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화
수련의 방에 입장하고 10분.
우리는 서로에게 방해되지 않게 멀 리 떨어져 각자 수련을 시작했다.
수련을 시작하기에 앞서 ‘상급 이 해의 포션’을 마셨다.
외부자의 혜택을 통해 얻은 ‘특수 아이템’이었기에 남들 눈에 보이지 않아 편하게 입 안에 넣을 수 있었다.
꿀꺽.
[‘상급 이해의 포션’ 효과가 발동되 었습니다.]
[7일간 마법의 이해력이 7배 상승 합니다.]
눈을 감고 몸의 변화를 느꼈다. 아 직까지는 특별한 달라짐을 느끼지 못했다.
수련을 시작하면 그때부터 체감이 되지 않을까 싶다.
우선 머릿속으로 최일현에게 전수 받은 원반격의 요결을 떠올렸다.
마력을 이용한 마법진의 구현.
우우웅…….
손 위로 복잡한 마법 술식이 담긴 푸른 빛의 마법진이 떠올랐다.
외부자의 혜택의 마법 술식 이해력 덕에 마법진의 구현까지는 어느 정 도 할만했다.
그러나 문제는 다음이다. 구현을 유지하면서 마법진을 발동시키는 것 이 꽤나 까다롭다.
나는 정신올 집중하고 마법진에 담 긴 마력의 흐름을 천천히 움직였다.
하지만 마법진에 담긴 마력을 움직
이자 구현의 형태가 흐트러지더니 결국 소멸되었다.
아쉽기는 하지만 예상했던 결과였다. 애초에 처음부터 잘 될 것이라 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고.
처음부터 천천히 해보자는 마인드 로 다시 마법진을 구현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근데 이거 제대로 된 거 맞 나?”
슬슬 의문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해의 포션 효과로 이해력이 7배
나 상승했는데 체감되는 변화가 전 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수련에 돌입했다.
아직 훈련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효과가 떨어지는 걸지도 모르 니까.
정밀한 마법진 구현.
구현의 형태 유지.
역량의 한계를 느끼며 자연 소멸.
다시 한번 정밀한 마법진 구현.
구현의 형태 유지.
역량의 한계를 느끼며 자연 소멸.
계속해서 마법진의 형태 유지에 실 패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같은 훈련 을 반복했다.
수련의 방에서는 수련 효율을 높이 기 위해 마나와 체력 회복이 빨라져 쉴 틈 없이 수련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리고 3시간 정도 지났을까.
나는 답답함을 느끼며 수련을 멈추
었다.
“아니, 왜 달라지는 게 없는 거 같 지?”
무려 5만 포인트를 소모했지만 수 련 속도의 변화가 전혀 체감되지 않 았다.
처음에는 내 이해력이 워낙 낮다 보니 달라진 게 없는 게 아닐까 생각했지만, 3시간 정도 쉬지 않고 수 련을 진행하니 이제는 확신이 든다.
포션의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진짜 어이없네.”
설마 사기당한 건가?
포인트 상점이 사기를 친다고?
나는 포인트 상점을 열어 내가 구 입한 ‘상급 이해의 포션’을 다시 살 폈다.
[상급 이해의 포션으???)]
설명 : 마법의 이해력이 7배 상승 합니다.
*지속 시간 : 7일
가격 : 50,000포인트
마법의 이해력.......
이해력이 늘어나면 훈련이 더 잘 돼야 하는 게 아닌가?
아니면 내가 생각을 잘못하고 있는 걸까?
혼자 고민을 하다 잠시 고개를 돌 려 멀리서 훈련을 하고 있는 이서준 에게 시선을 옮겼다.
이서준은 동작을 최소화하여 상대 방의 방심을 유도한 뒤, 마력을 신 체 한 부위에 집중시켜 이동, 그리
고 공격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 같 았다.
일종의 ‘순간 가속’과 홉사한 방식 인데, 생각보다 잘 안 되는 모양이 다.
“……저거 저렇게 하는 거 아닌 데.”
마력이라는 것은 일종의 뿌리처럼 전신에 분산되어있다.
지금 이서준은 이동과 공격을 동시 에 하려는 나머지 팔과 다리에 함께 마나를 집중하고 있었다.
여러 부위에 마나를 억지로 집중시 키면 마나의 흐름이 난잡해지고 정
신 또한 산만해져서 정교한 마나의 운용을 할 수 없게 된다.
욕심이 과한 거겠지.
저렇게 하는 것보다는 마나의 회전 속도를 늘리는 게 맞는 방법이……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방금 내가 혼자 한 생각을 떠올리 며 포션이 가진 효과를 깨달을 수 있었다.
평소라면 이서준의 훈련을 보고 아 무것도 눈치채지 못했을 테지만, 지 금의 나는 이서준의 훈련을 보며 문 제점과 해결법을 단번에 돌출했다.
