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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8화 (317/535)

318화

나는 고개를 들어 갑작스레 둥장한 현교를 바라보았다.

현교는 내 시선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 듯, 끈적한 눈으로 한세연을 내려보고 있었다.

마치 먹잇감을 찾은 맹수와 같은 시선이었다.

그때 현교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김선우인가? 마법사관학교

의?”

녀석은 나를 알고 있는 모양이다.

하긴, 요즘 세상에 나를 모르는 녀 석이 어디 있겠냐마는.

그러자 옆에 있던 엘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현 특무팀의 실습생이야.”

그렇게 중얼거리던 엘린이 어딘가 골치 아프다는 둣 톡톡 이마를 두들 기더니 한숨을 푹 내쉰다.

“……하. 얘는 왜 여기에 있는 거 야?”

‘김선우’와 엘린은 마력함 ‘아틀란 티스’에서 인사도 나눈 전적이 있었

다.

이런 상황에서 아는 얼굴을 마주치 자 곤란함을 느끼는 것 같다.

엘린은 현교에게 시선을 돌렸다.

“……너 진짜로 저지를 셈이야?”

“당연한 게 아닌가? 이런 기회가 어딨다고?”

현교가 음습한 미소를 지었다.

“저 둘은 잘못이 없잖아. 우리 목 표는 어디까지나 김진……

“그럼 묻지. 김진우는 잘못이 있 나?”

“......그건.”

엘린이 할 말을 잃은 듯 입을 다 물었다.

내 앞에서 떠드는 둘의 대화를 들 어보니 대충 어떤 상황인지 알 것 같았다.

저 둘은 한세진의 명령에 한세연의 조력자인 ‘김진우’를 노리고 있던 것이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차원 균열에 휩쓸리며 계획이 물거품이 되었고, 망했다고 생각하던 찰나 운 좋게 한 세연을 마주치게 된 것이다.

“……하아.”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귀찮게 됐네.”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자리에서 일 어났다.

순간 어깨에서 김창현에게 당한 상 처에서 작은 고통이 느껴졌지만, 고 통 내성의 효과가 있었기에 참을 만 했다.

내 중얼거림을 들었는지 현교가 물 었다.

“뭐가 귀찮다는 거지?”

“전부 다.”

안 그래도 김창현 때문에 머릿속이 복잡해 죽겠는데 이런 녀석까지 찾

아오니 괜한 짜증이 밀려온다.

거기다 상대는 S등급 둘.

1:1도 불리한 상황에 2명을 상대 해야 한다.

무슨 이런 악재가.

“……흠.”

아무래도 전투를 피하기는 힘들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

현교를 상대하는 건 그렇다 쳐도 엘린은 빌런이 아니니 굳이 싸우고 싶지 않은데.

……역시 내게 남은 건 그것뿐인

가?

나는 멍하니 밤하늘을 올려보다가 손목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

바로 그때.

현교의 주변에 검은 마기가 연기처 럼 스멀스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마기는 점차 형태를 갖추더니 수십 개의 검은 가시의 형태가 되었다.

파바박!

검은 가시들이 나를 향해 맹렬히 쏘아졌다.

나는 그와 동시에 [순간 가속]을 사용했다.

동시에 나를 향해 날아오는 가시들 이 영화 속 슬로우 모션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신체를 마력으로 강화했다. 그리고 한세연을 끌어안고는 바닥을 박차며 일어났다.

촘촘하게 쏘아지는 검은 가시.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절대 피할 수 없겠지만 [순간 가속] 덕분에 작은 틈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정도라면 충분히 피할 수 있다.

파앗!

나는 가시를 피함과 동시에 바닥을 박차며 녀석들과 거리를 벌렸다.

그렇게 도망치듯 계속 물러서자 어 느덧 녀석과의 거리가 꽤 벌어졌다.

“도망치는 거냐!”

뒤에서 들려오는 외침을 무시한 채 나는 앞으로 달려 나갔다.

순간 가속 상태에서는 그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일 자신이 있었기에 거 리를 벌려 나갈 수 있었다

“......후우.”

