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3화
멱살을 잡힌 안토니오가 이를 악물 며 나를 노려보았다.
“……너 뭐야. 나인 거 어떻게 알 았어?”
나는 대답 대신 손 위로 마력을 끌어올렸다. 이번 임무의 목표는 안 토니오의 사살이 아닌 생포.
생포를 위해서는 녀석올 먼저 제압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손 위로 마력이 회오리치며 무속성 의 마법 구체가 다시 구현되었다.
녀석은 당황한 얼굴로 나를 밀쳐내 며 검을 휘두르려 했지만, 타이밍에 맞춰 녀석의 발을 걸어 균형을 무너 트렸다.
몸의 균형이 무너지자 녀석은 순식 간에 무방비 상태가 되었다.
나는 그대로 녀석의 어깨에 마력 구체를 쑤셔 박았다.
“끄아악!”
안토니오의 고통이 섞인 비명이 공 간을 크게 울렸다. 나는 녀석을 밀 쳐내며 그대로 바닥에 쓰러트렸다.
그 뒤 빠른 속도로 미리 지급 받 았던 마력 차단 구속구를 꺼냈다.
“죽기 싫으면 가만히 있어.”
“끄으으윽! 꺼져!”
그렇게 녀석의 등을 누르고 양손에 마력 구속구를 채워 넣으려는 그 순 간.
—김선우! 너 거기서 뭐해!
통신 마도구에서 다급한 외침이 들 려왔다. 정현수의 외침이었다.
잠시 행동을 멈추고는 귀에 꽂힌 마도구에 마력을 주입했다.
“아, 그게 지금......
그렇게 상황을 설명하려는 찰나一
거대한 마력의 기운이 지상에서 휘 몰아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시에.
콰아아아아앙——
거대한 굉음이 울리더니 강렬한 마력 에너지가 주변을 크게 휩쓸었다.
건물의 창문은 모두 깨져나갔고, 나 역시 그 에너지에 휩쓸리며 몸의 균형을 잠시 잃었다.
“큭!”
본능적으로 이 마력의 정체를 깨달 았다.
주변의 피해를 우려해 힘을 조절하 던 김덕현과 선화가 본격적으로 힘 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둘은 S등급 중에서도 최정상에 속한 괴물들.
그들의 힘이라면 진작 이 건물이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리고 안토니오는 이 기회를 놓치 지 않았다.
나를 발로 밀쳐내더니 어깨를 부여 잡은 채 그대로 지하로 직행하는 통 로로 도망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나는 구체를 다시 구현해 녀석의 오른쪽 다리에 속사했다.
파앙!
“끄아으]'!”
녀석이 다시 바닥에 엎어졌다.
동시에 이마를 바닥에 찧었더니 쿵! 하는 소리가 바닥에 크게 울렸다.
괜히 보는 내가 아파서 눈이 절로 찌푸려졌다.
생포한 후 조사해야 해서 머리 다 치면 곤란한데.
“어……, 야. 너 괜찮냐?”
그렇게 걱정 어린 목소리로 묻자 안토니오가 어깨를 부르르 떨며 뒤 를 돌았다.
이마의 피가 코를 타고 주르륵 홀
러내리고 있었다.
“끄윽…… 이 미친 새끼가…… 욕부터 박는 걸 보아하니 다행히
정신은 멀쩡한 모양이다.
혹시 무슨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천만다행이네.
나는 녀석에게 천천히 걸어가며 녀
석의 왼쪽 다리에 구체를 방출했다.
콰앙!
“끄아악…… 야이 개새끼야!”
울부짖는 듯한 안토니오의 처절한 외침.
나는 신경 쓰지 않고 이어서 어깨 와 팔에도 마법을 방출했다.
“끄아아악! 야아악!”
그 순간 오른쪽 공간에서 나를 향 한 살기가 느껴졌다.
곧바로 오른쪽으로 손을 뻗어 마법 을 방출하자 나를 향해 달려들던 조 직원 하나가 컥! 하며 그대로 바닥 에 쓰러졌다.
