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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화 (212/535)

213화

유아연의 말에 정신이 멍해졌다.

자운이 아니라니.

순간 잘못 들었나 싶었다.

“……설마 저를 자운이라고 생각한 거예요?’’

내 황당한 물음에 유아연은 입을 꾹 다물었다.

이서준 역시 유아연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한마디 했다.

“……너 자운이었냐?”

아니, 얘가 뭐라는 거야?

“너 진심으로 물은 거냐?”

찌릿 노려보자 이서준이 장난스러 운 웃음을 흘렸다.

“하아.”

이걸 어떻게 받아드려야 하는 건 지.

설마 유아연이 나를 자운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는 데.

[등장인물 ‘유아연’이 당신에게 작

은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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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유아연’의 당신에 대한 관심도 Lv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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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또 뭐야?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잠시 정신

이 멍해져 있는데, 레어 안쪽에서 자운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이야. 신기한 마도구가 꽤 있네. 어? 이건 뭐지? 질병의 신비 조각 인가?

—흐음. 맞는 거 같은데? 베르트, 이것도 챙길까?

—혹시 모르니 일단 챙겨놔. 어차 피 단일로는 쓸모없기는 한데.

자운의 목소리가 들리자 이렇게 한 가롭게 떠들 때가 아니라는 것을 깨 달았다.

나는 유아연에게 고개를 돌려 작게 속삭이듯 말했다.

“일단 여기서 나가요. 지금 녀석들 이랑 마주쳐서 좋을 건 없으니까.”

“……그러자. 근데 질병의 신비는 어쩌지?”

“그건 나중에 생각해요.”

유아연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여전히 딱딱 했다.

자운을 앞에 두고 도망쳐야 한다는 게 상당히 분한 모양이었다.

나는 그런 그녀에게 작게 웃으며 말했다.

“아까도 말했지만, 기회는 많아요.

지금은 숫자상 많이 불리하니 피하 는 거고요. 그리고 지금 최우선 목 표는 질병의 마수 토벌이잖아요.”

“……알고 있어.”

그렇게 우리는 레어 밖으로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잠깐 사이에 밝았던 하늘이 꽤 어 두워져 있었다.

우리는 자운과 마주치지 않게 빠르 게 장소를 옮겼다.

장소를 옮기자 눈바람이 불어왔다.

유아연은 바람에 휩쓸리는 검은 머 리를 정리하더니 내게 시선을 돌렸다.

“이번 일이 끝나면 나랑 얘기 좀 하자. 너한테 궁금한 게 많아.”

“저도요.”

나도 묻고 싶은 건 많다. 왜 유아 연이 나를 자운으로 착각했는지.

또 선현가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 는지에 대해서.

그때 였다.

쿠우우웅…….

거대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

그리고 잠시 뒤, 어두운 구름 속에서 거대한 무언가가 크게 날갯짓하 며 다가왔다.

“......왔다.”

짧은 시간, 레어를 비워두고 어디 에 다녀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질 병의 마수가 다시 돌아온 것이다.

질병의 마수는 레어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 모습으로 곧바로 테벨라 를 향해 날아갔다.

그때 통신 마도구에서 음성이 들려 왔다.

[다들 봤지?]

[녀석이 테벨라로 가고 있어요!]

[모두 테벨라로 집합해!]

“......가자!”

우리는 서둘러 히말라야에서 내려 와 테벨라를 향해 달려갔다.

그러나 우리가 테벨라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질병의 마수에 의해 불바 다가 된 상태였다.

마수는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입에서 검은빛의 마력을 끌어모으더니 마력 을 내뿜으며 지상을 폭격했다.

콰아아앙!

“미친……

나는 강력한 마력에 파괴되는 지상 을 바라보며 식은땀을 홀렸다.

살면서 보아온 마력 중에 가장 압 도적인 힘이 담겨 있었다.

저게 말로만 듣던 용의 브레스인가?

“공격해!”

그렇게 시작된 전투.

테벨라에 모인 마법사들은 질병의 마수를 향해 마법을 쏘아내었다.

그러나 단단한 가죽과 빠른 움직임 으로 움직이는 질병의 마수에게 제 대로 된 유효타가 발생하지 않았다.

