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 동력을 돌립니다.]
번쩍!
엔진실의 어둠이 다시 밝혀졌다.
그곳에는 아까와 달리 그 누구도 없었다.
다만, 바닥에 10구의 시체가 뒹굴 고 있을 뿐이었다.
회귀한 엑스트라가 천재가 됨
161 화
자운의 일행은 지하에서 빠져나오 기 위해 빠르게 움직였다.
눈앞에 보이는 보안 요원을 아무렇 지 않게 죽이고, 자신들의 앞길을 가로막는 결계들을 해제했다.
지하에는 생각보다 많은 보안 안전 장치들이 많이 있었다.
그 와중에 가끔 몬스터나 다른 마법사들이 앞길을 막았는데 정작 죽 이고 나면 환영인 경우도 있었다.
“아오! 또 환영이야!”
창으로 찌르자 신기루처럼 사라지 는 몬스터를 바라보며 백은성이 짜 중을 터트렸다.
“……근데 아까부터 길이 반복되는 것 같은데.”
“나도 느꼈어. 이것도 환영 마법의 일종인 거 같은데.”
베르트가 침착하게 주변을 둘러보 았다. 그 말에 백은성은 천장을 을 려보았다.
“이거 그냥 천장 못 뚫어내나?”
“뚫리겠냐? 이 배 자체가 거대한
훈련 시설인데.”
진이 답답한 둣 눈을 찌푸렸다.
“킁. 그럼 장치부터 파괴하는 게 더 빠르겠네.”
“그래, 장치부터 파괴하자.”
진은 서둘러 주변을 살폈다.
진은 보조계 마법사지만, 신비 연 구자이며 마공학 전문가이기도 하 다.
보통 보안 장치들이 어떤 방식으로 설치되는지 알고 있었기에 빠르게 찾아낼 자신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의 자신감에 맞게
진은 지하의 보안 장치들을 빠르게 찾아내었다.
콰앙一!
보안 장치들을 하나씩 파괴하자 주 변의 환경이 변하기 시작했다.
미로처럼 일행의 발을 묶어놨던 환 영 마법이 사라진 것이다.
“됐다.”
“가자!”
자운은 다시 출구 방향으로 뛰었다. 그때 그들의 귀에 음성이 들려 왔다.
—야! 너네 언제 와?!
나타샤의 목소리였다.
베르트는 귀에 걸린 통신 마도구에 손을 얹고는 말했다.
“생각보다 함정이 복잡해서 시간이 걸렸어. 금방 올라갈게.”
—여기도 버티기 힘들어. 야외라서 별 이상한 녀석들이 다 몰려왔다고.
“조금만 버텨.”
—하. 일단 알았어. 최대한 버텨볼 게.
지금 아틀란티스 옥상에는 나타샤 를 포함한 몇몇 일행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다름 아니라, 임무를 완수한 뒤 배 에서 탈출하기 위해서 새로운 이동 수단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나타샤는 이들을 탈출시키기 위해 서 비행선을 이끌고 이곳에 왔다.
“다들 들었지? 나타샤 쪽에 엄청 몰렸대.”
“들었어. 빨리 가자.”
“웅!”
그렇게 다시 발걸음을 옮기려는 순 간.
어디선가 강한 마력이 느껴졌다.
파앙——
이내 어둠 속에서 화염의 창이 그 들을 향해 쏘아졌다. 베르트는 서둘 러 전기의 장막을 펼쳤다.
콰앙!
마법은 베르트의 장막에 막혔다. 그러나 그들은 긴장감을 느꼈다.
방금 날아온 화염의 창은 보안 요 원 수준의 위력이 아니었으니까.
“이건 또 누구야?”
그때 어둠 속에서 6명의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랜만이야. 베르트.”
“……알렉스.”
베르트는 알렉스를 보더니 눈을 가 늘게 떴다.
백은성은 베르트와 알렉스를 번갈 아 바라보더니 한마디 했다.
“아는 애냐?”
“어. 아는 동생이야. 예전에는 조그 맸는데 많이 컸네.”
“오…… 뭔가 로맨틱한데?”
“오.는 무슨 오야.”
헤더가 킥. 하고 웃었다.
그때 알렉스의 주위로 마법이 다시 구현되었다.
화르륵!
뜨겁게 타오르는 10개의 화염의 창. 그것을 보며 백은성은 표정을 굳혔다.
