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7화
[‘신체 재생’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보상으로 3,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시간이 지나 망가졌던 팔이 원래의 형태로 돌아왔다.
나는 이리저리 팔을 살펴보았다. 손가락도 움직여보고 거의 남아 있 지 않은 마력으로 신체 강화도 해보
았다.
제대로 움직이고 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완전 히 다치기 전의 형태로 돌아왔다.
“……휴.”
설마 이대로 평생 팔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건 아닐까 걱정했는데 천만다행이다.
만약 예전에 숭전보로 ‘초재생눙 력’을 얻지 못했더라면…… 상상 만 해도 끔찍하다.
그나저나 팔이 박살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수확을 얻어내었다.
이 정도면 오히려 다친 것이 더 좋은 상황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이번에 획득한 특성을 확인했다.
먼저 등급이 상승한 고통 내성을 확인했다.
[고통 내성(C)]
분류 : 특성
설명 : 당신의 육체가 고통에 적웅 합니다.
[지속 효과]
►고통 적응
체감하는 고통이 25% 줄어듭니다.
체력 회복 속도가 15% 상승합니
다.
체감 고통이 15%에서 25%로, 체 력 회복 속도가 10%에서 15%로 상승했다.
도에서 C로 세 단계의 둥급이 상숭 했지만, C등급 자체도 낮은 등급이 었기에 큰 수치의 상승 폭은 없었
그래도 등급이 상승했다는 건 내가 성장했다는 의미니 상당히 만족스럽 다.
“다음은……
[물리 내성(C)]
분류 : 특성
설명 : 당신의 육체가 물리 피해에 저항하는 힘이 강해집니다.
[지속 효과]
►단단한 피부
체력이 1 상승합니다.
근력이 3 상승합니다.
물리 공격 방어력이 15% 상승합
니다.
물리 내성.
효과는 적응형 특성답게 복잡한 설 명 없이 직관적이다.
기본 능력치의 상숭과 방어력
15% 상승.
특성 효과만 봤을 땐 그렇게 뛰어 난 특성이라 할 순 없었지만…… 늘 말해왔듯 적응형 특성은 공짜로 얻 을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다.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 다.
아니, 예전처럼 자해해서라도 적응 형 특성을 늘려 볼 걸 후회가 들 정도.
“……근데 물리 내성은 생각보다 늦게 얻었네.”
생각해보니 지난 1년간 생사를 오 가는 전투를 여러 번 겪었는데 정작
크게 다친 경험이 없었다.
자잘한 상처를 입은 경험은 많긴 해도 신체 일부가 박살 나는 건 이 번이 처음이었으니까.
……지금까지 운이 좋았다고 해야 하나.
앞으로 이런 위험한 상황은 더 늘 어날 것이다. 더 조심해야지.
“에휴.”
한숨으로 모든 근심을 털어내고는 마지막 특성을 확인했다.
바로 ‘승전보’ 효과로 얻은 [폭주화 1 단계].
오늘 획득한 특성 중 가장 기대되 는 특성이다.
[폭주화 1단계 (B)]
분류 : 특성
설명 : 극한의 상황에서 폭주합니다. 일정 조건을 달성하면 폭주화 단계가 상승합니다. 단계가 상승할 수록 위력은 강해지지만 페널티도 상승합니다.
[사용 효과]
극한의 상황에서 발동할 수 있습니다.
사용 시, 침착함을 잃고 모든 능력 치가 30% 상승합니다. 또한 모든 회복 능력이 100% 상승합니다.
초재생능력이 상시 발동됩니다.
정교한 마력 제어 능력을 잃습니다. 대신 마력을 사용한 신체 강화 효율이 50% 상승합니다.
폭주화가 끝나면 24시간 동안 마력 탈진 현상에 빠집니다.
*지속 시간 : 10분
“......흐음.”
내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
조금 애매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능력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침착함과 정교한 마력 제어 능력을 잃는 대신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상 당하니까.
만약 이서준 같은 타입이 폭주화를 얻게 된다면 말이 안 될 만큼 강해 지겠지.
하지만 나는 아니다. 내 주특기는
‘발현계’.
폭주화의 내용을 살폈을 땐 효과 자체는 ‘강화계’에 유리한 점이 많 아 보였다.