화르륵!

이를 본 유아연은 손을 펼치더니 거대한 화염 구체를 구현했다.

유아라가 구현하는 화염 구체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고 있었다.

“하앗!”

이내 화염 구체는 질병의 마수를

향해 쏘아지더니 마수의 몸통을 크 게 강타했다.

—끼에엑!

화염이 녀석의 몸을 불태웠다.

마수는 괴로운 둣 몸을 크게 비틀 었다.

전투가 시작하고 난 뒤에 일어난 최초의 유효타였다.

[크윽! 건방진 녀석!]

질병의 마수가 다시 입에 검은 마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나는 외부자의 혜택을 발동해 녀석 을 바라보았다. 동시에 몸 구석구석 에 숨겨진 약점들이 눈에 들어왔다.

곧바로 통신 마도구를 켜고 크게 외쳤다.

“목을 노려요! 거기가 녀석의 약점 이에요!”

[목을 노리라고? 그걸 어떻게 알 아?!]

“딱 보면 알아요. 녀석의 목 가죽

이 상대적으로 약해요.”

[아니, 그걸 네가…….]

내 말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의 대 답이 들려오자 이서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선우 말대로 목을 공략해 봐요. 얘 말은 믿어도 돼요.]

[……일단 알겠다.]

나는 통신 마도구의 연결을 끊고는 마나 엘릭서를 꺼내 입 안에 털어 넣었다.

오랜만에 느끼는 마나 엘릭서의 쓴

맛에 미간이 찌푸려졌다.

하지만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니었기 에 곧바로 마법을 구현했다.

우우우웅!

손 위에서 크게 떨리는 은빛의 마 법 구체.

하지만 녀석에게 제대로 된 피해를 주기 위해서는 더더욱 더 많은 마나 를 끌어모아야 한다.

이것에 대한 훈련은 이전에도 해본 경험이 있다.

단지 시간이 필요할 뿐.

우우우우웅!

나는 구체에 모든 마나를 쥐어 짜 내어 압축했다.

그렇게 마법을 압축하던 사이.

질병의 마수는 다시 한번 입에 모 아놓은 마력을 그대로 지상을 향해 뿜어내었다.

콰아아아앙!

지상에 폭발이 일어나며 몇몇 마법사들이 휩쓸려 나갔다.

“끄아아악!”

“……아니, 이걸 어떻게 이겨?”

어느 순간 사람들의 눈에 공포감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여기 모두가 세계에서 이름을 날리 는 마법사들이었지만 눈앞 재앙급 마수의 강함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내 손 위의 은빛의 마법 구체는 점차 은은한 금 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아직 미숙하지만, S등급의 마법사가 다루는 마력을 압축하는 데에 성 공한 것이다.

나는 손을 뻗어 은은한 황금빛의 구체를 녀석의 목에 조준했다.

“흐읍!”

숨을 들이마시고.

그대로 방출했다.

파아앙----

방출과 동시에, 압도적인 마력의 반동으로 내 몸이 뒤로 크게 밀려 나갔다.

어둠 속에서 금빛의 잔상을 남기며 쏘아지는 마법 구체가 녀석의 목을 향해 빠르게 뻗어 나갔다.

질병의 마수는 내가 방출한 마법을 감지했는지 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피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콰아아아앙——

—끼에에에엑!

질병의 마수의 목에 구멍이 뚫리며 큰 피해를 입은 듯 몸을 휘청였다.

제대로 약점 적중에 성공했기에 지 금까지 들려왔던 그 어떤 비명보다 커다랬다.

질병의 마수는 내게 시선을 돌렸다. 붉은빛의 안광이 빛나자 섬뜩함 이 느껴졌다.

[……크으윽. 또 네 놈인가? 대체

네놈은…….]

오전에 있었던 마력의 폭우 때문인 지 질병의 마수는 내 얼굴을 기억하 고 있었다.

저놈한테 찍힌 거 같은데.

그때 주변 마법사들이 내 공격을 보고는 놀란 반응을 보였다.

“뭐야? 정말로 목이 약점인가?”

“그나저나 내가 잘못 본 건가. 방 금 그 마법 저 학생이 사용한 거 같았는데.”

