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99화 (298/535)

299화

오후 8시.

김진우와 있었던 몇 가지 사건 이 후, 엘린은 여러 의문을 품은 채 장 례식장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대체 뭐지.”

김진우가 보였던 결계 해제 모습.

이전에도 본 적 있었지만, 설마 자 신의 결계까지 이토록 쉽게 풀어버 릴 줄은 생각도 못 했다.

문신 마법진을 통해 미리 만들어

놓은 마법이라고는 하나, 그 술식에 는 ‘룬의 일족’의 정수가 담겨있었 으니까.

같은 룬의 일족이 아닌 이상에야 그 술식을 그렇게 빠르게 풀어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김진우……

정체가 뭘까?

어떻게 그 정도의 술식 해제 능력 을 지닌 거지?

의문은 지워지지 않은 채 엘린은 장례식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낮에는 많은 조문객으로 붐비고 있 었지만, 해가 저물고 지금은 한적해

졌다.

한세진을 찾아 장례식장 안으로 들 어서려는 그때, 어딘가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세진?’

엘린은 목소리의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한세진은 한 남성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 남성은 과거, 한세진의 별장에서 본 적 있었던 마인이었다.

—자리는 언제 만들 거지? 협회의

조사망이 좁혀오고 있어서 시간이 얼마 없어. 최근에는 김덕현이 찾아 오기도 했고.

—……김덕현이라면 특무팀 말하는 겁니까? 흐음. 협회에서 뭔가 눈치 를 챈 모양이네요. 일단 알겠습니다. 이번 일만 해결되면 바로 자리를 마 련하겠습니다. 그리고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제 호위도 함께 붙여드 리죠.

—잠깐, 누가 지켜보고 있다.

……눈치챘나?

어쩔 수 없이 엘린은 모습을 드러

냈다.

그녀를 발견한 한세진은 안심하라 는 듯 미소를 지었다.

“안심해도 됩니다. 아까 말한 제 호위입니다.”

마인은 엘린을 빤히 바라보았다. 엘린 역시 그 시선을 덤덤하게 마주 했다.

“호위의 실력이 제법이군. 차분하 지만 강한 기세가 느껴져.”

“엘린, 이쪽은 신현교 님이십니다.”

“알아.”

눈앞의 남성은 뉴스에서도 몇 번

본 적 있었다.

YA 생명이라는 기업의 회장이라는 신분을 지니고 있었다.

“그렇습니까? 그럼 설명하기 쉽겠 네요.”

한세진이 그 둘을 둘러보며 말했다.

“저번에 말했듯이 자리를 만들어드 리겠습니다. 그리고 두 분께서 힘을 합쳐 김진우를 처치해주시면 되겠습니다.”

“.…”허허.”

나는 소파에 앉아 허탈한 웃음을 흘리며 비밀의 할인 상점을 살펴보 고 있었다.

[일주일간 판매하는 특별한 물품!]

[현재 구매 가능 목록 - 50개]

[30% 종합 할인 쿠폰으???) -

100,000포인트]

[최고급 무제한 아공간 포켓으???) _ 50,000포인트]

[최상급 숙련의 물약(???) -

100,000포인트]

비밀의 할인 상점에서는 일반 포인 트 상점에서는 볼 수 없었던 것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종류도 엄청나게 많다.

개수만 50개.

그리고 여기서 판매하는 것은 모두 (???) 등급으로, 외부자의 혜택으로 만 얻을 수 있는 ‘특수’였다.

“뭐부터 봐야 하지?”

쭉 둘러보다가 가장 먼저 눈에 띄 는 ‘30% 종합 할인 쿠폰(우??)’을 선택했다.

[30% 종합 할인 쿠폰(으??)]

분류 : 특수(1회용 소모성 아이템)

설명 : 포인트 상점에서 판매하는 물품 한 가지를 30% 할인된 가격

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구매 후 사용 유효 기간 : 7일

*구매 제한 : 1

가격 : 100,000(50% 할인가)

50% 할인으로 10만 포인트.

