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02화 (301/535)

302화

“……이거 뭐야?”

문자 메시지 내용을 바라보며 눈을 깜빡였다.

“나와 김진우의 관계를 알고 있다

고?”

관계가 없는 것은 아니기에 기자가 한 말에 틀린 건 없었다.

문제는 어디까지 알고 저런 메시지 를 보냈냐는 거다.

김선우와 김진우의 모습을 바꿀 때

는 항상 뒤를 밟히지 않도록 조심하 며 행동했었으니까.

“오라클 마법사회부 윤선지……

어디서 들어본 이름인데.

혹시나 하는 생각에 인터넷에 접속 해 그녀의 소속과 이름을 검색했다.

동시에 수많은 기사가 떠올랐다.

「자운의 목적은 진천우의 부활?」

「협회는 우리를 속이고 있다.」

'태상금융 마인 게이트 사건, 한 성 그룹과 연관 가능성 높아」

'협회와 자운의 비밀 관계…… 이 모든 건 짜고 치는 고스톱?J

대충 홅어보는데 몇몇 기사는 저걸 어떻게 알았지? 라는 생각이 들 만 큼 정확한 내용도 있고, 또 몇몇 기 사는 말도 안 되는 허무맹랑한 내용 의 기사도 있었다.

“협회와 자운의 비밀 관계는 무

쟤들은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데.

확실한 건 이 윤선지라는 기자는 사실 여부를 따지지 않고 자신의 뇌

피셜로 소설을 만들어 기사를 쓴다 는 점이다.

“저렇게 쓰면 욕 안 먹나?”

반응이 궁금해 댓글을 확인했다.

[kim**** : 믿거윤긔긔 오라클은 저 과대망상증 환자 언제 자르냐? [공감 : 3,201 비공감 : 892]]

[yan*** : 아직도 믿거윤 거리고 있네거거 이번 마인 게이트 사건도 1년 전에 예측하신 거 모르냐? [공 감 : 526 비공감 : 2,466]]

UUUA*** : 마인 기업의 존재 여부 모르던 사람이 어디 있냐??

남들 다 아는 거 맞춘 거 가지고 무슨 거거긔 [공감 : 401 비공감 : 68]

어째 기사의 내용보다 기자와 관련 된 댓글이 더 많은 것 같다.

소수의 추종자도 보이는 걸 보아하 니 나름 유명한 기자인 모양.

물론 전체적인 반응을 살펴보면 그 렇게 평판이 좋지는 않은 것 같다. 솔직히 말해 90%가 악플이다.

“……잠깐, 얘 설마 걘 가?”

갑자기 내가 아는 어떤 기자가 생각났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다시 기사의 내용을 살펴봤다.

“얘 맞네.”

어디서 들어본 것 같다 싶더니, 원 작에서도 등장했던 기자였다.

다만 기자의 이름은 스쳐 지나가듯 나오고 기사의 내용만 부각되다 보 니 잠시 잊고 있었다.

윤선지는 먼 훗날 이서준이 진천우 의 아들이었다는 특종을 쓰게 된다.

물론 윤선지의 평판 때문에 아무도 믿지 않았지만, 시간이 홀러 그것이 사실로 밝혀지자 재평가를 받게 된 다.

그 사건으로 인해 이서준의 주가가 폭락하고 많이 힘들어했었지.

“……귀찮네.”

저런 기자가 나에게 관심을 갖는 다는 건 그렇게 좋은 상황이 아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김선우와 김진우 의 관계에 대한 것이라면 더더욱.

“그냥 무시할까.”

윤선지의 평판 상 기사를 써도 크 게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

아마 또 이상한 소설을 써놨다며 조롱당하겠지.

“으음......

3분가량 고민하다가 그냥 답장을 보내기로 했다.

그녀의 평판이 어떻든, 혹시 모를 싹을 키우고 싶지 않아서다.

“어떻게 답장을 보내는 게 좋을 까.”

