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97화 (296/535)

297화

정글 멸망전 이후 이틀간 진행된 추가 시험을 마지막으로 기말시험이 종료되었다.

시험의 최종 결과는 아직 발표되진 않았지만, 3학년 시험의 메인이라 할 수 있는 ‘정글 멸망전’에서 압도 적인 성적을 거두었기에 대부분 내 가 1위에 오르지 않을까 추측하고 있다.

그리고 오늘, 기말시험에서의 내 활약이 담긴 영상이 인터넷에 올라

왔다.

+영상 댓글+

[와 미쳤네거거 저게 뭐냐?거거 걍 묘기를 부리는데?]

[하늘 위에서 폭우 마법 쏘는 거 돌았네;;]

[이서준이랑 제대로 붙는 거 보고 싶다.]

1_[작년에 붙었을 때 이서준이 이 김]

1_[그거 딱 봐도 김선우가 봐줌거 케

사람들의 반응은 보다시피 아주 폭 발적이다.

공중 위에서 화려하게 쏘아내는 폭 우 마법은 일반인들의 가슴을 자극 하는 멋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법사관학교 김선우, 기말시험 에서 변칙적 전투로 원맨쇼 활약. 1 위 유력」

「졸업까지 반년…… 5대 마법 길 드의 ‘김선우’ 영입전 시작」

「술식 이해력 아주 높아, 깨달음 의 룬도 영입전 참전」

'한국 마법사관학교 BIG 3 이서준, 김선우, 유아라. 특무팀 진로 희 망……j

나를 주제로 한 기사 역시 계속해 서 올라오는 중이다.

그 결과로 꽤 많은 포인트와 인과 율도 획득했다.

[‘거물들의 주목을 받는’ 업적을 달 성했습니다.]

[보상으로 10,000포인트를 획득합

니다.]

[미래의 작은 변화가 감지되었습니다.]

[인과율이 0.5 상숭합니다.]

그렇게 눈앞의 메시지를 보며 다음 수업 시간을 기다리던 그때.

“가끔 이렇게 멍 때린다니까.”

옆에서 윤하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정신을 차리고는 고개를 돌렸다.

“웅? 뭐가?”

“가끔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고 있 어서.”

윤하영이 내 눈앞에 손바닥을 휙휙 휘젓더니 작게 웃었다.

“눈앞에 뭐라도 있는 것처럼.”

“아〜 잠깐 뭐 좀 생각할 게 있어 서.”

나는 눈앞의 메시지창을 치우고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둣 어깨를 으쓱 였다.

윤하영은 나를 빤히 바라보더니 고 개를 끄덕이고는 쭈욱 기지개를 켰

“으음〜 이제 곧 방학이네.”

“그러게.”

2주 뒤에 여름 방학이 시작된다. 언제나 그렇듯 방학이 시작되면 여 러 큼지막한 사건이 터질 예정이다.

그래서 다른 학생들과 다르게 나는 방학이 마냥 기다려지지는 않는다.

“선우야. 우리 방학 때 애들 모아 서 다 같이 놀러 갈까?”

“놀러?”

“이번이 마지막 여름 방학이잖아. 추억 쌓는 거지〜 아라랑 서준이랑

영준이 이런 애들 끼고. 아! 아니면 우리 집 놀러 올래? 바로 옆에 계 곡 있거든?”

마지막 여름 방학이라…….

“글쎄. 진로 실습으로 바빠서 될지 모르겠네.”

모든 3학년은 방학 동안 자신이 선택한 진로 실습을 해야 한다.

그런 이유로 이서준과 유아라는 방 학 중에도 특무팀에서 계속 얼굴을 볼 예정이다.

그러자 윤하영이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래도 매일 출근하는 건 아니잖

아.”

“그것 외에도 개인적으로 바쁜 일 이 많아서. 그리고……

슬쩍 주변의 눈치를 살피고는 작게 속삭였다.

“같이 마인 토벌해야지.”

“……웅? 방학 때도 하게?”

“저번에 말했잖아. 졸업 전까지 최 대한 많은 마인을 처치할 거라고.”

“괜찮을까? 안 그래도 마인 게이트 니 뭐니해서 최근에 감시가 심해졌 다는데.”

마인 게이트 사건은 현재도 협회에

서 조사 중이다.

보안상의 문제로 협회 밖으로 진행 사항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그들 의 수사는 꽤 진전됐을 것이다.

아마 곧 있으면 다른 마인 기업들 의 정체도 밝혀지겠지.

“괜찮아. 다 방법이 있……

그때였다. 스마트 학생 수첩에서 메시지 알람이 울렸다.

[선배님 진짜로 순간 패닉와서 이 상한 대답한 거예요.]

[중간중간 나가서 승아랑 밥도 먹

고, 수첩으로 영화도 보고 그랬다니 까요?]

최서윤에게 온 메시지였다.

