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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화 (247/535)

248화

……한대현이 쓰러졌다고?

그 말과 함께 온갖 생각이 머릿속 을 가득 채웠다.

한대현의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가 죽는 것은 올해 여름이 지나고 나서 있었던 일 이었으니까.

쓰러진 원인이 뭐지?

단순한 병의 악화로 쓰러진 걸까? 아니면 전개의 변화로 다른 이유가

생긴 걸까?

……그런 생각을 하는데 불안해하 는 한세연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그녀의 양어깨를 잡았다.

“세연 씨, 진정해요.”

내 말에 한세연이 정신을 차리며 나를 바라봤다. 불안해하던 그녀의 표정은 점점 냉정을 되찾았다.

“고마워요. 괜찮아졌어요.”

“뒤에 숨어 있어요. 일단 지금 상황부터 정리해야 하니까요.”

“……괜찮겠어요?”

걱정이 담긴 눈으로 내게 물었다.

나는 안심하라는 의미에서 작게 미 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걱정 마세요.”

자신감 있는 모습에 안심올 느꼈는 지 한세연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통화를 시작했다. 경호 인력을 부르는 것이다.

한성가와 거리가 꽤 되기에 아마 경호 인력이 오기 전에 특무팀에서 출동할 것 같지만 나쁠 건 없었기에 가만히 놔뒀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남은 마인의 숫자는 둘.

녀석들은 어디에 숨어 있을까?

나는 [인물 간파]를 사용했다. 순 간 벌어진 마법에 겁을 먹고 도망치 는 시민들의 정보 하나하나 확인했다.

약 5초쯤 지나.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시민들 사 이에 숨은 두 명의 마인올 발견할 수 있었다.

청각을 강화하자 그 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쟤 뭐야? 저런 녀석이 있다고는

못 들었는데.

—……저거 설마 김진우인가?

—김진우? 어디서 들어본 거 같은 데.

—그 있잖아. 작년에 동족들 토벌 하고 다니던. 작년에 한번 난리 났 었잖아.

—쟤가 걔라고?

—어, 아무튼 됐고, 곧 특무팀이 출동할 거야. 시간 없으니까 빠르게 처리하자.

대화를 들어보니 당장이라도 나를

공격할 기세였다.

상황이 그렇게 좋지 않다.

상대는 둘.

거기다 방금 잡았던 녀석과 다르게 저 둘의 마력 등급은 A였다.

한 놈이라면 모를까 A등급의 마인 둘을 동시에 상대하는 건 지금 나에 겐 까다로운 일이었다.

“후우.”

일단 전투 상황이니 이것부터 사용 해볼까.

[사용 효과, ‘승전보’ 효과를 발동

합니다.]

나는 오랜만에 승전보를 발동했다.

표적은 눈앞에 보이는 마인.

두 놈을 동시에 상대하는 건 힘드 니 먼저 빠르게 한 놈부터 처치할 생각이다.

우우웅!

발끝에 마력을 모았다. 바닥이 움 푹 패이더니 앞으로 뛰쳐나갈 추진 력을 모았다.

파앗一!

이내 내 몸이 녀석을 향해 빠르게

쏘아졌다.

숨어 있던 자신들에게 달려올 줄은 몰랐는지 마인은 당황한 반응을 보 였다.

“뭐야?!”

마인은 내 공격에 대처하려는 듯 검은 마기의 장막을 펼치려 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빠르게 빛 속성 구체를 구현해 녀석에게 방출했다.

파아앙一!

어둠을 밝히며 녀석을 향해 쏘아지 는 빛 속성 구체.

속도에 중점을 둔 공격이었기에 구 체는 눈 깜짝할 사이에 녀석의 어깨

를 꿰뚫었다.

“끄아악!”

마인 하나가 괴로워하는 얼굴로 어 깨를 부여잡았다.

속도에 집중하느라 그렇게 많은 마 나를 담지는 못했지만 ‘빛 속성’ 자 체가 마인에게 천적과도 같은 힘이 기에 제대로 유효타를 입힐 수 있었다.

그렇게 마무리를 지으려는 순간, 뒤에서 지켜보던 마인이 나에게 검 을 휘둘렀다.

후우웅!

나는 고개를 숙이며 아슬아슬하게

검을 피해냈다.

공격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반격하 려 했지만, 어깨를 관통당한 녀석이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 틈을 만들기 쉽지 않았다.

결국 작은 틈이 나오자 녀석을 발 로 걷어차고는 뒤로 물러섰다.

검을 쥔 마인은 이를 악물고는 황 당해하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너 대체 뭐야? 어떻게 우리 정체를 안 거지?”

육안으로 마인을 구분하는 것은 불 가능하기에 상당히 놀란 모양이었다. 그러나 굳이 대답할 필요가 없

었기에 가만히 있었다.

그때 어깨를 꿰뚫렸던 마인이 재생 을 완료했는지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려했던 1:2의 상황이 되었다.

“……역시 그 방법밖에 없나?”

