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길에 뭔가 맛있는 거라도 사 가야 하나.
홈…… 생각해보니 최근에 그레텔 과 자주 안 놀아준 거 같기도 하고.
오늘은 그레텔이랑 젠가나 한판 해 야겠다.
그렇게 그레텔 생각을 하며 산 아
래로 내려가던 때였다.
띠링!
나와 이서준의 주머니 속에서 스마 트 학생 수첩 알림음이 울렸다.
“뭐냐? 방금 동시에 울린 거 같은 데.”
이서준이 스마트 학생 수첩을 바라 보며 중얼거렸다.
“오늘 9시에 기말 대장전 팀 발표 있다고 했잖아.”
“아, 맞다.”
나는 스마트 학생 수첩을 확인했다.
쿡쿡 팀 명단을 확인하기 위해 화면을 터치하는데 괜히 긴장감에 손 끝이 떨렸다.
과연 누구와 같은 팀이 됐으려 나…….
각 팀당 100명 이상의 대규모로 진행되는 만큼 광역 마법에 특화된 사람이 많으면 좋겠는데.
예를 들면 유아라라던가.
비록 2위지만 그녀의 재능만큼은 전 세계에서도 이서준 다음이니까.
나는 홈페이지에 접속해 팀 명단을 클릭했다.
[전 학년 대장전 팀 명단]
동시에 쫘르륵 이름이 길게 나열된 다.
나는 ‘이름 찾기’ 기능을 이용하여 내 이름을 검색했다.
[김선우 : B팀]
“난 B팀이네. 넌 어디 팀이냐?”
“나는…… 아 기다려봐. 이거 왜 이리 찾기가 힘들어?"
이서준이 휙휙 스크롤을 내리며 중 얼거렸다.
“멍청아. ‘이름 찾기’로 하면 되잖 아.”
“오.”
“오는 무슨 오야.”
얘도 은근히 기계치다. 아니 기계 치라기보다는 검밖에 모르는 녀석이 라고 해야 하나.
그때 바쁘게 움직이던 이서준의 손
가락이 멈추었다.
“찾았다.”
“어딘데?”
이서준은 나를 바라봤다. 그러면서 씨익 웃었다.
“나도 B팀이야.”
회귀한 엑스트라가 천재가 됨
180화
화요일 오전 8시 30분.
이른 아침부터 학생들은 스마트 학 생 수첩에 공지된 팀 명단을 살피고 있었다.
[A 팀]
〈대장〉김창현(3학년 1위)
이현주(2학년 4위), 윤하영(2학년
22위)
전민기(1학년 2위)
[B 팀]
〈대장〉이서준(2학년 1위)
장수연(3학년 2위)
김선우(2학년 9위)
[C 팀]
〈대장〉최서윤(1학년 1위)
유아라(2학년 2위), 신영준(2학년
3위), 박인환(2학년 5위)
“팀 밸런스는 나름 비슷하네.”
“대장은 각 학년 1위로 됐나 보 네.”
“그럼 최서윤 팀이 불리한 거 아니 야? 걔는 1학년이잖아.”
“대신 최서윤 팀에는 2학년 상위권 이 다 몰렸잖아. 멍청아.”
그때 교실 문이 드르륵 열리며 유
아라가 안으로 들어왔다.
유아라가 자리에 앉자 신영준이 웃 으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야. 유아라. 너 나랑 같은 仁팀이 더라?”
신영준의 말에 유아라가 고개를 끄 덕였다.
“응. 보니까 팀에 발현계가 많아서 걱정되긴 했는데 너라도 있어서 다 행이더라.”
유아라가 속한 c팀에는 발현계 마법사가 많았다.
물론 100명이 넘는 대규모 전투가 이뤄질 예정인 만큼 광역 공격을 할
수 있는 발현계 마법사가 많을수록 이점을 얻을 수 있기는 했다.
하지만 유아라 팀은 그게 과했다.
C팀에 속한 최상위권 학생 중 유 아라, 최서윤, 박인환. 세 사람이 발 현계 였으니까.
“확실히 우리 팀에 발현계가 많기 는 한데 크게 나쁠 건 없어. 상대 팀의 숫자는 빠르게 줄일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B팀을 봐. 거기는 팀 밸런스가 개판이더만.”
