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05화 (204/535)

205화

아파트로 돌아온 나는 소파에 앉아 메일을 다시 확인하고 있었다.

[이름 : 김창현]

[출생]

2014년 05월 22일(20세)

경기도 파주 선현 가문

[국적]

대한민국

[가족관계]

김지철 - 부(2020년 신비 열병으 로 사망)

정지현 - 모(2020년 신비 열병으 로 사망)

[학력]

한국 마법사관학교 수석 졸업

[주특기]

발현계

[소견]

-성실함, 지능이 뛰어남

-마법사관학교 내 인성 검사 문제 없음

-사교성 부족

-가족이 모두 사망, 친척도 없음

-가진 능력은 뛰어나나 주변 평가 로는 욕심은 없는 듯

-마법사관학교 최초 졸업식에 불 참한 수석 졸업생

“ 흐음......

몇 번을 봐도 이상하다.

김창현의 정보가 이상한 것이 아니 라, 생각보다 너무 평범해서 이상하 다.

지금은 없지만 멀쩡한 가족도 있었 고 나에게는 생소하지만, 선현이라 는 반듯한 가문도 있었다.

물론 하나하나씩 따져보면 평범한 배경은 아니긴 하다.

우선 가족 전부가 신비 열병에 죽 었다는 점이 그렇다.

그러나 원작 속 등장인물들의 배경

과 김창현이 나에게 보였던 수상한 행동들을 생각해보면 이런 배경이 평범하게 느껴졌다.

“선현 가문이라……

뭐 하는 가문이지?

원작에서도 언급되지 않았는데.

어쩔 수 없이 인터넷에 ‘선현 가 문’을 검색해 보았다.

[‘선현 가문’ 검색 결과입니다.]

「신비 연구가 김지철, 정지현 부 부. 신비의 마력과 매혹의 연관성

발견」

「선현 가문, 국제 신비학상 수 상」

의외로 많은 양의 정보가 나왔다.

조사해보니 선현가는 신비와 마법 을 연구하던 학자 가문이라고 한다.

이 세계에 없던 ‘김선우’와는 다르 게 배경도 빵빵하다.

나처럼 다른 세계에서 온 녀석이 아닐까 의심했지만 그건 아닌 모양

이다.

나는 한 손으로 턱을 괸 채 톡톡 손가락으로 소파를 두들겼다.

메일에는 김창현의 행적도 적혀 있었다.

우선 김창현은 어릴 적부터 마법적 재능이 뛰어났다고 한다.

그 뛰어난 재능을 바탕으로 마법사 관학교에 수석 입학했고, 또 1학년 때 성무제에 참가하며 쟁쟁한 선배 들을 제치고 큰 활약을 했다는 내용 도 적혀 있었다.

그리고…….

[졸업 이후〜 현재 : 행방불명]

지금은 행방불명이다.

세계의 모든 정보를 다루고 있다고 알려진 적암 길드에서도 김창현의 행방을 모른다는 건 작정하고 어딘 가에서 은거하고 있다는 거겠지.

“……뭔가 단서라도 생길 줄 알았 는데.”

오히려 더 미궁 속으로 빨려 들어 가는 기분이다.

짐작되는 것도 없고 뭔가 신비와 관련되어 있을 것 같기는 하지만 이

것 역시 확실하지 않다.

“……직접 찾아보는 게 답인가?”

나는 옷가지를 챙겨입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역시 모르는 것이 있으면 직접 알 아보는 게 정답이다.

김창현이 태어나고 살았던 집.

선현 가문으로 가보자.

인터넷에 알려진 지도를 따라 선현

가문의 저택에 도착했다.

과거에 이름을 알렸던 가문이었기 에 찾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이곳은 경기도 파주로 인적이 드문 장소는 아니었다.

사람들이 거주하는 주택도 주변에 여럿 보였고, 이곳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번화가도 있었으니까.

나는 멍하니 저택을 올려보았다.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4층 주택이 었다.

