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06화 (305/535)

306화

S등급 아이템은 돈으로도 구매할 수 없는 아주 희귀한 아이템으로 통 한다.

비주류 무기인 ‘채찍’이라던가 ‘너 클’, ‘낫’ 같은 무기도 70억 이상에 거래되고, 주류인 검은 150억 이상 에 거래되기 때문이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최소 가격 이며 돈이 있더라도 구매할 수 없는 게 바로 S등급의 아이템이다.

희귀도로 따지자면 유물과 성유물 사이에 있다고 해야 할까.

아니, 어쩌면 몇몇 성유물과 동둥 할지도 모르는 것이 바로 S등급 아 이템이다.

SS등급은 전 세계에 몇 없는 희귀 도를 가지고 있으니 논외로 치고.

“......으음.”

설마 S등급의 아이템을 여기서 팔 고 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는데.

이런 기회는 혼치 않기에 구매할 수 있으면 좋기는 하다.

당장 나한테 필요한 아이템이 아니

라고 하더라도 되팔면 이득이니까.

우선 판매하는 아이템의 효과를 확 인했다.

[마법 부여서 : 겨울의 수호(S)]

분류 : 마법 부여

설명 : A등급 이하의 의상을 지정 해 마법을 부여한다.

[지속 효과]

►겨울의 수호

최적화 : 사용자의 신체에 맞게 변 화하고, 옷의 무게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가벼워집니다.

품질 보중 : 망가지면 스스로 수리 합니다.

보호 : 받는 피해량이 30% 감소합니다.

안정감 : 체력과 마력, 상처 회복 속도가 100% 상승합니다. 또한 고 통 내성이 200% 상승합니다.

증폭 : 마법의 위력이 20% 상승합니다.

“이거 개 사기네.”

의상에 부여하는 마법 부여서였다.

효과는 보다시피 마법 부여서라고 는 믿기 힘들 만큼 다양하다.

보통 마법 부여서라고 하면 기존 아이템에 추가로 효과를 늘리는 것 이기에 효과가 빈약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역시 S등급 아이템이라는 건 가.

혹시 다른 s등급 아이템이 더 있 을까 싶어 둘러봤지만 이것 외에는

더 보이지 않았다.

“응? s등급도 있네? 마법 부여서 인가?”

그때 이서준이 기척도 없이 내 옆 으로 다가왔다.

“와. 효과 엄청 좋다. 근데 사고 싶어도 조각 개수가 안 되네. 180개 면 한참 모자라는데.”

“나는 살까 고민 중.”

내 말에 이서준이 나를 향해 획 고개를 돌렸다.

“……결정 조각이 180개가 돼‘?”

“어쩌다 보니 186개가 모였더라

고.”

그러자 이서준이 입을 벌리며 눈을 깜빡인다.

“……배, 백팔십육?”

“나 리더잖아. 보너스로 받은 게 꽤 많아.”

“하긴. 생각해보니 그렇긴 하네. 그 래도 그 정도나 모았을 줄은 생각도 못 했는데……

조용히 중얼거리던 이서준이 다시 말했다.

“그럼 사는 게 좋지 않아? S등급 아이템을 구할 기회가 혼한 건 아니 잖아.”

그렇긴 하다. 이미 마음도 꽤 기울 었다.

애매한 아이템 여러 개를 구매하는 것보다 높은 등급의 아이템 하나를 얻어내는 게 더 좋으니까.

무엇보다 다음 충에서 결정 조각을 소모할 곳이 별로 없을 것이라 예상 하기에 이번 층에서 전부 사용할 생각이기는 했다.

……그리고, 나에게는 이렇다 할 방어 마도구가 없었다.

미래의 내가 죽을지도 모른다는데 이런 거로라도 미리 대비해둬야지.

“그래, 사버리자.”

나는 고민 없이 마법 부여서를 손 에 집었다. 그러자 화려한 빛이 뿜 어지더니 묵직했던 결정 조각 주머 니가 한순간에 가벼워졌다.

[‘마법 부여서 : 겨울의 수호(S)’를 구매했습니다.]