정가로는 20만 포인트라는 이야기

다.

잠시 황당함을 느끼며 피식 웃었

“정가에 판 적도 없으면서 할인가 는 무슨……

상술이 지독하네.

그럼에도 30% 할인이라는 건 꽤 메리트가 있다.

만약 100만 포인트짜리 특성을 구 매하게 된다면 구매가격 포함 20만 의 포인트를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 다.

만약 40만 포인트짜리 SS등급 특 성을 할인하게 된다면 12만을 절약 해 2만 포인트를 이득 볼 수 있는 거겠지.

“……그런데 2만은 조금 아쉽긴 하 네.”

거기다 유효 기간이 7일이라 지금 당장 이것으로 큰 이득을 챙기기는 힘들다. 나에게는 그만한 포인트가 없기 때문이다.

유효 기간만 없었더라면 길게 봐서 구매했을 텐데.

“쯧.”

일단 패스.

나는 다음 목록을 살펴보았다.

“무제한 아공간 포켓……

솔직히 말해서 탐이 난다.

슬슬 아공간의 용량이 부족해지려 는 지금 ‘무제한’으로 담을 수 있다 는 건 앞으로의 계획에 엄청난 편리 함을 줄 테니까.

거기다 5만 포인트면 진짜 싼 가 격이기는 하다.

정가로는 아마 15만 포인트 정도 의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

“어쩌지?”

톡톡. 소파 팔걸이를 손가락으로 두들겼다.

“……그래, 당장 급한 건 아니니

까.”

이것도 패스.

다시 판매 목록을 살펴보았다.

숙련의 물약…… 감정의 거울…… 호감 상승의 물약…… 간단 성형 시 술…… 친애의 반지…….

생각보다 이상한 것들도 많았다.

“전투에 도움 될만한 거 없나?”

그렇게 둘러보다가 특이한 이름의 능력을 발견했다.

[제3의 눈아??)]

설명 :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제3 의 눈을 움직여 최대 700m까지 원 하는 장소의 시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격 : 35,000포인트(70% 할인가)

“……어, 이거 괜찮은 거 같은데.”

원하는 장소의 시야 확인.

전략적인 용도로 사용하면 꽤 유용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자운과 마인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상대의 정보를 파악해야 할 일이 많 아질 테니 말이다.

무엇보다 나를 노리는 녀석들도 늘 어나고 있기도 하고.

“그래, 사자.”

3만 5천 포인트면 그렇게 비싸지 도 않으니까.

고민 끝에 구매를 선택했다.

[제3의 눈으???)을 구매했습니다.]

[‘비밀의 할인 상점 쇼핑’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보상으로 3,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우우웅.

내 앞에 새하얀 빛이 떠올랐다.

그 빛은 내 몸 안에 스며들었다. 동시에 제3의 눈의 사용법이 머릿속 으로 각인되었다.

나는 곧바로 제3의 눈을 발동했다.

[제3의 눈을 발동합니다.]

하늘 위로 동그란 빛의 구체가 생 성되었다.

마치 내 신체의 일부라도 되는 것 처럼 빛의 구체가 전해주는 정보들 이 자연스레 머릿속에 들어왔다.

마치 CCTV 화면처럼 지상을 내려 보는 구도였다.

“신기하네.”

이번에는 제3의 눈을 움직여 보았 다. 그러자 허공에 떠오른 눈이 이 동하며 머릿속에 들어오는 시야 역 시 함께 움직였다.

그 순간 어지러움이 찾아왔다.

“……으, 멀미할 거 같네.”

잠시 눈을 멈추었다. 아무래도 적 응되지 않은 낯선 감각이라 그런 것 같다.

한 1분 정도 쉬다가 다시 눈을 움 직였다.

전보다는 나아졌다.

“벽도 통과되려나.”

이번에는 눈을 벽 밖으로 보냈다.

