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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화 (187/535)

188화

밤하늘에 떠오른 거대한 화염 구체 가 지상을 강타하며 폭발을 일으킨 다. 그 여파로 수많은 학생이 폭발 에 휩쓸리며 쓰러졌다.

유아라가 한 번씩 손을 휘두를 때 마다 B팀의 학생들은 속수무책 쓰 러지며 먼지가 되었다.

미친. 이걸 어떻게 막으라고.”

“이거 그냥 거점 포기해야 되는 거 아니냐?”

비록 거점을 점령하고 유리하게 시 작한 B팀이었지만, 압도적인 전력 차이와 하늘 위로 쏟아지는 수많은 광역 마법을 보자 의욕을 잃을 수밖 에 없었다.

이대로라면 두 팀에게 양쪽으로 얻 어맞다가 순식간에 팀이 전멸될 것 이 분명할 터.

그때 B팀 학생들 사이에서 파공음 과 함께 장수연이 앞으로 달려 나갔 다.

장수연은 순식간에 AC 연합 팀 중심에 파고들었다. 그리고 화려하 게 검을 휘두르며 눈앞의 적을 베어

나갔다.

“장수연부터 막아!”

A팀과 C팀은 서둘러 장수연을 막 기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장수연은 눈으로 좇기 어려 울 만큼 재딸랐고, A팀과 C팀에는 근접전에 특화된 인원이 부족했기에 쉽게 대웅할 수 없었다.

그때 강화계 마법사인 신영준과 전 민기가 나섰다.

그 둘은 각자 자신의 무기를 쥐고 장수연을 향해 휘둘렀다.

장수연은 몸을 회전하며 그 둘의 공격을 아슬아슬하게 홀려냈다.

“……귀찮네.”

아무리 장수연이라고 할지라도 상 대는 1학년, 2학년의 최상위권 학 생.

혼자서 그 둘을 상대하는 것은 부 담되는 일이었다. 그러나 장수연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다시 한번 앞으로 돌진하더니 무기 를 휘두르며 그 둘을 동시에 상대했다.

“장수연은 저 둘에게 맡기고 공격 대만 앞으로 돌진해!”

유아라는 침착하게 연합 팀을 지휘 했다.

그녀의 말에 약 100명의 공격대가 거점을 향해 달려 나갔고, 남은 인 원은 달려 나간 공격대를 보조했다.

상대 팀이 어떤 대웅을 할지 모르 니 병력을 분산시켜 상황을 지켜보 겠다는 의도였다.

이에 맞춰 B팀의 인원들 역시 상 대의 공격을 막기 위해 앞으로 나섰 다.

이를 기다렸다는 듯 연합팀의 뒤편 에서 마법이 뿜어져 나왔다.

하늘 위에서 수많은 마법이 떠오르 고 그것들이 일제히 B팀을 향해 쏘 아졌다.

콰아앙

“끄아악!”

수많은 마법이 B팀을 휩쓸었다.

광역 마법의 부재 그리고 2배나 되는 인원수의 차이는 용기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었다.

유아라는 뒤에서 전투의 흐름을 눈 으로 지켜보았다.

분명 전투의 양상은 연합팀의 숭리 로 기울고 있었지만, 그녀는 초조함 과 의문을 느꼈다.

B팀에게 뭔가 특별한 전략이라도 있는 줄 알았는데 지금까지는 딱히 특별한 게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렇게 쉽게 당해줄 리가 없는데.”

그녀는 슬쩍 멀찌감치 떨어져서 전 투를 지켜보는 김선우를 바라보았 다.

김선우는 가만히 서서 전투를 지켜 보고 있었다.

상황이 마음에 안 드는지 그의 표 정은 영 좋지 않다.

그의 옆에서 있는 대장, 이서준 역시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은 심각한 얼굴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유아라는 그런 김선우를 보며 약간 의 의아함을 느꼈다.