“로맨틱하다는 말은 취소.”
베르트 역시 마법에 담긴 강한 마력을 느끼곤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상황이 귀찮게 흘러가네.”
주변에서 강한 마력의 폭발이 일어 났다. 자운이 활동을 시작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 정도 마력의 폭발량이라면 아마 엘린 일당과 마주쳤다는 거겠지.
갑자기 일어나는 마력의 폭발에 늦 은 새벽 잠들었던 마법사도 하나둘 씩 잠에서 깨어난 듯 밖으로 나왔다.
대충 살펴보는데 그중에는 이서준 의 얼굴도 보였다. 이서준은 주변을 둘러보더니, 자운이 또 무언가를 저 질렀다는 것을 깨달은 둣 얼굴을 굳
혔다.
나는 슬쩍 건물의 옥상에 시선을 돌렸다.
나타샤와 스카, 애런, 이청이 비행 선 앞에서 보안 요원들을 상대로 한 참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내 목표가 저들이 아닌 이 상, 저들을 신경 쓸 때가 아니었다.
애초에 내가 저기에 개입한다고 해 서 뭔가 되는 것도 아니기도 하고.
나는 CCTV의 사각에서 검은 모자 를 깊게 눌러썼다. 입에는 혹시 모 르니 수염을 부착하고, 그 위로 마 스크를 덮어썼다.
딱 봐도 수상하지만, 정체를 들키 는 것보다는 낫다.
괜히 자운에게 내 정체를 들키면 골치 아파지니까.
그게 ‘김진우’의 신분이라 해도 마 찬가지다.
아틀란티스의 보안 요원들은 바쁘 게 뛰어다녔다.
“포세이돈은 지금 어디에 있지?”
“포세이돈을 훔쳐낸 일당은 아직 지하에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 협회에서 출동했다고 하는데 도착하 기까지 15분 정도 걸린다고 합니 다!”
“15분이라. 어떻게 해서든 비행선 부터 터트려!”
지상의 일은 저들에게 맡기고 나는 지하로 내려갔다.
그리고 사건의 중심지인 지하 2충 에 도착했다.
지하로 내려가자 아까보다 더 강한 마력이 풍겨왔다. 괜히 나까지 긴장 감이 들어 식은땀이 흘렀다.
그렇게 마력이 느껴지는 장소로 달 려가려는 순간, 뒤에서 목소리가 들 려왔다.
“거, 누구십니까?”
뒤를 돌아보니 보안 요원 3명이 서 있었다.
보아하니 멀리서 느껴지는 마력에 겁을 먹고 멀찌감치 떨어져 이곳을 지키고 있던 모양이다.
나는 모자를 다시 깊게 눌러썼다.
보안 요원들은 내 행동에 수상함을 느낀 듯 눈을 가늘게 떴다.
“승객분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이거 상황이 귀찮게 흘러가는데.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빠르게 판단을 내렸다.
나는 ‘순간 가속’을 사용했다.
일순 체감되는 시간이 느려지고 몸 에 강한 활력이 넘쳤다.
파앗!
그리고 그들이 반응하지 못할 만큼 의 속도로 빠르게 다가갔다. 보안 요원들은 놀라며 내게 반응하려 했 지만 보안 요원이 ‘순간 가속’의 속 도를 따라갈 순 없었다.
나는 주먹에 마력을 강화해 3명의 보안 요원의 머리를 가격했다.
빠악!
“억!”
동시에 3명 모두가 기절하며 쓰러
졌다.
3초도 안 된 짧은 시간. 스스로 만 족감이 느껴질 만큼의 깔끔하고 완 벽한 일 처리였다.
“후!”
조금 미안한 기분이 들지만, 생명 에 지장은 없으니까 괜찮겠지.
나는 다시 전투가 일어나는 방향으 로 뛰어갔다.
장소에 도착하자 역시나 살벌한 전 투가 일어나고 있었다.
4vs6.
자운이 4명으로 수적으로 밀리고
있었지만, 기본적인 실력은 자운이 더 뛰어났기에 나름 호각 이상으로 전투를 이끌어가고 있었다.
나는 안전하게 몸을 숨기고 그들의 전투를 지켜봤다.
어차피 내가 이곳에 온 이유는 싸 움에 개입하려는 목적이 아니었다.
