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80화 (180/535)

분류 : 스킬

설명 : 마력의 비를 쏟아냅니다.

*사용자의 마력 능력에 따라 속성, 파괴력, 유지 시간이 변화할 수 있

습니다.

가격 : 120,000

마력의 폭우.

이름 그대로 마법을 하늘 위에서 폭우처럼 광범위하게 쏟아내는 능력 이다.

누군가의 고유한 능력을 산다기보 다는 익히기 힘든 ‘형태’를 포인트 를 사용해 단번에 익힐 수 있다는 개념이었다.

이런 ‘폭우’와 같은 특수한 형태의 마법을 익히기 위해서는 못해도 10 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포인트를 이용하면 10년의 수련 시간을 살 수 있었다.

그리고 내 기억에 의하면 이런 폭 우 형태의 마법을 사용하는 마법사 는 없었다.

아, 물론 역사책까지 뒤져보면 폭 우 형태의 마법을 사용한 마법사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기는 하다.

중요한 것은 현시대에는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능력이 더 내 마음에

든다.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형태의 마법 을 다룬다는 건, 나의 상징이 될 수 있는 거니까.

“문제는 지금 당장 살 포인트가 부 족하다는 건데……

[보유 포인트 : 101,200]

마력의 폭우 가격은 12만 포인트. 약 1만 9천 포인트가 부족하다.

기말시험까지 2주의 시간도 남지 않은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애매한

상황이다.

“흐으음. 남은 포인트를 어떻게 충 당해야 할까……

“응애.”

그렇게 소파에 앉아 포인트를 벌 방법을 궁리하는데 냉장고 쪽에서 그레텔이 내게 다가왔다.

나는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그레 텔의 몸통을 들고 안았다.

“그레텔. 쉽게 포인트를 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레텔은 내 말을 이해 못 한 듯 고개를 갸웃했다.

“응애?”

“아무것도 아니야. 저기 간식 사 온 거 먹고 있어.”

나는 그레텔올 내려놓고는 손가락 으로 바닥에 놓여진 소시지 상자를 가리켰다.

그레텔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상자 로 걸어가 소시지를 꺼내 입에 물었다.

나는 그런 그레텔의 뒷모습을 흐뭇 하게 바라보았다.

많이 먹고 무럭무럭 크렴. 열매야.

아니, 그레텔아.

그렇게 그레텔을 보내고 소파에 등 을 기대며 다시 고민에 빠졌다.

포인트를 벌 방법.

“……역시 짧은 시간 내에 포인트 를 많이 벌려면 그거밖에 없겠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뿐이다.

한 번에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어 내는 것.

명예 시스템이 단기적인 수익에서 는 업적 시스템보다 월등하니까.

나는 스마트 학생 수첩을 켰다.

그리고 왼쪽 하단의 ‘메시지 함’을 선택했다.

동시에 귀찮아서 답장하지 않았던 수많은 메시지가 떠올랐다.

일반 학생들부터 시작해서 길드, 기자들까지 아주 다양하다.

“슬슬 답장을 해볼까.”

나는 이런 날을 대비해 따로 분류 해놓은 ‘인터뷰 요청’ 카테고리를 선택했다.

목요일.

점심 식사를 마친 최서윤과 송숭아

는 수다도 떨 겸 마법사관학교 내부 의 작은 커피숍을 찾았다.

“딸기 스무디 작은 컵 하나요.”

“전 아이스 아메리카노요.”

주문을 마친 이들은 적당한 빈자리 에 앉았다.

마법사관학교에서 가장 인기가 많 은 학생 중 하나인 최서윤이 등장하 자 남학생들은 힐끔 그녀에게 시선 을 돌렸다.

누군가는 괜히 그녀에게 다가가서 아는 척을 하기도 했다.

“안녕하세요. 서윤 후배! 저 C조인 데 잘 부탁해요! 하하하!”

“아, 넵……

최서윤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그 들의 관심을 받아주었다.

예전 같았으면 더 친근하게 받아줬 을 텐데 요즘에는 별로 그러고 싶지 않았다.