김선우라면 분명 어떤 전략을 숨기 고 있을 줄 알았는데…….

“……사실 별 전략이 없던 건가?”

그럴지도 모른다.

항상 김선우의 뛰어난 면만 보았던 그녀였기에 김선우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비장의 수를 숨기고 있을 거라 멋대로 생각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김선우는 자

신과 같은 10대 학생.

아무리 뛰어난 두뇌, 실력을 지니 고 있다고 한들 2배가 넘는 숫자의 차이와 광역 마법의 부재는 극복할 수 없는 게 당연했다.

“……김선우는 신이 아니지.”

유아라가 억지로 입꼬리를 들어 올 렸다.

하도 김선우에게 당하고 휘둘리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생겨난 김선우 에 대한 공포와 선망이 그를 신처럼 생각해버렸다.

……사실은 그게 아닌데.

그저 좀 뛰어난 동급생일 뿐인데.

그때 였다.

조용히 전투를 지켜보던 이서준이 앞으로 달려 나갔다.

동시에 모두의 시선이 이서준을 향 했다.

이서준은 B팀의 대장.

그가 죽으면 B팀은 끝이기에 당연 한 현상이었다.

“이서준부터 죽여!”

이서준은 빛의 검기로 빠르게 눈앞 의 적들을 베어나갔다.

그리고 적군의 중심으로 파고들고 휘저으며 지원대와 수호대가 있는

방향으로 달려갔다.

B팀 모두의 목숨이 걸린 ‘대장’이 라고는 믿기 힘들 만큼의 무모한 움 직임이었지만 상대 팀은 이서준만 죽일 수 있다면 만사 해결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분산되었던 A 팀과 C팀 모두가 이서준에게 모이 게 되는 상황이 되었다.

이서준 혼자 A팀과 C팀의 인원을 상대하는 상황이 되자, 이서준은 주 변의 관심을 끌려는 듯 적군 사이를 더 깊게 파고들며 도망치려는 움직 임을 보였다.

“공격해!”

그때 였다.

우우우우웅!

하늘 위에서 거대한 마력의 울림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서준에게 시선이 팔려있던 다른 학생들도 놀란 눈으로 밤하늘을 올 려보았다.

“……방금 뭐야‘?”

“마력이 울렸던 것 같은데.”

그리고.

그들이 서 있던 하늘 위에서 푸른 빛의 거대한 마법진이 구현되기 시

작했다.

“......어?”

후우웅!

동시에 어둠을 밝히며 번쩍이는 푸 른빛의 섬광.

하늘의 마법진과 지상을 이어주는 푸른 빛줄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콰아앙!

굉음이 울렸다.

바닥이 폭발하고, 누군가가 소리조

차 내지 못한 채 먼지가 되어 흩어 졌다.

그 옆에서 있던 한 학생은 놀란 눈으로 폭발한 바닥을 내려보았다.

“……어? 어어?”

의문을 느낄 새도 없이 다시 한번 하늘 위에서 푸른 빛의 줄기가 바닥 으로 쿵! 하며 떨어졌다.

이어서 한번. 또다시 한번.

하나둘씩 떨어지던 빛줄기는 점점 속도에 박차를 가하더니 마치 폭우 처럼 바닥을 향해 쏟아지기 시작했다.

쾅! 쾅! 쾅! 쾅!

“이게 뭐야?!”

사방에서 마력의 폭우가 쏟아졌다.

어둠을 밝히며 내리는 수많은 빛줄 기는, 하나하나에 강한 마력을 머금 고 있었다.

“으아악!”

“도망쳐!”

학생들은 뒤늦게 폭우에서 피해 도 망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수도 없이, 촘촘하게 떨어 지는 빛줄기는 그들의 수준으로 피 하는 건 불가능했다.

콰앙! 콰아앙!

쏟아지는 마력의 폭우에 A팀과 C 팀의 학생들이 빠른 속도로 탈락하 기 시작했다.

