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78화 (178/535)

최일현이 섬뜩한 미소를 지으며 말 했다.

“성장하려면 이 정도 고생은 해야 지. 아, 그리고.”

최일현이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 다.

“체술은 어느 정도 된 거 같으니 다음 주부터는 마법을 가르쳐주마.”

“마법이요?”

“그래. 구현 같은 기초부터 시작해 서 발현계의 응용기술 몇 가지를 가 르쳐주마.”

최일현이 사용하는 마법의 응용기 라.

최일현은 마법을 그 누구보다 실용 적으로 다루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마법사다.

그런 최일현에게 발현계를 배운다 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설레는 기분 이 들었다.

새로운 기술을 얻어서 나쁠 건 없 으니까.

“네, 알겠습니다. 그럼 약속이 있어 서 이만 가봅니다.”

“그래.”

나는 최일현에게 마지막 인사를 한 뒤 학교 훈련 센터에서 나왔다.

지금 시간은 오후 8시.

내가 향한 곳은 학교 뒷산으로 향 하는 입구.

장소에 도착하자 어두운 하늘 아래 에서 이서준이 나를 향해 손을 혼들 며 반겼다.

“김 선우.”

“오래 기다렸냐?”

“아니, 나도 온 지 얼마 안 됐어.”

“그러냐? 시간도 없는데 빨리 가 자.”

« o ”

흐.

나와 이서준은 진천우의 아지트가 있는 방향으로 산을 올랐다.

전에 한번 오른 경험이 있어서 그 런지 목적지로 향하는 과정이 훨씬 수월하고 빨랐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저번에 보았던 입구가 눈에 들어왔다.

입구 시작 부분부터 유지되고 있는 환영 결계.

저번과 달라진 게 없는 그 모습 그대로였다.

“뭔가 긴장되네.”

이서준이 조용히 중얼거렸다. 나는 그런 그에게 안심하라는 듯 말했다.

“긴장할 거 없어. 은월환절도 익혔 잖아.”

“……그렇긴 하지.”

“바로 가볼까.”

“웅.”

나는 환영 결계. 아니, 메인 스토 리의 중심 안으로 발걸음을 내디뎠 다.

회귀한 엑스트라가 천재가 됨

179 화

안으로 입장하자 저번과 같이 환영 결계가 발동했다.

동시에 시야가 잠시 흐려지고 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번뜩 정신을 차리자 결계에 담긴 환영술이 사라졌다.

사용 효과인 환영 절단을 사용한 게 아니었다.

이 환영 결계가 은월가의 손에 만 들어졌기에 90%의 환술 저항력으로

버텨진 것이다.

“은월가를 찾아간 게 정답이었네. 전보다 훨씬 수월해졌어.”

나와 같은 기분을 느꼈는지 내 옆 의 이서준이 조용히 중얼거렸다. 나 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우리는 긴 복도를 쭉 걸었다. 약 3분쯤 지나자 환술은 점차 강해졌다.

“환술이 점점 강해지네……

“힘들면 은월환절이나 사용해.”

내 말에 이서준이 묘한 눈으로 나 를 바라봤다.

“……넌 괜찮나 보네?”

“난 버틸 만해.”

내가 가진 ‘은월환절’은 환술 저항 특성과 통합되어 S등급이었으니까.

당연히 환술 저항력이 더 높다.

그걸 모르는 이서준은 신기하다는 둣 나를 바라봤다.

[등장인물 ‘이서준’이 당신에게 약 간의 경쟁심을 느낍니다.]

[보상으로 5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뭐야…….

얘도 참 별것도 아닌 거로 경쟁심 을 느끼네.

“그러냐? 난 사용해야겠다.”

이서준은 눈을 살짝 감더니 전신에 마력을 방사했다.

호신강기와 비슷한 형태였지만 정 신을 보호해야 한다는 점에서 더 섬 세한 마력 운용이 필요하다.

환영 절단이 제대로 발동되었는지 이서준은 전보다 편안한 얼굴로 눈 을 떴다.

“후…… 이제야 좀 낫네.”

나는 이서준을 보며 작게 웃었다.

“됐으면 가자.”

그렇게 다시 복도를 쭉 걸었다. 복 도의 끝에 도착하니 지하로 향하는 작은 계단이 있었다.

계단을 타고 내려가자 작은 철문이 보였다.

“여기인가 보네.”

“웅. 열어보자.”

끼이익…….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내 몸 을 감싸던 환영 마법이 사라졌다.

동시에 조명 마도구가 발동되며 방

안의 불이 환하게 켜졌다.

“오……

[‘흔적을 쫓는 자’업적을 달성했습니다.]

[보상으로 3,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메인 스토리의 깊게 개입합니다.]

[보상으로 2,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단순히 아지트에 들어간 것 만으로 두 번의 포인트 획득을 얻어냈다.

업적은 그렇다 쳐도 메인 스토리 개입으로 포인트를 따로 받는 건 이 번이 처음이다.

