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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화 (231/535)

232화

갑작스레 닥친 상황을 확인한다리 아는 마음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운이 좋았다. 멀리 보이는 수호자, 그리고 한국 마법사관학교의 김선우 와 최서윤.

노린 건 아니었지만, 수호자와 자 신이 김선우와 최서윤을 포위한 형 태가 되었다.

거기다 멀리서 느껴지는 수호자의 마력을 보아하니 아마 S등급에 가까

운 괴물.

어쩌면 지금 이 상황은 유력 우승 후보인 한국 마법사관학교의 주력 멤버 둘을 탈락시킬 수 있을지도 모 르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김선우는 그런 불리한 상황 에서도 태연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인지는 모르 지만 그의 태도에서 자신감이 느껴 졌다.

설마 우리와 수호자를 동시에 상대 할 자신이 있는 건가?

—크아아아아!

그때 수호자가 포효를 내질렀다.

다리의 근육이 부풀어 오르더니 파 앗! 하는 파공음과 함께 녀석의 몸 이 김선우를 향해 쏘아졌다.

그러나 김선우는 당황하지 않았다.

침착하게 마법 구체를 여러 개 구 현하더니 녀석을 향해 방출했다.

파앙! 파앙! 파앙!

무시할 수 없는 강한 공격이 이어 지자 수호자는 몸을 웅크렸다.

이내 버티기 힘든지 점프하며 뒤로

물러섰다.

다리아는 김선우의 정교한 마력 제 어 능력에 잠시 감탄했다.

그러다가 정신을 차리고는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했다.

김선우가 신경이 수호자에게 팔려 있는 지금, 빈틈을 노릴 기회였으니 까.

우우웅!

다리아는 마력으로 육체를 강화했다.

그렇게 김선우를 향해 달려 나가려 는 그때.

“다리아.”

김선우가 등을 보인 채 자신의 이 름을 불렀다.

다리아는 순간 몸을 멈칫했다.

아니 멈칫했다기보다는 얼어붙었다 고 하는 게 옳은 표현일까?

몸이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김선우는 여전히 자신에게 둥을 보 인 상태로 말올 이었다.

“우리끼리 싸울 때 아니야. 후회할 짓 하지 마. 네가 지금 우리를 공격 한다고 해서 우리를 탈락시킬 수 있

을 거 같아?”

다리아는 입을 다물었다.

솔직히 말해서 자신 없었다.

릴리 로즈라나 루크와는 다르게 김 선우의 실력은 정확히 어느 정도인 지 객관적인 판단이 안 됐으니까.

하지만 예전에 김선우의 전투 영상 을 본 그녀의 본능이.

김선우는 그 둘보다 강하다고 말해 주고 있었다.

……그래도.

“……그건 해봐야 아는 거지.”

“아니, 못 해. 너희가 우리 공격하 면 우리도 수호자를 무시하고 너네 부터 상대할 거니까.”

다리아는 뭔가 말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게다가 이 시험은 5팀의 개인전이 야. 우리끼리 싸우면 다른 팀에게만 이득인 거 몰라?”

수긍하게 만드는 대답이었다.

이번 시험에는 숨겨진 규칙이 있었다.

바로 다른 팀과의 전투에 관한 부 분이다.

만약 ‘고래 장기 쟁탈전’ 시험 도 중 다른 팀과 마주치게 된다면 상대 팀과 전투를 치를 수 있다.

그리고 전투에서 승리한다면 패배 한 쪽을 행동 불능상태로 만들어 성 무제에 탈락시키는 게 가능하다.

상당히 강한 페널티였다. 전투에서 지게 된다면 탈락이라니.

하지만 패배와 달리 승리는 한순간 의 ‘생존’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혜 택도 없었다.

포인트 획득도 없고, 다음 시험에

이득 되는 그 어떤 것도 없다.

오히려 싸움 도중에 부상이라도 생 긴다면 다른 팀에게만 이득이 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너는 결승점에 가야 할 이유가 있잖아.”

다리아가 몸을 움찔했다.

“너, 방금 뭐라고……

“그건 이따 얘기하고 저 수호자부 터 처치해. 우리끼리 상대하기에는 벅차니까.”