B팀.
유아라가 가장 경계하고 있는 이서준과 김선우가 속한 팀이었다.
그 둘이 팀이 될 줄은 생각 못 했 는데 그래서 그런지 더 신경 쓰인 다.
그나마 다행인 건 신영준의 말대로 팀 밸런스가 개판이라는 점.
B팀의 상위권 학생이라고 하면 이서준과 장수연이 있는데 이들 모두 강화계 마법사다.
물론 발현계를 다루는 김선우가 있 기는 하다.
그러나 김선우의 전투 스타일은 발 현계 마법사답지 않게 다인 전투보 다는 1:1에 특화되어 있었다.
“그래도 무시하면 안 돼. 이서준이
나 김선우나, 둘 다 한계를 알 수 없는 애들이라.”
“뭐, 그렇긴 흐}지. 이서준 그놈이 워낙 미친놈이어야지. 거기다 김선 우도 최근 폼이 심상치 않잖아.”
신영준이 아직 등교하지 않은 김선 우의 빈자리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야야. C팀 전략 회의는 언제 하 냐?”
박인환이 유아라와 신영준 사이에 끼어들었다.
“박인환 너 뭐냐? 웬일로 적극적이 야?”
신영준이 비아냥거리듯 말하자 박 인환이 눈올 찌푸렸다.
“왜긴. 시험이니까 적극적이지.”
“아. 알겠다. 너 그 기사 봤지? 큭 큭 ”
신영준이 실실 웃으며 말하자 박인 환이 눈을 찌푸리며 불쾌감을 표현 했다.
둘의 대화를 이해할 수 없던 유아 라는 궁금증이 담긴 시선을 보냈다.
신영준은 스마트 학생 수첩에서 기 사 하나를 선택해 그녀에게 보였다.
[한국 마법사관학교 기말시험까지 16일. ‘떠오르는 특급 유망주’ 김선 우가 박인환을 제치고 성무제에 참 가할 수 있을까?]
“……아.”
기사를 보자 유아라는 곧바로 납득 했다.
이번 기말시험을 끝나면 내년에 참 가할 성무제 인원이 확정된다.
1위부터 4위까지는 쌓아놓은 점수 가 워낙 튼튼했기에 참가가 확정되 어 있었다.
남은 자리는 박인환의 순위인 5위. 어쩌면 이번 시험으로 성무제 마지 막 참가자가 바뀔 수도 있었다.
“왜 이리 적극적인가 했더니 5위 뺏길까 봐 그런 거구나?”
“빼, 탯기긴 누가 땟겨! 두고 봐. 5 위 무조건 수성할 테니까.”
박인환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신 영준은 그 모습에 피식 웃더니 말했다.
“근데 김선우가 지금 몇 위길래 저 런 기사가 뜨냐? 5위 안에 못 들 거 같은데.”
“9위.”
유아라의 대답에 신영준의 눈이 경 악으로 물들었다.
“와. 김선우 걔 9위야? 걔 1학기에 는 150위였잖아. 상승세 진짜 미쳤 네.”
신영준이 질렸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5위는 좀 힘들 거 같긴 하다. 9위에서 한 번에 5위까지 오 르려면 단순히 팀이 1등을 한다고 되는 게 아닌데.”
“1등은 기본이고 그것 외에도 개인 점수를 엄청 챙겨야지.”
“근데 그게 되겠냐? 김선우가 너처 럼 광역 전투에 특화된 것도 아니 고, 대장도 확정되어 있어서 대장 점수도 못 받잖아. 이번엔 진짜 힘 들 거 같은데.”
신영준의 부정적인 의견에 공감한다는 둣 유아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가능성이 많이 낮기는 하 다.
50위에서 10위로 오르는 것보다, 9위에서 5위로 올리는 게 몇십 배 는 어려우니까.
게다가 이번 대장전은 김선우에게 불리한 조건이 너무나도 많다.
“……그래도. 김선우면 몰라.”
유아라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언제나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예상 치 못한 결과를 만들어내며 반전을 선사했던 것이 바로 김선우였다.
이번에도 지난 시험들처럼 기적과 도 같은 활약을 선보이며 5위에 도 달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드르륵.