이어서 후방과 왼쪽에서도 살기가 느껴졌다.
이번에도 침착하게 마법을 방출하 여 쓰러트렸다.
그렇게 조직원 세 명이 쓰러지자 나를 보는 조직원들의 눈빛에 두려 움이 맺히기 시작했다.
“……뭐야? 쟤는 뒤통수에도 눈이 달렸나?”
“……아니, 저거 학생 맞아?”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무시하 고는 안토니오에게 걸어가 마력 구 속구로 녀석의 양손을 구속했다.
철컥.
동시에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우두머리 생포’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보상으로 5,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미래의 변화가 감지되었습니다.]
[인과율이 0.5 상승합니다.]
[‘바람 속성’을 이용하여 수많은 적 을 제압했습니다.]
[바람 속성 제어술의 숙련도가 크 게 상승합니다!]
포인트와 인과율을 획득했다. 바람 속성 숙련도를 획득한 건 덤.
하지만 상황이 급박하다 보니 메시 지를 치우고 통신 마도구에 마력을 주입했다.
“아아, 김선우입니다. 4충에 있던 안토니오 생포 완료했습니다.”
그러자 황당해하는 정현수의 목소 리가 들려왔다.
—……뭐, 뭐? 생포 완료했다고? 김선우 너…… 아니다. 일단 수고했 어. 밑에 상황 정리 좀 하고 올라갈 게.
아무래도 뭔가 더 할 말이 있는 것 같은데 김덕현과 선화의 전투 때 문인지 바쁜 것 같았다.
문득 두 사람의 전투가 궁금해 마력이 느껴지는 곳으로 걸어가 창밖 을 내려보았다.
동시에 눈앞에 보이는 광경에 입이 벌어졌다.
“와.”
S등급이라는 두 괴물 간에 엄청난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김덕현의 창이 휘둘러질 때마다 어 마어마한 마력의 파동이 주변 공간 을 크게 휩쓸어 나갔고, 선화는 강
력한 검은 마기를 이용해 김덕현의 공격을 막아내었다.
하지만 상황 자체는 김덕현에게 조 금 더 우세해 보였다.
힘의 차이 때문인지 선화는 방어 위주의 전투를 보였기 때문이다.
다만 마인 특유의 재생력 덕에 피 해를 입힐 수 없어 승패가 쉽게 결 정 나지 않고 있었다.
—……크윽. 역시 김덕현인가? 소 문대로 괴물이군.
—닥치고 대답해라. 어째서 너 같 은 마인이 이 사건에 개입한 거지?
—후후…… 그건 스스로 알아보도 록 해라.
그때 정현수와 다른 요원들이 합류 했다. 그 중에는 이서준과 유아라도 있었다.
—선배님! 저희도 돕겠습니다!
—쳇...
다가오는 지원 병력에 선화는 승산 이 없다고 판단했는지 암흑화를 시 전했다.
동시에 그녀의 몸이 아이스크림처 럼 녹아내리며 어둠 속으로 사라지 기 시작했다.
김덕현은 놓치지 않기 위해 창을 다시 휘둘렀지만, 그녀의 육신은 이 미 암혹 속으로 사라진 뒤였다.
그리고.
사라졌던 그녀의 기운이 내 주변에서 느껴졌다.
나는 뒤를 돌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암흑 속에서 무언가가 스멀스멀 올라오더니 선화 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주변에 쓰러진 조직원들과 생포된 안토니오를 바라보더니 내게 말했다.
“……대단하군. 혼자서 상황을 정 리한 건가?”
선화가 놀랍다는 말투로 중얼거렸다.
혹시 그녀가 나를 공격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살기가 느껴지지 않는 걸 보아 나를 해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
경계심을 풀어내자 그녀가 작게 미 소를 지었다.
“재밌네. 나를 앞에 두고 겁을 먹
지 않다니……
싱글벙글 웃더니 다시 말했다.