다리아는 수호자에게 시선을 돌렸다.

김선우의 말을 듣고 나자 냉정을 되찾았다.

그의 말대로 지금 우리끼리 싸울 때가 아니다.

김선우와 최선윤을 탈락시킨다면 분명 이득일 테지만, 만약 수호자를 무시하고 자신들을 상대한다면 역으 로 탈락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어쩌죠? 저쪽 말도 틀린 말은 없 어 보이는데.”

옆의 1학년 후배, 미라가 다리아에 게 말했다.

“……일단 쟤네 의견에 따르자.”

그렇게 예상하지 못한 임시 동맹이 결성되었다.

다리아는 김선우의 옆으로 다가섰 다.

최서윤은 경계하는 눈빛을 보냈지 만, 김선우는 다리아를 바라보더니 적의가 없다는 것을 표현하듯 고개 를 끄덕였다.

어쩌다 상황이 이렇게 된 걸까.

다리아는 잠시 의문이 들다가 눈앞 의 수호자에게 시선을 돌렸다.

몸에서 풍겨오는 불길한 마력.

겉으로 느껴지는 마력의 농도를 미 뤄보았을 때 학생 둘이서 상대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 시험에서 ‘적팀과의 임 시 동맹’은 의도된 것일지도 모르겠 다.

“녀석의 약점은 목이야. 내가 먼저 돌격할 테니 뒤에서 보조해.”

김선우가 그렇게 말하며 앞으로 달 려 나갔다.

약점이 목이라니.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 건지 는 알 수 없었지만, 최서윤은 그의 말을 신뢰하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크아앙!

상어 괴물이 날카로운 손톱이 달린 손을 휘둘렀다.

손톱에 담긴 무형의 마력이 김선우 를 향해 쏘아졌다.

파아앗!

그 순간 김선우의 움직임이 순간적 으로 폭발하둣 빨라졌다.

마치 ‘순신’의 능력을 사용한 것처 럼 눈부시게 빠른 움직임이었다.

물론 김선우의 저 능력은, 시험 영 상을 통해 이미 많은 사람에게 알려 진 것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실제로 보니 느낌이 또 달랐다.

휘이이이잉——

이어서 들려오는 강한 바람 소리. 그의 손 위로 강한 회오리바람이

몰아쳤다.

그 회오리는 점차 구체의 형태를 이루더니 강한 동그란 돌풍이 되었다.

다리아는 크게 뜬 눈으로 그 모습 올 바라보았다.

“……바람 속성?”

저것과 동일한 마법을 그녀는 본 적이 있었다.

성무제 첫 번째 시험인 ‘자격 증 명’에서 마주쳤던 의문의 상대에게 서.

대체 누구길래 나를 떨어트리지 않 았던 걸까. 항상 의문을 느꼈었는데 그 정체를 지금 알게 되었다.

설마 김선우였을 줄이야.

약 10분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콰아아아앙——

거대한 굉음이 크게 울렸다.

오랜 접전 끝에 수호자의 가슴이 압축된 마법 구체에 뚫리며 쓰러졌다.

[‘수호자 사냥꾼’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보상으로 2,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바람 속성을 이용한 몬스터 처치 에 성공하셨습니다.]

[바람 속성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바람의 흐름을 정교하게 제어할 수 있게 됩니다!]

[당신은 수많은 수호자를 ‘약점’을

공략해 쓰러트렸습니다.]

[‘가디언 슬레이어(B)’ 특성을 획득 합니다.]

[앞으로 수호자를 더 쉽게 상대할 수 있게 됩니다.]

[순발력이 1 상승합니다.]

“후우……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를 보자 순식 간에 긴장이 풀렸다.

드디어 승리했다.

4:1의 싸움이었지만 수호자가 내 예상보다 훨씬 강해서 상당히 애를

먹었다.

다른 팀과의 임시 동맹이 미리 계 획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 로.

그나저나 메시지가 평소보다 기네.

특이한 내용이 적혀 있나 궁금해서 자세히 살펴봤다.

포인트 획득과 바람 속성 숙련도 상승.