몇몇 학생은 피하기보다 마법의 장 막을 펼치며 막아내는 방법을 선택 했다.

하지만 마법의 장막은 많은 마나를 소모한다.

그렇기에 어디까지나 잠시 목숨을 연명해주는 수단에 불과했다.

유아라는 마법의 장막을 유지한 채, 빠르게 폭우의 영향권에서 벗어 났다.

그리고 멍한 눈으로 어두운 밤하늘

위에 물결치는 수십 개의 마법진, 그리고 마법진 밑으로 떨어지는 수 십 개의 빛줄기를 바라보았다.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 면 희극이라는 말이 이럴 때 쓰이는 말일까?

폭우 아래에서는 자연재해와 같은 공포 그 자체였지만 멀리서 보니 눈 부시게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이게 대체……

지금까지 살면서 이런 종류의 마법 은 처음 보았다.

이런 광역 분산 형태의 마법을 구 현하는 것은 단순히 ‘고난도’의 마

법이라고 설명할 수 있는 수준이 아 니었다.

대체 누가 이런 마법을 다루는 걸 까?

아니, 이게 정말 10대 학생이 다룰 만한 마법이라고?

그렇게 의문을 느끼던 사이, 그녀 는 우연히 거점 밑에 홀로 서 있는 김선우를 발견할 수 있었다.

동시에 그녀의 눈이 크게 떨리고 소름이 돋았다.

양손을 뻗은 김선우의 손바닥 앞 에, 하늘 위에 구현된 마법진과 같 은 마법진이 허공에 빛나고 있었다.

그 말은 즉, 이 정체불명의 폭우는 김선우의 마법이라는 이야기였다.

김선우가 이런 마법도 다룰 수 있 었다니.

1:1에 특화되었다는 편견을 완전히 깨버리고 있었다.

비록 적군이었지만 유아라는 김선 우를 보며 전율했다.

이서준이 왜 저번 대장전에서 김선 우가 봐줬다고 했는지 단번에 이해 가 됐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학생들은 하나둘씩 이 정체불명한 폭우의 정체를 깨달았다.

“김선우?”

“기, 김선우다! 이 마법, 김선우 야!’’

[‘전장의 지배자’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보상으로 5,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한 번의 마법으로 182명을 쓰러 트렸습니다.]

[큰 깨달음을 얻습니다!]

[‘마력 제어술(B)’과 ‘마력의 폭우 (S)’ 숙련도가 대폭 상승합니다!]

[‘마력 제어술’의 등급이 A로 상승 합니다!]

[더 정교하고 강한 마법을 구현할 수 있게 됩니다!]

[182명을 처치했습니다.]

[18,200 개인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 후우......

나는 거점에 등을 기대 주저앉고 숨을 내쉬었다.

마력 탈진 현상으로 온몸에 힘이 빠져 움직일 수가 없었다.

“어우 죽겠네.”

아무래도 저번 메뚜기 떼와 달리 사람을 상대로 사용하다 보니 조금 무리해서 마력을 사용해 버렸다.

대자연의 심장과 투쟁심을 동시에 사용했음에도 마력 탈진 현상이 올 정도였으니까.

“……그래도 잘 풀렸네.”

처음에 상대가 병력을 분산해서 공 격하기에 조금 당황했었다.

마력의 폭우를 단 한 번밖에 사용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최고의 효율 을 뽑기 위해서는 상대가 뭉쳐 있는 형세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누구의 지시인지는 모르겠지만, 상 대는 압도적인 전력 차이에도 방심 하지 않고 분산해서 공격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적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서, 나는 팀의 대장인 이서준을 이용하는 수밖에 없었다.

나는 이서준에게 지시했다.

적들이 최대한 뭉쳐 있을 수 있게 시선을 끌어달라고.

갑작스러운 지시에 의문을 가질 법 했지만, 이서준은 묵묵하게 내 지시 를 실행했다.

