자 학생 대표로 올라갔 던 최서윤이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최서윤은 윤하영을 보고는 꾸벅 고 개를 숙였다. 윤하영도 그녀를 따라 손을 흔들어주었다.

“서윤아. 연설 잘 들었어. 멋지더 라!”

……잘 듣기는. 내내 잔 거 다 봤 는데.

“에이, 위에서 대본만 읽는 건데요. 뭐.”

그렇게 말하고는 최서윤이 으음-기지개를 켰다.

그러곤 단상 위의 [2학기 개학식] 이라 적힌 현수막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나저나 이번이 마지막이네요.”

최서윤이 조용히 중얼거렸다. 덤덤 한 척 굴지만 아쉬운 감정이 가득한 목소리였다.

“뭐가 마지막이야. 넌 아직 1년 남 았잖아.”

“아뇨. 학교에서 선배님들 볼 수 있는 날이요.”

그렇게 중얼거리던 최서윤이 내 쪽 으로 시선을 돌리며 입술을 삐죽 내 밀었다.

“으, 진짜 아쉽다. 나도 1년만 더 일찍 태어났으면 좋았을 텐데.”

예전에도 한 번 들었던 말이었다.

바로 작년 학교 축제였던 ‘태휘제’ 때 폭죽 앞에서 그녀가 내게 했던 말이었다.

그 당시를 떠올리자 괜히 낯 간지 럼이 느껴졌다.

그러다 문득 올해 2학기에 있을 3 학년들만 진행하는 ‘태휘제’의 몇몇 에피소드들이 생각났다.

……다른 건 몰라도 ‘그 이벤트’는 무슨 일이 있어도 피해야지.

“동기들 앞에선 그런 말 하지 마 라. 걔네 섭섭해한다.”

“당연히 걔네들 앞에선 그런 말 안 하죠.”

최서윤이 소악마같은 미소를 지으 며 작게 속삭였다.

“그나저나 졸업 후에도 자주 볼 수 있을까요?”

“글쎄다.”

“아, 글쎄가 뭐예요.”

최서윤이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1년만 기다려요. 저도 후딱 특무 팀에 합격해 버릴 테니까.”

주먹을 불끈 쥔 최서윤의 두 눈에 불꽃이 이글거렸다.

그때 단상 위에서 뒷정리를 마친 이서준이 이쪽으로 다가왔다.

뒤에는 이현주와 신영준도 함께 있었다.

“여기 다 모였네? 무슨 얘기하고

있었어?"

“마지막 학기인데 졸업 후에도 자 주 보자는 얘기하고 있었어.”

윤하영이 끼어들며 말했다. 그러자 신영준이 쯧. 하며 이죽거렸다.

“졸업까지 아직 5개월인가 6개월 이나 남았어. 벌써 그런 걸 신경 써‘?”

“6개월이나가 아니라 밖에지. 이번 이 마지막 학기인데.”

윤하영이 대꾸했다.

“……음, 그렇긴 하네. 근데 뭐, 졸 업 후에도 자주 볼 거 아니야? 여 기 전부 특무팀 지망이잖아.”

신영준의 말대로 여기 있는 모두가 특무팀을 지망하고 있다.

실제로 원작에서도 여기 모두가 특 무팀에서 활동하기에 사실 졸업 후 매일 얼굴을 보게 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마 모든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여기 애들과는 질리게 만나게 되겠 지.

“그럼 결국 다 매일 만나겠네. 졸 업이 무슨 상관이야.”

“……어, 난 솔직히 합격은 자신 없는데.”

상대적으로 성적이 낮은 윤하영이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그런 그녀에게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아냐. 충분히 합격할 수 있어.”

“......그래?”

“응. 특무팀에서 네 재능을 알아볼 거니까.”

빈말이 아니었다. 졸업이 가까워지 면 특무팀도 자연스레 그녀가 가진 ‘멸마’의 재능을 알게 될 것이고 특 채로 합격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사실을 모르는 신영준이 눈을 가늘게 떴다.

“……뭐냐. 김선우 왜 이리 훈훈한 척?”

신영준이 징그럽다는 듯 자신의 어 깨를 감싸 안았다.

“뭐래......

그리고.

“뭐, 어쨌든 그럼 여기 모두 특무 팀에서 볼 수 있다는 거잖아. 김선 우만 안 죽으면?”

이어지는 신영준의 장난 섞인 말에 순간 분위기가 얼음처럼 차가워졌다.

심상치 않음을 감지한 신영준은 당

황하며 손을 저었다.

“아니, 장난이야 왜 그래.”

회귀한 엑스트라가 천재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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