나와 이서준은 방 안을 쭉 둘러봤 다.

방은 평범한 마법 연구실과 비슷했다. 오래 사용되지 않았는지 먼지가 잔뜩 끼어있었다.

나는 벽에 걸린 [신비 연구회]라는 문패를 발견했다.

“저거 문패 봐.”

문패를 가리키자 이서준이 신기하 다는 표정을 지었다.

“신비 연구회.. 은설아 어머니

일기장에 적힌 신비 연구회 아지트 가 여기인가 보네.”

“응, 그런 거 같아.”

그나저나 원작대로라면 분명 이곳 에 진천우의 연구 일지가 있을 텐 데.

나는 방을 구경하는 척 진천우의 연구일지를 찾았다.

쭉 주변을 둘러보는데 책상 서랍을 하나 발견했다.

서랍에는 간단한 결계가 걸려있었다. 물론 이런 간단한 결계쯤이야 내게는 아무것도 아니다.

결계를 풀고 서랍 문을 열자 내 예상대로 낡은 책 하나가 놓여 있었다.

[신비한 책(유물)]

분류 : 책

설명 : 마력에 반응하는 신비한 책

나는 책의 겉표지를 살폈다.

“신비 연구 일지……

내 작은 중얼거림에 이서준이 다가 왔다.

“이게 뭐야?”

“신비 연구 일지래.”

나는 책의 내용을 살폈다. 제목대 로 신비에 관한 연구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서준은 내 옆에서 책의 내용을 살피다가 입을 열었다.

“이 글씨체, 할아버지 방에 있던 ‘신비 연구서’에 적힌 글씨체랑 같

네. 악필인데 조금 특이해서 기억 나.”

이서준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 며 다시 책을 살폈다.

이 책은 진천우가 소유하고 있던 3개의 연구 일지 중 하나이다.

그리고 이건 두 번째 일지.

참고로 세 번째 일지는 자운이 소 유하고 있기는 한데 그건 복제품이 다.

“그러냐? 이 책, 진천우가 쓴 일지 인 거 같은데.”

내 말에 이서준이 의문에 찬 표정 을 지었다.

“그걸 어떻게 알아?”

“여기 이름이 적혀 있잖아.”

나는 책 밑에 작게 적힌 ‘저자 진 천우’라는 글귀를 가리켰다.

“아, 그러네. 그럼 할아버지 서재에 있던 그 책도 진천우가 쓴 거구나.”

“됐고, 내용이나 보자.”

나는 이서준과 함께 일지의 내용을 살폈다.

신비에 대한 이야기와 그것을 연구 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뻔하지만 불사의 주문을 위한 연 구. 그리고 어떤 신비가 필요한가.

그런 내용이 적혀 있었다.

내용도 어느 정도 확인한 거 같고.

그럼 슬슬 이 책의 숨겨진 힘을 발동시켜 볼까.

나는 이서준에게 자연스레 책을 넘 겼다.

이서준은 별생각 없이 책을 받고는 내용을 살폈다.

그때 였다.

우우웅!

강한 마력과 함께 책에서 빛이 뿜 어져 나왔다.

번쩍!

“......뭐야?”

이서준은 멍한 눈으로 책을 바라봤 다.

나는 모르는 척 이서준에게 다가갔 다.

“책에 뭔가 장치가 있었나 보네. 마도구인가?”

“그렇다고 하기에는 딱히 변화가 보이지 않는데.”

나는 이서준이 들고 있는 책의 페 이지를 넘겼다.

그러자 은은한 푸른 빛이 일렁이는 글자가 나타났다.

글자에서 약한 마력의 기운이 느껴 졌다. 정확히 말하면 마력보다는 신 비의 기운을 가지고 있었다.

“이거네. 이 글씨. 아까는 없었잖 아.”

글씨를 손으로 가리키자 이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메시지를 숨긴 거구나. 신기하다.”

나와 이서준은 신비로 떠오른 글자 를 읽었다.

[나는 늘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고 싶었다.]

[인간의 한계. 그것을 뛰어넘기 위 해서는 우선 인간이 피할 수 없는 ‘죽음’을 극복해야 한다.]

[하지만 인간이 죽음을 극복한 사 례는 지금까지 없었다. 많은 신비 연구가들은 불사의 주문이 존재한다 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그 방법을 찾아낸 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나는 찾아냈다. 아주 특별 한 방법으로.]

“전부터 느꼈는데 진천우는 불사에 엄청 집착한 거 같네.”

이서준이 조용히 중얼거렸다.

“강한 힘을 가졌으니까. 욕심이 많 았겠지.”

“강한 힘이랑은 크게 상관없지. 할 아버지도 강한 힘을 가졌지만, 불사 에 집착하지는 않아.”

이서준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긴 하네. 단순한 성향 차이라 고 하자.”

내 대답에 이서준이 나를 흘겨보더 니 물었다.