그러자 벽을 통과하더니 소파에 누 워 티비를 시청하는 옆방 학생의 모 습이 보였다.

어찌나 신났는지 배를 벅벅 긁으며

깔깔 웃음을 멈추지 않고 있다.

눈이라면서 귀까지 달렸는지 소리 까지 들린다.

“......홈홈.”

제3의 눈을 다시 회수했다.

혹시 또 이상한 업적을 달성하며 꼽을 주진 않을까 했는데 그러지 않 아 안심되면서도 아쉽다.

“괜찮네.”

이 정도면 꽤 합리적인 소비가 아 닐까.

조금 멀미가 난다는 게 문제이긴 하지만 사용하다 보면 언젠간 이 감

각에 적웅하게 될 것이다.

언젠간 전투 중에도 유용하게 사용 할 수 있게 되겠지.

만족감을 느끼며 다시 아이 쇼핑을 다시 시작했다.

그때.

“어‘?”

내 시선을 확 잡아끄는 이름을 발 견했다.

[랜덤 뽑기 상자(???) - 10,000]

엄청난 홍미를 일으키는 이름이다.

곧바로 확인했다.

[랜덤 뽑기 상자(???)]

설명 : 랜덤으로 포인트 상점에 판 매되는 상품을 획득하실 수 있습니다. 낮은 확률로 고등급의 [특수]도 얻을 수 있습니다.

확률 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드~드드등급(100,000포인트 이상) -

2%

A등급(50,000포인트 이상) - 5%

B등급(10,000포인트 이상) - 30%

C 등급(10,000포인트 미만) -

63%

가격 : 10,000

“어…… 확률 나쁘지 않은데?”

현실에 존재하는 몇몇 사행성 짙은 게임과 비교하면 이 정도는 아주 괜 찮은 편에 속한다.

심지어 확률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고.

무엇보다 본전 확률이 무려 37% 나 된다.

물론 63%로 망할 가능성이 있기 는 하지만…….

“이걸 어떻게 참아.”

본전 확률 37%?

이건 절대 못 참지.

나는 곧바로 하나 구매했다.

『랜덤 뽑기 상자’를 구매했습니다.]

[‘충동적 도박’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보상으로 3,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충동적 도박은 무슨…….

확률 표를 보고 결정한 합리적인 선택이다.

“까볼까.”

곧바로 상자를 오픈했다.

[랜덤 뽑기 상자를 오픈합니다!]

[‘특제 다이어트 콜라(F)’을 획득합 니다!]

통통통.

내 앞으로 검은빛의 콜라 하나가 떨어지더니 바닥을 굴렀다.

“응애!”

그때 구석에서 피자를 먹던 그레텔 이 콜라를 발견하고는 짧은 발걸음 으로 달려오더니 그대로 낚아챘다.

그러고서는 콜라 뚜껑을 따려는 움

직임을 보였다. 나는 황급히 말렸다.

“그레텔, 그거 피자랑 마시는 콜라 아니야.”

“응애?”

“자자, 이리 줘.”

그러자 그레텔이 아쉬워하는 표정 을 지으며 콜라를 넘겼다.

그냥 일반 콜라면 문제가 없지만, 특제 다이어트 콜라인 만큼 체중을 급격하게 빼는 효과가 담겨있다.

즉, 건강에 좋지 못해 마시게 둘 수 없었다.

나는 대충 콜라를 아공간 안에 던

져 놓았다.

“아씨, 돈 버렸네.”

뭐, 상자 하나 가지고 이득을 챙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애초에 하지 도 않았다.

애초에 내 운이 그렇고 좋지 않기 도 하고.

어디까지 재미로…….

“잠깐.”

그러고 보니 포인트 상점에 ‘그걸’ 판매하고 있을 텐데.

나는 비밀 상점 창을 끄고는 포인 트 상점에 입장했다.

그리고 검색창에 ‘행운’을 검색했다.

[일시적 행운 강화의 비약(B)]

“찾았다.”