그러니까 기말시험에서 7시간의 잠 방 시청을 해명(?)하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이상한 사람처럼 보일까 봐 걱정돼서 저러는 모양인데.

계속 저렇게 해명하려는 걸 보면 진짜 억울하긴 한 모양이다.

[어, 그래]

그러자 곧바로 답장이 왔다.

[뭐야. 안 믿잖아요(분노한 근육 토끼 이모티콘)]

“……얘는 믿는다고 해도 그러네.”

“누구야?”

스마트 학생 수첩을 빤히 바라보자 윤하영이 물었다.

“최서윤.”

“아, 왠지 그럴 거 같더라……

윤하영이 작게 중얼거렸다. 나는

그녀를 힐끔 보다가 답장을 입력했다.

[진짜로 믿는다니까.]

그렇게 메시지를 보내고는 스마트 학생 수첩을 다시 집어넣었다. 메시 지 알람이 다시 도착했지만, 굳이 확인하진 않았다.

“김선우.”

그때 소리도 없이 유아라가 우리 앞에 나타났다.

“왜?”

“너 혹시 아직도 언니랑 연락해?”

“언니?”

유아라의 말에 윤하영이 오히려 깊 은 관심을 드러냈다.

그러자 유아라가 말을 이었다.

“언니가 B조 시험에 참관했다는 소문이 들리더라고. 만약 그 소문이 맞으면 너 보러 온 거잖아.”

“나 보러 온 건 모르겠지만 가끔 연락하기는 하지.”

아주 가끔이지만, 최근 시험을 계 기로 다시 연락을 시작했다.

“……무슨 연락하는데?”

유아라가 깊은 관심을 드러내며 물 었다. 하지만 김창현과 관련된 이야기를 굳이 그녀에게 해줄 이유는 없다.

이건 좀 더 나중에.

“그건 비밀.”

모든 수업이 끝난 오후.

나는 홀로 서울의 번화가를 걷고 있었다. 퇴근 시간에 맞물려서 그런 지 거리에는 인파로 가득했다.

“……저거 김선우 아니야?”

“에이 설마. 저렇게 대놓고 다니겠 어?”

길을 걷는 도중 나를 발견한 사람 들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다.

몇몇 사건으로 확실히 유명해지긴 한 것인지 최근 나를 알아보는 사람 이 부쩍 늘었다.

나도 모자나 선글라스라도 끼고 다 녀야 하나?

“김 선우.”

약속 장소에 도착하자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검은 모자를 눌러쓴 긴 혹발의 여 성, 유아연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남들의 시선에 튀지 않으려고 모자 를 눌러쓴 모양인데 키도 크고 날씬 하다 보니 신비로운 느낌이 강해져 오히려 더 눈에 띄는 것 같다.

“30초 늦었어.”

유아연이 손목시계를 두들기며 말 했다.

“그 정돈 봐줘요.”

“농담이야. 보는 시선도 많은데 빨 리 이동하자.”

유아연이 피식 웃으며 자신의 뒤에

주차된 차를 가리켰다.

그렇게 나는 유아연의 차에 올라탔 다. 적당히 사람이 없는 골목에 도 착하자 차는 멈추었다.

“저번에 메시지로 말했듯이 김창현 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알게 된 게 있어.”

유아연은 뒷좌석에서 서류를 집더 니 내게 내밀었다.

그것을 받아든 나는 곧장 내용을 확인했다.

서류 위에는 4장의 사진이 있었다.

전부 김창현의 모습이 찍힌 사진이 었는데 CCTV로 찍은 것 같았다.

나는 그 사진들을 주의 깊게 살펴보 았다.

“이것들은 언제 찍힌 겁니까?”

“김창현의 졸업 이후, 그러니깐 7 개월간 찍힌 사진이야.”

“7개월……

나는 사진을 보았다. 사진 속 계절 은 전부 다른지 의상이 전부 달랐다.

“배경을 보니 한국은 아니네요.”

“응, 중국, 인도, 그린란드, 이집트 야. 세계 여행이라도 하는지 엄청 돌아다니고 있더라고.”

“ 흐음......

원작의 기억을 통해 짐작되는 것이 라도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것도 없다. 원작에서도 저 장소에 대한 공 통점은 전혀 없었으니까.

김창현이 저 나라에 간 이유는 무 엇일까?

서류를 넘기자 김창현의 대략적인 이동 경로가 보였다.

또한 어느 장소를 방문했는지에 대 한 기록도 남아 있었다.

유적지, 고대 술식 서적…….

그때 유아연이 말했다.

“내 생각에는 김창현은 어떤 술식 을 찾기 위해 돌아다니는 거 같아.”

“술식이요?”

“김창현이 다녀갔던 장소들 모두, 최근에 유적들이 발견된 곳이야. 그 리고 그곳에는 항상 어떤 술식 일부 가 벽화로 그려져 있었지.”

술식의 일부?