물론 이서준이 사용하는 훈련은 내
가 사용할 수 있는 ‘순간 가속’과 비슷한 부분이 있어 더 빠르게 눈치 챈 것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빠 르게 눈치챌 수 있었던 건 마법의 이해력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내가 했던 훈련에서 효과를 깨닫지 못했던 것은 내가 했던 훈련들이 이 해가 아닌 숙달의 과정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고.
그러니까 쉽게 말해 ‘마법의 이해 력’은 근육의 사용법을 알려주는 힘 인데 나는 바보같이 고중량의 무게 를 들며 근육 운동만 하고 있던 것이다.
“이제야 알겠네.”
이해력의 상승을 어떻게 이용해야 할지.
머릿속으로 훈련의 방향이 잡히기 시작하자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 졌다.
하지만 그전에.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나는 이서준에게 다가가 말했다.
“마나를 하나의 점으로 만든다고 생각해. 그리고 폭발시키고 회전 속 도를 늘려.”
«.
한참 수련을 진행하던 이서준이 움
직임을 멈추고는 의문에 찬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너 지금 양손 양발 두 곳에 마력 을 집중하고 있잖아. 그렇게 되면 오히려 체내의 마나만 난잡해지고 어려우니까, 순서를 정해서 하나를 먼저 하라는 의미야.”
이서준은 내 말에 눈을 깜빡였다.
“너 무슨……
직접 시범이라도 보여주고 싶지만, 이해만 했기 때문에 직접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서준의 재능이라면 간단 한 설명만으로 깨달음을 얻을 수 있
겠지.
“나라면 발끝으로 먼저 마나를 폭 발시키고 그걸 기폭제로 사용해서 마나를 상체 쪽으로 회전시키겠어.”
“……아.”
불친절한 설명이었지만 이서준은 깨달음을 얻은 둣 고개를 끄덕이더 니 손에 검을 쥐고는 눈을 감았다.
우우웅.
이서준의 전신에서 강한 마력이 뿜 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마력은 이서준의 발끝으로 작게 모여들었다.
내가 말한 ‘점’의 형태로 만들어낸 건 아니었지만 거의 점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뛰어난 압축 능력이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는 속으로 경 악했다.
이 정도의 마나 압축 능력이라면, 발현계 마법으로도 압축 구현술을 다룰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 어서 였다.
그리고.
파앗一!
우주의 빅뱅이 일어나듯, 한점에 모인 마나가 강력한 폭발을 일으켰 다.
이내 공기를 찢는 소리와 함께 그 의 몸이 엄청난 속도로 앞으로 쏘아
졌다.
속도는 순간 가속보다는 약간 느린 정도였다.
하지만 마나의 흐름이 빠르게 회전 되기 때문에 곧바로 다음 행동을 이 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순간 가속。] ‘속도’ 그 자체에 중 점을 두고 있다면, 이서준의 것은 ‘기습’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해야 하나?
그렇게 이서준의 검은 빛의 검기를 가득 내 뿜더니 허공을 베어내었다.
나는 여전히 경악에 찬 눈으로 이
서준을 바라보았다.
마지막 공격에서 실수와 불안정한 모습이 보이긴 했지만 단순한 설명 을 듣고 단번에 저런 응용력을 보여 준 것이다.
‘……진짜 미쳤네.’
역사상 최고의 천재라고는 하지만 저렇게 한 번에 성공해버리는 건 조 금 불공평한 게 아닌가?
문득 이런 생각도 들었다.
내 수련과 성장을 포기하고 모두 이서준에게 몰아주는 게 이야기의 끝에 도달하는, 더 쉬운 방법이 되 지 않을까라는 생각.
‘……그냥 다 때려치우고 이서준이 나 키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게 더 괜찮은 방법인 거 같은데.
영약이나 새로운 아이템을 얻을 때 마다 이서준에게 몰아준다면 원작보 다는 훨씬 강해질 테니까.
그렇게 혼자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 는데 이서준이 싱글벙글 웃는 얼굴 로 내게 다가왔다.
“선우야. 고맙다. 덕분에 벽 하나를 넘은 것 같네.”
“……그럼 다행이고.”
[‘마법 지도’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보상으로 2,000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갑작스럽게 포인트를 획득했다.
갑자기 기분 좋아져서 메시지 창을 바라보고 있는데 이서준이 나를 보 더니 부끄러운 둣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사실 이 기술, 네가 저번 기말시 험에서 보여준 움직임을 보고 힌트
를 얻은 거거든.”
어느 정도 예상했다. 순간 가속의 방식과 상당히 홉사했으니까.
그렇다고 해도 S등급 마법사인 순 신, 렌의 특기 마법인데 이렇게 쉽 게 베껴버리는 건 좀 그렇지 않나 싶다.
“아, 근데 너 아까부터 마법진 구 현 같은 거 연습하고 있던데. 무슨 마법 연습하는 거야?”
이서준이 호기심에 찬 얼굴로 내게 물었다.
