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95화 (194/535)

195 화

성적이 발표되고.

김선우가 실기에서 이서준을 제치 고 1둥을 했다는 소문이 교내에 빠 르게 퍼져나갔다.

몇몇 학생은 전교 꼴찌였던 김선우 의 반전에 놀라워했고, 또 몇몇 학 생은 이서준이 이번 학기에만 1등을 두 번 놓쳤다는 것에서 상위권 경쟁 이 너무 치열한 게 아니냐며 쓸데없는 걱정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김선우는 노력(?)의 아이콘 으로 떠오르며 성적이 낮은 학생들 사이에서 우상이 되었다.

물론, 이건 교내만의 상황은 아니 었다, 학교 밖의 여론 또한 노력으 로 천재를 꺾었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이서준도 이서준인데 내 생각 엔 오늘은 유아라가 가장 충격이 클 거 같지 않냐?”

“그러게. 3위도 처음 해봤을 텐데. 얘는 이 시기에 한국에서 태어난 게 실수네. 다른 나라나 다른 시기에 태어났으면 1위 확정일 텐데.”

그리고. 계단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에 유아라는 발걸음을 멈추었다.

뚜벅뚜벅 발소리가 들려오더니 열 심히 떠들던 두 남학생이 계단에서 내려왔다.

그 둘은 계단에서 내려오자마자 가 만히 서 있는 유아라를 보고는 화들 짝 놀랐다.

“……들었냐?”

“어.”

유아라의 낮게 깔린 짧은 대답에 남학생들은 땀을 삐죽 흘리더니 어 색한 웃음을 홀렸다.

“그, 그래? 미안하다.”

“나는 65위야. 나 같은 사람도 있 으니까 너무 마음 쓰지……

“나 화 안 났어.”

유아라가 말했다.

남학생은 유아라의 말이 의외였는 지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냐? 난 또 화난 줄 알고 깜 짝 놀랐네.”

“아, 그러 우리 가도 되지? 간다〜”

그 말과 함께 남학생은 빠른 속도 로 유아라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하아.”

혼자 남은 유아라는 한숨을 푹 내 쉬었다.

처음 달성한 3위라는 순위, 그녀가 우려했던 대로 여러 말이 나오기 시 작했다.

괜히 분한 감정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가 느끼는 ‘분함’ 의 감정은 3위라는 성적을 달성해서 생긴 분함이 아니었다.

3위라는, 최악의 성적(?)을 달성했 음에도 아무렇지 않은 자기 자신에 게 분한 것이었다.

그녀는 스스로 납득해버린 것이다.

김선우에게 패배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괜히 우울한 기분에 유아라는 다시 한숨을 푹 내쉬고는 자리를 옮겼다.

“유아라?”

그때 어디선가 자신을 부르는 익숙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아라는 고개를 들고 목소리가 들 린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교실 문 앞에서 스마트 학생 수첩 을 쥔 이서준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유아라는 이서준의 스마트 학생 수

첩에 띄어진 화면이 뭔지 곧바로 알 수 있었다.

성적 확인표였다.

천하의 이서준이 자신과 같은 상황 이라니.

유아라는 괜히 쓴웃음이 나왔다.

“너도 똑같네. 분한가 봐?”

유아라의 말에 이서준은 어색한 미 소를 홀리더니 고개를 저었다.

“덕분에 팀이 1등 했잖아. 아쉽긴 한데 그렇게 분하지는 않아.”

이서준은 잠시 숨을 들이마시더니 말을 이었다.

“다만 다음에는 내가 더 잘해서 꼭 이겨야겠다는 생각은 드네.”

“......그래?”

유아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서준 을 바라보았다.

마치 언제든지 1위의 자리를 빼앗 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느껴져 조금 부러움이 느껴졌다.

그때 그 둘의 스마트 학생 수첩에서 알람이 울렸다.

[금일, 6시. 대강당에서 성무제 참 가 학생 소집이 있습니다.]

[해당하는 학생들은 모두 참석해주 시길 바랍니다.]

