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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화 (262/535)

263화

[잠재개성이 개방되었습니다!]

[‘잠재개성 개방’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보상으로 3,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뭐야 이건?”

수요일 아침.

등교를 위해 간단히 씻고 나오자 눈앞에 웬 메시지가 떠올랐다.

뭔가 싶어서 눈을 깜빡이며 바라보 다가 그 정체를 깨달았다.

잠재개성.

저번 주 그레텔의 열매를 섭취하고 얻은 능력이었다.

개방까지 7일의 시간이 걸린다 해 서 잠시 잊고 있었는데 마침 오늘 딱 개방된 모양이다.

“홈…… 어떤 효과이려나?”

사실 그렇게 큰 기대를 하고 있지 는 않다.

잠재개성이라는 것이 모종의 이유 로 ‘폭주’하는 게 아니면 효과가 미 미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발동조건’이 중요하다.

만약 법학 교사와 같이 ‘누군가에 게 지식을 전달할 때’ 같은 까다로 운 조건이 걸리게 된다면 뛰어난 능 력의 개성을 얻어도 의미가 사라지 니까.

그럼 어떤 능력인지부터 확인해볼 까.

나는 바로 외부자의 혜택을 발동해 개성을 확인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자신의 개성을

확인할 수 없겠지만 나는 외부자의 혜택이 있어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신의 잠재개성 : 과몰입]

“……과몰입?”

예상과 벗어난 개성의 이름에 잠시 정신이 멍해졌다.

과몰입이라면 내가 아는 그 과몰입 이 맞나?

[발동조건 : 특정 상황에 몰입하는 때에 발동합니다.]

[발동 시, 집중력과 침착성이 300% 상승하고 몰입하는 일의 완 성도가 높아집니다. 또한 주변에 강 한 신뢰를 줄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집중력을 향상시켜 주는 개성인 모양이다.

좋다고 말하기 애매한 능력이지만, 차라리 복잡하고 난해한 능력보다는 이게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 었다.

발동조건도 간단하고 딱히 부작용 이라고 할만한 것도 보이지 않으니

“과제나 훈련할 때 유용하겠네.”

그것 외에는…… 또 어떤 상황에 사용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전투 중에도 발동되나?

“으으음!”

나는 기지개를 쭉 켜고는 교복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시선을 돌려 마루에서 대자 로 누운 채 코까지 골며 자는 그레 텔을 바라보았다.

푸른 이파리 속에서 새로 열린 열 매가 있나 살펴보는데 아쉽게도 보

이진 않는다.

“……다음 열매는 언제 열리려나.” 그렇게 중얼거리던 그 순간 그레텔

이 눈을 번쩍 떴다.

동시에 눈이 마주쳤다.

“......응애?”

“……어, 그레텔 일어났어?”

금요일. 마법사관학교의 중간시험 이 모두 끝이 났다.

3학년으로 오르고 난 뒤 첫 시험 이었는데 졸업을 앞두고 있어서 그 런지 작년에 보던 시험과는 조금 달 랐다.

개인 시험보다는 조별 시험이 늘어 났고, 평가 기준도 ‘마법 능력’보다 는 협동심. 혹은 돌발 상황에 대한 유연한 대처가 점수에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럼에도 시험 결과는 썩 나쁘진 않았다.

마법사 경력이 다른 학생보다 긴 만큼 굳이 ‘마법 능력’이 아니더라 도 내게 유리한 점이 많았기 때문이

또 최서윤, 윤하영 둥 조원들과 함 께 준비한 조별 과제에서도 발표를 깔끔하게 마치며 가장 높은 점수를 받기도 했다.

덕분에 대다수 시험에서 1등 혹은 2등을 달성했다.

아마 이번 시험 결과로 주요 둥장 인물인 이현주를 밀어내고 종합 4등 에 오를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모든 시험이 끝난 지금. 나는 마법사관학교의 공원을 가로

지르며 걷고 있다.

다른 학생들은 시험이 끝나 뒤풀이 를 위해 놀러 간 지 오래지만 나는 약속이 있어 학교에 남아있어야 했다.

그렇게 길을 걷는데 아주 우연히 아는 얼굴을 발견했다.

“어? 선우야!”

한 손에 과자 봉지를 든 윤하영이 었다. 그녀는 반갑게 웃으며 내게 다가왔다.

“와〜 우연이네. 어디 가는 길이 야?”

윤하영이 싱글벙글 웃으며 물었다.

평소보다 들떠 보이는 데 아무래도 오늘 시험 결과가 좋아서 그런 거겠 지.

괜히 나까지 기분이 좋아져서 나도 모르게 살짝 미소가 지어졌다.

“훈련장에 가려고.”

“훈련장? 오늘 시험 끝났는데?’’

윤하영이 귀엽게 눈을 깜빽이며 물 었다.

“오늘 실전 지도 수업이 있거든.”

그런 이유로 지금 내가 만나러 가 는 사람은 내 실전 지도 수업의 담 당 교사인 최일현이다.

최근 서로 바빠서 자주 만나지 못 했는데 학교 규정상 일정 수업량은 꼭 채워야 하기에 이런 날이라도 만 나야 한다.

