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3화
“이건 왜 안 먹냐?”
서울의 아파트.
나는 바닥에 놓은 티셔츠와 그 위 에 올려놓은 무형의-기본 형태-를 내려보고 있었다.
처음 옷을 받았을 때만 해도 살아 있는 생물체처럼 옷을 맛있게 먹어 치우더니 지금은 먹지 않고 가만히 있다.
마치 죽기라도 한 듯이.
[무형의는 포만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포식을 거부합니다.]
“배부른 거구나.”
하긴, 디자인 저장을 목적으로 먹 인 옷만 5개니 배부를 만도 하지.
그때 무형의가 꿈틀 움직이더니 휘 리릭- 화려하게 한 바퀴를 돌며 식 용(?) 티셔츠를 걷어찼다.
티셔츠는 빠른 속도로 날아가 그레 텔의 얼굴을 강타했다.
퍽!
“응애!”
그레텔이 콩. 하고 뒤로 넘어졌다.
혹여나 머리를 다치진 않았을까 걱 정된 시선을 보내자 그레텔이 비틀 비틀 몸을 일으켰다.
“응애!”
무형의를 향해 버럭 소리를 지르는 그레텔.
다행히 다치진 않은 모양이다.
나는 다시 무형의에게 시선을 돌렸다.
무형의는 마치 살아 있는 뱀처럼 천의 끝자락을 꺾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흐음. 에고웨펀같은 건가?”
제작 아이템 중, 간혹 ‘작명’을 하 는 순간 이런 식으로 자아를 표출하 는 아이템이 나오곤 한다.
모든 마도구 속에는 ‘신비의 자아’ 가 담겨 있기에 자아가 생겨났다기 보다는 ‘자아를 외부로 표출할 수 있게 되었다’가 옳은 표현이겠지.
그리고 이런 자아를 가진 아이템들
은 스스로 성장하는 성질을 갖고 있 다.
[무형의 (S)]
►포식
집어삼켜, 성장합니다.
착용자의 추가 마력 제어 능력 :
1%
착용자의 추가 체력 회복 능력 :
0.1%
착용자의 추가 마력 : 0.05
무형의의 탄력 : 0.6%
무형의의 자아 : 2%
무형의에게 생겨난 추가 효과가 바 로 그 중거이다.
물론 첫 포식 때 마력 제어 능력 이 1% 상승한 것을 제외하고, 얻게 된 능력치는 비루하기 짝이 없지 만…… 한 끼에 마력 제어 능력이 1%씩 오르면 그게 더 말이 안 되는
사기템인 거겠지.
“그나저나 얘가 은근 성깔 있네.”
방금 옷을 집어 던진 것도 그렇고, 다른 옷을 편식하는 것도 그렇고.
갓 태어난 녀석 주제에 성격이 나 쁘다.
“자, 이리 와.”
내 부름에 무형의가 마법의 양탄자 처럼 날아와 내 허리를 휘감더니 착 달라붙었다.
그리고 빛이 뿜어지더니 일상복의 형태로 바뀌었다.
“말은 또 잘 듣네.”
성격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나는 미리 먹여주었던 옷의 디자인 으로 바꾸었다.
그러자 무형의가 짧은 순간 빛을 뿜어내더니 하얀 셔츠와 정장 바지 로 형태를 바꾸었다. 심지어 신발의 외형도 바뀌었다.
마치 새로운 스킨을 덮어씌운 둣한 느낌이다.
“좋네.”
다양한 신분을 사용하는 나에게는 상당히 유용한 능력이다.
다른 ‘위장’ 효과를 가진 옷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의 고성능.
만월의 밤에서 김선우와 김진우의 신분을 넘나들어야 할 순간이 있을 텐데 이것만 있다면 많은 불편함이 해소될 것이다.
토요일 오전 10시.
드디어 이번 여름의 가장 큰 이벤
트라 할 수 있는 ‘만월의 밤’ 행사
당일이 되었다.
모든 만반의 준비를 마친 나는 약
속 장소인 인천 국제 게이트에 도착 했다.
“김선우!”
국제 게이트를 둘러보는데 이서준 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덕현, 정현수, 이서준, 백예 진…… 을 포함한 특무팀 요원 7명 이 이미 모여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에게 다가가자 백예진이 내 전 신을 홀어보았다.
“후배님 생각보다 편하게 입고 왔 네?”
“굳이 격식 차릴 필요는 없을 거
같아서요. 축제나 행사일 뿐인데요, 뭐.”
“에이, 그래도 알아볼 사람이 많을 텐데 이미지 챙겨야지.”
그러면서 백예진이 한 바퀴 돌며 자신이 입은 백색의 드레스를 보였다.
은근 칭찬을 바라는 눈으로 나를 올려보길래 원하는 대답을 해주었다.