[특별 상점을 이용해 주셔서 감사 합니다.]

한번 지르고 나니 속이 시원해졌다. 현금으로 구매한 것도 아니고 탑에서만 사용 가능한 결정 조각으 로 구매했기에 아깝다거나 하는 생

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는 마 법 부여서를 아공간 가방 안에 넣어 두었다.

지금 입고 있는 옷에 부여하기보다 는 설명에 적혀 있는 대로 A등급의 보호구를 하나 구매해 그곳에 부여 할 생각이다.

그럼 내 쇼핑은 이제 끝났고…….

“이서준.”

“웅?”

“너 아직 구매 안 했지?”

내 말에 이서준이 고개를 끄덕였

다.

“어, 뭘 살지 잘 모르겠더라고.”

“그럼 내가 너한테 쓸만한 거로 골 라줄게.”

“ 골라준다고?”

“어.”

무엇이 필요한지, 또 어떤 아이템 이 가장 효율이 좋을지 당사자인 이서준보다 내가 더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옆에서 뭘 살지 결정하지 못하는 다른 애들에게도 말했다.

“너희도 필요하면 말해. 내가 골라 줄게.”

“응? 골라준다고?”

“오. 김선우 픽은 믿을 만하지.”

그 말에 하나둘씩 내 주변으로 몰 려들기 시작했다.

내 도움으로 각자 A등급 아이템을 하나씩 구매하게 되었다.

이서준은 검술을 강화해주는 손목 보호대를.

최서윤은 마력 제어술을 키워주는 팔찌를.

윤하영은 얼음 속성을 강화해주는 영약을.

유아라는 침착성을 올려주는 목걸 이를.

신영준은 높은 파괴력을 지닌 창을 구매했다.

비숫한 효과를 지닌 여러 아이템 사이에서 각자에게 효율이 가장 좋 은 것을 골라주었으니 이보다 더 나 은 물건은 구매하기 힘들 것이다.

[사계의 탑 19충 1 스테이지, ‘가 을의 가로수 길’에 입장했습니다!]

그리고 쇼핑을 마치고 탑의 19층 에 올랐다.

19층에 오르자마자 우리 앞에 나 타난 것은 넓은 길과 양옆에 길게 세워진 수많은 나무였다.

그리고 붉은 낙엽들이 아름다운 형 태로 바닥에 떨어지고 있었다.

“가로수 길이네.”

세계 각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영화나 드라마만 봐도 이런 배경에서 무언가 만남이 성사되는 클리셰

를 자주 사용했었지.

풍경을 보며 크게 감동받는 성격은 아닌지라 별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다른 애들에게는 아니었나 보다.

“와아. 이쁘다.”

“가올이네시’

이번에도 이전과 같이 눈을 반짝이 며 풍경을 감상하다가 서로의 사진 을 찍어주기 시작했다.

또다시 시작된 청춘 드라마 분위기 에 괜히 나 혼자 뻘쭘한 기분이다.

아니, 다들 외모가 배우급 이상이

라 그런지 진짜 청춘 드라마처럼 보 인다.

그렇게 그들의 청춘을 지켜보던 사 이, 윤하영이 내게 다가왔다.

“선우야. 나 사진 좀 찍어줘.”

“……응? 어. 이리 줘.”

윤하영이 내게 스마트 학생 수첩을 넘겼다. 그러고는 가로수 사이에서 수줍게 선다.

물론 진짜 수줍은 건 아니고 어디 까지나 수줍은 척이겠지만.

잠시 황당한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

보다가 다리를 쪼그리고 앉아 정교 한(?) 구도로 학생 수첩의 카메라를 들었다.

찰칵.

사진을 찍자 이번엔 최서윤이 다가 왔다.

“선배님, 저도 찍어주세요!”

“어? 그럼 다음은 나.”

“그럼 그그 다음은 나.”

신영준에 이어 이서준까지 합세했다.

“아니, 너네끼리 찍으면 되지 왜 나한테 부탁해?”

그러자 이서준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야 네가 여기서 가장 잘 찍으니 까.”

“……그게 무슨.”

“근데 선우가 좀 잘 찍기는 해.”