“아하.”

윤하영은 금세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더니 슬쩍 주변을 살 핀다.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내게 다가와 속삭이듯 작게 말했다.

“근데 선우야. 저번에 멸마의 힘을 가진 사람이 박람회에 참석했다는 걸 마인들이 알게 됐을 거라고 했잖 아.”

“응, 그랬지.”

“생각해보니까 박람회에 참가한 사 람이 몇 없었잖아. 그럼 용의자도 대폭 줄어드는 데 이거 위험한 거 아니야?”

맞는 말이긴 하다.

내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기도 하 고, 그래서 윤하영의 외출을 최대한 자제시키려 하고 있다.

“그렇긴 하지. 근데 학교에서는 너 무 걱정 안 해도 돼. 작년 사건 때 문에 보안도 몇 단계 상승했잖아. 아마 마인들도 대놓고 쳐들어올 생각은 못 할 거야. 전처럼 잠입도 못

할 거고.”

“그건 아는데 졸업 이후에 위험에 노출되는 게 아닐까 싶어서. 나뿐만 이 아니라 선우 너나 서준이와 영준 이까지 박람회에 있었는데 모두가 위험해질 수 있는 거잖아.”

뭐가 걱정인가 했더니 그게 걱정이 었나보다.

졸업 이후라…….

확실히 그녀 입장에서는 걱정될 만 한 부분이기는 하다.

졸업까지 1년도 남지 않았다는 건 안전을 보장받을 시간 역시 줄어든 다는 거니까.

나는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입을 열었다.

“나한테 계획이 있어.”

계획이라는 말에 윤하영이 의문에 찬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무슨 계획?”

“졸업 이후에도 모두가 마인으로부 터 위험해지지 않을 계획.”

협회에 도움을 요청한다거나 하는 일이 아니다.

물론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면 안전 은 확실하게 보장받을 수 있겠지만, 그만큼 앞으로의 활동에도 제약이

생긴다.

미래의 사건이 얼마나 앞당겨질지 모르니 나 역시 그것에 맞춰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한 계획은 마인의 눈을 피해 숨는 것이 아닌, 정면 돌 파다.

“나는 졸업 전에 십마회…… 그러 니까 S등급 마인을 최소 다섯 이상 처치할 생각이야.”

윤하영이 이해 못 한 듯 눈을 깜 빡였다.

“......뭐?”

“그러니까, 당하기 전에 먼저 박살

을 내버릴 생각이라고.”

내 말이 조금 허황되게 느껴진 걸 까? 윤하영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자, 잠깐. 그게 가능해? 졸업 전 에 최소 다섯을 토벌하겠다고?! 무 슨 수로?”

“그야 너랑 내가 힘을 합쳐야지.”

윤하영은 황당해하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런 그녀에게 자 신감의 미소를 보였다.

“못 할 거 없어. 이미 우리 둘이서 S등급 마인 둘이나 처치했잖아?”

“……그렇기는 한데. 다섯은 조금 무리가 아닐까? 아니, 그 전에 S등 급 마인을 무슨 수로 찾게?”

“다 방법이 있어.”

원작을 알고 있는 나였기에, 인간 사회에 숨은 S등급 마인의 가짜 신 분쯤은 전부 꿰뚫고 있다.

그러니 녀석들을 찾아내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다.

그렇게 윤하영과의 대화를 마치고

다목적 훈련장에 도착했다.

훈련장 2층 건물에 오르자 의자에 앉아 스마트폰을 살피는 최일현을 발견했다.

거의 한 달 만에 만나는 거 같은 데 헝클어진 머리와 지저분한 수염 은 언제나 여전하다.

“어, 우리 제자 왔냐?”

“잘 지내셨어요?”

“뭐, 그럭저럭 잘 지냈지. 너는 자 운도 만나고 마인도 만나고. 별 이 상한 사건을 몰고 다니던데. 용케 살아있네?”

최일현이 장난스레 옷으며 말했다.

나도 그를 따라 피식 웃었다.

“그러게요. 저도 가끔 신기해요.”

“신기한 녀석. 됐고 시간 없으니 바로 훈련이나 하자.”

“네.”

그렇게 나는 최일현에게 가르침을 받았다.

새로운 마법을 배우기보다는 기본 기에 초점을 맞춰 훈련을 진행했다.

[잠재개성, ‘과몰입’이 발동합니다!]

[‘잠재개성 발동’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보상으로 3,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훈련에 몰입하다 보니 자연스레 잠 재개성도 발동되었다.

그 순간 집중력이 크게 상승하더니 훈련의 습득력도 덩달아 올라가는 것이 느껴졌다.

결국 무언가를 배울 때 재능도 중 요하지만 배우는 ‘집중력’도 중요하 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잠재개성, ‘과몰입’이 종료되었습니다.]

그리고 약 한 시간의 시간이 홀러.

오늘의 훈련이 모두 끝이 났다.

짧은 가르침을 받았지만, 과몰입의 효과 덕에 평소보다 얻어간 성과가 많았다. 마치 재능이 상승한 기분이 다.