그때 문이 열리며 김선우가 등교했다.
김선우의 뒤로 이서준과 이현주가 따라왔다.
보아하니 등굣길에 우연히 마주친 모양이다.
유아라는 가만히 앉아 김선우를 빤 히 바라보았다. 시선을 느낀 둣 김 선우가 그녀의 눈을 마주쳤다.
그러곤 피식 웃으며 창밖으로 시선 을 돌린다.
“......뭐야.”
저거 도발인가?
유아라는 주먹을 꽉 쥐었다.
지지 않겠다. 절대로 지지 않겠다.
유아라는 투지를 불태웠다.
“그래서, 이번에 어느 팀이 1등 할 거 같으세요?”
점심시간.
식사를 마친 교사들은 한 자리에 모여 다과를 즐기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대화 주제는 당연하겠지만 곧 있을 기말시험의 ‘전 학년 합동 대장전’ 이었다.
오래전부터 마법사관학교 교무실에서는 2학기 기말시험 팀 순위로 내
기를 하는 전통이 있었다.
“전 A팀이요.”
“저도요.”
두 명의 교사가 [A 팀] 이라고 적 힌 유리 상자에 자신의 이름이 적힌 종이를 집어넣었다.
그것을 보고는 몇몇 교사들이 그들 을 따라 [A팀] 상자에 종이를 집어 넣었다.
“역시 A팀이 많네요. 흐흐.”
“정배 아닙니까.”
교사들 대다수가 A팀을 선택한 이 유는 단순했다.
다양한 계통의 마법사가 속해있어 밸런스가 가장 좋기 때문이다.
그리고 3학년 1위인 김창현이 속 해있기도 하고.
“서준이나 선우한테 기대감이 있기 는 한데 그래도 3학년의 경험과 노 련함은 이기기 힘들죠.”
“창현이는 이번에 칼 갈았더라고 요. 이제 졸업이라 마지막 시험이잖 아요.”
김창현.
현재 3학년 부동의 1위로 학교 입 학 이후 단 한 번도 시험 성적에서 1위를 내준 적이 없었다.
사실 이서준도 김창현과 같이 부동 의 1위를 유지할 줄 알았으나 저번 대장전에서 아쉽게 유아라 김선우 팀에 밀려 2위를 차지했었다.
“창현이와 서준이의 대결이라. 이 건 좀 기대되긴 하네요. 원래라면 3 학년 손을 들어주는데 서준이는 특 별하잖아요?”
“그래도 서준이도 이번에는 좀 힘 들지 않을까요? 팀에 근접 전투 마법사가 많은데다, 서준이는 강화계 이면서 팀의 ‘대장’이라 전투에 참 여하기 쉽지 않을 거예요.”
조용히 듣고 있던 교사가 입을 열
었다.
“가장 높은 순위의 학생이 ‘대장’ 이 되고 ‘대장’이 공개된다는 게 악 수가 됐네요. B팀한테는.”
“결국 관건은 그거잖아요. 팀의 약 점을 극복할 수 있느냐.”
팀의 약점.
겉으로 보기에는 팀원의 밸런스가 맞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따져 보면 각 팀마다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A팀의 약점은 상위권 학생들의 밸 런스가 좋지만, 하위권 학생들의 수 준이 평균적으로 더 떨어진다는 것.
B팀의 약점은 근접 전투에 너무 치중되어 있다는 것.
스팀의 약점은 원거리 전투에 너무 치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팀의 약점을 가장 훌륭하게 극복하 는 팀이 1등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런 것을 다 따져봤을 땐 약점 극복이 가장 힘든 건 역시 B팀이죠. 다인 전투에서 광역 공격을 못 한다 는 건 치명적이니까요.”
“그렇죠. 그래서 전 유아라가 있는 C팀이 무조건 1등 할 거라고 생각 해요.”
교사 중 하나가 [C 팀] 상자에 종
이를 넣으며 말했다.
“저도 C팀. 이런 시험에서 유아라 는 거의 치트키니까.”
다른 교사가 C팀 상자에 종이를 넣었다. A팀과 C팀 유리 상자에 종 이는 차곡차곡 쌓여갔다.
그 두 팀에 비해 B팀의 유리 상자 는 텅 비어있었다.