[일시적 행운 강화의 비약(B)]

설명 : 3분간 행운이 상승합니다.

가격 : 10,000포인트

“.…”흐음.”

행운 상승.

3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그 시 간이면 구매한 상자를 오픈하고도 남는 시간이다.

순간 갈등이 생겼다.

과연 이 1만 포인트가 그 정도의 가치가 있을까 하는 고민.

그리고 동시에 내가 미련한 짓을 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

“그래, 해보자. 못 먹어도 고.”

[일시적 행운 강화의 비약(B)을 구 매했습니다.]

새하얀 빛이 번쩍이면서 바닥에 물 약이 떨어졌다.

“응애!”

피자를 먹던 그레텔이 어느새 비약 을 주워들었다. 그러고는 이번에도 마시려는 듯 뚜껑을 따려는 움직임 을 보였다.

“그레텔 그거 사이다 아니야. 이리 줘.”

“......웅애.”

그레텔이 시무룩한 얼굴로 내게 비 약을 넘겼다.

나는 그레텔의 등을 가볍게 쓸어주 고는 꿀꺽꿀꺽 물약을 마셨다.

[‘일시적 행운 강화의 비약(B)’의 효과로 행운이 상승합니다.]

[적응형 특성, ‘약성 증폭’의 효과 로 약의 효능과 지속시간이 20% 상승합니다.]

“좋아.”

약성 증폭까지 발동되었다.

행운 수치는 더 상승했으니 확률이 더 오른 셈이다.

“더도 말고 딱 10개만 까자.”

그 이상 지르는 것은 멍청한 짓이 다.

아니, 이미 멍청한 짓을 하는 걸지 도 모르겠지만.

곧바로 비밀의 할인 상점에 입장해 구매했다.

『랜덤 뽑기 상자’를 10개 구매했 습니다.]

“후우…… 좋아. 가자.”

손에 차오르는 땀을 닦아내고는 바 로 오픈했다.

[랜덤 뽑기 상자를 한 번에 오픈합 니다!]

[‘Q사 100주년 콜라(F)’를 획득합 니다!]

[‘체력 1’을 획득합니다!]

[‘하급 숙련의 포션으???)’을 획득합 니다!]

『하급 마력 증폭의 포션 (C)’을 획 득합니다!]

[‘마력 4’를 획득합니다!]

[‘청금석 머리핀(B)’을 획득합니 다!]

[‘지하 세계의 고목(C)’을 획득합니 다!]

[‘필중의 가호(B)’을 획득합니다.]

[‘BAH 양념 반 후라이드 반 치킨 (FF)’을 획득합니다.]

[‘용암 도마뱀 반 장갑(B)’올 획득 합니다.]

쾅!

소파 테이블을 내리쳤다.

10개를 오픈했는데 A등급이 단 하 나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나마 뜬 (으??)의 특수도 ‘하급’이 라 그렇게 비싼 아이템이 아니다.

“응애!”

그때 그레텔이 기뻐하는 얼굴로 바 닥에 떨어진 치킨 상자를 주웠다.

그러고는 그 옆에 떨어진 100주년 콜라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나와 콜라를 번갈아 보며 갈등하더

니 이내 내게 내밀었다.

“……그건 마셔도 돼.”

“응애!”

그레텔은 기뻐하며 콜라를 마셨다.

그 뒷모습을 보며 나는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이래서 도박은 하면 안 되는구나.

그때 였다.

[‘도박 중독’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보상으로 ‘랜덤 뽑기 상자(???)’를 획득합니다.]

업적을 달성하며 뽑기 상자를 하나 더 획득했다.

……어, 이건 무엇을 암시하는 거 지?

꿀꺽.

침을 삼키고는 곧바로 오픈했다.

[랜덤 뽑기 상자를 오픈합니다!]

우우웅…….

[‘SS등급 이하 45% 종합 할인 쿠 폰’을 획득합니다!]

“떴다!”

회귀한 엑스트라가 천재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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