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21화 (220/535)

221 화

[한성제약, 마정석 공급 부족 문제 해결. 한성개발은 아직 문제 해결되 지 못해.]

[한세진 한성그룹 부회장과 한세연 한성제약 본부장 불화설. 경영권을 둔 남매의 난이 시작되나?]

한세연은 인터넷 뉴스 기사를 보며 복잡한 생각에 잠겨 있었다.

지금까지 잘 숨겨왔다고 생각했던

경영권에 대한 욕심.

이번 마정석 공급 경쟁을 시작으로 자신의 숨겨왔던 목적이 언론을 통 해 보도되고 있었다.

사실 한세연은 언제까지 쭉 자신의 욕심을 숨길 생각은 아니었다.

다만 한세진이 쉽게 대처할 수 없는, 자신만의 무기가 만들어진 후에 밝힐 생각이었다.

그녀가 예상했던 그 기점은 내년이 나 내후년.

하지만 그녀의 예상보다 훨씬 빠른 시기에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덕분에 그녀의 오빠인 한세진은 3

일째 연락이 없다.

“……그래, 차라리 잘됐지.”

언제까지 이렇게 욕심을 숨기고 살 수는 없다.

지금까지 뛰어난 능력을 보이며 한 성그룹의 주요 인사들에게도 충분히 인정받고 있었고, 자신의 사람도 몇 몇 만들었다.

심지어 전 세계 모든 기업의 악재 였던 마정석 공급 문제마저 해결하 며, 제약이 아닌 다른 사업에도 발 을 뻗을 발판도 마련할 수 있게 되 었다.

이제 시작이다.

한성가를 차지하기 위한 나의 싸움 은 이제 시작이다.......

“후우.”

한세연은 들고 있던 스마트 폰을 내려놓고는 의자에 등을 기댔다.

“JWK……

갑작스럽게 또다시 의문이 생겼다.

“……왜 우리랑 계약한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양태민 대표의 말에 의하면 미래를 생각한 투자라고는 하는데 그렇다면 오히려 한세진과 계약하는 게 더 맞 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진짜로 진우 씨인가……

그렇다면 이 상황도 어느 정도 이 해가 된다.

몇몇 의문점도 해결되기도 하고.

물론 사업이라는 게 단순한 정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지만, 조그마한 가 능성이라도 있으면 지나칠 수는 없다.

한세연은 내려놓은 스마트 폰을 다 시 손에 쥐었다.

메시지 함으로 들어가자 오늘 아침 에도 연락한 김진우와의 긴 메시지 목록이 떠올랐다.

한세연은 또박또박 메시지를 작성 했다.

[진우 씨, 혹시 따라는 회사 아 시나요?]

……이내 메시지를 다시 지웠다.

단순히 철자가 비슷하다는 이유만 으로 억지로 엮어 의심하는 자신에 게 회의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냥 나한테서 특별한 미래를 본 거라고 생각해야겠네.”

오빠를 경쟁 상대로 생각하다 보니

자존감이 너무 떨어졌나 보다.

그래,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한세연은 작성된 메시지를 종료하 고는 다시 업무로 돌아가려 했다.

그때 였다.

스마트 폰에서 미리 걸어두었던 뉴 스 기사 알람이 떠올랐다.

[‘별들의 싸움’, 2033 성무제 일정 발표. 장소는 ‘국제 과학 마법 연구 소, 위젠’]

성무제 일정이 발표되었다.

한성제약에서 후원하는 마법사관학 교 학생들이 참가하는 이상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최대 유망주 이서준, 김선우 참 가…… ‘한국’ 유력한 우승 후보팀 으로 꼽혀.]

기사 밑에는 이서준 옆에 무표정한 얼굴로 서 있는 한 남학생의 사진이 있었다.

한세연은 남학생, ‘김선우’의 사진 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어? 선배님, 성무제 일정이랑 장 소 발표했대요.”

오전 수업이 끝난 점심시간.

식당 내 맞은편에 앉은 최서윤이 식사를 하던 나에게 스마트 학생 수 첩을 내밀었다.

r2033 성무제 장소 및 일정 발 표」

□ 세계 5대 마법 학교의 친선과 교류의 축제, 성무제의 장소 및 일 정이 발표되었습니다.