건물 외관도 서양식으로 지어져 고 풍스러운 느낌도 들게 했다.

하지만 외곽에 달라붙은 이끼나 덩 굴들을 보면 관리가 안 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모양이다.

하긴, 김창현을 제외한 선현가의 모든 사람이 죽었으니 당연한 걸지 도 모르겠다.

김창현도 이 집을 비운 지 8년은 됐다고 했으니까.

나는 정문의 문을 두들겼다.

당연하겠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이번에는 문의 손잡이를 열었다.

덜컥.

역시 열리지 않는다. 외부자의 혜

택을 발동하니 문고리에 걸린 복잡 한 마법 수식이 눈에 들어왔다.

“흠……

나는 슬쩍 주변을 살펴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마력을 주입 해 마법 수식을 고쳤다.

우우우웅…….

딸깍!

‘ 됐다!’

마음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문을 열 었다.

저택 안에는 먼지가 가득했다.

폐가였기에 으스스한 분위기도 느

껴졌다.

나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주변 을 살폈다.

저택 안으로 깊게 들어갈수록 학자 집안이라는 느낌이 물씬 풍겼다.

‘연구 자료 같은 건 없네.’

바닥에 태워진 종이의 흔적이 있는 걸 보아하니 전부 불태우거나 폐기 한 모양이다.

아니면 김창현이 전부 챙겼을 가능 성도 있고.

“......에휴.”

그렇게 약 20분가량 저택을 돌아

다니다가 발걸음을 멈추었다.

집안 온 구석을 뒤졌지만, 단서라 고 할 만한 것을 결국 찾아내지 못 했다.

먼지가 잔뜩 낀 소파를 싹 쓸어내 고 앉았다.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 만, 이 세계는 아직도 내가 모르는 것이 너무나도 많다.

단순히 나의 개입으로 생겨난 ‘나 비 효과’를 제외하더라도 묘사되지 않은 디테일한 설정들이 많았다.

없던 설정이 생겨난 것인지 아니면 있던 설정이 묘사되지 않은 것인지

는 나로서는 알 수 없다.

소설은 이서준 위주로 묘사되었으 니까 당연한 건가?

“쩝.”

그렇게 아쉬움을 느끼고 밖으로 나 가려는 그때였다.

나는 우연히 내 시선을 끄는 그림 을 발견했다.

동그란 푸른 빛의 그림이 그려진 그림이었다.

저 그림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한눈 에 보고 알았다.

고대 마법사와 연구가들이 그림으

로 표현한 ‘신비’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외부자의 혜택 을 발동해 그림을 살폈다.

“역시.”

예상대로, 그림에는 마법 장치가 숨겨져 있었다.

상당히 복잡한 마법 수식으로 잠겨 져 있지만, 외부자의 혜택이 있기에 이 정도는 쉽게 풀어낼 수 있다.

나는 마력을 주입해 액자에 담긴 잠금장치를 풀어냈다.

그러자 액자가 열리며 금고처럼 작 은 공간이 생겨났다.

아무래도 이 액자는 위장 금고였던 모양이다.

금고 안을 살피자 어린아이의 사진 이 하나 있었다.

어딘가 익숙한 얼굴.

김창현과 닮아 있었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이건 김창현의 어릴 적 사진이라는 것을.

그렇게 이리저리 사진을 확인하다 가 뒷면을 바라보니 글자를 발견했다.

[약속된 시간까지 1년 정도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일주일 뒤 찾아가 겠습니다. 2018/4/22]

“……뭐야 이건.”

누가 쓴 것인지 무엇을 말하는 건 지 전혀 알 수가 없다.

1년밖에 안 남았다는 게 무슨 소 리지?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 다. 2018년이면 15년 전인데.

우선 사진을 아공간 안으로 보관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외부자의 혜택

을 발동해서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특별한 혼적은 보이지 않았다.

“……돌아갈까.”

많은 의문이 있었던 일주일이 지나 고 새로운 주가 시작되었다.