“……근데 너도 혹시 불사가 되고 싶냐?”

“불사?”

“웅.”

불사라…….

잘 모르겠다. 공짜로 불사가 될 수 있다면 할 거 같기는 한데.

생각해보면 쓸쓸할 거 같기도 하 고.

“글쎄, 잘 모르겠네.”

내 대답에 이서준은 별생각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곤 함께 다음 내용을 살폈다.

[불사를 찾아낸 방법은 의외로 단 순했다.]

[신비에게 직접 물어보면 되는 것 이었다. 신비는 세상 모든 것을 알 고 있었고, 불사의 주문이 존재한다 면 분명 신비도 그 방법을 알고 있 었을 것이다.]

신비와의 대화.

저번 은월가의 시련 때, 나도 겪은 일이다.

[우여곡절 끝에 나는 신비와 대화

를 나눌 기회를 얻었다.]

[신비는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불사의 주문뿐만이 아니라 그 외에 ‘신비’라 불릴만한 특별한 주문 둥 정말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신비는 나에게 정보의 대가를 요 구했다. 신비가 원하는 것을 듣고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나는 그것을 수락했다.]

이서준은 내용을 살피고는 놀란 반 웅을 보였다.

“……신비에게 정보를 물었다고?”

이서준이 놀라는 것도 당연하다.

신비는 자신이 흥미 있어 하는 자 가 아니면 대화하지 않는다.

진천우는 자신의 특별함을 알고 있 었기에, 자신 있게 신비와 대화를 시도할 수 있던 것이다.

“참신한 방법이기는 하네. 모르는 걸 신비에게 물어보다니.”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지만 모르 는 척 말했다.

이서준은 내 말에 공감한 듯 고개 를 끄덕였다.

페이지를 넘기자 다음 내용은 보이 지 않았다.

“이게 끝인가 보네.”

그 뒤의 내용은 신비에 관한 내용. 그리고 여러 특별한 주문이 적혀 있었다.

불사의 주문을 얻는 방법.

죽은 육체를 살리는 방법.

영혼을 부르는 방법.

신비와 대화하는 방법. 등등.

“결국 여기서 얻은 건 딱히 없네.”

“이 책 자체만으로도 꽤 가치가 있 는 거 같은데? 여기 적힌 것들 모 두가 ‘신비’에게서 얻은 정보잖아.”

“생각해보니 그렇긴 하네. 그나저

나 진천우가 신비와 거래를 했을 줄 은 생각도 못 했네……

이서준이 진지한 목소리로 중얼거 렸다. 그러더니 말을 이었다.

“그럼 이 연구 일지로 우리가 해볼 만한 게 있을까? 여기 있는 주문은 다 사용할 수 있는 거잖아.”

“있겠지. 보니까 실용적인 주문들 도 있는 거 같은데.”

이서준은 생각에 잠기며 페이지의 한 부분을 가리켰다.

“이건 어때?”

[강령술]

이서준의 선택에 나는 속으로 웃었다.

연구 일지를 확인한 원작의 이서준 도 가장 먼저 한 일이 강령술이었으 니까.

“강령술이라. 누구의 영혼을 불러 보고 싶은데?”

내 물음에 이서준은 고민 없이 대 답했다.

“진천우.”

진천우의 아지트에서의 일정을 마 치고 나와 이서준은 산 아래로 내려 갔다.

“그래도 수확이 없던 건 아니네.”

이서준이 터벅터벅 산 아래로 내려 가며 중얼거렸다.

“그러게.”

“근데 연구 일지 말이야. 아무리 봐도 모르겠더라. 강령술에 필요한 재료들도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고.”

“이제부터 천천히 알아봐야지. 보

니까 재료들도 전부 신비일 거 같더 만.”

“이거 찾으려면 시간이 꽤 걸리겠 지?”

많이 걸릴 거다. 적어도 올해 안으 로는 못 구할 테니까.

내 계획은 이번 겨울 방학 때 이서준과 함께 최대한 많은 신비의 재 료를 모으는 것이다.

“그러지 않을까? 그리고 재료가 다른 사람이 이미 소유하고 있을 가능 성도 생각해야 해.”

내 말에 이서준이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그걸 생각 못 했네. 재료를 다른 사람이 갖고 있으면 어떻게 해 야 하지?”

“돈으로 사든가 해야지. 진천우처 럼 테러를 일으켜서 빼앗을 순 없잖 아.”

“으. 뭔가 앞날이 벌써부터 깜깜하 네.”

이서준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나와 이서준은 말없이 산에서 내려갔다.

얼마나 내려갔을까 나는 손목의 시 간을 확인했다.

시간은 어느덧 9시.

그레텔은 지금 뭐 하고 있을까 문 득 궁금해졌다.

‘신비한 마계수 열매’ 효과가 그레 텔의 기분에 영향받는 만큼 얘 기분 에 최대한 맞춰주고 싶기는 한데.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