너무 꼬아서 생각하면 오히려 의심 받을 수 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김선우라 면…….

그때 였다.

[잠재 개성, ‘과몰입’이 발동합니 다!]

이번에도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과 몰입이 발동되었다.

동시에 ‘아무것도 모르는 김선우의 입장’으로 어떻게 답장해야 할지 감 이 오기 시작했다.

톡톡 메시지를 입력했다.

[예전부터 이런 질문 많이 받았는 데 김진우 마법사님과 저는 아무 관 계도 아닙니다. 누군지도 잘 몰라

요.]

“이 정도면 되려나.”

너만 의심한 거 아니고, 예전부터 의심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결국 다들 넘어갔다. 라는 뉘앙스를 가득 담았다.

그 안에는 혼자 대단한 걸 알아낸 척 굴지 말라는 의미도 있다.

“이게 가장 낫겠네.”

메시지 전송.

그렇게 메시지를 보내고 한 3분가 량 답장을 기다리는데 오지 않았다.

나도 언제까지나 답장을 기다리며 이러고 있을 수는 없기에 스마트 학 생 수첩을 내려놓았다.

“아, 근데 더럽게 덥네.”

여름 방학과 동시에 시작된 폭염.

밤인데도 불구하고 방 온도가 33 도가 넘어간다. 더위 내성마저 뚫는 불쾌감이다.

그레텔은 이 더위 속에서 어떻게 저리 잘 자는지 신기하네.

삐빅.

에어컨을 틀고는 샤워실 안으로 들 어갔다.

세계적인 초대형 마법 언론사 ‘오 라클’의 본사.

마법사회부 기자 윤선지는 방금 스 마트폰으로 온 메시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예전부터 이런 질문 많이 받았는 데 김진우 마법사님과 저는 아무 관 계도 아닙니다. 누군지도 잘 몰라 요.]

“잘 안 넘어오네.”

이서준과 함께 가장 핫한 유망주로 불리는 김선우에게 온 메시지였다.

김선우와 김진우의 관계에 대해 의 심하는 과정에서 김선우의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찔러봤는데 답변만 보면 정말로 누군지도 모른다는 억 울함이 느껴진다.

거기다가 이미 많이 시달려봤다는 뉘앙스도 풍겨지고 있고.

“……하긴, 그렇게 닮았는데 시달 리긴 했겠지.”

윤선지는 홀로그램 노트북에 떠오 른 김선우와 김진우의 얼굴을 비교 했다.

둘이 참 닮았다.

김진우의 사진은 공식적인 사진이 없어 다른 시민에게 멀리서 찍힌 파 파라치 컷이었지만, 얼굴은 제대로 보이고 있어 충분히 비교할 수 있었다.

“누가 봐도 똑같이 생겼는데 관계 가 없을 리가 없잖아.”

윤선지는 자신의 촉을 신뢰하는 기 자였다.

특히 이번에 터진 마인 게이트 사

건으로 인해 그녀는 더더욱 자신감 이 상승한 상황이었다.

김선우와 김진우. 이 둘에게는 분 명 숨겨진 무언가가 있다.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시점과 전투 스타일.

마법의 형태.

외형, 체형.

겹치는 부분이 수도 없이 많았으니 까.

거기다 이름까지 은근 비슷하다. 이 정도면 우연이라 치부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무엇보다 정보 길드에 월급을 탈탈 털어 얻어낸 김선우와 김진우의 개 인 정보가 너무나도 깨끗했다.

즉, 일반적인 신분이 아닐 가능성 이 높다.

“남들은 속여도 내 눈은 못 속이 지. 후후.”

이들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협회의 요원?

자운의 스파이?

무엇이 됐든 특종이 될 소재인 것 은 분명했다.

다음 날, 특무팀의 점심 식사 시 간.

식사 도중 인터넷을 확인하니, 우 려했던 대로 윤선지의 기사가 올라 와 있었다.