“예, 멋지시네요.”
“……칭찬을 할 거면 최소한의 감 정은 담고 해.”
백예진이 입술을 삐죽였다. 그러고
는 내게 관심을 끄더니 김덕현에게 고개를 돌렸다.
“으~ 기대된다. 빨리 가죠. 선배 님!”
“3일 전부터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더니…… 누가 보면 놀러 가는 줄 알겠네.”
“에이, 어떻게 사람이 일만 해요. 일도 하고 놀기도 하고 그러는 거 지. 그리고 다른 장소도 아니고 만 월이 뜨는 부유 섬이잖아요. 마법사 면 당연히 기대되는 게 정상 아니에 요?”
백예진의 당당한 말에 이서준이 의
문에 찬 표정을 지었다.
“부유섬이랑 마법사랑 무슨 상관이 에요?”
“그야 부유섬은 일종의 거대 유적 지니까 그러지. 부유섬이 어떤 장소 인지는 알지?”
“공중에 떠 있는 섬이잖아요.”
“맞아. 자연의 마력 재해로 생겨난 거대한 신비이지.”
백예진의 말대로 부유섬은 안개의 섬처럼 자연의 마력이 만들어 낸 신 비한 장소이다.
유적지와 비슷하지만 스케일이 더 커졌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그 뒤 백예진은 자신의 지식을 뽐 냈다.
역사에 해박한 신비 연구자라는 설 정답게 그녀의 말에는 막힘이 없었다.
“부유섬은 발견된 지 52년이 지난 유적지지만 아직도 제대로 된 공략 이 되지 않아 비밀이 많은 곳으로 유명해.”
“왜 공략이 안 돼? 부유섬이 관광 지로 공개된 지 오래됐잖아.”
특무 요원 중 한 명이 끼어들며 물었다.
“……에휴. 너는 이번 작전 배경이
어떤 장소인지도 모르고 왔냐?”
김덕현이 답답한 듯 끼어들었다. 그러자 특무 요원이 찔린 둣 어깨를 움츠렸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잖아요. 부유섬이 관광지화된 지 50년이 넘 었는데 여태 공략이 안 됐다는 게.”
“중앙섬의 결계 때문에 공략되지 않은 거다.”
“중앙섬? 아! 만월의 결계 말하는 거구나!”
부유섬 중앙의 결계.
이번 에피소드의 배경이 되는 장소 이다.
이 결계는 조금 특별하다.
자연의 마력으로 만들어져 특별한 환경이 아니면 절대 열리지 않기 때 문이다.
그리고 그 특별한 환경이 바로 보 름달이 떠오르는 날이다.
“부유섬의 유적지라고 부를 수 있 는 것들은 대부분 만월의 결계 안에 있어. 그래서 여태까지 공략되지 않 은 거야.”
“그래도 보름달이 10년에 한 번 뜨는 것도 아니고 한 달에 한 번인 데 50년이면 충분히 공략될 만하지 않아요?”
“그건 한성 가문 때문이다.”
김덕현이 이죽거리듯 말했다.
“52년 전 부유섬이 발견되고, 신비 에 관심이 많던 한성 가문이 섬을 통째로 사버렸다. 그 뒤 결계에는 그 누구도 얼씬 못하게 통제됐어.”
“……한성 가문이 왜요?”
“이유야 많지. 지금이야 부유섬이 유명해지면서 관광 사업을 위해 샀 다고 알려졌지만, 사실 한성 가문은 자운 못지않게 신비에 관심이 많은 가문이거든.”
«..C斗
김덕현이 말을 이었다.
“이번 행사가 수많은 마법사와 신 비 연구가들에게 주목을 받는 이유 도 이 때문이다. 한대현 회장의 사 후, 50년간 감춰졌던 만월의 결계 내부가 처음으로 공개되는 날이니 까.”
게이트를 타고 부유섬에 도착했다.
시원한 공기와 푸른 하늘을 가리는 구름이 눈에 들어왔다. 가장자리의
끝에는 푸른 바다가 보였다.
뒤를 돌자 주변에 화려한 조명으로 꾸며진 건물들이 보인다.
특이한 외형의 나무들이 가로수처 럼 늘어져 있었고, 그리 멀지 않은 곳에는 놀이공원처럼 동그란 관람차 가 돌고 있었다.
첫인상은 이름 그대로 ‘관광지’구 나. 라는 생각이 든다.
“오. 생각보다 되게 세련됐네?”
“그러게. 무슨 관람차도 있고.”
부유섬은 한성 가문이 사들이고 난 뒤, 결계가 펼쳐진 중앙섬을 제외한 모든 공간을 관광지로 사용하고 있
다.
그런 이유로 주변에는 수많은 관광 객으로 가득하다.