장소 : 국제 과학 마법 연구소, 위 젠

일정 : 2033년 3월 25일~3월 31 일

-세계 마법사 협회-

화면에는 올해 성무제의 장소와 일 정이 적혀 있었다.

슬슬 공문이 올라올 때가 되었다 싶었는데 마침 딱 예상한 타이밍에 올라왔다.

“다음 주 월요일이네.”

“네, 근데 위젠이라면 그 지중해에 있는 섬 맞죠?”

“맞아.”

국제 과학 마법 연구소, 위젠.

이름 그대로 과학과 마법을 연구하 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연구 기관이 다.

위치는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3 개의 대륙에 둘러싸인 지중해의 조

그마한 섬.

이 섬은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섬이 아니라 과학과 마법 기술을 활용해 만들어진 특수한 인공섬이다.

특이한 점이 하나 더 있다면, 섬 전체가 하나의 연구 기관이자 도시 라는 점이다.

“와아. 위젠도 한번 가보고 싶었는 데. 예전에 알던 언니가 위젠에서 잠깐 일했었는데 신기한 이야기를 많이 들려줬었거든요.”

최서윤이 설레면서도 즐거워하는 목소리로 떠들었다.

“……신기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

기는 하지.”

정말 상상도 못 할 기괴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기는 하다.

예를 들면 신비를 인공적으로 창조 한다거나. 마력에 신비를 합성하는 연구라던가.

이렇게 말하니 미친 과학자들이 모 인 악의 집단인 것 같지만, 다행히 위젠은 국제기관이라 윤리적으로 문 제가 될 만한 연구를 진행하지는 않 는다.

“으, 기대된다. 아, 맞다. 선배님 그리고 제가 일정표를 봤는데 첫날 에……

최서윤이 다시 즐거운 얼굴이 되어 주절주절 떠들기 시작했다.

뭐가 그렇게 즐거운 걸까, 신기해 서 피식 웃으며 이야기를 듣는데 한 무리가 우리 쪽으로 다가왔다.

“여기 끼어도 되지?”

이서준을 필두로 한 3인방이었다.

“어, 마음대로 해.”

내 말에 이서준 일행이 우리 옆에 앉았다.

최서윤은 갑작스러운 합석에 고개 를 꾸벅 숙였다.

“안녕하세요.”

“응, 안녕. 아, 이거 우리가 방해한 거 같은데 그냥 다른 자리 가서 앉 을까?”

이서준이 장난스러운 웃음을 보이 며 말했다.

신영준 역시 특유의 짓궂은 웃음을 흘리더니 ‘야야. 방해 맞아. 다른 곳 가자.’라며 거들었다.

그리고 정말로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최서윤은 눈을 크게 뜨며 양손 을 혼들었다.

“아뇨! 여기 앉으셔도 돼요! 신경 쓰지 마세요!”

“그래? 방해 같은데〜”

신영준이 다시 한번 짓궂게 웃었다.

나는 젓가락으로 고기를 집어 먹으 며 말없이 상황을 지켜봤다.

어째 오늘따라 다들 기분이 좋아 보인다.

성무제 일정 발표 때문에 그런가?

“아, 맞다. 너희 그거 봤냐? [스타 5이에서 발표한 국가별 기대 유망 주 ”

신영준이 스마트 학생 수첩을 꺼내 빠르게 터치하더니 화면을 우리에게 보였다.

rStar 50 국가별 주목해야 할 기 대 유망주」

한국 : 이서준(3학년), 김선우(3학 년)

미국 : 루크 팰런(3학년)

영국 : 릴리 로즈(3학년)

중국 : 양잉(3학년)

러시아 : 다리아 타란(2학년)

“한국만 두 명이더라고.”

“어? 정말이네?”

“와아.”

모두가 화면을 보며 신기해하는 반 웅을 보였다.

나 역시 신기하기는 했다.

내가 이서준과 나란히 있다는 게 뭔가 기분이 이상해서.

“아 참, 너네 이 중에서 누가 가장 경계되냐?”

신영준이 뜬금없는 질문을 던졌다. 이서준은 잠시 고민에 빠지는가 싶

더니 내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어, 음. 김선우?”

“김선우는 같은 팀이잖아. 멍청아.”

“왜? 개인전도 있잖아.”

“아니, 개인전 말고 단체전에서.”

“흐음. 그럼 딱히 없는데.”