순간 가속이 끝이 남과 동시에 한 세연을 바닥에 눕혔다.

이 정도 거리라면 내가 녀석과 전 투를 벌이더라도 그 여파에 그녀가 휩쓸리는 일은 없겠지.

나는 그녀를 내려놓고는 다시 현교 가 있던 방향으로 걸어갔다.

현교는 나를 보더니 두 눈에 이채 를 띄었다.

“도망친 게 아니었군.”

녀석은 내가 돌아온 것에 놀란 모 양이었다.

아마 순간 가속을 사용한 내 움직 임을 보고는 놓쳤다고 생각했었나 본데, 내가 도망치지 않고 돌아온 건 언젠가 뒤를 잡힐 가능성이 높아 서이다.

어디까지나 방금의 폭발적인 움직 임은 ‘순간 가속’의 힘이었으니까.

어찌 됐든, 나는 녀석과의 전투를 피할 수 없다.

“전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거든.”

내 말에 현교가 황당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용감한 건지 아니면, 멍청한 건

지…… 내 마기를 보고도 느낀 게 없는 건가?”

나는 대답 대신 손목 시계의 시간 을 다시 확인했다.

“……해볼 만하네.”

“뭐?”

[사용 효과, ‘숭전보’ 효과를 발동 합니다.]

[표적 대상은 ‘현교’입니다.]

[표적과의 전투에서 승리 시, 무작 위로 추가 능력치, 혹은 특성을 얻 습니다.]

가장 먼저 녀석을 표적으로 설정했다. 승전보를 사용했다는 건, 오늘 현교를 반드시 토벌하겠다는 내 나 름의 각오였다.

그 뒤 다음 사용 효과들을 발동했다.

[사용 효과, ‘대자연의 심장’을 발 동합니다.]

[사용 효과, ‘투쟁심’을 발동합니다.]

동시에 강한 힘이 내 몸 안에 차 올랐다.

하지만 나를 바라보는 녀석의 시선 에는 변화가 앖었다.

마력을 감지할 수 없는 중앙섬의 마법 현상이, 나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게 한 것이다.

그러니까, 녀석은 지금 방심하고 있다.

우선 빛 속성 마법 구체를 구현했다.

동시에 내 손바닥 위에서 새하얀 빛이 뿜어졌다. 그것을 본 엘린은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

“……빛 속성?”

곧이어 마법 구체를 속사했다. 일 종의 견제 공격이었다.

빛의 구체는 새하얀 잔상을 남기며 현교를 향해 쏘아졌고, 녀석은 검은 장막을 펼치며 공격을 막았다.

“김선우가 빛 속성도 다룬다는 정 보는 못 들어 봤는데.”

그것과 동시에 녀석의 신형이 검은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그리고 검은 연기가 내 뒤로 뭉쳐지더니 모습을 드러냈다.

피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나는 몸 을 웅크리며 녀석의 주먹을 그대로

받아냈다.

“크윽!”

내 몸이 크게 뒤로 밀려났다.

하지만 금세 자세를 잡고는 에어워 크를 사용해 공중으로 떠 올랐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검은 마기의 가시가 구현되더니 나를 향해 쏘아 졌다.

나는 곧장 장막을 펼쳐내 녀석의 공격을 막아냈다.

하지만 가시에 담긴 마기가 생각보 다 위력적이라 막아낼 때마다 몸에 강한 충격이 울렸다.

그렇게 바닥으로 떨어지자 엘린이 머리를 긁적이고는 소리쳤다.

“……아, 나도 몰라!”

엘린이 손을 뻗었다.

그러자 그녀의 손등에 있던 마법진 이 빛을 뿜어냄과 동시에 내 발밑에 도 속박 마법진이 나타났다.

하지만 이건 내가 예상했던 흐름이 다.

나는 마법진의 구현과 동시에 바닥 에 손을 가져다 댔다.

우우우웅!

마법진은 순식간에 해제되었다.

“……뭐, 뭐야?”