“너 김선우 맞지?”
“그렇다면?”
“그렇게 경계할 필요 없어. 나는 개인적으로 네 팬이거든.”
……선화가 내 팬이라고?
“정확히는 너랑 닮은 다른 인물의 팬이지만. 뭐, 그 사람 덕에 너한테 도 관심이 생긴 거라고 할 수 있지. 후후.”
그녀가 말하는 다른 인물은 ‘김진 우’를 말하는 듯싶었다.
김진우가 마인들에게 관심을 받을 만한 요소가 많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기에 놀라거나 하지는 않았다.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너와 실버스는 어떤 관계지?”
내 물음에 선화가 고민하는 기색을 보였다.
“으음. 글쎄. 실버스보다는 친구의 부탁 때문이었다고 할까?”
“......친구?”
뜬금없는 대답이었기에 잠시 흔란 스러움을 느꼈다.
선화와 친분 있는 존재라…….
그 순간 머릿속에 한 명의 인물이 스쳐 갔다.
지하 행사의 주인이자 예언의 마왕 이라 불렸던 자의 충신이었던 하령.
원작에 의하면 하령과 선화는 십마 회 내부에서 가까운 사이로 유명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렇다는 건 하령과 실버스 사이에 원작에서 나오지 않았던 관계가 존 재했단 건가?
괜히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최일현의 말에 의하면 진천우의 네 번째 일지의 행방도 하령이 알고 있 을 것이라 했었는데.
그 순간 밑에 층에서 발소리가 들 려오기 시작했다.
선화는 바닥을 내려보더니 웃으며 내게 말했다.
“방해꾼들이 몰려오네. 나는 이만 가볼게.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보 자고.”
그 말을 끝으로 선화는 다시 어둠 속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진입해!
잠시 뒤 계단 위로 다른 요원들이 소란을 일으키며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주변에 남아있는 조직원들 의 모습을 보고는 곧바로 제압하며 체포했다.
뒤늦게 4층에 올라온 김덕현과 정 현수 역시 주변을 둘러보며 상황파 악을 마쳤다.
그 뒤 구속된 안토니오를 보고는 김덕현이 내게 물었다.
“저기 구속된 녀석이 안토니오인가?”
인피면구로 얼굴이 가려진 상태였 기에 김덕현은 안토니오를 알아보지
못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맞습니다.”
“……저기 구속된 녀석 신원 알아 봐.”
김덕현이 수사대원 한 명에게 말했다.
“네!”
수사대원은 바쁘게 안토니오의 마력과 지문 등을 조사했다.
그리고 잠시 뒤 우리 쪽을 향해 크게 외쳤다.
“팀장님, 안토니오 맞습니다!”
“그런가.”
김덕현이 조용히 중얼거리자 옆의 정현수 역시 놀란 얼굴로 물었다.
“오. 뭐야? 안토니오인 건 어떻게 알았어?”
나는 별거 아니라는 둣 어깨를 으 쓱였다.
“존재감이 혼자 특출나게 높더라고 요. 그리고 조직원들도 저자를 지키 려는 움직임을 보였고요.”
나름 그럴싸한 핑계였기에 정현수 는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김덕현은 의문이 해결되지 않 았는지 의심 가득한 눈으로 나를 바 라보고 있었다.
그때 정현수가 다시 물었다.
“이야 근데 어떻게 그 짧은 시간 내에 혼자서 저걸 제압한 거지? 아! 그리고 아까 창밖으로 뛰어내리고 날아다닌 건 어떻게 한 거야?”
“......그건.”
“김 선우.”
그때 김덕현이 낮게 깔린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불렀다.
올 때가 왔다는 생각에 괜히 긴장 감이 느껴졌다.
“오늘 네가 보여준 행동이 얼마나 큰 문제인지 알고 있나?”
“예, 압니다.”
돌발적인 개인행동.
자칫하면 팀 전체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절대로 해선 안 되는 행동 이었다.