꼭 관심을 받고 싶은 한 남자의 등장이 그녀의 심리에 영향을 끼친 것이었다.

그렇게 5분쯤 시간이 홀렀을까. 드 디어 주변의 관심이 끊겼다.

송승아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더니 입을 열었다.

“받아주는 거 안 질리냐?”

“……슬슬 질려.”

“에휴. 너도 참 피곤하게 산다.”

송승아가 쯧쯧 혀를 차자 최서윤이 어색한 미소를 홀렸다.

“그나저나 대장전 때문인지 오늘따 라 유독 사람들이 말을 많이 거네.”

“내가 c팀 대장이니까. 어쩔 수 없 지.”

최서윤의 중얼거림에 송승아가 고 개를 끄덕였다.

“근데 너 대장전 자신 있어? 대장 역할 책임감이 막중하잖아.”

송승아의 물음에 최서윤이 입꼬리 를 들어 올리며 자신감을 표출했다.

“당연히 자신 있지. 무조건 1등 할 생각이야.”

“너 1둥 하면 김선우 선배님은 어 쩌게?”

송숭아의 말에 최서윤이 고개를 갸 웃했다.

김선우 선배님? 뜬금없이 김선우 선배님이 왜 나오지?

“갑자기 웬 김선우 선배님?”

“그 선배님 이번 시험 결과로 성무 제 참가가 결정되잖아.”

소문으로 듣긴 했다. 안 그래도 학 교 내부에서도 이것으로 이슈였으니 까.

게다가 대현자의 숲에서는 이것 관 련으로 투표까지 진행하고 있었다.

믿기 힘든 속도로 순위를 올리고 있는 ‘2학년 김선우’가 과연 이번 시험으로 종합 5위를 차지할 수 있 을 것인가. 대해서 말이다.

물론 대부분 부정적이다.

김선우가 종합 5위 안에 들기 위 해서는 팀이 1둥 하는 것은 물론이 고, 박인환은 조기 탈락 그리고 60

명에 가까운 학생을 쓰러트리며 개 인 점수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선우의 전투 스타일은 다 인 전투와 거리가 멀었다.

이런 점 때문에 아무리 뛰어난 능 력을 보이는 김선우라도 이번에는 힘들지 않을까. 라는 의견이 주류였다.

“너네 팀이 1등 하면 아마 김선우 선배님 성무제에 참가하지 못할 텐 데. 그러면 괜히 너 원망하는 거 아 니야?”

“……에이. 설마 그러시겠어?”

최서윤이 그럴 일 없다는 듯 웃으

며 말했다.

그러나 자기 때문에 김선우가 성무 제에 참가하지 못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가슴 한구석이 불편해 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아쉽네. 성무제에 같이 참가하고 싶었는데……

최서윤의 망상 속에서는 이미 1학 년 답지 않은 뛰어난 리더쉽으로 一 실세는 유아라지만一 C팀이 1등하 고 좌절하는 김선우의 모습이 그려 지고 있었다.

상상만 해도 가슴이 아팠다.

성무제에 참가하지 못하게 된 그를

자신이 어떻게 위로해줘야 할지 감 도 오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내가 위로하는 게 독 이 되진 않을까? 그럼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그렇게 혼자 망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을 때.

갑자기 카페 밖에서 작은 소란이 일기 시작했다.

“왜 이리 시끄러워?”

갑작스러운 소란에 최서윤과 송승 아는 카페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카페 밖에는 어떤 무리가 한 남자 의 뒤를 따라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남자의 얼굴이 많이 익숙하 다.

“……김선우 선배님?”

남자는 김선우였다.

“……저거 뒤에 다 기자들 아니 야?”

김선우를 따라다니는 무리는 하나 같이 마이크와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

마이크를 내민 채 김선우에게 말을 거는 걸 보아하니 김선우를 인터뷰 하기 위해 모인 기자들이 맞는 모양 이다.

“인터뷰하는 건가?”

송숭아가 멍한 눈으로 중얼거렸다.

“그런가 본데?”

그때 김선우가 양손을 들며 기자들 을 멈춰 세웠다.