“보조계 발현계 시너지야.”
“시너지?”
이서준의 눈에 흥미가 차올랐다.
“저번 기말시험에 보여준 폭우 형 태 마법, 그것도 시너지 아니었어?”
“시너지랑 비슷하긴 하지.”
“와. 벌써 새로운 창작 마법을
얘가 또 무슨 착각을 하는 건지 이서준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번엔 창작 마법 아니야. 최근에 배운 거 연습하는 거야.”
“아, 저번에 네가 새로운 이론 배 웠다는 그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무슨 마법인데? 이제는 알려줄 수 있잖아.”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원반격.”
내 말에 이서준이 홈칫했다.
“……원반격이라면 내가 아는 그 원반격?”
원반격은 김진철 회장을 최강이라 는 자리에 올려놓은 마법 중 하나 다.
이미 몇몇 마법사 사이에서는 유명 한 기술이기도 하고 심지어 이서준
은 김진철 회장의 직계 제자이니 모 를 리가 없다.
“맞아. 세계 마법사 협회장님이 사 용하는 최강의 방어 마법.”
“……그걸 네가 어떻게 알고? 아, 최일현 님이 알려주신 거구나.”
“응. 맞아.”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이서준은 잠 시 생각에 잠겼다.
“그거 아무나 익히지는 못할 텐데. ……하긴, 네 재능이면 원반격도 익 힐 수 있겠네.”
……얘가 뭐라는 거야?
“그래서 지금 얼마나 다룰 수 있는 데?”
“나도 요결 정도만 배운 거라 아직 형태 구현도 제대로 못 해.”
나는 원반격을 구현했다.
손바닥 위로 마법진이 떠 오르자 이서준의 표정에 놀라움이 차올랐다.
“뭐야? 제법 그럴싸한데? 벌써 이 정도까지 다루는 거야?”
“이 정도는 무슨. 반의 반의 반의 반도 못 왔어.”
“야. 마법진 구현이 제일 어려운
거야. 난 저런 마법진 비슷하게도 구현 못 해.”
이서준이 부러움에 찬 시선으로 나 를 바라보았다.
“아무튼, 여기서부터 막힌 기분이 야. 이론은 빠삭한데 내 제어 능력 이 받쳐주지 못하는 기분이라고 해 야 하나?”
이건 이해력의 상승으로도 해결하 기 힘든 부분이다.
제어술의 능력은 마법의 이해도 중 요하지만, 노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나도 조언해주고 싶은데 보조계는
나도 잘 모르는 분야라 해줄 말이 없네.”
이서준이 미안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피식 웃고는 이서준의 팔을 툭툭 쳤다.
“됐어. 수련 열심히 해. 난 그럼 가본다.”
“어. 그래.”
그렇게 이서준과 떨어지고 나서 다 시 내 수련을 진행할 준비를 했다.
그러다가 문득 다른 애들은 잘 수 련하고 있나 궁금증이 생겨 주변을 둘러보았다.
모두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각자 수련을 진행하고 있었기에 단번에 찾을 수 있었다.
우선 왼쪽의 신영준은 창을 휘두르 거나 찌를 때 마나를 집중하는 방식 에 대해 연습하고 있었다.
오른쪽에서는 최서윤과 유아라가 함께 협동 수련을 진행하는 듯 대화 를 나누며 다양한 마법 형태 구현을 연습하고 있었다.
나는 가만히 멈춰 서서 그들의 수 련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사실 잠깐만 지켜보려 했는데 그들 의 수련을 지켜보고 있자니 머릿속
으로 마법의 원리와 단점. 그리고 보완 방법 둥이 떠올랐기에 계속해 서 지켜봤다.
그리고 약 20분 정도의 시간이 지 났다.
“……아, 저거 저렇게 하는 거 아 닌데.”
지금 남 챙겨줄 때가 아닌데 눈앞 에서 잘못된 방법으로 수련하는 모 즙을 보니 훈수 본능을 참을 수가 없다.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지금 남 챙겨줄 때가 아닌데 이래 도 괜찮은 거 맞나?
하지만 수련의 방에서의 시간은 7 일.
그 7일 중 나의 1, 2시간을 투자하 면 모두의 7일이 더 효율적이고 가 치 있게 사용될지도 모른다.
어차피 이 세상에서 끝을 보기 위 해서는 나 혼자만의 성장으로는 한 계가 있으니 효율을 생각하면 1, 2 시간 정도는 그들에게 투자해줄 수 있다.
나는 한참 마법 연구를 진행하는 최서윤과 유아라. 그리고 신영준에 게로 향했다.
내가 다가오자 그들은 인기척을 느
낀 둣 수련을 멈추고 나를 바라보았
“김선우?”
“선배님도 같이 협동 수련하실래 요‘?”
유아라와 최서윤이 나를 반겼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손짓했다.
“일단 너네 다 모여봐.”
회귀한 엑스트라가 천재가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