엘린의 두 눈이 크게 떨렸다. 이해 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 모습을 본 현교가 말했다.

“김선우…… 정말 19살이 맞나?”

그렇게 중얼거리던 현교가 말을 이 었다.

“재능이 뛰어난 녀석이라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생각도 못 했는 데……

하지만 녀석의 얼굴에는 아직 여유 가 남아 있었다.

예상보다 강했을 뿐이지 언제든 제

압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S등급의 힘을 가진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여유였다.

“……후.”

나는 짧게 숨을 내쉬었다.

대자연의 축복과 투쟁심의 효과로 어찌어찌 잘 버티고는 있지만, 이제 사용 효과의 지속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둘을 상대하는 건 역시 쉽지 않네.

그나저나 이제 슬슬 때가 됐는데.

나는 시계를 다시 확인했다.

“……왜 자꾸 시계를 보는 거지?”

현교의 물음에 나는 대답 대신 하 늘을 올려보았다.

현교도 나를 따라 하늘을 올려보았 다.

은은한 빛을 보이며 밤하늘을 감싸 고 있는 만월의 결계.

순간 하늘에서 작은 별빛이 반짝였다.

그것을 보며 변화가 다가오고 있음 을 나는 느낄 수 있었다.

솨아아아.

그리고 시간이 지나 결계가 마치 흐르는 얼음처럼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속내를 감춘 밤 구름을 뚫고 밝은 빛이 조금씩 새어 나왔다.

찬란하게 빛나는 별.

그사이에 고고하게 떠오른 둥근 보 름달.

그리고 달빛이 내 몸에 닿는 그 순간.

메시지가 떠올랐다.

[달빛을 받았습니다.]

동시에 몸에 강한 활력이 감돌았 다. 월석 펜던트의 모든 능력 40% 증가 효과가 발동된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메시지가 눈앞에 나 타났다.

[‘달의 포옹’ 효과가 발동됩니다.]

[모든 회복, 저항 효과가 200% 상 숭합니다.]

[모든 능력치가 4배 상승합니다.]

나는 내 몸 안에서 끓어오르는 힘 을 느꼈다.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파멸적인 힘이었다.

거기다 [월석 펜던트]가 주는 달빛 의 힘까지 중첩되며 엄청난 양의 마 나가 회복되기 시작했다.

손바닥을 내려보았다.

잔잔하지만 깊은 바다와도 같은 마력.

빛의 구체를 구현했다.

손바닥 위로 거대한 빛의 점이 하 나둘씩 모이더니 점차 구체의 형태 로 변해갔다.

평소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의 강 한 마력이 담겨있지만, 제어를 하는 게 쉽지 않았다.

지금 손 위에 구현된 구체는 섬세 함이 담기지 않은, 거대한 벽돌이나 마찬가지였다.

“......뭐지?”

달라진 나의 변화를 감지한 듯 현 교의 표정이 자칫 심각해졌다.

나는 녀석을 향해 손을 뻗었다.

이내 내 손바닥 위의 빛의 구체가 녀석을 향해 대포처럼 쏘아졌다.

파아아양-

동시에 격렬한 마력 파동이 주변을 크게 울렸다.

내 마력 제어술로는 감당할 수 없는 힘이 담긴 마법 구체였기에 제어 에 실패하고 녀석의 머리카락을 스 치며 뒤에 날아갔다.

그리고.

콰아아아아아앙——

녀석의 뒤에서 거대한 폭발이 터져 나왔다.

현교와 엘린은 뒤를 돌아보며 폭발 이 일어난 장소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경악에 찬 눈으로 나를 돌아보았다.

“이, 이게 무슨……

현교는 이를 악물고는 양 손을 크 게 벌렸다. 동시에 검은 연기를 뿜 어지더니 수십 개의 검은 가시가 녀 석의 머리 위로 구현되었다.

파아아앙!

“죽어!”

수십 개의 가시가 나를 향해 빠르 게 쏘아졌다. 나는 가볍게 장막을 펼쳐 공격을 막아냈다.

그러고는 녀석을 향해 달려 나갔 다.