이서준 역시 전투하다 말고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금빛 마력?”

나를 바라보며 조용히 중얼거리는 이서준에게 외쳤다.

“전투에 집중해!”

“아, 웅!”

내 외침에 이서준의 표정이 다시 진지하게 바뀌었다. 이내 빛의 검기 를 발산하더니 자세를 잡고는 앞으 로 달려 나갔다.

파앗!

이서준은 빠른 속도로 질병의 마수 를 향해 높게 점프했다.

그리고 질병의 마수의 발을 잡더 니, 시험의 방에서 훈련했던 고속 이동을 사용해 빠른 속도로 마수의 몸 위로 올랐다.

“와. 미쳤네.”

보고도 믿기 힘들 정도로 뛰어난 균형감각이었다.

이서준은 빛의 검기로 빛나는 검을 역수로 쥐더니 그대로 질병의 마수 의 목에 찔러넣었다.

푸욱!

—끼에에에엑!

다시 한번 거대한 비명이 천지를 뒤흔들었다. 이서준은 대롱대롱 매 달려 몇 번을 더 용의 목을 찌르다 가 다시 바닥으로 떨어졌다.

나는 그 전투를 지켜보다가 희미한 마력의 기운이 남아있는 손을 내려 보았다.

조금 전의 마법을 구현하면서 거의 모든 마나를 소모해버렸다.

대자연의 심장 역시 오전에 사용했 기에 상황이 좋지 못했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나는 서둘러 목에 걸린 ‘상급 마나 결정 펜던트’에 저장해놓은 마나를 사용했다.

우우우웅…….

보석에 담긴 푸른 빛이 점차 사라 졌다. 그리고 이내 비어있던 내 몸 의 마나가 차오르기 시작했다.

“......됐다.”

전부는 아니지만 70% 이상의 마 나는 회복되었다.

남은 30%는 마나 엘릭서의 효과 로 충분히 채울 수 있을 것이다.

그때 질병의 마수가 다시 입에 마

력을 가득 모으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주변을 둘러보며 목표를 찾는 듯했다.

하지만 그때.

질병의 마수가 빠르게 목을 뒤로 꺾더니 나에게 마력의 에너지를 쏘 아내었다.

[죽어라!]

파아아아앙一!

나는 크게 당황했다.

저런 식으로 목을 꺾어 나를 노릴 줄은 생각도 못 했기 때문이다.

녀석은 처음부터 나 한 명만을 노 리고 있던 것이다.

‘……피하기에는 늦었다!’

그렇다면, 지금 내게 남은 것은 ‘그것’ 뿐이다.

하지만 지금 내 수준으로 성공시킬 수 있을까?

온갖 의심이 머릿속에 가득 차올랐 지만 지금 내게 남은 방법은 단 하 나뿐이었다.

그리고 찰나의 순간, 나는 기가 막 힌 생각이 떠올랐다.

바로 ‘순간 가속’을 사용하는 것.

우우웅!

순간 가속을 전개하자 동시에 체감 되는 시간이 느려졌다.

나를 향해 쏘아지는 마수의 에너지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지금이라면 가능하다.’

느려진 시간.

이 시간 속에서는 ‘그것’의 타이밍 을 정확히 맞출 수 있다.

나는 양손을 앞으로 뻗어 손바닥을

펼쳤다.

그리고 그 중심으로 마력을 이용해 마법진을 크게 그렸다.

마나의 흐름. 에너지. 방향.

그 외 복잡한 수식들을 마법진에 가득 담았다.

마법진의 구현에는 늘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타이밍을 정확히 맞추는 것.

그렇게 녀석의 브레스가 내게 닿으 려는 그 순간.

나는 절대 방어의 마법, 원반격을 발동했다.

가공할만한 마력 에너지가 마법진 에 닿았다.

동시에 주변의 자연 마나가 크게 혼들리고, 나를 향해 쏘아졌던 그 거대한 마나는 방향을 잃더니 크게 뒤틀리기 시작했다.

순간 가속의 느려진 시간 속에서.

나는 에너지를 역으로 방출할 세세 한 좌표를 만들어낼 여유까지 생겼 다.

당연하겠지만 좌표는 ‘질병의 마 수’였다.