모든 수업이 끝난 5시 30분.

종례가 끝나자 학생들은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나 하교할 준비를 했다.

나 역시 짐을 정리하며 교실에서 빠져나올 준비를 했다.

“김 선우.”

그때 이서준이 내게 다가왔다.

“왜?”

“아니, 같이 가자고. 어차피 너도 대강당 갈 거 아니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나와 이서준은 대강당으로 이동했다.

활짝 문을 열자 1학년 5명, 2학년 3명이 모여있었다.

1학년 상위권 학생들은 최서윤, 전 민기 외에는 나도 잘 모르는 애들이 다.

그러나 저들은 나를 잘 아는지 반

짝이는 눈으로 나와 이서준을 번갈 아 보고 있었다.

“이서준, 김선우. 또 제일 늦게 왔 네.”

신영준이 장난스러운 웃음을 흘리 며 이죽거렸다.

“지각한 것도 아닌데 뭐.”

“그렇긴 하지.”

신영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시간을 확인했다. 6시까지 아 직 10분 정도의 시간이 남았다.

남은 시간 뭐하면서 기다릴까 고민 하던 그때 최서윤이 말없이 내 옆에

다가왔다.

나는 힐끔 최서윤을 바라봤다. 최 서윤은 내 시선을 마주 보더니 작게 웃었다.

“왜? 할 말 있어?”

“아뇨. 기말시험에서 선배님 팀한 테 진 게 되게 아쉬웠는데, 막상 성 무제에 같이 참여하니까 좋아서요.”

“……그러냐?”

“네, 엄청 든든해요. 적어도 학교 대항전에서는 같은 팀이잖아요. 그 쵸?”

성무제는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된 다.

학교 대항전과 개인전.

학교 대항전은 이름 그대로 학교의 학생들이 한팀을 이루어 경쟁하는 것이고, 개인전은 말 그대로 개인끼 리 경쟁하는 거다.

“뭐, 그렇지.”

그렇게 나와 최서윤은 시답지 않은 잡담을 나누었다.

그렇게 한참 대화하는 도중 최서윤 이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듯 나를 바라봤다.

“어?”

최서윤이 내게 한 발짝 더 앞으로 다가왔다.

어느새 거의 품이 안기듯 거리가 가까워진 채 내 냄새를 맡았다.

아무래도 그레텔의 열매 효과 때문 인 모양이다.

최서윤은 나를 올려보더니 물었다.

“향수 뿌리셨어요?”

“아니.”

“뭔가 냄새가 좋은데.”

최서윤은 다시 킁킁거리며 내게 다 가왔다.

최서윤의 행동에 이서준과 유아라. 그리고 전민기가 묘한 눈으로 우리 를 바라보았다.

“야야. 보는 눈도 많은데.”

“앗, 죄송해요.”

최서윤이 슬쩍 나한테서 떨어졌다.

“근데 무슨 냄새에요?”

“샴푸 냄새.”

잘은 모르겠지만 유아라의 말에 의 하면 향수 냄새는 아닌 것 같다고 하니 대충 지어내서 말했다.

그러자 최서윤은 고개를 갸웃했다.

“샴푸보다는 비누랑 살냄새 같던데

요.”

“……그러냐?”

그러다 문득 궁금한 것이 생겼다.

지금처럼 다른 사람이 특별한 향기 를 느낄 정도라면, 김진우로 활동할 때 들킬 가능성이 생긴 게 아닌가?

그렇다면 혹시 모를 가능성을 위해 향이 느껴지는 범위를 미리 알아놔 야 한다.

나는 뒷걸음질하며 최서윤에게 살 짝 떨어졌다.

“지금도 냄새나?”

“으음. 지금은 날 둣 말듯…… 잠

시만요. 지금 후각이 마비돼서.”

그러더니 코를 정화한다며 크게 심 호흡하고는 다시 내게 다가왔다.

킁킁.

“지금은 안나요.”

“그래?”

지금 나와 최서윤의 거리는 약 20cm.