어느새 내 앞까지 다가온 윤하영이 말했다. 그러고는 내게 학생 수첩을 받더니 사진을 확인한다.

“봐봐. 진짜 잘 찍는다니까? 비율 도 좋아 보이고.”

[‘사진 셔틀’ 업적을 달성했습니

다.]

[보상으로 3,000포인트를 획득합니

다.]

셔틀이라는 표현이 조금 그렇지만, 어찌 됐든 포인트를 획득했으니 넘 어가야겠지.

[자자, 여러분. 자유 시간은 이만 끝내고 슬슬 이동하죠?]

그때 조용히 우리를 구경하던 검정

이 말했다. 그러자 윤하영이 물었다.

“여기도 시험 같은 게 있어?”

[아뇨~ 가을 스테이지는 19층의 메인이라 할 수 있는 ‘겨울’로 향하 는 과정일 뿐이라서 금방금방 지나 갑니다! 그리고 관리자의 특권으로 자잘한 스테이지는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여러분들에게는 크게 의미가 없는 거 같아서요.]

“엥? 그런 게 돼?”

신영준이 놀라서 물었다.

[물론이죠. 이곳은 탑이니까요.]

탑은 던전이나 유적지와 달리 의지 를 가진 지적 생명체와 같아서 스테 이지에 개입하는 것이 자유롭다.

탑의 장점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때에 따라서는 큰 단점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우리는 검정의 안내에 따라 가로수 길을 걸었다.

약 20분쯤 걸었을까.

가로수 길 끝에 떠오른 작은 문을

발견했다.

[도착했네요〜 이 문을 통과하시면 이제 ‘겨울’로 입장하실 수 있습니다!]

“……가을은 진짜 아무것도 없이 끝났네.”

신영준의 말에 검정의 눈.이 가늘어 졌다.

[말했잖아요〜 가을은 겨울로 향하 는 과정일 뿐이라고. 하지만 이제부

터 여러분들도 긴장하셔야 할 겁니다. 탑의 겨울은 인간 세계의 겨울 보다 더욱 혹독할 테니까요.]

[사계의 탑 19층 2 스테이지, ‘미 스터리 설원’에 입장했습니다.]

[저체온과 행방불명에 주의하세 요!]

휘이이이잉!

문을 통과하자마자 앞이 보이지 않 을 정도로 눈보라가 몰아쳤다. 동시 에 느껴지는 극한의 한파.

“으…… 뭐야?!”

갑작스러운 추위에 모두가 몸을 크 게 움츠렸다.

학교에서 극한 환경 적웅 훈련을 수없이 해왔음에도 버티기 힘든 극 한의 추위였다.

추위 내성 특성이 있는 나조차 닭 살이 돋을 정도였으니 말은 다 한 셈이다.

우리는 각자 가방에서 두꺼운 옷을 꺼내 입었다.

나는 최상급 보온 마법이 걸린 패 딩을 껴입었다.

“……으, 옷 껴입어도 춥네.”

“와…… 학교에서 왜 극한 적웅 훈 련을 했는지 이제 알 거 같아.”

“그러게. 근데 어디로 가야 하지?”

이서준이 안내원인 검정을 찾아 주 변을 둘러보았다.

“검정 이제 어디로 가야…… 검 정?”

방금까지 우리 옆에 있던 검정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뭐야? 얘 또 어디 갔어?”

휘이이잉!

다시 강한 바람이 불어왔다.

얼어붙은 양 뺨을 베어버릴 것만 같은 칼바람이었다.

나는 유아라에게 시선을 돌렸다.

“화염 마법 좀 사용해봐.”

“으응, 알았어.”

유아라가 마력을 끌어올렸다.

화르륵!

동시에 허공 위로 거대한 불꽃이

피어오르더니 약간이지만 따스한 온 기가 느껴졌다.

우리는 옹기종기 유아라의 불꽃 앞 에 모였다.

“후. 이제야 좀 살 거 같네. 이거 얼마나 유지할 수 있어?”

“이 정도면 9시간 정도?”

“9시간? 미쳤네. 너 진짜 괴물이 냐?”