……그리고 예상치 못한 결과물이 하나 더 있었다.

바로 ‘가디언 슬레이어’라는 특성 을 획득한 것.

뭔가 싶어서 바로 확인했다.

[가디언 슬레이어 (B)]

분류 : 특성

설명 : 수호자를 효과적으로 상대 할 수 있게 됩니다.

►강해지는 힘

수호자를 상대할 때 모든 능력치가 일시적으로 10% 상승합니다.

►영혼 흡수

수호자를 처치할 때마다 능력치 중 하나가 무작위로 1 획득합니다.

“......오.”

능력 자체는 직관적이라 이해하기 쉬웠다.

그러니까 수호자를 상대할 때 능력 치가 상승하고, 숭리 시 능력치를 획득하는 특성이다.

없는 것보다는 무조건 나았기에 상 당히 만족스러웠다.

그렇게 메시지 창을 보며 만족감을 느끼던 때.

“선배님, 수고하셨어요!”

최서윤이 내게 다가왔다.

“웅, 너도 수고했어.”

“에이, 저는 뒤에서 발만 묶었을 뿐인데요.”

최서윤이 머쓱한 미소를 지었다.

“그거면 충분하지. 수호자의 발 묶 는 게 쉬운 것도 아니고.”

빈말이 아니라 진심이었다.

그녀가 얼음 기둥으로 수호자의 발 을 얼리던 모습은 보조계의 속박 마

법이라 해도 믿을 정도로 뛰어났으 니까.

그럼에도 최서윤은 직접적인 타격 을 입히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느끼 는 듯 아쉬워하는 표정을 지었다.

“아 참, 선배님. 근데 바람 속성 마법은 언제 익히신 거예요?”

최서윤이 눈을 빛내며 내게 물었다.

목소리의 톤이 높아진 걸 보아하니 상당히 궁금했던 모양이다.

“조금 됐어. 무속성 마법만 다루기 에 조금 답답해서 틈틈이 연습했거 드 99

“아하. 바람 속성은 적응 훈련이 쉽지 않다고 하던데……

최서윤이 신기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그때 아까부터 내 눈치를 보던 다 리아가 내 쪽으로 다가왔다.

“김 선우.”

그러고는 경계심 어린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부른다.

“왜?”

“……나한테 할 얘기 있지 않아?”

다리아의 말에 최서윤이 의문에 찬 표정을 지었다.

“......할 얘기?”

다리아가 말한 할 얘기는 수호자를 잡기 전 내가 한 ‘무엇보다 너는 결 승점에 가야 할 이유가 있잖아.’라 는 얘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에게 그 말은 ‘나는 너의 비밀 을 알고 있다’라는 것처럼 들렸을 테니까.

어쩌면 나를 동생을 납치한 범인으 로 착각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는 일 이고.

나는 눈치를 살피다가 대답했다.

“이따 시험 끝나고 얘기해.”

성무제의 시험은 외부로 중계되고 있다. 모두가 들을 수도 있는 장소 에서 할 이야기는 아니다.

다리아도 그 의미를 알았는지 입술 을 꽉 깨물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등장인물 ‘다리아’가 당신에게 얕 은 분노를 느낍니다.]

[보상으로 5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역시 나를 동생을 납치한 범인으로 생각하는구나.

하긴, ‘자격 증명’에서 그녀를 탈락 시키지 않은 이유를 생각해보면 그 런 쪽으로 떠올릴 수밖에 없겠지.

크게 상관은 없다.

오해야 시험이 끝나고 풀면 그만이 다.

나는 ‘뇌’로 향하는 통로로 시선을 돌렸다.

“아무튼, 이제 임시 동맹은 끝이 다?”

“......뭐?”

다리아가 반문했다. 나는 최서윤에 게 시선을 돌렸다.

“그럼 가자.”

“아, 네!”

우리는 먼저 통로 안으로 들어갔 다. 다리아는 황당함을 느꼈는지 가 만히 서서 멍하니 나를 바라보았다.

[한국 마법사관학교 ‘이서준’이 고 래의 심장을 파괴했습니다!]

[한국 마법사관학교에 3,000포인트

가 주어집니다!]