이 정도 거리를 유지하면 다른 신 분으로 활동할 때 들킬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럼 여긴?”

나는 아주 살짝 그녀에게 다가갔

동시에 최서윤이 살짝 움찔했다.

“……안 나는 거 같아요.”

“그래?”

이 정도면 꽤 가까운 거리인데도 안 난다고 하면 정말 가까이 있지 않는 한 냄새로 들킬 일은 없을 것 같다.

딱 달라붙게 되는 상황을 피하는 게 중요하겠지.

“근데 냄새는 왜요?”

“그냥. 과하면 안 좋잖아.”

“아.”

최서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한가롭게 잡담을 나누던 때 였다.

교사, 이희영이 단상 위로 올랐다.

“반갑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내 년에 있을 성무제에 관련하여 학생 들을 소집하게 됐습니다.”

학생들은 이희영의 말에 귀를 기울 였다.

“아직 내년 성무제의 정확한 룰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기본적인 진행 방식을 설명하려 합니다.”

이희영은 입을 열며 열심히 성무제

의 기본적인 진행 방식을 설명했다.

“우선 성무제는 일주일간 진행됩니다. 정확한 장소는 미정이며, 기본적 으로 학교 대항전 방식으로 진행됩 니다.”

이희영이 기본적인 성무제의 개념 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승자를 가르는 건 간단합니다. 여 러 시험 종목을 치러 종합 점수가 가장 높은 학교가 우승합니다. 하지 만 성무제에는 팀전 외에도 개인전 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개인전.

이름 그대로 자신의 소속을 내려놓

고 개인과 개인끼리 경쟁하는 것을 말한다.

개인전에서 가장 좋은 성적올 거둔 학생에게는 MVP 수상도 준비되어 있었다.

사실 자신이 속한 학교의 숭리보다 는 개인으로 받을 수 있는, MVP가 더 명예롭다고 여기는 학생들도 많 기에 경쟁이 살벌하다.

“각 시험 종목은 총 4가지로 아직 어떤 시험이 준비되어 있는지는 밝 혀지지 않았습니다.”

이희영은 10명의 학생을 둘러보더 니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 의미로 성무제를 대비해 겨울방학 중 짧은 합숙 훈련올 할 계획입니다.”

합숙 훈련이라는 말이 나오자 학생 들은 어느 정도 예상했다는 듯 고개 를 끄덕였다.

성무제를 앞두고 합숙 훈련을 하는 것은 한국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 마법사관학교의 전통이었으니까.

“그리고 이번 겨울방학 합숙 훈련 에 참여할 예비 1학년들 명단도 확 정 났습니다.”

“오. 예비 1학년 기대되네.”

신영준이 옆에서 조용히 중얼거렸

다. 이서준은 슬쩍 내게 시선을 돌 리더니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아무래도 은설아의 존재를 내게 말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때 이희영이 다시 입을 열었다.

“성무제는 모교의 자존심이 걸린 싸움입니다. 이번 겨울 합숙 훈련에서 많은 것을 얻어가 좋은 결과를 얻어가길 바랍니다.”

금요일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나는

최일현을 만나 실전 대련을 시작했다.

평소와 같이 내 모든 힘을 다해 최일현을 공격했고, 최일현 역시 평 소와 같이 여유로운 움직임으로 내 공격을 흘려냈다.

약 10분의 시간이 지나 나와 최일 현은 전투를 마치고 서로 떨어졌다.

“ 후우......

“너 뭐냐? 잠깐 사이에 또 엄청 늘었네.”

최일현이 신기하다는 목소리로 말 했다.

“최근에 벽을 넘었거든요.”

마력 제어술의 등급이 B에서 A로 상승했다는 의미로 그렇게 말했다.

내 말을 이해한 최일현은 놀란 표 정을 지었다.

“……벽을 넘어도 스스로 알아채기 가 쉽지 않은데. 눈치가 빠르구나.”

“네, 딱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성장 한 거 티 나요?”