그때 조용히 대화를 듣던 이희영이 B팀 상자에 종이를 넣었다.
“그래도 전 B팀!”
이희영의 돌발 행동에 교사들은 의 외라는 듯 이희영을 바라봤다.
“역시 이희영 선생님. 김선우 빠심 으로 투표하시네.”
“어허! 저는 객관적으로 냉철하게 판단해서 투표한 거라고요.”
“에이. 그래도 B팀은 좀 힘들 거 같은데. 선우가 대단하긴 한데 얘는 거의 1:1 특화라서……
이희영은 풋. 하고 웃었다.
“선우랑 서준이가 같은 팀인데 이 걸 안 끽는다고요? 아직 덜 깨지셨 네. 어쭙잖게 분석하는 건 의미 없 어요. 선생님들.”
이희영의 말투에는 자신감이 넘쳤 다.
모든 수업이 끝난 오후.
나는 이서준과 교실에 남아 어제 발견한 ‘연구 일지’에 적힌 강령술 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강령술을 위해서 필요한 신비는 6 개야. 이 중 두 개는 다른 사람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 어.”
나는 내 나름대로 조사한 것과 원 작의 내용을 토대로 아는 것을 이서
준에게 설명했다.
이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내 이야기를 들었다.
“다른 건 다 그렇다 쳐도 가장 큰 문제는 ‘마정석 드림캐처’야. 이건 프랑스 국립 박물관이 소유하고 있 는데 조사해본 결과로는 대여는 불 가능해.”
내 말에 이서준은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흐음. 박물관 소유라. 이건 좀 까다롭기는 하네.”
“방법은 두 가지야. 대체품을 이용 하거나 저것과 동급 혹은 그 이상의
신비를 얻어서 교환을 제안하는 거 지.”
이서준은 팔짱을 끼며 진지한 고민 에 빠졌다. 그러더니 힐끔 나를 바 라본다.
“……근데 너 하루 사이에 되게 많 이 조사했네. 어째 나보다 의욕이 넘치는 거 같다?”
순간 찔려서 몸을 움찔했다.
어차피 전부 거쳐야 하는 과정.
괜히 답답하게 진행되는 것보다는 내가 미리 준비해 놓는 게 편해서 그런 건데 이서준의 눈에는 이상하 게 보일 수도 있겠다.
“그냥 할 일도 없고. 원래부터 신 비에 관심이 많았거든.”
이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신비에 관심 있는 마법사는 아주 흔하니 크 게 의심하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그래 보이긴 해. 의외로 아는 것 도 많고. 근데 너무 깊게 빠져들진 마라. 위험한 거 너도 알잖아.”
“그건 걱정 마시고. 아무튼, 드림캐 처 같은 경우는 대체품을 찾는 건 힘드니까 교환하는 방식올 노려보 자.”
“음. 나도 그게 좋을 거 같기는 하 네. 우선 교환 방식은 선택 폭이 훨
씬 넓긴 하니까. 그럼 신비 수집은 언제부터 할래?”
“우선 기말시험이 코앞이니까 시험 끝나면 그때부터 하자.”
이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케이. 아, 맞다. 근데 김선우 너 이번에 성무제 노리고 있냐?”
이서준의 물음에 나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
“그래? 이번에 팀 구성 살펴보니까 이번엔 좀 힘들 거 같던데.”
이서준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곧바 로 눈치챘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B팀이 불리하 지 않을까. 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 던 것도 들었으니까.
그 근거는 광역 마법의 부재.
다인 전투에서 광역 마법의 부재는 확실히 불리한 조건이기는 하다.
나 역시 이것으로 어젯밤에 잠깐 고민을 했으니까.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광역 마법 때문에 그러는 거지?”
“맞아. 이걸 어떻게 해결할지부터
고민을 해야 하는데……
“그건 걱정 마.”
“응‘?”
이서준이 의문에 찬 시선으로 나를 바라봤다. 나는 자신있게 미소를 지 었다.
“광역 전투 부분은 내가 해결할 테 니까.”
포인트의 사용처는 이미 정해놨다.
회귀한 엑스트라가 천재가 됨
181 화
나는 소파에 앉아 이번에 구매하려 는 능력을 살펴보고 있었다.
[마력의 폭우(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