마치 한 종교의 교주처럼 기자들은 김선우의 행동에 그대로 멈췄다.

이후 김선우는 그들을 향해 주절주 절 떠들었다.

[마법사관학교 2학년 김선우, 1등 자신감 표현]

[동료였던 유아라는 적, 적군이었 던 이서준은 동료. 김선우는 과연 숭리의 아이콘이 될 수 있을까?]

[김선우, 성무제 참가 가능성 현실 적으로 매우 낮아]

방과 후.

나는 침대에 편하게 누워 인터넷 기사를 확인하고 있었다.

수십 명의 기자와 인터뷰를 했더니

역시 예상대로 화력이 좋다.

아무 뉴스란만 눌러도 ‘김선우’라 는 이름이 상단에 떠 있는 수준.

사실 이건 순순히 나에 대한 관심 때문만은 아니고 이서준 VS 유아라 의 라이벌 구도 덕이 컸다.

작년 1학년부터 쭉 이어져 온 전 통적인 구도였고, 최근 나의 존재로 이 구도에서 유아라가 승리하는 엄 청난 이변이 생겼으니까.

나는 기사를 끄고는 학교 커뮤니티 사이트에 접속했다.

〈대현자의 숲 익명 게시판〉

[김선우가 종합 5위 가능하다고 보 냐? 난 왠지 성공할 거 같음 거거]

[김선우면 가능할 듯. 내가 요즘 지켜보는데 나는 얘 진짜 이서준급 이라고 봄]

[이서준급은 무슨 긔긔 김선우교 신자들 많아졌네 그거거종교냐?]

[박인환 조기 탈락 때문에 5위 못 할 거 같은데]

|丄 공감. 그리고 광역 마법 없이 60킬을 어떻게 함 거커 광역 마법

도 유아라 급은 돼야 할 텐데 커게

학교 커뮤니티 역시 나에 대한 이야기가 한창이었다.

부정적인 이야기도 많고, 괜히 낯 뜨거워지는 찬양 댓글도 많았다.

뭐, 그러려니 하고 신경 쓰지 않으 려 한다.

[15,210명의 사람이 당신에게 강한 기대감을 갖습니다.]

[보상으로 20,000포인트를 획득합

니다.]

덕분에 2만 포인트나 획득했으니 까.

이것으로 목표 포인트는 전부 모았 다. 이제 슬슬 ‘마력의 폭우’를 구매 해 볼까.

[‘마력의 폭우(S)’를 구매했습니다.]

눈앞에 환한 빛이 떠오르더니 내 몸 안에 깃들었다.

본능적으로 폭우 형태의 사용법이

익혀졌다.

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는 다 시 인터넷 창으로 시선을 돌려 기사 하나를 확인했다.

[1 억 괴물 메뚜기 떼 습격...... 동 아프리카 초토화]

괴물 메뚜기 떼 습격.

원래 살던 현실 세계에 일어나는 메뚜기 떼 습격과 같이 이 세계에서 도 메뚜기 습격으로 인한 피해가 일 어나고 있다.

물론 여기서의 메뚜기는 일반적인 메뚜기가 아니다.

‘괴물 메뚜기’다.

몸집은 5배가 커지고 날카로운 이 빨을 이용해 인간을 잡아먹기도 한다.

‘필드 보스’와 같이 세계 곳곳에 일어나는 재앙이라 할 수 있었다.

“동아프리카라……

대한민국에서는 조금, 아니 많이 먼 나라지만 포탈 게이트를 이용하 면 순식간에 다녀올 수 있다.

거기다 숫자도 상당하니 이번에 획

득한 마력의 폭우를 시험하기에도 딱 알맞기도 하고.

“주말에 다녀올까.”

아무래도 대한민국에서 이 능력을 시험하는 건 조금 힘들 것 같으니 까. 그리고 메뚜기 떼라면 숫자도 많으니 마력의 폭우 성능도 확실하 게 확인할 수 있겠지.

“그래, 다녀오자.”

나는 곧바로 출국 게이트 예매를 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일요일.

거대한 방패를 가로지르는 검 문양 이 그려진 깃발이 뜨거운 사막을 가 로지르고 있었다.