이서준의 대답에 신영준이 쯧쯧 고 개를 저었다.

“저, 저 오만한 것 봐.”

“그럼 루크 팰런으로 할게.”

“그래? 릴리 로즈라고 대답할 줄 알았는데.”

“릴리 로즈는 나랑 같은 검사라서 상대하기가 편하거든. 심리가 읽힌 다고 해야 하나?”

신영준이 아. 하며 이해했다는 듯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같은 강화계 마법사이다 보니 이서준의 말에 쉽게 공감한 모 양이다.

신영준은 이번에 최서윤에게 시선 을 돌렸다.

“너는?”

최서윤은 잠시 고민을 하더니 대답 했다.

“저는 저와 같은 2학년인 다리아 요.”

“다리아? 얘는 2학년이라 잘 모르 겠네.”

“듣기로는 러시아에서 오랜만에 나 타난 천재래요. 훈련 영상 보니까 확실히 만만치 않더라고요.”

“하긴, 2학년이 3학년을 제치고 저 목록에 들었다는 건 그만큼 대단한 구석이 있다는 거겠지.”

신영준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번 에는 내게 시선을 돌렸다.

“김선우 너는?”

동시에 모두가 기대감에 찬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아, 김선우는 알겠다. 릴리 로즈 맞지? 걔 아직도 너 엄청 저격하잖 아. 큭큭.”

신영준이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확실히 성무제의 일정이 다가오면 서 릴리 로즈가 나를 저격하는 빈도 가 더 잦아들기는 했다.

뭐, 가끔 그 행동으로 포인트가 들 어와서 가만히 있기는 하지만.

“걔는 아니야.”

“그래? 그럼 역시 루크인가?”

나는 이번에도 고개를 저었다.

“걔도 아니야.”

내 대답이 의외라는 듯 신영준이 살짝 놀란 반응을 보였다.

“둘다 아니라고? 그럼 누군데?”

“다리아 타란.”

예상했던 대답이 아니었다는 듯 모 두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엉? 다리아? 러시아 2학년?”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 걔가 가장 경계 돼.”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

인적이 드문 어두컴컴한 골목길에서, 한 여성이 굳은 얼굴로 걷고 있었다.

여성의 외모는 아름다웠다.

찰랑이는 갈색빛의 머리카락과 늘 씬한 목선.

그리고 또렷한 이목구비는 말로 설 명할 필요가 없을 만큼 조화로웠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주변 공기를

얼어 붙일 둣 차가웠다.

분노의 감정을 꾹꾹 누르듯, 꼭 다 문 입술이 중간중간 떨려왔다.

—다리아 타란.

그때 골목의 어둠 속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성은 발걸음을 멈추고 목소리가 들린 곳을 웅시했다.

이내, 어둠 속에서 보랏빛 머리의 여성이 당당한 발걸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너라면 올 줄 알았어. 아주 기특 해.”

어둠 속에서 걸어 나온 러시아인 여성이 웃으며 말했다.

표정이나 목소리나, 맞은 편의 여 성 대조되게 여유로움이 넘쳐흘렀다.

그러자 갈색 머리의 여성, 다리아 는 다시 한번 깊은 분노를 느끼며 눈앞의 상대를 노려보았다.

“내게 뭘 원하는 거야?”

“표정 풀어. 누가 보면 내가 너 잡 아먹으려는 줄 알겠다.”

“닥치고 대답이나 해.”

그 말에 여성이 잠시 웃더니 고개

를 끄덕였다.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야. 너는 그저 원래 네 목적대로 움직이면 되 는 거거든.”

여성이 품 안에서 무언가를 꺼내더 니 다리아에게 던졌다.

다리아는 손을 휘둘러 그것을 낚아

챘다.

수많은 술식이 그려진 오묘한 푸른 빛의 돌.

그리고 유리병에 든 수상한 물약이 었다.

“우리가 네게 바라는 건 크게 없 어. 다음 주에 열리는 성무제. 너는

그곳에서 네 목표대로 최선을 다하 면 돼.”

여성은 여유로운 미소로 말을 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날. 개인전의 승패 가 갈리는 골인 지점에 도달하 면…… 그 돌에다가 마력을 주입하 면 끝. 정말 별거 없지?”