물론 만월의 밤 행사 때문에 평소 보다 더 많이 몰린 것도 있겠지만.
“저기 봐. 특무팀이야.”
“우와…… 이서준 실물 봐라.”
“김덕현도 TV랑 다르게 포스 장난 아니네.”
우리를 발견한 관광객들의 속닥이 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요원들은 이런 상황이 익숙한지 별 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우리는 부유섬의 도로를 걸 어 입구 도착했다. 입구를 지키던 직원이 꾸벅 인사했다.
“부유섬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그 럼 입장권을 확인하겠습니다.”
우리는 입장권 대신 만월의 밤 초 대장을 내밀었다.
직원은 초대장을 보더니 말했다.
“만월의 밤 행사의 초대를 받으신 분들이군요.”
“네, 맞습니다.”
직원은 품 안에서 종이를 꺼내 우리에게 내밀었다.
“만월의 밤의 초대를 받으신 분들 에게만 드리는 부유섬 지도입니다. 이 지도에 초대자분들께 제공되는 특별 대기실과 호텔. 그리고 개인 연구를 위해 제공되는 유적지의 위 치가 있습니다.”
“오. 유적지!”
백예진이 신난 얼굴로 지도를 받았 다. 나도 따라서 지도를 받아 확인 했다.
직원의 말대로 호텔의 위치와 유적 지가 지도에 표기되어 있었다.
그것 외에도 VIP 초대장을 받은 사람만 입장 가능한 특수 유적지도
보였다.
“안내는 여기까지 입니다. 그럼 입 장하시면 됩니다.”
그렇게 우리는 입구 안으로 들어갔 다.
호텔까지 거리가 꽤 멀었기에 부유 섬에서 제공되는 차를 타고 이동했다.
15분쯤 이동했을까.
우리는 호텔에 도착할 수 있었다.
“크다〜”
호텔은 내 기대 이상이었다.
그리고 호텔의 건너편, 아주 멀리
거대한 궁전 같은 실루엣이 보였다.
그 옆에는 수많은 건물이 잔뜩 늘 어져 있는데, 마치 고대의 도시를 보는 듯한 풍경이었다.
이서준은 그것을 보며 멍하니 중얼 거렸다.
“저기가 ‘중앙섬’ 인가?”
“맞아.”
푸른 빛을 은은히 뽐내는, 만월의 결계로 둘러싸인 섬.
동심원 형태로 부유섬과 연결된 다 리가 보였다.
마치 바다에 가라앉았다고 전해지
는 전설의 땅, ‘아틀란티스’를 떠올 리게 만드는 형태였다.
“이야. 이렇게 보니 유적지가 맞기 는 하네.”
“그러게. 엄청 크네.”
다른 요원들도 동심으로 돌아간 얼 굴로 결계 속 궁전을 바라보았다.
“달은 언제 뜨려나?”
“9시간 뒤에 뜰 거에요. 관측 억제 현상 마법이 걸려 있어서 늦게 보인 다고 하더라고요.”
부유섬을 감싸는 신비한 마력 때문 에 다른 지역보다 보름달이 늦게 관 찰되는 현상을 보인다.
부유섬의 결계를 지키기 위해 마력 현상이 달의 관측을 억제하기 때문 이다.
말로 설명하기 복잡한 이론이지만 ‘신비’가 담긴 이론이기에 인간의 상식으로 이해하려 하면 안 된다.
“구경은 이따가 하고, 일단 체크인 부터 하자.”
김덕현의 말에 우리는 호텔 로비 안으로 들어섰다. 동시에 수많은 사 람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언론을 통해 본 스타 마법사나 신 비 연구가들이었다.
“……김덕현?”
그때 한 남성이 김덕현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어디서 본 얼굴. 이서준도 다가온 남성을 알고 있는지 반 가워하는 표정을 지었다.
“제임스.”
남성은 위젠 소속 보안 팀장이자 성무제의 특별 시험관으로 활동했던 제임스였다.
“오랜만이군. 6년 만인가?”
“아마 그럴 거야.”
제임스와 김덕현은 과거 특무 요원 으로 활동했던 친분이 있었다.
그렇게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지만
마주치면 인사를 하는 정도는 된다.
그때 제임스의 시선이 나와 이서준 을 향했다.
“성무제의 주역들. 특무팀 실습생 으로 들어갔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여기서 뵙네요.”
“안녕하세요.”
이서준이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인 사했다.
나도 그를 따라 인사했다.
제임스는 가볍게 미소를 짓고는 김덕현에게 시선을 돌렸다.
“근데 여긴 무슨 일이야?”
“초대받아서 휴가 겸 왔다. 너는?”
“나야 위젠 소속의 연구자 신분으 로 중앙섬을 조사하러 왔지. 혼한 기회가 아니잖아.”