최일현도 그걸 느꼈는지 가늘게 뜬 눈으로 나를 빤히 바라봤다.

“……오늘따라 훈련을 잘 따라오는

구나.”

“집중력이 많이 좋아졌죠?”

“그래, 집중력도 좋아지고 습득력 도 전보다 훨씬 늘었다. 무슨 약이 라도 먹었냐?”

나는 작게 웃었다.

“에이, 그런 약이 어딨어요?”

“왜? 있을 수도 있지. 최근에 한성 제약에서도 별 신기한 약을 다 출시 하던데. 거기 주식도 엄청 올랐더라. 이럴 줄 알았으면 좀 사둘걸 쯧.”

엄청 오르긴 했지.

덕분에 나도 달달하게 수익을 올리

기도 했고.

그때 최일현이 팔짱을 끼더니 벽에 등을 기댔다.

“그래서 오늘 왜 보자고 한 거냐? 딱 보니까 훈련 때문이 아니라 다른 이유로 부른 거 같은데.”

나는 작게 웃었다. 역시 눈치가 빠 르다.

“묻고 싶은 게 하나 있어서요.”

“묻고 싶은 거? 뭐냐?”

“혹시 진천우의 4번째 일지에 대해 서 아세요?”

진천우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될수록 나에게 가장 큰 의문을 느끼 게 하던 것이다.

4번째 일지는 원작에서 전혀 언급 되지 않았던 물건이니까.

자운의 말에 의하면 4번째 일지에 ‘진실’이 담겨있다고 하니 내가 그 에게서 느끼는 여러 의문이 그 안에 담겨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어렴풋 이 들었다.

그리고 최일현은 어릴 적부터 진천 우와 오랜 시간 함께 지내오며 연구 도 같이하던 人}이.

이것에 대해 알만한 사람이 있다면 역시 최일현밖에 없다.

그리고 내 물음에 최일현의 표정이 굳었다.

“……진천우의 네 번째 일지?”

나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갑자기 그건 왜 묻는 거지?”

“성무제에서 자운 놈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놈들이 뭐라고 하든?”

“진천우의 네 번째 일지를 찾겠다 고 하더군요.”

내 말에 최일현은 의문에 찬 표정 을 지었다.

나는 이해를 돕기 위해 당시 본

것들을 설명했다.

자운이 미래를 보고 온 것. 그리고 아무런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고 한 것과 동시에 네 번째 일지를 찾기로 했다는 것.

그러자 최일현은 다시 심각한 표정 이 되었다.

“……그런 일이 있었나?”

“뭔가 아시는 게 있군요.”

“짐작 가는 건 있기는 하지. 하지 만 어디까지나 짐작일뿐. 확실한 건 아니야.”

최일현이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러더니 내게 시선을 돌렸다.

“그 녀석의 네 번째 일지에 대해서 는 내가 해줄 이야기가 없다. 그러 니 너도 더 이상 관심 갖지 마라. 위험해질 가능성이 높아.”

최일현이 선을 그었다.

어느 정도 예상한 대답이기도 했다. 역시 이 방법밖에 없나?

“그럼 이건 어때요? 서로 정보를 거래하는 건.”

“……정보 거래?”

“네, 혹시 선현 가문에 대해 아세 요?”

내 물음에 최일현이 눈을 찌푸렸

“선현 가문? 그건 또 어디서 들은 거냐? 저번엔 이서준이 묻더니 설마 이서준에게 들었냐?”

……이서준?

이서준이 갑자기 왜 나와?

“……이서준이 선현 가문에 대해 묻던가요?”

내 물음에 최일현이 입을 꾹 다물 었다.

보아하니 이서준이 최일현에게 선 현 가문에 관해 물은 게 맞는 모양 이다.

……이서준이 선현 가문을 조사하 게 된 이유가 뭐지?

선현 가문은 원작에서 언급조차 되 지 않는 세력.

당연하겠지만 이서준이 그들에게 관심이 생기는 상황도 없었다.

그렇게 이서준이 선현 가문을 조사 하게 된 원인을 혼자 생각하다가 그 이유를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질병의 마수 사건 때, 유아연에게 직접 물었던 적이 있어서 그런 모양 이다.

머리가 질끈 아파온다.

선현 가문이 진천우와 함께 어떤 짓을 저지르고 다녔는지 알게 된 지 금.

이서준이 그들이 저지른 짓을 알게 된다면 어떤 행동을 벌일지 예측할 수 없었으니까.

“쯧. 말실수했군.”

최일현도 이서준에 대한 비밀을 말 한 것에 낭패를 느꼈는지 얼굴올 찡 그렸다.

“……아무튼, 너는 선현 가문에 대 해서 어떻게 알게 된 거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과거 유아연에게 했던 변명을 그대

로 했다.

“김창현에 대해 조사하다가 알게 됐어요. 뭔가 수상한 점이 있더라고 요.”

“……김창현? 김창현이 왜?”

최일현의 얼굴이 어느새 호기심으 로 물들었다.

나는 대답 대신 작게 웃었다.

“정보 거래, 하실 거예요?”

회귀한 엑스트라가 천재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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