'마법사관학교의 떠오르는 유망주 A 씨의 비밀스러운 이중 신분 생 활…….j

나는 기사를 읽으며 작게 헛웃음을

흘렸다.

유망주 A 씨.

아직 확신이 없었는지 다행히 김선 우나 김진우를 특정하지 않았다.

댓글을 살펴보았다.

[ABC** : 윤소리on거거 또 시작 이네 [공감 : 381 비공감 : 57]]

[cal*** : 2학년 전민기 말하는 거일 듯. 관상이 그래. [공감 : 127 비공감 : 112]]

보아하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댓글 대다수가 거른다는 내용뿐이 기 때문이다.

중간에 이유 없이 댓글로 맞고 있 는 전민기는 조금 안타깝기는 하지 만 내가 맞은 게 아니니 괜찮다.

그렇게 기사 댓글을 읽다가 조금 어이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사실 저 기사의 내용은 대부분이 맞는 내용이었다.

내가 다른 신분으로 활동 중인 것 은 사실이었으니까.

하지만 반응은 온갖 기자를 향한 욕밖에 없다.

괜히 안타까우면서도 평소 이미지 관리가 중요하구나 라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저래서 기자 생활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런지 모르겠네.

그리고 내 옆자리에 앉아 식사하는 이서준도 기사를 보고 있는 둣 스마 트 학생 수첩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힐끔 내 눈치를 살핀다.

“왜?”

“아니야.”

이서준이 피식 웃으며 다시 식사를 시작했다.

그렇게 음식을 먹고 있는데 우리 맞은편에 앉은 백예진이 옆자리의 정현수에게 물었다.

“근데 김덕현 선배님은 어디 가셨 습니까? 오늘 내내 안 보이시던데. 식사도 안 하시네.”

“아마 회장님께 가셨을 거야. 어제 사건과 관련해서 보고드릴 게 많다 하시 더 라고.”

“아하.”

백예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 맞다. 선배님은 여름 휴가 어 디 가십니까?”

“나? 글쎄. 그냥 집에서 쉴까 생각 중인데.”

“모처럼 휴가인데 집에서 쉬면 쓰 겠습니까? 저는 이번에 학교 동창들 이랑 바다 놀러 가기로 했는데. 흐 흐.”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식사를 이어가는데 스마트 학생 수첩에서 메시지 알람이 울렸다.

[선배님 여름 휴가 때 뭐 하세요?]

최서윤이었다. 나는 톡톡 답장을

입력했다.

[미정]

말로는 미정이라고 했지만 요즘 하 지 못한 개인 훈련과 한성가 남매의 난을 대비해 마인의 정보를 수집하 며 보낼 생각이다.

[어? 선배님, 그럼 같이 여행 가실 래요?]

[집안 소유의 별장 하나 있는데 앞 에 바다도 있고 주변에 훈련시설도

있거든요. (눈을 반짝이는 다람쥐

이모티콘)]

별장이 라...

[누구누구 가는데?]

메시지가 잠시 끊겼다.

[이서준 선배님이나 다른 선배님들

이요.]

“홈……

역시 할 일이 많아서 여행 갈 여 유가 없을 것 같다.

그렇게 거절 메시지를 보내려는 찰 나, 정현수가 내 쪽으로 시선을 돌 렸다.

“아, 맞다. 너 저번이랑 어제 활약 으로 고생했다며 위에서 포상 준다 더라.”

“포상이요?”

순간 솔깃했다. 협회에서 주는 포 상이면 기본적으로 대단한 것들이니 까.

“요즘 마법사들 사이에서 돈 주고 도 못 구해서 난리인 이색 여행 티 켓 하나 있잖아. 그거 준다던데.”

“이색 여행 티켓?”

마도구 정도를 기대했는데 조금 실 망스럽다. 여행 티켓쯤이야 돈 주고 얼마든지 얻을 수 있으니까.