“흐아아아압!”

나는 기합을 내지르며 나에게 쏟아 지는 마나를 역으로 방출했다.

동시에 힘을 잃은 내 몸이 반동에 날아가며 그대로 바닥에 드러눕게 되었다.

파아아아아앙——

브레스는 그대로 질병의 마수의 몸 통을 향해 쏘아졌다.

[아, 아니? 이건……!]

그리고.

마나의 에너지가 질병의 마수의 몸 통을 크게 꿰뚫었다.

콰아아아아아앙!

[크아아아아아아악!]

지금까지 질병의 마수에게 가해졌

던 공격 중 가장 강력한 공격이었다.

그리고 주변에서 다시 목소리가 들 려왔다.

“미친. 저건 또 무슨 마법이야?”

“……저거 설마 원반격인가?”

“원반격이라면, 김진철 회장 마 법?”

그렇게 한마디씩 내뱉던 그들은 이 내 마수를 쓰러트릴 기회라고 생각 한 듯 마법을 퍼붓기 시작했다.

콰앙!

콰앙!

콰아아앙!

—끼에엑!

계속되는 공격에 녀석은 점차 힘을 잃기 시작했다.

이대로 계속 공격을 퍼부을 수 있 다면 승리는 따놓은 당산이었다.

‘하지만.’

전투가 길어지고 있었다.

마법사들도 슬슬 마나의 바닥을 보 였다.

그리고 퍼부어지는 공격이 점차 약 해지자 질병의 마수는 점차 여유를 되찾기 시작했다.

[크허어억! 감히……!]

그렇게 질병의 마수가 다시 마력을 끌어 올리려는 그때.

지금까지 느꼈던, 그 어떤 마력들 보다 강력한 마력의 기운이 느껴졌다.

동시에 모두의 시선이 그곳으로 향 했다.

그리고 빛이 번쩍이더니 가공할만 한 마력의 포가 일직선을 그으며 마 수의 몸통을 꿰뚫고 지나갔다.

콰아아앙!

유아연은 마법이 쏘아진 방향을 바 라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

“……자운.”

시야의 끝에 나타난, 자운의 멤버 들 사이에는 거대한 대포 하나가 있었다.

자운이 소유한 고대 마법 병기.

대마도정화기 기 였다.

마수는 몸을 비틀더니 더 이상 버 틸 힘이 없는지 그대로 지상으로 떨 어졌다.

콰아아아앙…….

[크어 억…….]

질병의 마수는 괴로운 신음을 내었다.

몸통에서 검은 피가 흘러내리며 바 닥을 검게 오염시켰다.

질병의 마수의 마력 에너지가 점차

희미해지고 있었다.

[……결국 운명대로 흘러가는 건 가.]

질병의 마수가 자운을 바라보며 말 했다. 그러고선 이서준에게 시선을 돌리더니 작게 웃었다.

[내 실수군…… 네 놈을 노렸어야 했는데…… 아니, 실수는 아닌가?]

그렇게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던 질

병의 마수가 내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니, 나를 바라보고 있다는 건 내 착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느꼈다.

[자유를 가진 자여…….]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지금 들리는 목소리는 음성 이 아니었다.

마치 신비와 대화하는 것 같이, 머 릿속에 울리는 소리였다.

[무슨 목적인지는 모르겠으나 세상 은 네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내가 본 모든 것을 나의 주인 께 전했다. 그분이 앞으로 너를 주 시할 것이다……]

띠링!

[주변 인물과 힘을 합쳐 ‘질병의 마수’를 처치했습니다!]

[‘재앙급 마수 처치’업적을 달성했 습니다.]

[보상으로 10,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재앙급 마수 처치에 큰 기여를 했 습니다!]

[추가로 10,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레이드 참가자’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보상으로 3,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세계에 거대한 변화가 일어납니

다.]

[인과율이 2.0 상승합니다.]

“……뭐라는 거야?”

질병의 마수는 알 수 없는 말을 내뱉고는 죽어버렸다.

녀석의 주인이 나를 주시할 거라 니.

……저 녀석의 주인이라면, 이서준 을 죽인 악룡 크루아스를 말하는 건 가?

회귀한 엑스트라가 천재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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