거기다 정교한 마력 제어 능력을 잃는다고 하니 나에게는 오히려 악 수가 될 가능성도 높고.
“다음 단계는 어떠려나?”
특성의 설명에 따르면 단계가 상승 할수록 위력이 상승한다고 한다.
지금이 1단계니 만약 2단계, 3단계 에 도달할 수 있다면 폭주화를 사용 한 내 근접 능력이 ‘발현계’를 사용 했을 때보다 강해지게 될지도 모르
는 일이다.
당장 다른 마인들도 폭주화를 시작 하면 2배 가까이 강해지고는 하니 까.
그렇게 생각하니 나쁘지는 않네. 단계를 올릴 방법은 천천히 알아봐 야겠지.
나는 눈앞의 창을 치우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나 엘릭서의 부작용인 마력 탈진 현상에 빠져 몸이 바위처럼 무거웠다.
“아으......
아공간을 열어 ‘생명의 잔’을 꺼냈 다. 생수 하나를 담아 쭈욱 들이켰 다.
동시에 몸에 남아 있던 피로가 조 금이나마 회복되는 기분이 들었다.
“훨씬 낫네.”
……그럼 슬슬 돌아갈 준비를 해볼 까.
시간이 많이 늦었다.
화장실을 간다고 한 이후로 오랜 시간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니 다들 수상하게 여기고 있을 거다.
뭐, 이미 몇몇 애들은 눈치챈 거
같기는 하지만. 얼굴에 철판 깔아야 겠지.
나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사람이 없 음을 확인하고는 김선우의 옷으로 갈아입었다.
그렇게 옷을 다 갈아입자 멀리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얼마 안 가 익숙한 얼굴이 내 앞 에 등장했다.
“……선우 학생?”
한세연이었다. 정신없이 뛰어다녔 는지 머리가 땀에 젖어 있었다.
왕이 검귀를 쫓는 과정에서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조금 걱
정도 했었는데 다행히 다치거나 하 지는 않은 모양이다.
“이서준 학생이 참가했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선우 학생도 참가했었군 요.”
“……예.”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흑시 다치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한세연이 걱정이 담긴 얼굴로 다가 왔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얼굴을 딱딱하게 굳혔다.
김선우의 모습으로 한세연 앞에서 면 항상 필요 이상으로 조심스러워 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경계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한세연은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 다른 목적이 있어서 물은 게 아니라 순수하게 다친 곳이 없나 궁금해서 물은 거였어요.”
한세연이 조심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그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기 에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보시다시피 전 괜찮습니다. 다친 곳 하나 없고요.”
그러자 한세연이 안도의 한숨을 내 쉰다.
“다행이네요. 지금 협회 소속 마법
사들이 수습 중이라는 연락을 받았 어요. 아마 잘 수습될 거니까 걱정 안 하셔도 될 거 같아요.”
나는 대답대신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저……
그때 한세연이 나를 불렀다. 나는 다시 그녀에게 시선을 돌렸다.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제가 선우 학생에게 실례되는 행동을 한 적이 있나요?”
잠시 정신이 멍해졌다. 직접 물을 정도면 내 태도가 꽤나 신경 쓰였던 모양이다.
“아닙니다. 그게……
내가 말끝을 흐리자 한세연이 호기 심이 담긴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제가 가끔 긴장올 많이 합니다.”
“긴장이요?”
내 대답이 의외였는지 한세연이 놀 란 반응을 보였다.
“아무튼, 한세연…… 흠흠.”
나도 모르게 ‘한세연 씨’라고 할뻔 했네.
“한세연 님께 악감정이 있는 건 아 닙니다.”
그렇게 한세연과 빤히 시선을 마주 하고 있던 그때. 뒤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본부장님!”
한성가 소속의 경호 마법사들이 뒤 늦게 둥장했다.
“다치신 곳은 없으십니까?”
“네, 저는 괜찮습니다. 그보다 다른 사람들을……
“현재 상황 수습 중입니다. 다행히 부상자도 거의 없다고 합니다.”
한세연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조용히 그 대화를 지켜보고 있는데 스마트 학생 수첩에서 메시지 알람 이 울렸다.