그때, 백예진이 눈을 동그랗게 뜨 며 호들갑을 떨었다.

“……이색 여행 티켓? 자, 잠깐! 혹시 그거에요?!”

«..Q”

뭐길래 반웅이 저러지?

그러자 정현수가 피식 웃으며 대답 했다.

“맞아. 사계의 탑 18, 19층 입장 권.”

같은 시각, 마법사 협회 최상층의 회장실.

김덕현은 김진철 앞에서서 어제 있던 일을 보고하고 있었다. 주로 김선우의 활약에 관한 이야기였다.

김진철은 껄껄 웃었다.

“언제 들어도 재밌는 친구군. 서준 이가 경쟁심을 느낄 만해.”

김덕현은 그런 김진철의 얼굴을 빤 히 바라보았다.

자신이 추측하는 김선우와 김진철 의 비밀 관계에 대한 것을 조금이나 마 알 수 있을까 싶어서였다.

하지만 김진철이 보인 반웅은 김선 우를 그저 이서준의 경쟁자로밖에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김덕현은 저 모습이 연기일까 혼자 생각하다가 넌지시 물었다.

“제가 느끼기에는 김선우는 회장님 과 닮은 면이 많은 것 같습니다.”

“......나랑?”

“네, 만능형 마법사인 점도 그렇고 회장님의 전매특허 마법인 원반격도 사용하지 않습니까?”

김진철이 새하얀 수염을 매만지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확실히 내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 만 나 같은 부류는 흔하지 않지. 닮 았다고 느낄 만해.”

그러고서는 한 마디를 더했다.

“그런데 그놈 스승이 일현이 아니 더냐?”

“네, 맞습니다.”

“그럼 일현이의 영향을 받은 걸 테 다. 일현이 또한 내 영향을 많이 받 았으니.”

틀린 말은 아니었다. 결국 김선우 에게 원반격을 가르친 것도 최일현 이었으니까.

“그래도 원반격을 그렇게 빠르게 익히는 건 조금 놀랐다. 내가 원반 격을 완성하는 데에 걸린 시간이 3 년이니까.”

“그런 의미에서는 회장님이 더 대 단한 거 아닙니까? 세상에 없던 식 을 만들어내는 것과 만들어진 식올 풀어내는 것 사이에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지 않습니까?”

“틀렸다. 없던 식을 만들어 낸 게 아니라 아무도 발견하지 못한 식을 발견한 거다.”

“그게 그거 아닙니까.”

“달라. 어찌 됐든 원반격은 그렇게 간단히 익힐 수 있는 마법이 아니 야. 그 녀석이 남다른 거야.”

김덕현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

김선우와 김진철 사이에 관계가 있 을 거라 생각했는데, 김진철의 순수 한 반응은 그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헛짚은 건가?’

차라리 김진철 회장과 관련되어 있 었더라면 문제가 없었을 텐데.

김선우를 알면 알수록 더더욱 미궁 속으로 빠지는 기분이다.

“됐고, 태상금융의 금고에서 나온 내용물이나 보여줘라.”

김덕현은 품 안에서 종이봉투를 내 밀었다.

김진철은 봉이 봉투를 받았다. 입 구에는 복잡한 술식이 그려져 있었다.

“봉인 술식이 담겨 있어 풀 수 없었습니다. 해석반에 넘기려다가 회 장님께 바로 드리는 게 좋을 것 같

아서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잘했다. 내가 풀지.”

김진철은 봉투 입구의 술식에 마력 을 주입했다.

동시에 술식에 빛이 번쩍이더니 시 간이 지나자 술식의 혼적이 불타며 사라졌다.

김진철은 그 후 봉투를 열어 안에 담긴 서류를 꺼내 읽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작게 미소를 지었다.

“재밌군.”

“……무슨 내용입니까?”

“마인과 한성가의 관계가 꽤 깊은

모양이다.”

회귀한 엑스트라가 천재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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