“티 난다. 마력의 제어라던가 효율 성 같은 게 훨씬 좋아졌어. 구현 속 도도 이전보다 빨라졌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부분은 나도 확실하게 체감하고 있었다.

“이 정도라면 어디 가서 A등급 마법사라고 자신 있게 말해도 되겠는 데?”

그때 최일현이 한마디 더 했다.

“흐음. 근데 생각할수록 이상하단 말이지. 너 대장전에서 사용했던 그 폭우 형태의 광역 마법은 대체 뭐 냐? 배운 거냐? 아니면 네가 만든 거냐?”

역시 이것에 대해 질문할 줄 알았 다.

그런 광역 분산 형태의 마법을 사 용하는 이가 없기에, 마법사라면 당 연히 궁금할 만한 사항이었으니까.

거기다 마법의 시전자가 고작 18 살의 학생이라면 더더욱.

“제가 만들었어요. 막연히 이런 마 법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면 서 꾸준히 연습했거든요.”

대충 그럴싸하게 지어내서 말했다.

최일현은 홍미에 찬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얼마나 연습했는데? 보니까 1, 2 년 연습한다고 나올 수 있는 형태가 아니던데. 마법진을 매개체로 사용 하는 것도 그렇고.”

마법진이 매개체라는 것은, 마력의 폭우를 사용할 때 내 양손에 떠 오

른 마법진을 얘기하는 것이다.

마법진을 이용한 발현계 마법은 마 법의 최고급 기술이라 불리는 ‘시너 지’라 할 수 있는데, 이서준이 사용 하는 시너지인 강화계+빛 속성 발 현계처럼 마력의 폭우는 발현계와 보조계가 합쳐진 시너지 기술이다.

“마법을 복사한다는 느낌으로 했어 요. 생각보다 잘 되더라고요.”

“마법을 복사해서 여러 개를 동시 구현하는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 지. 근데 보통은 너처럼 그렇게 미 친 듯이 복사하지는 못해.”

“각자 재능있는 형태가 있다잖아

요.”

“뭐?”

최일현이 황당하다는 둣 웃었다.

“……각자의 재눙이라. 맞는 말이 긴 하지.”

최일현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 내 생각을 정리한 둣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네게 마법을 전수해준다고 했었지?’’

“네. 그랬죠.”

“원래는 가르쳐주고 싶은 마법이 있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

“......네?”

“갑자기 너라면 이 마법을 익힐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거든. 물론 기본 난도가 상당히 높아서 완 전히 익히려면 최소 5년은 걸리겠지 만 말이다. 그래도 네 재능이 진짜 라면 1, 2년 안에 그럴싸한 형태를 구현해서 실전에 써먹을 수 있을 거 다.”

완전히 익히는데 5년이나 걸린다 고?

괜히 나까지 궁금해진다.

대체 무슨 마법이길래?

“어떤 마법인데요?”

“종류는 발현계다. 순수한 발현계 는 아니고 보조계와 합쳐진 ‘시너 지’ 기술이지.”

……시너지라고?

시너지는 이서준만큼 재능이 미친 듯이 뛰어난 것이 아니면 쉽게 다룰 수 없는 기술이다.

‘마력의 폭우’를 사용할 수 있던 건 포인트로 배웠기 때문이지 시너 지를 다룰 수 있어서가 아니었다.

그래도 일단 괜히 욕심이 생겨 입 을 다물기로 했다.

일단 배워보고 안되면 그때 포기해 도 늦지 않으니까.

“그럼 이론을 설명할 테니 잘 듣고 기억해놨다가 방학 때 틈틈히 연습 해라.”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선 내가 가르칠 마법의 이름부 터 알려주마. 마법의 이름은 ‘원반 격’.”

“……원반격?”

나는 깜짝 놀랐다.

원반격 (圓 反擊).

원작을 읽은 나는 이미 알고 있는 마법이 었다.

최일현은 나를 바라보더니 씨익 웃

으며 말했다.

“최강의 마법사라 불리는 김진철 회장이 만들어낸, ‘절대 방어’의 마 법이다.”

회귀한 엑스트라가 천재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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