내가 의문에 찬 표정을 짓자 유아 연이 말을 이었다.

“말 그대로 술식 일부야. 그.러니까, 미완성 술식이라는 거지.”

“그 정도는 알아요. 근데 술식의

일부라도 어떤 건지는 대충 알 수 있잖아요.”

“내가 아는 신비 학자의 말에 의하 면 영혼 이식의 술식 같다고 하더라 고.”

“……영혼 이식의 술식?”

영혼 이식의 술식이라면…….

“잠깐만, 확실해요?”

“어, 분명 그렇게 말했어. 뭔가 아 는 거라도 있어?”

원작에 의하면 영혼 이식의 술식은 이미 진천우가 알고 있던 것이다.

그리고 진천우의 사도인 김창현이

그 술식을 모를 리가 없다.

“혹시 그 술식 조각에 대한 기록도 있어요?”

“몇 장 넘기면 있을 거야.”

그 말에서류를 쭉쭉 넘겼다. 한 5 페이지 정도를 넘겼을까.

아까와 같은 4장의 사진이 다시 보였다.

4장의 사진에는 모두 벽에 복잡한 술식이 벽화처럼 담겨있었다.

따로 보면 완성되지 않은 술식이었지만 이 넉 장의 술식 조각이 사실 하나의 조각이라는 걸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외부자의 혜택을 이용해 미완성된 4개의 술식을 합쳐보자 완전하진 않 지만, 대략적인 술식의 형태가 머릿 속에 그려졌다.

유아연의 말대로 이 술식은 영혼 이식의 술식과 비슷했다.

하지만 디테일한 부분에서 큰 차이 가 있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이 술식은 영혼 이식 술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술식의 정체는 영혼을 부르는,

일종의 강령술이다.

‘강령술……

강령술은 원작에서도 중요하게 다 뤄지는 마법이다.

이서준이 그녀의 어머니를 만났을 때 사용되었고, 자운이 진천우를 되 살리기 위한 수단으로 다뤄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술식은 내가 알던 기존 의 강령술과는 확연히 다른 부분이 있었다.

이 술식은 마치 평범한 인간의 영 혼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부르기 위한 용도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만약 술식이 완성되어 있었다면 그 정체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겠지만, 이 4장 만으로는 그것을 알아낼 수 가 없다.

“뭔가 알 거 같아?”

유아연의 말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

“영혼과 관련된 술식은 맞아요. 그 런데 4장밖에 되지 않아서 정확히 어떤 술식인지는 알 수 없어요.”

“으음. 역시 그런가……

유아연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내게 말했다.

“일단 알았어. 뭔가 더 새로운 정 보가 생기면 그때 말해줄게.”

시간은 빠르게 흘러 일주일의 시간 이 지났다.

평소와 같은 평화로운 시간이 흘렀 고, 학생들 역시 여름 방학이 가까 워지자 어디로 놀러 갈지 또 어떤 훈련을 할지 계획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3학년은 대다수가 진로 실습 활동

을 해야 하기에 1, 2학년들과 달리 크게 기뻐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 다.

그래도 주 3일 출근이라는 것이 학생들에게 많은 위안을 남겼다.

그리고 종합 성적에 가장 큰 비중 을 차지할 기말시험의 성적이 발표 되었다.

[3-기말 평가 성적]

[김선우][3—A]

[실기 - 1위]

[이론 - 1위]

[최종 합산 - 3위]

『최종 탑 3’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보상으로 15,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정글 멸망전에서의 압도적인 성적

덕인지 신영준을 꺾고 종합 3위에 오를 수 있게 되었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아니 당연한 결과였기에 크게 기쁘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1만 5,000포인트를 벌어낸 것은 의외의 성과라 기분이 좋았다.

이번 시험으로만 3만이 넘는 포인 트를 획득했기 때문이다.

기존의 종합 3위였던 신영준은 어 느 정도 예상했는지 허탈한 반응을 보였지만 쿨하게 자신의 패배를 인 정하며 나를 축하해주었다.

그리고 이서준 역시 실기 1위에

오른 것을 축하해주었지만 그 눈빛 속에서 다음에는 절대 지지 않겠다 는 강렬한 승부욕을 내뿜었기에 괜 히 나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유아라는 내가 바짝 추격해오자 극 도의 긴장감을 느꼈는지 매일 새벽 까지 훈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

평화로운 시간은 계속 흘러갔다.

무언가 크게 터질 것 같았던 마인 게이트 사건도 발표되는 것이 없었 고, 지속된 테러로 시민들을 두려움 에 떨게 했던 자운 역시 무엇을 하 려는 것인지 활동을 멈추었다.

그렇게 쭉 이어질 것 같았던 평화

로운 시간 속.

방학을 하루 앞둔 오늘, 세계가 뒤 집힐 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r[속보] 한대현 한성 그룹 회장 별세」

한대현이 사망했다.

회귀한 엑스트라가 천재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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