내 중얼거림에 두 마인이 의문에 찬 표정을 지었다.

“그 방법?”

나는 마력을 모아 내 앞의 바닥에 쏘아냈다.

바닥에 닿은 마력이 마법진의 형태 로 변하더니 강한 빛을 내뿜었다.

“……저건 무슨 마법이지?”

“조심해. 함정일 수도 있어. 일단 침착하게 대기해.”

우우우웅!

바닥에 구현된 마법진의 빛은 점차 강해졌다. 그리고 그 위에서 무언가 가 나타났다.

“웅애!”

마인들의 두 눈이 잠시 떨렸다.

“……저게 뭐냐?”

“……나무 같은데.”

“응애!”

상황의 심각성을 모르는 그레텔이 나를 바라보며 밝게 웃었다.

마치 놀아달라는 듯 짧은 다리로 내게 다가와 팔을 올리며 제자리에서 방방 뛴다.

그 모습을 보자 괜히 나까지 긴장 감이 풀려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레텔, 나중에 놀아줄게. 지금 상황이 심각하거든.”

“응애?”

그레텔이 고개를 갸웃했다.

나는 손가락으로 눈앞의 마인을 가 리켰다.

“저기 아저씨들이 나를 괴롭히고 있어.”

그러자 그레텔의 시선이 마인을 향 한다.

마인들은 멀뚱멀뚱한 눈으로 그레 텔과 나를 번갈아 보더니 다시 전투 자세로 돌입했다.

“지금 저 녀석 장난치는 건가?”

“저 소환수는 무시하고 김진우부터 빠르게 처리하一’’

우우우웅!

마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6갈래 의 나무줄기가 바닥에서 솟아올랐다.

마인은 당황한 눈으로 나무줄기를

바라보더니 뒷걸음질을 했다.

“……어? 어어? 이건 또 뭐야?”

그러다가 마인은 바닥에 손을 집고 마력을 사용하는 그레텔을 발견했다.

“……저 작은 놈이 쓰는 마법이라 고?”

그 순간 나무줄기가 마인을 향해 묵직하게 쏘아졌다.

“내가 처리할게!”

검을 쥔 마인이 나서서 나무줄기를 향해 검을 빠르게 휘둘렀다. 하지만 강한 마력으로 강화된 나무줄기는 쉽게 베어지지 않았다.

예상치 못한 단단함에 놀란 마인은 한번 물러서더니 검은빛의 검기를 검에 둘렀다.

휘잉一

그제서야 나무줄기가 베이기 시작 했다.

승산이 보인다고 생각한 걸까. 마인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새로운 나무줄기가 소환되 더니 곧바로 마인을 다시 공격했다.

“아니, 잘랐는데 바로 자라나는 건 반칙이잖아……!”

그렇게 정신없이 나무줄기를 상대

하던 사이, 나무줄기 하나가 마인의 발목을 잡았다.

한번 묶이면 벗어나는 건 불가능하 기에 그것을 본 나는 승리를 확신했다.

그리고 이전에 보았던 것처럼 나무 줄기는 마치 먹이를 두른 뱀처럼 녀 석의 몸을 속박하기 시작했다.

“어? 으악?!”

발목에서 다리. 다리에서 몸통. 몸 통에서 팔.

전신이 묶인 마인은 당황한 얼굴로 빠져나오기 위해 열심히 발버둥 쳤 다.

“사, 살려줘!”

“이야.…"

나는 작게 감탄했다. 언제 봐도 대 단하다.

실전 상황에서도 그레텔의 힘이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지만 기대 이 상이다.

……이 정도면 나랑 붙어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는데.

그때 뒤에서 조용히 지켜보던 마인 이 두려움에 찬 눈으로 뒷걸음질하 더니 도망을 시도했다.

“어딜 도망치려고.”

빛 속성 구체를 구현해 녀석의 등 에 쏘아냈다.

콰아아앙一!

“끄아아악!”

녀석이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 졌다. 마인의 천적이라 불리는 빛 속성 마력은 녀석의 몸을 천천히 불 태웠다.

“크아아악! 네노옴……

나는 녀석의 앞으로 다가가 남은 마력을 빛 속성 구체로 구현했다.

그리고 손을 뻗어 녀석의 머리를 조준했다.

파앙!

[A급 빌런 ‘태웅’을 성공적으로 토 벌했습니다.]

[인과율이 0.7 상승합니다.]

[표적과의 싸움에서 승리했습니다.]

[승전보의 효과로 근력이 0.2, 마력이 0.2, 마력 제어 능력의 숙련도 가 0.6% 상승합니다.]

“……후우.”

승리했다. 승전보 효과는 오랜만에 얻는 것 같은데 내 종합적인 능력치 가 크게 상승해서 그런지 그렇게 많 은 능력치는 획득하지 못했다.

메시지를 종료하고는 나무줄기에 속박된 마인에게 다가갔다.

배후와 관련해 물어볼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인은 이미 죽어있었다. 그레텔이 죽인 것이 아니다. 특무팀 에 잡히거나 고문당할 것을 생각해 스스로 자결한 것이겠지.