깃발에 그려진 문양의 정체는 세계 10대 길드 중 하나라고 불리는 ‘투 왕’ 길드의 상징.

투왕 길드는 오늘 동아프리카에 일 어나고 있는 괴물 메뚜기 습격 처치 임무를 위해 이곳을 찾아왔다.

“어우. 한국은 추운데 여긴 덥네 요.”

투왕 길드원 중 한 명이 땀을 삐 질삐질 홀리며 중얼거렸다.

길드원의 중얼거림에 길드 간부인 전찬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거기 너. 너 빙속성 마법사지? 더 워 죽겠는데 얼음 좀 만들어봐.”

“아, 넵.”

전찬원의 말에 길드원이 얼음을 구 현했다.

무더운 더위 속에서 평소만큼 완벽 한 형태를 구현할 순 없었지만, 얼 음의 차가움은 제대로 구현되었다.

전찬원은 얼음을 받고는 옷 안쪽에

집어넣어 몸에 쓱쓱 문질렀다.

“어우. 시원해.”

그때 멀리서 한 인영이 눈에 들어 왔다.

전찬원은 남자를 유심히 바라봤다.

아프리카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동 양인이었기 때문이다.

전찬원은 반가움에 거리가 가까워 지자 바로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한국인 맞죠?”

“……아, 예.”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전찬원은 남자를 살펴보았다. 조금 앳돼 보이는 얼굴. 그리고 입가에 어울리지 않는 특이한 수염. 어디서 본 것 같은 낯익은 느낌이 들었다.

그 순간 전찬원은 남자의 정체를 기억해냈다.

“어? 그때 강화도 몬스터 필드에서 마주쳤던! 김진우라고 했던 거 같은 데?”

전찬원의 말에 남자는 전찬원을 빤 히 바라보더니 투왕의 깃발로 시선 을 돌렸다. 이내 생각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 생각났습니다. 초면에 반말 까

시던 분.”

“웅? 방금 뭐라 했나?”

“아닙니다.”

“……뭐, 그래. 어쨌든 여긴 무슨 일로 왔어?”

“그냥 개인적인 일정이 있어서요.”

“그래?”

무슨 일정인지 궁금했지만 남자가 이 대화를 원하지 않는 티를 냈기에 전찬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바빠 보이는데 이만 가. 우리도 일이 있어서.”

“……그럼 가봅니다.”

그 말을 끝으로 남자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누굽니까?”

옆에 있던 한 길드원이 물었다.

전찬원은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보 다가 대답했다.

“강화도 몬스터 필드에서 만난 사 람.”

“강화도 몬스터 필드라면 필드 보 스 처치하실 때 말씀하시는 겁니 까?”

“어, 맞아. 그때 이상한 빛줄기가 필드 보스를 속박했었잖아.”

“기억나죠. 그때 엄청 신기해서 마법사 커뮤니티에 엄청 떠들어 댔는 데 아무도 안 믿더라고요.”

“흐흐. 그건 확실히 믿기 힘들긴 하겠지.”

거대한 필드 몬스터의 온몸을 속박 하던 빛줄기.

전찬원은 아직도 그날 보았던 마법 올 잊을 수 없었다.

30년간 현장을 뛰면서 한 번도 보 지 못한 유형의 마법이었으니까.

그 마법은 대체 누가 사용했던 걸 까.

전찬원은 아직도 의문이었다. 누군 지만 알아낼 수 있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투왕 길드에 영입시킬 텐 데.

“과거 일은 잊고 일이나 하러 가 자.”

“넵!”

투왕 길드는 다시 목적지를 향해 걸어갔다.

그렇게 한 5분쯤 걸었을까.

“……슬슬 보일 때가 됐는데.”

“어? 저기!”

길드원 중 하나가 놀란 눈으로 어

딘가를 가리켰다. 전찬원은 길드원 의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돌렸다.

“뭐, 뭐야. 저게?!”

길드원이 가리킨 손끝에는 수만 마 리의 메뚜기 사체가 있었다.

회귀한 엑스트라가 천재가 됨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