파앗!

순간 가속을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마치 순간 가속을 사용한 것 같은 빠른 속도였다.

내가 코앞으로 다가오자 현교가 뒤 늦게 마기의 장막을 펼쳤다.

그러나 지금의 나에겐 녀석의 장막 이 전혀 위협적이지 않다.

곧바로 빛의 구체를 구현하여 그대 로 장막에 박아넣었다.

콰아아아아아앙!

또다시 일어나는 폭발.

그 짧은 시간, 나와 현교는 서로 공격을 주고받았다.

이내 현교가 나를 밀쳐내고는 뒤로

점프하며 거리를 벌렸다.

“……크으윽!”

뒤로 물러선 현교는 고통에 괴로운 신음을 홀렸다.

녀석의 한쪽 팔은 검은 피를 홀린 채 잘려져 있었다.

나는 손에 들린 녀석의 팔을 바닥 에 던졌다.

근접전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녀석의 팔을 자르는 과정에서 몸에 생채기가 생겼지만 팔을 자른 만큼 내가 더 이득이라 해도 되겠지.

“……크윽. 대체 이게 무슨.”

현교는 나를 보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엘린 역시 경악에 찬 표정을 짓고 있었다.

“……김선우. 정체가 뭐야?”

현교가 떨리는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나는 대답 대신 빛의 구체를 구현 해 녀석을 향해 방출했다.

파앙!

구체는 빠른 속도로 녀석을 향해 쏘아졌다.

압도적인 마력에 처음엔 제어할 수

없었지만 몇 번 사용하다 보니 어느 정도 다룰 수 있게 되었다.

콰아아앙!

“끄아아악!”

현교의 비명이 다시 울렸다. 빛의 마력이 녀석의 몸을 불태웠고 동시 에 녀석의 두 눈이 검게 물들기 시 작했다.

피부 역시 눈을 중심으로 검게 물 들기 시작했다.

몸은 기괴하게 부풀어 오르고 잘렸 던 팔은 금세 원래의 형태로 돌아왔다.

마인의 폭주화가 시작된 것이다.

이에 개의치 않고 나는 빛의 구체 를 구현했다.

지금은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것 같았으니까.

“으아아。]—!”

그 순간 녀석이 크게 표효를 했다.

엄청난 양의 마기가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

나는 장막을 펼쳐내어 포효에서 뿜 어지는 검은 마기를 막아내었다.

“……큭!”

모든 힘을 쥐어 짜낸 것인지 그 위력이 꽤 강했다. 그렇게 녀석의

마기를 막아내던 그때.

눈앞에 있던 녀석의 자취가 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는 빠르게 눈동자를 굴려 녀석의 위치를 쫓았다.

암혹화를 사용한 현교가 어딘가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녀석이 향한 곳은……

한세연이 쓰러져 있던 장소였다.

녀석은 승산이 없음을 깨닫고 자신 의 모든 마기를 사용해 한세연만이 라도 죽이려고 작정한 것이었다.

“쳇!”

그.리고 녀석을 쫓기에는 이미 거리 가 벌어진 상태.

넘쳐흐르는 힘에 취해 그만 방심하 고 말았다.

어쩔 수 없이 나는 다시 마력을 끌어올리며 ‘스킬’을 발동했다.

우우우우웅!

동시에 암혹 속에 숨어든 현교의 아래에 마법진이 구현되기 시작했다.

이내 마법진에서 수 십개의 빛의 줄기가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이건 또 뭐야?!”

당황한 현교는 빠르게 빛의 줄기로 부터 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룬의 속박]은 그 어떤 강 자라도 단단히 잡아버리는 절대적인 속박 마법이다.

결국 빛의 줄기에 현교는 암혹화가 풀리며 온몸이 꽁꽁 묶였다.

“휴……

다행히 녀석을 묶어두는 데 성공했다.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한세연에게 무슨 일이 생겨났을지 모른다.

그렇게 안심하던 그때.

옆에서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 종사님?”

회귀한 엑스트라가 천재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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