신영준이 혀를 내둘렀다. 그러자 유아라가 작게 중얼거렸다.

“……뭐래, 원래는 7시간 정도밖에 유지 못 해.”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러니까 9시간 중 2시간은 내 순수 실력이 아니라고.”

“그럼 뭐 때문인데?”

신영준의 순수한 물음에 유아라가 말 실수를 했다는 듯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건.”

유아라가 말끝을 흐리더니 슬쩍 내 눈치를 살폈다.

나는 의아함을 느꼈다.

왜 내 눈치를 보는 거지?

그리고 유아라의 다음 행동에 그

이유를 눈치챌 수 있었다.

유아라가 자신의 머리에 꽂혀있는 청금석 머리핀을 톡톡 건드린 것이다. 내가 선물해준 것이기에 저런 반웅을 보인 것 같다.

“이거 때문이야.”

“머리핀? 그거 마도구였어?”

“맞아.”

마도구라는 말에 이서준을 제외한 모두가 홍미에 찬 표정을 지었다.

아니, 가만 보니 이서준도 흥미로 워하는 표정인데.

그때 윤하영이 물었다.

“와아. 진짜 잘 어울려서 평범한 머리핀인 줄 알았는데 마도구였구 나.”

유아라가 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그 정도 효과면 1억은 넘지 않아? 혹시 직접 산 거야?”

“어, 그게……

유아라가 말끝을 흐리더니 다시 입 을 열었다.

“선물 받았어.”

“선물? 아~ 혹시 언니?”

유아라가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최서윤이 눈을 빛냈다.

“아! 알겠다! 남자구나! 맞죠?”

최서윤의 말에 윤하영과 신영준의 눈이 반달 모양으로 가늘어졌다.

“뭐야? 진짜 남자야?”

“오~ 유아라. 뭐야? 남자한테 선 물 받았어?”

“와! 어떤 남자길래 1억짜리 선물 을 해주지? 진짜 좋아하나 봐요.”

내 옆에 바짝 다가온 최서윤이 꺄 악 거리며 내 팔뚝을 툭툭 쳤다.

……얘 왜 이리 신났어.

“그래서 누구야? 그 정도면 진짜

찐 사랑인데.”

“학교 애야? 몇 학년?”

“아, 그런 거 아니야. 그만해.”

유아라가 눈을 찌푸리며 정색했다.

“에이~ 누군데 그래? 우리가 아는 애야‘?”

“진짜 그런 거 아니라니까?”

그때 혼자 조용히 웃고 있는 이서준을 본 신영준이 말했다.

“근데 넌 왜 웃고만 있냐?”

“웅?”

“……뭐야. 너 알고 있는 거지?

어? 설마 특무팀 사람이냐?”

그러자 다들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 특무팀 소속이면 1억짜리 선 물이 어렵진 않겠네요. 그래서 누구 예요?”

“하아.…”

상황을 지켜보던 나는 한숨을 크게 푹 내 쉬었다.

“그만해. 그거 나야.”

동시에 모두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나를 향한 눈빛에는 놀라움과 당혹이 담겨 있었다.

내 팔을 툭툭 치던 최서윤도 움직 임을 멈추고는 굳은 얼굴로 한 발짝 내게서 떨어졌다.

“……선배님?”

“와. 김선우 뭐냐? 너 유아라 좋아 했냐?”

뭔가 상황이 귀찮게 흘러가네.

“멋대로 오해하지 말고. 잘 들어봐. 그러니까……

그때였다. 휘이잉!

강한 바람 소리와 함께 앞이 보이 지 않는 눈보라가 다시금 몰아쳤다.

동시에 눈앞이 깜깜해지고 아무것

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약 1분 정도의 시간이 지 났을까.

눈보라가 다시 잠잠해졌다.

“뭔 놈의 눈보라가……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뭐야. 다 어디 갔어?”

주변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동시에 스테이지 입장과 들려왔던 목소리가 떠올랐다.

[저체온과 행방불명에 주의하세

요!]

“……아니, 해명할 시간은 줘야지.”

회귀한 엑스트라가 천재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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