곧바로 메시지를 확인했다.
[윤하영]
[선우야 팔은 어때? 지금 내가 애 들이 의심 못 하게 어떻게든 수습하 고 있거든? 그러니까 여기는 걱정하 지 말고 병원부터 먼저 가!]
메시지를 보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얘가 또 쓸데없는 짓을 하네.
걱정하지 말라고 적혀 있는데 오히 려 이상한 핑계를 대고 있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 덕분에서둘러 돌아가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그러다가 웬 시선이 느껴져서 다시 고개를 들었다.
경호 마법사들과 대화를 나누던 한 세연이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표정이 뭔가 심상치 않다.
놀란 눈빛이라고 해야 하나? 이유 는 모르겠지만 일단 그녀에게 고개 를 꾸벅 숙였다.
“아무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가야 할 길이 한세연이 서 있는 방향이라 한세연 쪽으로 걸어갔다. 그렇게 그녀를 스쳐 지나가던 그 순 간.
그녀에게서 부산스러운 기척이 느 껴졌다.
왜 그런가 싶어서 살짝 뒤를 돌았 다.
한세연이 동그랗게 뜬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세연은 방금 자신을 지나쳐간 김 선우가 사라진 복도를 멍하니 바라 보았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스마트 학생 수첩을 내려보며 미소 를 짓던 김선우.
그 미소가 자신이 아는 누군가와 너무 닮아 있었다.
예전부터 많이 닮았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미소까지 똑같은 건 너무한 게 아닌가…….
‘아니, 미소까지는 그렇다 쳐.’
김선우가 자신을 스쳐 지나갔을 때 바람을 타고 그의 냄새가 살짝 코를 스쳤다.
그런데 착각인 걸까?
김선우에게서 풍겨진 냄새가 김진 우의 것과 상당히 홉사했다.
물론 착각일지도 모른다.
밖에서 풍겨오는 화약 냄새가 섞여 있기도 했고 그 탓에 후각이 마비된 상태이기도 했었으니까.
그러나 한세연의 머릿속에는 잠시 사라졌던 김선우와 김진우의 관계가
다시 자리 잡고 있었다.
……시간이 흘러.
커다란 혼란을 일으켰던 마인 습격 사건은 협회 마법사들의 출동으로 전부 수습되었다.
다행히 한 정체불명의 테러리스트 (?)가 마인이 습격을 일으키기 전에 혼란을 일으켰었기에 생각보다 큰 피해로 번지지는 않았다.
일반인 중에 사망자는 없었고 부상
자 10명 정도가 생겨난 수준이었다.
S등급의 마인이 습격했던 것을 감 안하면 이 정도의 피해는 기적과도 같다고 할 수 있었다.
“근데 김선우 얘는 대체 어디 간 거야? 전화도 안 받고.”
그리고 이서준 일행은 어느 순간 사라진 김선우를 찾고 있었다.
“아까 말했잖아. 선우 화장실 갔다 고.”
윤하영의 말에 신영준이 눈을 찌푸 렸다.
“아니, 뭔 놈의 화장실을 1시간 넘 게 있냐고.”
“마인들 때문에 갑자기 화장실에 갇혀있을 수도 있잖아. 아니면 길을 잃었다던가.”
“그게 말이 돼? 그리고 미로에서도 길 하나는 기가 막히게 찾는 놈이 길을 잃었다고?”
딱히 반박할 말이 생각나지 않자 윤하영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근데 아까 만났던 그 모자 쓴 마법사 말이에요.”
최서윤이 입을 열었다.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이서준이었다.
“그 사람 전투 스타일이 뭔가 김선 우 선배님이랑 비슷하지 않았어요?”
“어? 맞아! 나도 느꼈어. 전투 스 타일이 되게 비슷하던데. 갑자기 빨 라지는 거랑 발현계를 근접용으로 사용하는 거랑.”
신영준이 흥분한 목소리로 떠들었다. 그러고는 이서준에게 시선을 돌 린다.
“너도 느꼈지?”
“……어. 나도 느꼈어.”
이번에는 윤하영에게 시선을 돌렸다. 윤하영은 정색하며 고개를 저었다.
“……으응? 아닌데. 전혀 다르던 데?”