[1 위는 총 5,201포인트를 획득한 한국 마법사관학교입니다!]

저녁 8시.

치열했던 ‘고래 장기 쟁탈전’의 시 험이 끝났다.

보다시피 결과는 이서준이 심장을 파괴함으로써 한국이 1둥을 차지하 게 되었다.

2위는 영국, 3위는 미국, 4위는 러 시아가 되었다.

중국 마법사관학교는 팀의 에이스,

‘양잉’。] 탈락한 상태라 압도적인 꼴찌를 차지하게 되었다.

다음 시험에서는 ‘최초 탈락팀’이 정해지는데 이번 시험의 결과로 중 국이 유력한 탈락 후보가 되었다.

이건 원작과 동일한 흐름이었다.

그 이후부터는 식사와 개인 훈련, 자유시간을 갖게 되었다.

내일 오후에 있을 시험에 대비하여 학생들은 자신의 시간을 가졌다.

“......흐음.”

그리고 성무제의 중계가 멈추는 새 벽 1시.

나는 중간지역의 저택 밖으로 나왔다.

밝게 빛나는 달빛을 조명 삼아 어 두운 거리를 천천히 걸어 나갔다.

저택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거 대한 정원이 하나 있다.

내가 지금 향하는 곳은 바로 그 정원이 었다.

그렇게 얼마 안 가 나는 정원에 도착했다.

달빛 아래에서 공원 벤치에 앉은 한 여학생의 모습이 보였다.

슬픈 눈동자로 스마트 학생 수첩 화면을 보고 있는데 아마 동생의 사 진일 것이다.

“다리아.”

내가 부르자 다리아가 나를 돌아보 았다.

그 시선을 똑바로 마주하자 원작에서 보았던, 그녀에게 벌어진 불행한 사건들이 떠올랐다.

성무제 최종 시험장.

다리아가 소환한 자운에 의해, 이 곳 ‘가상 세계’는 일시적으로 ‘현실 세계’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가상이 현실 이 되어버리면, 이곳에서의 죽음은 ‘가상 세계에서의 죽음’이 아니라 ‘현실 세계의 죽음’이 되어버린다.

자운은 그것을 노리고 다리아를 죽 이게 된다.

먼 훗날 자운의 커다란 적이 될 수 있는 존재를 살려둘 이유가 없었 으니까.

결국 다리아는 이번 성무제 에피소 드에서 자운에게 이용만 당하다가 끔찍한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나는 그 미래를 바꿀 것이다.

관측의 사도가 결정된 미래니, 세계의 법칙이니 떠들어댔지만 나에게 는 미래를 바꿀 힘이 있으니까.

“……너 정체가 뭐야?”

다리아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뭐기는. 너랑 같은 성무제 참가 학생이지.”

“말장난할 기분 아니야.”

나를 쳐다보는 다리아의 눈빛에는 강한 분노가 서려 있었다.

“대답해. ‘자격 증명’ 시험에서 왜 나를 살려준 거지?”

“또 내가 결승점에 도달해야 할 이 유가 있다는 건 무슨 근거로 말한 거야?”

나는 고민하는 척 잠시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

“첫날 친목회에서 네 통화 내용을 들었어.”

내 말에 다리아의 표정이 굳었다.

“……거짓말. 그 거리에서 통화 내 용을 들었다고?”

“하도 심각해 보이길래 마력으로 청각을 강화해 엿들었거든.”

“듣고 놀랐어. 설마 네가 그런 협 박을 당하고 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으니까.”

나는 천천히 예전부터 생각해둔 대 본을 읊었다.

“다리아. 나는 너를 협박한 자의 정체를 알고 있어. 예전에 직접 들 어본 목소리거든. 개인적으로 조사 하던 인물이기도 하고.”

내 말에 다리아의 눈동자가 크게 떨렸다.

“......뭐?”

“그자의 이름은 베르트. 자운의 핵 심 멤버야.”

다리아의 얼굴에 큰 충격이 깃들었다.

설마 상대가 자운일 것이라고는 생각 못 한 얼굴이었다.

“내가 말했지? 내가 널 도와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회귀한 엑스트라가 천재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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