특무 훈련 때도 수십 번 강조 하 던 내용이기에 내가 무엇을 잘못했 는지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상황이 상황인지라 나에 게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번 일이 실패로 끝난다면 앞으로 의 전개에 있어 많은 문제가 생겨날 테니까.
“모든 작전이 계획대로 진행될 수 는 없다. 하지만 네 개인행동으로 팀원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그렇게 중얼거리던 김덕현은 생각 에 잠기더니 다시 말했다.
“모든 상황이 잘 풀려서 망정이지 네가 한 행동은 마인과 대치 상태에 있는 나를 버리고 떠난 것으로 해석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솔직히 말하면 김덕현이 더 강한 것을 알고 있었기에 한 행동이었지만 해석하기에 따라 틀린 말은 아니 었다.
“항상 동료를 최우선으로 생각해 라. 뭐, 작전 수행 중 어쩔 수 없이 돌발 행동을 해야 하는 순간이 있기 도 하겠지만, 그런 상황이 오더라도 기회가 생기면 보고는 꼭 해야 한다.”
“네, 알겠습니다.”
김덕현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내 어 깨를 토닥였다.
“고생했다. 쉬어라.”
모든 사건이 진압되고, 실버스가 점령했던 폐건물의 수사가 진행되었다.
우선 폐건물 곳곳에서 대량의 마력 폭탄이 발견되었다.
문제는 폭탄 안에 숨겨져 있는 술 식이 테러단체, ‘자운’이 자주 사용 하던 것이라는 점이다.
전혀 예상치 못한 단체가 배후로 있단 사실에 특무팀은 안토니오를 집중적으로 취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자운의 무서움을 알고 있던 안토니오였기에 그는 쉽게 입을 열 지 않았다.
“팀장님, 안토니오의 주머니에서 나온 물건입니다.”
그때 수사대원 한 명이 김덕현에게 무언가를 내밀었다.
물건의 정체는 복잡한 술식이 적힌 종이였다.
종이의 상태가 좋았기에 원본이 아 닌 복사본으로 보였다.
워낙 복잡한 술식이었기에 김덕현 은 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표정을 지었다.
“술식 해석반은?”
“현재 오고 있다고 합니다. 약 30
분 정도 걸릴 것 같답니다.”
“안토니오는 아직도 아무 말이 없 나‘?”
“네, 침묵을 유지 중입니다.”
김덕현이 잠시 웃으며 손을 풀었다.
“그럼 직접 입을 열게 만들어야겠 군.”
그때 술식을 빤히 바라보던 이서준 이 나를 힐끔 보더니 말했다.
“이 술식…… 선우한테 맡겨보는 건 어때요?”
그러자 정현수가 생각났다는 둣 입
을 벌렸다.
“아! 맞아! 김선우 이 친구 술식 해석 능력이 뛰어나다고 듣긴 했어 요.”
김덕현은 나를 잠시 빤히 바라보더 니 물었다.
“흐음. 나도 어렴풋이 듣기는 했는 데…… 한번 볼래?”
“네, 주세요.”
김덕현은 내게 술식이 적힌 종이를 넘겼다.
나는 종이의 내용을 살폈다.
동시에 외부자의 혜택이 발동되며
술식에 담긴 정보가 머릿속에 들어 왔다. 원작에서도 보았던 그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건 도면이에요.”
“......도면?”
정현수가 호기심에 찬 얼굴로 되물 었다.
“네, 열쇠의 도면이죠.”
열쇠라는 말에 힌트를 얻은 듯 정 현수가 손뼉을 쳤다.
“아! 결계 해제 도면이구나!”
“네. 맞아요. 그것도 엄청나게 거대 한 결계를 해제하는 열쇠의 도면이
죠.”
“엄청나게 거대한 결계라……
김덕현이 피식 웃었다.
“아무래도 이 열쇠와 연결된 결계 가 있는 곳이 자운이 다음으로 테러 를 벌일 장소가 되는 모양이군.”
회귀한 엑스트라가 천재가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