“신비 연구자 입장에선 그렇긴 하 겠군.”
연구에 큰 관심이 없는 김덕현의 반웅은 시큰둥했다.
제임스는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만나서 반가웠다. 할 일이 많아서 이만 가볼게. 행사 때 다시 보자고.”
그 말을 끝으로 제임스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우리만 남자 백예진은 눈치를 살피 곤 말했다.
“그럼 지금부터 자유 시간이죠?”
“……자유 시간은 무슨. 놀러 왔 냐‘?”
“아, 왜요? 행사 시작까지 6시간이 나 남았잖아요.”
만월은 9시간 뒤에 뜨지만, 만월의 밤 행사는 6시간 뒤에 열릴 예정이 다. 김덕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는 말했다.
“내 말은 놀 생각만 하지 말라는 거다. 돌아다니면서 AY 회장도 찾 던가 해.”
“……아니, 신현교를 이 넓은 곳에서 뭔 수로 찾아요. 행사 시작하면 그때 찾으면 되지.”
부유섬의 면적은 서울과 비슷하다.
제아무리 특무 요원이라 해도 8명 으로 찾기에 무리일 정도로 넓다.
“……자유롭게 돌아다니되, 수상한 녀석이 보이면 연락하라는 거야.”
“아무튼 각자 활동하라는 거죠?”
백예진의 말에 김덕현이 고개를 끄 덕였다.
“그래, 넉넉하게 5시간 뒤에 여기 서 다시 모이도록.”
“넵.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5시간 뒤에 봬요!”
요원들은 하나둘씩 어디론가 사라 졌다.
이서준은 주변을 살피더니 내게 말 했다.
“김선우. 같이 구경이나 할래?”
이서준의 제안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혼자 구경하려고.”
“왜? 같이 구경하지. 심심하잖아.”
“혼자가 편해서.”
따로 해야 할 일도 있고.
내 말에 이서준은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래. 그럼 나도 혼자 구 경이나 해야겠다.”
이서준이 쭈욱 기지개를 켜고는 호 텔 밖으로 나갔다.
어느새 호텔 로비에 나와 김덕현만 이 남았다. 나는 작게 헛기침을 했다.
“흠흠. 그럼 저도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렇게 나도 미리 계획한 장소로
이동하려는 그때.
“김 선우.”
김덕현이 내 이름을 불렀다.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자 김덕현 이 미묘하게 뜬 눈으로 나를 바라보 고 있었다.
“왜요?”
“……아무것도 아니다. 근데 남은 시간 뭐 할 예정이냐?”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
“그냥 주변 구경이나 하게요.”
모두와 헤어지고 자유가 된 나는 곧바로 김진우의 모습으로 바꿔 [부 유섬 종합 연구소]로 향했다.
다름 아니라 이곳에서 한세연과의 약속이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부유섬 종합 연구소]는 VIP 초대장을 가진 사람만 입장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이곳에서 [만월의 결계 조사 보고 세라는 것을 열람할 수 있는데, 원 작에서는 맥거핀처럼 제대로 다뤄지 지 않았던 것이라 개인적으로 꼭 보
고 싶은 것이기도 했다.
‘김진우’의 신분으로 만월의 밤 행 사에 참가하게 된 이유가 바로 이 VIP 초대장 때문이었다.
이 VIP 초대장은 만월의 밤에서 많은 권한이 주어진다.
미공개 유적지 탐사라던가, 학술 세미나 참가, 각종 기록 열람…… 그리고 만월이 뜬 중앙섬의 심층 탐 사 등이 있다.
“……근데 길을 모르겠네.”
부유섬 종합 연구소를 찾아 길을 걷기 시작한 지 30분.
길이 복잡해서 그런지 아직도 제대
로 된 방향을 못 찾고 있다.
지도를 봐도 마찬가지.
아무나 한 명 붙잡고 물어야 하 나?
그렇게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을 찾 아보려는 그때.
«..2”
저 멀리서 길을 걷고 있는 모자 쓴 한 남성을 발견했다.
그 순간, 내 심장이 두근두근 뛰기 시작했다.
남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을 거리.
하지만 필중의 가호가 있는 나이기
에 그 얼굴이 또렷하게 보였다.
어느덧 내 다리는 본능적으로 그 뒤를 쫓아 달려가고 있었다.
“꺄악!”
내 움직임에 몇몇 사람이 놀라며 소리를 질렀지만 그런 걸 신경 쓸 때가 아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나는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뒤를 쫓던 남성이 눈 깜짝할 사이 에 사라졌기 때문이다.
나는 떨리는 심장을 진정시키고는
입술을 깨물었다.
“……김창현이 왜 여기 있어?”
회귀한 엑스트라가 천재가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