나는 이른 아침부터 바쁘게 짐을 챙겼다. 짐 안에는 음식과 기타 도 구들을 가득 채웠다.

가방은 작지만 짐은 계속 들어갔 다. 10억이라는 거금을 들여 구입한

최고급 아공간 가방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아공간 능력이 있기는 했지 만, 하도 이것저것 넣다 보니 좁아 서 새로 구매했다.

그렇게 짐을 챙기던 그때, 그레텔 이 잠에서 깨어난 듯 비몽사몽 한 발걸음으로 내게 다가왔다.

어디 가냐는 듯한 얼굴이었다.

“그레텔, 며칠 집을 비워야 할 거 같아.”

그레텔의 표정이 순간 우울해졌다. 요즘 하도 자주 집을 비워서 그런가 평소보다 더 우울해 보인다.

“응애.”

얼마나 비우냐는 둣 나를 바라보았 다.

“음. 한 일주일 정도? 아, 그레텔 한테는 이틀 정도겠구나.”

내 말을 이해 못 한 그레텔이 고 개를 갸웃했다.

이해 못 하는 것이 당연하다. 오늘 내가 가는 곳은 수련의 방이니까.

수련의 방은 ‘느려진 시간’이라는 신비가 걸려 있어, 그곳에서 일주일 의 시간이 외부에서는 고작 이틀밖 에 되지 않는다.

지금 내가 짐을 챙기는 이유 역시 일주일이라는 시간동안 수련의 방에

서 생활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틀 뒤에 볼 수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얌전히 기다리 고 있어. 알았지?”

“응애.”

그레텔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레텔을 안아 들고는 등을 토 닥토닥 두들겼다.

밝은 모습을 보니 마음이 놓이네.

“그럼 갈게!”

그레텔에게 인사를 하고선 밖으로 나왔다.

수련의 방은 예전에 다녀온 적이

있는 ‘증명의 탑’에서 진행된다.

이전에 증명의 탑 히든 스테이지에 입장했던 것처럼, ‘수련의 방’이라는 히든 스테이지가 숨겨져 있는 것이다.

수련의 방 티켓은 낮은 확률로 탑 의 보상으로 나오는 것인데, 느려진 시간과 수련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마법사들 사이에서 비싼 값 에 거래되곤 한다.

물론 매물이 없어 돈이 있다고 구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저기 김선우 온다.”

증명의 탑 앞으로 다가가자 이서준

이 손을 흔들며 나를 반겼다.

그의 주변에는 남은 멤버인 유아 라, 최서윤, 신영준이 있었다.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면 모두 커다 란 가방을 하나씩 들고 있다는 점이 다.

“근데 넌 가방이 뭐 이리 작냐?”

신영준이 내 등의 가방을 보더니 물었다.

“아, 이거? 아공간 가방이거든.”

내 대답에 이서준을 제외한 모두의 눈이 홍미로 물들였다.

“와. 아공간 가방 그거 엄청 비싸

잖아. 제대로 된 거 쓰려면 최소 1 억이라 들었는데. 이거 보니까 크기 도 제법 큰데? 얼마냐?”

“어…… 한 10억 정도?”

“……무, 뭐, 뭐?”

신영준이 입을 벌렸다. 아직 19살 인 얘들에게는 조금 큰 금액일 수도 있겠네.

“……그런 큰돈은 어디서 벌었냐?”

“주식이나 던전, 유적지 보상으로 버는 거지.”

별거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그렇게 인사를 나누고서는 증명의 탑으로 걸어갔다.

탑의 입구에 도착하자 협회의 직원 이 우리의 입장을 막아섰다.

“어? 혹시 이서준 학생?”

협회의 직원은 이서준을 보자마자 아는 체를 했다. 그러더니 우리를 둘러보며 누군지 아는 둣한 반웅을 보였다.

“안녕하세요.”

이서준이 꾸벅 고개를 숙이자 직원 은 의문에 찬 표정을 지었다.