신영준은 그녀를 무시하고는 다시 이서준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러고 서는 장난스레 웃으며 말했다.
“그거 설마 김선우 아니냐?”
이서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생각에 잠긴 눈으로 바닥을 내려볼 뿐.
싱거운 반응에 신영준은 쯧쯧. 혀 를 찼다.
그러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입을
벌리더니 윤하영에게 말했다.
“아, 맞다. 그리고 궁금한 게 있는 데 아까 네가 사용한 마법, 그건 무 슨 마법이야?”
올 게 왔다는 생각에 윤하영은 어 깨를 움츠렸다.
으음.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전부 설명해야 하나?
“……그러니까, 내 특성이야.”
특성이라는 말에 모두가 호기심에 찬 표정이 되었다.
“특성이라고? 와. 대박. 언제 각성 한 건데?”
“좀 됐어. 인식한 건 작년 초부터 인데 각성한 건 더 오래전일 수도 있고……
“신기하네. 그건 무슨 특성이야?”
“으음. 말로 설명하기가 어려운데, 빛 속성같이 선천적으로 타고난 사 람만 얻을 수 있는 속성이라고 생각 하면 돼.”
“속성이라……
모두가 윤하영이 사용했던 마법을 떠올렸다.
윤하영이 평소에 사용하던 형태인 ‘화살’. 하지만 얼음이 아닌 이질적 인 마력이 담겨있었다.
확실히 이건 ‘속성’에 가까웠다.
실제로 속성에 분류되는 힘은 아니 지만.
“신기하네. 그런데 무슨 속성이지? 파괴력이 중폭되는 건가?”
신영준이 턱을 매만지며 추리를 시 작했다.
“음. 비슷해.”
“그럼 너 이중 속성이구나?”
“……으웅? 그, 그렇지?”
신영준이 부럽다는 시선을 보냈다. 부담감을 느낀 윤하영은 어색한 미 소를 홀렸다.
“아참. 내가 이런 특성을 가졌다는 거, 비밀로 해줄 수 있어?”
윤하영의 부탁에 모두가 고개를 끄 덕였다.
“그거야 어렵지 않지.”
“네, 비밀로 할게요.”
자신의 힘을 숨기는 마법사는 아주 흔하다.
그렇기에 윤하영의 부탁에도 그들 은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헤헤. 고마워.”
……그렇게 대화를 나누던 사이.
“어? 선배님!”
최서윤이 어딘가를 바라보며 크게 손을 혼들었다.
동시에 모두의 시선이 그곳을 향했다.
무대의 입구 쪽에서 김선우가 걸어 오고 있었다. 옷차림을 보았을 때 다친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신영준은 팔짱을 끼고 불만스럽게 말했다.
“김선우. 너는 여태 어디 있다가 _ 99
“선우야! 너 왜 여깄어?!”
그때 신영준의 말을 자르며 윤하영
이 김선우에게 달려갔다.
김선우는 윤하영을 빤히 바라보더 니 살짝 웃었다.
“왜? 난 여기 있으면 안 되나?”
“웅? 아니, 그건 아닌데……
윤하영이 혼자 중얼거렸다. 그러다 가 슬쩍 김선우의 오른팔을 바라본 다. 옷에 가려져 어떤 상태인지 보 이지 않았다.
그 순간 이서준이 성큼성큼 김선우 에게 다가갔다.
“여태 어디 있었어?”
“밖에서 마인 상대도 하고. 수습도
하고 그랬지.”
김선우의 여유로운 대답에 이서준 은 그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잠깐 옷깃 걷어서 팔 좀 보여 줘 봐.”
“팔은 왜‘?”
“확인할 게 있어서.”
그 말과 함께 김선우의 팔에 모두 의 시선이 집중됐다.
그것을 본 김선우가 한숨을 내쉬고 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양팔을 들어
옷깃을 걷어 올렸다.
“..r
어떤 상처도 남아 있지 않은 멀쩡 한 팔.
윤하영의 눈이 경악으로 물들며 김 선우를 바라보았다.
김선우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다가 이서준에게 시선을 돌렸다.
“자, 됐지?”
이서준은 복잡한 눈으로 김선우를 바라보았다.
회귀한 엑스트라가 천재가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