“그레텔 수고했어.”

“응애.”

수고했다는 의미로 그레텔의 등을 쓰다듬어 주고는 소환 해제했다.

전투가 끝난 걸 눈치챈 한세연이 걱정이 담긴 눈으로 내게 다가왔다.

“……진우 씨 괜찮아요?”

“네, 괜찮습니다.”

“휴……

한세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내 몸을 살폈다. 어디 다친 곳이 없 나 확인하려는 것이다.

내가 멀쩡한 것을 확인한 한세연이 입을 열었다.

“아버지께서는 병원에 입원해 계시 대요.”

병원에 입원했다는 건 단순한 병의 악화일 가능성이 높다.

마음 한 편으로 안심했다.

“빨리 병원으로 가봐야겠네요.”

“네, 그래야죠. 그 전에 여기 상황 부터 정리를……

위이이이 잉一!

그때 어디선가 사이렌 소리가 크게 울었다.

타다다닥!

동시에 수많은 발소리가 들려왔다.

전투복으로 무장한 특무팀 요원이 출동한 것이다. 10명의 특무팀 요원 은 빠르게 나와 한세연을 둘러쌌다.

나는 크게 한숨을 쉬고는 방금 내 가 겪은 일들을 특무팀에게 설명했다.

한세연 덕에 특무팀과의 오해는 아 주 쉽게 풀려났다.

그 후 간단한 조사를 받았는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아주 간단하게 마

치고 나올 수 있었다.

그 뒤 나와 한세연은 특무팀의 차 를 타고 한대현이 입원한 ‘한성의료 원’으로 이동했다.

띵.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넓은 공간 이 눈에 들어왔다.

이 층 전체가 한대현을 위한 VIP 실이었다.

한세연은 눈앞의 의사에게 달려갔 다.

“아버지는 괜찮으신가요?”

“네, 일단 안정을 취하고 계십니

다.”

한세연을 알아본 의사가 말했다.

“어디 계시죠?”

“저기 왼쪽 복도로 쭉 가시면 됩니다.”

한세연은 꾸벅 고개를 숙이곤 다시 달려갔다.

나도 그녀를 따라 함께 왼쪽 복도 로 이동했다.

병실 문 앞에 도착하자 익숙한 얼 굴을 가진 세 명이 눈에 들어왔다.

한세진과 엘린. 그리고 한성가의 검이라 불리는 S등급 마법사 검귀

장수기.

한세진은 한세연을 보고는 눈을 찌 푸렸다.

“한세연, 너 뭐 하다가 이제 오 는……! 너 설마 술 마셨냐?”

“……아버지는?”

“주무시고 계셔. 다행히 크게 위험 한 건 아닌데 더 지켜봐야 한다더라 고.”

한세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못마땅한 눈으로 한세연을 바라보 던 한세진이 내게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이내 묘한 눈으로 나를 바

라보다가 고개를 살짝 숙이고는 병 실로 들어갔다.

한세연은 한세진이 들어간 병실 문 을 바라보다가 내게 다가와 손을 잡 았다.

“저, 진우 씨, 오늘 정말 고마웠어 요. 어떻게 감사 인사를 드려야 할 지……

“아닙니다. 저는 신경 쓰지 마시고 얼른 들어가시죠.”

“……네, 미안해요. 그럼 가볼게 요.”

한세연은 내게 꾸벅 고개를 숙이곤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

소란이 지나자 잠시 침묵이 감돌았 다.

침묵을 깬 건 아까부터 팔짱을 낀 채 나를 지켜보던 엘린이었다.

“한세연이랑 무슨 사이냐? 은근 자 주 다니네.”

굳이 대답할 필요성을 못 느껴서 무시했다.

“……재미없기는. 근데 너 누구랑 싸웠냐? 옷에 칼자국 보이는데.”

옷을 확인했다. 엘린의 말대로 작 은 칼자국이 있었다. 나도 몰랐는데 관찰력이 뛰어나네.

“웬 이상한 놈들이 다짜고짜 공격 했거든.”

“……그거 혹시 마인?”

뭐야? 얘가 어떻게 알고 있지?

혼자 고민하다가 그 이유를 깨달았 다.

한세진이 마인과 교류가 있다는 사 실을 알아챈 모양이다.

“맞아.”

어차피 곧 뉴스를 통해 전해질 내 용이니 굳이 숨길 필요는 없다.

내 말에 엘린은 혼자 심각한 얼굴 이 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시간을 확인했다.

밤 11시.

시간이 꽤 늦었다.

……이만 돌아갈까.

그렇게 돌아가려 하는데 벽에 둥을 기댄 채 나를 지켜보던 검귀, 장수 기와 눈을 마주쳤다.

1년 전 마인 습격으로부터 도움을 받은 기억이 있었기에 꾸벅 고개를 숙였다.

그때 장수기가 말했다.

“……1년 사이에 믿기 힘들 만큼 강해졌군.”

회귀한 엑스트라가 천재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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