“아, 네. 반갑습니다. 근데 마법사

관학교 유명 학생들이 여긴 무슨 일 로? 탑은 프로 마법사 자격이 없으 면 입장 못 하는데……

“수련의 방 티켓을 사용하려고요.”

이서준의 말에 직원이 아. 하고 입 을 벌렸다.

“그러고 보니 전에 언질을 받긴 했 었는데. 학교 축제 상품으로 수련의 방 티켓을 받으신 거죠? 하하.”

“네, 맞습니다.”

나는 이서준의 뒤에 쥐 죽은 듯 조용히 서 있었다.

예전에 ‘김진우’의 신분으로 증명 의 탑을 오를 때 입구를 지키던 그

직원이었기 때문이다.

괜히 아는 척을 하면 곤란하니 가 만히 있어야지.

그때 직원의 눈이 나와 마주쳤다.

직원은 홍미에 찬 눈으로 나를 바 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어?! 혹시?!”

뭐야. 설마 내가 김진우라는 걸 알 아챈 건가?

“김선우 학생 아닙니까?”

그 말을 듣자 속으로 안도의 한숨 이 나왔다.

다행히 나를 모르는 눈치다. 하긴

언제 적 일인데 얼굴 한 번 보고 그걸 지금까지 기억하겠어?

“네, 제가 김 선 우 맞습니다.”

“이야. 개인적으로 팬입니다. 밑바 닥부터 올라오는 게 정말 감명 깊더 라고요.”

“아, 넵……

“근데 티켓은 모두 소지하고 계시 죠?”

우리는 각자 티켓을 보였다.

티켓을 확인한 직원은 고개를 끄덕 이더니 우리를 탑 안으로 안내했다.

오랜만에 보는 탑 내부의 공간을

둘러보았다. 그때와 같이 작은 공간 에 푸른 빛의 포탈이 하나 있었다.

“포탈 안으로 들어가실 때 티켓 5 개를 포탈 입구에 동시에 넣어야 합니다. 그래야 탑의 의지가 거부하지 않거든요.”

우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티켓 5 개를 동시에 들이밀었다.

그.리고 강한 빛이 우리들의 시야를 감쌌다.

[증명의 탑의 숨겨진 층, ‘수련의 방’에 입장했습니다.]

[증명의 탑이 당신의 재방문을 반

깁니다.]

[신비의 마나가 당신을 감쌉니다.]

[‘수련의 방 입장’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보상으로 5,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머릿속에서 탑의 의지가 들려왔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그리운 목소리 였다.

그나저나 재방문을 반긴다니.

탑은 ‘김진우’와 ‘김선우’의 본질이 같은 것을 눈치챈 모양이다.

“와. 신기하다.”

내 옆에 선 최서윤이 주변을 둘러 보며 눈을 빛냈다. 연습광인 유아라 역시 밝은 얼굴로 주변을 둘러보았 다.

나 역시 크게 다르진 않았다.

신비가 주는 신기로움을 느끼며 주 변을 둘러보았다.

넓고 새하얀 공간.

이곳에서는 오직 수련에만 집중할 수 있다.

그렇게 한창 감상하고 있는데 유아 라가 내 옆으로 다가왔다.

“수련 목표는 정했어? 수련의 방 경험자들이 하나 같이 목표를 정하 라고 하더라고.”

“.옹. 정했어.”

내 대답에 유아라가 의외라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래? 어떤 수련인데?”

꽤 어려운 수련이다.

일주일. 아니, 5년의 세월이 주어 져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장 담하기 어려울 정도니까.

그래도 이날을 위해 준비한 것이 있기에 조금은 자신 있다.

[상급 이해의 포션으???)]

설명 : 마법의 이해력이 7배 상숭 합니다.

*지속 시간 : 7일

가격 : 50,000포인트

내 목표는 일주일 안에 불완전하게 라도 원반격을 구현하는 것이다.

회귀한 엑스트라가 천재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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