다리아는 손에 쥔 돌을 바라보았 다. 이 돌이 신비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력을 주입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 게 될지는 알 수 없었지만 좋지 못 한 일이 일어날 것이 분명했다.

“이 물약은 뭐야?”

“단순한 증폭제야. 혹시, 골인 지점 에 다다르기 힘들 것 같으면 그 포 션을 마셔. 아무래도 네 힘으로는 이서준이라던가 루크를 이겨내기는 힘들 것 같거든. 아! 김선우 걔도 포함해서 말이야.”

“아, 그리고 그거 천천히 마셔야 한다. 한 번에 들이키면 너 평생 마 나 못 쓸 수도 있어.”

여성은 다리아를 바라보더니 다시 피식 웃었다.

“표정 풀어~ 부탁한 것만 잘 수행

하면 약속 지켜줄게.”

“무조건 지켜.”

“그래그래. 자, 이건 선물.”

여성이 품 안에서 무언가를 꺼내더 니 마력을 담아 다리아에게 던졌다.

다리아는 다시 한번 그것을 잡았 다.

사진이었다.

웃고 있는 남자아이의 사진이었다.

“네 동생은 잘 지내고 있어. 가끔 누나가 보고 싶다면서 울고 있기는 하지만.”

다리아는 사진을 바라보고는 이를

악물었다.

“……너네 정체가 뭐야?”

“정체라……

여성이 작게 웃었다.

“네 임무를 잘 완수하면 자연스레 알게 될 거야.”

“……오 드디어.”

마법사관학교 내부의 개인 훈련장.

나는 훈련 도중에 떠오르는 메시지

를 보며 작게 감탄하고 있었다.

[전기 속성 제어술 등급이 상승했 습니다!]

[전기 속성 제어술][등급 : 1(0%)]

[지속 효과]

►속성 숙련

전기 속성 마력 사용 시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등급이 상승할수록 전기 속성의 마력이 상승합니다.

전기 속성 제어술.

6개월이 넘는 시간이었던가. 오랜 시간 끝에 전기 속성을 완전히 나의 것으로 만들었다.

어째 빛 속성 때와 달리 두 배의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상성의 적을 자주 상대하지 못했으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어찌 됐든 원하던 목표를 이루었으 니까.

“그럼 제대로 됐나 실험해볼까.”

나는 손가락의 [형태 없는 정령의 유산]을 빼고는 마법을 구현해보았 다.

파직…….

파지지직…….

손바닥 위에서 작은 구체가 구현되 더니 스파크가 튀며 전기 속성의 구 체가 구현되었다.

전기 속성을 완전히 나의 것으로 만들었다는 만족감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나는 그대로 손을 뻗어 훈련용 더 미에 방출했다.

파지지지직!

뇌기를 머금은 마법 구체는 마치 번개와 같이 번쩍이며 앞으로 쏘아 졌다.

그리고 이내, 콰앙一! 폭발하는 소 리가 울려왔다.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마력 제어술의 숙련도가 2% 상숭 합니다!]

히죽 웃고는 바닥의 짐을 챙겼다.

“그럼 슬슬 가볼까.”

나는 짐을 들고는 훈련장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오자 시원한 봄바람이 머 리를 스쳤다.

나는 다시 [형태 없는 정령의 유 산]을 손가락에 끼고는 마력을 주입 했다.

반지는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흡수하듯 빛을 뿜어냈다.

이내 반지가 투명하게 바뀌었다.

나는 반지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투명한 반지 내부에서 마치 회오리 같은 작은 돌풍이 돌고 있었다.

다시 한번 가볍게 마법 구체를 구 현하자, 이번에는 마법 구체에 작은 돌풍이 회전했다.

제대로 ‘바람 속성’이 담겼다는 증 거였다.

학교 내부에서 마법을 방출할 수 없었기에 그대로 소멸시켰다.

나는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내가 향한 장소는 수업이 시작하는 본관 이 아닌, 학교의 정문이었다.

정문에 도착하자 옹기종기 모여 있 는 15명의 학생이 눈에 들어왔다.

이서준, 신영준, 최서윤, 유아라 등 둥. 아는 얼굴도 상당히 많았다.

“김선우! 왜 이리 늦게 와?!”

“아, 미안. 오전 훈련 좀 하느라.”

오늘은 성무제가 시작되는 날이다.

회귀한 엑스트라가 천재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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