결과는 아주 좋았다. 이서준이 팀 의 대장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거점에 등을 기댄 채, 저 멀 리 적팀의 대장들과 싸우는 B팀의 일원들을 바라보았다.

이틀간 진행되었던 대장전은 슬슬 끝을 향하고 있었다.

마력의 폭우의 영향으로 상대의 숫 자가 급격하게 줄었기에 이제 대장 이나 그 외 최상위권 실력자들만 처 치하면 끝인 셈이다.

이제 남은 건 팀에게 맡겨야 한다. 그렇다고 걱정된다거나 하지는 않았 다.

저들을 지휘하는 건 다른 사람도 아닌 이서준이니까.

알아서 잘하겠지.

그때 였다.

[16,000명의 사람이 당신에게 경악

합니다.]

[보상으로 8,000포인트를 획득합니

다.]

[아직 마주치지 않은 다수의 등장 인물이 당신에게 깊은 홍미를 느낍 니다.]

[보상으로 5,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2,300명의 사람이 당신에게 열광 합니다.]

[보상으로 3,000포인트를 획득합니

다.]

다시 한번 새로운 메시지가 떠올랐다.

엄청난 활약을 했기 때문일까?

이 시험을 관람하는 외부 참관자들 에게 큰 인상을 주었던 모양이다.

어찌 됐든 대량의 포인트를 획득한다는 건 언제나 좋은 일이다.

길고 길었던 한국 마법사관학교의 기말시험, ‘전 학년 합동 대장전’이 끝이 났다.

결과는 모두의 예상을 뒤집고 B팀 의 압도적인 숭리로 끝이 났다.

거의 모든 이벤트를 독식하다시피 했고, 팀 포인트도 압도적이었으며, 장기전으로 끌지 않고 상대 팀의 대 장을 모두 쓰러트리며 조기에 시험 을 끝내버렸다.

반전도 이런 반전이 없었다.

[B팀이 승리했습니다!]

‘대규모 가상훈련 센터’의 관중석 에 B팀의 승리를 알리는 음성이 들 려왔다.

관중석에 앉은 사람들은 그저 멍하 니 방금 보았던 전투를 떠올리며 전 율을 느끼고 있었다.

“김선우…… 진짜 미쳤네. 쟤 18살 맞아? 나이 속인 거 아니야?”

“와. 난 살면서 저런 마법은 처음 봤다. 무슨 폭우처럼 쏟아지던데 마 법이.”

“진짜 2학년이 역대급 세대가 맞긴 하네. 이서준, 유아라에 이어서 무

스.

사람들은 각자 방금 자신이 보았던 전투의 감상을 말했다.

언어의 표현은 각자 달랐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모두 같았다.

김선우는 대체 뭐 하는 놈인가?

[개인 순위를 발표합니다.]

+MVP+

[B팀 2학년 김선우]

[처치 수 : 183명]

[개인 포인트 : 21,100]

“와!”

“근데 처치 수 183명은 뭐지? 182 명 아니었냐?”

“첫날에 박인환도 처치했었잖아.”

“아, 맞다. 깜빡했네. 근데 쟤는 진 짜 미쳤다. 어디서 저런 애가 굴러 온 거지?”

사람들은 놀란 목소리로 전광판을 보며 중얼거렸다.

“성무제 5위 자리는 김선우가 확정 됐네.”

“내년 봄, 진짜 기대된다. 쟤는 졸 업하면 어느 길드 가려나?”

그렇게 각자의 감상이 이어지던 사 이.

번쩍!

관중석의 중앙 어딘가에 포탈 박스 가 번쩍였다.

대장전이 끝나고 학생들이 현실로 복귀했다는 신호였다.

그리고 약 10초 뒤, 그 안에서 승 자인 B팀이 천천히 걸어 나왔다.

동시에 커다란 환호성이 관중석을 크게 울렸다.

회귀한 엑스트라가 천재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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