그저 이곳에서 어떤 상황이 일어났 고, 나비효과로 인한 변수에 의해 미래가 불리하게 틀어지는 것을 최 대한 막기 위해서였으니까.
“크윽! 진짜 귀찮게 구네!”
그렇게 전투를 지켜보는데 백은성 의 입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
왔다.
다른 자운의 일행들 역시 마찬가지 였다. 무언가 쫓기둣 식은땀을 홀리 며 이를 악물고 있었다.
어찌 보면 당연했다.
승패를 떠나서 전투가 길어질수록 불리해지는 건 자운이니까.
아마 나타샤와의 통화를 통해 협회 가 출동했다는 걸 그들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만약 협회가 개입한다면, 그들로서 는 승산이 없었다.
“……이런 전투는 무의미한데.”
“안 되겠네. 진! 그걸 써!”
전기의 가시를 방출하던 베르트가 크게 외쳤다.
진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허리춤의 포켓 안에서 작은 구슬을 하나 꺼냈 다.
마력 연막탄.
말 그대로 마력이 담긴 연막탄으로 특수한 성분이 있어 연막에 닿는 즉 시 환각 마법에 빠지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
일종의 전투용 ‘신비’였다.
파앙!
연막탄이 바닥에 닿자 거대한 연기 를 뿜으며 폭발했다.
“콜록! 콜록!”
연기는 빠르게 지하의 공간을 가득 메꿨다. 이내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만큼 공간 전체를 가리게 되었다.
그때 연기 속에서 압축형 방독면을 쓴 베르트, 진, 헤더가 뛰쳐나왔다.
연막으로 혼란을 준 사이 빠르게 도주하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얼마 안 가, 5명의 자운 토 벌단이 그들의 뒤를 쫓았다.
나는 도망치는 진의 허리춤 포켓을
주시했다. 그곳에서 강한 마력이 흘 러나오고 있었다.
포세이돈은 아마 저 안에 있을 것이다.
혹시나 녀석이 눈치채지 못하게 포 세이돈을 빼낼 수 있지 않을까. 싶 어 대자연의 손길을 발동했다.
진의 움직임이 워낙 빠르기에 신속 하고 정확하게 사용해야 했다.
나는 자연의 마력을 이용해 포켓을 열었다. 그리고 섬세한 마력의 움직 임으로 포세이돈을 꺼냈다.
‘ 됐나?’
그 순간 진이 포세이돈을 손으로 낚아챘다.
“……뭐야 이거? 왜 멋대로 빠져나 와?”
진은 의문에 찬 표정을 짓더니 다 시 앞으로 달려나갔다. 그렇게 그들 은 사라졌다.
“까비.”
시도는 좋았지만 아쉽게 실패했다.
쩝. 입맛을 다시고 포세이돈에 미 련을 버렸다. 어차피 포세이돈은 자 운이 갖게 될 물건이었다.
무리하게 욕심을 부리는 것도 좋지
않다.
나는 다시 연기 쪽으로 시선을 돌 렸다.
아직 이곳에 사람이 남아있었다.
백은성과 엘린.
이들은 아직 안개 속에 있다.
연막이 서서히 사라지자 그 둘이 모습을 드러냈다.
백은성은 당황한 얼굴로 허공에 창 을 휘두르고 있었다.
“큭! 이거 뭐야?!”
결계였다. 그것도 꽤 고등급의 결 계. 그리고 그 결계 안에는 백은성 과 엘린 단둘만 있었다.
나는 백은성을 보다가 엘린에게 시 선을 돌렸다.
엘린은 식은땀을 흘리며 입술을 파 르르 떨고 있었다.
그녀의 왼쪽 손등과 팔에 그려진 수많은 마법진이 붉게 빛나며 어마 어마한 마력을 뿜어냈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속으로 경악 했다. 문신 마법은 단 하나를 사용 하는 것으로도 끔찍한 고통이 동반 한다.
그런데 엘린은, 지금 하나의 마법 진이 아닌, 자신의 팔에 그려진 수 많은 마법진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었다.
백은성도 그녀의 모습을 보고 경악 한 표정을 지었다.
“너…… 미쳤어?”
“흐흐. 어딜…… 도망치려고…… 넌 못 도망쳐.”
엘린이 섬뜩한 미소를 지었다. 식 은땀을 홀리고 입술은 새파랬지만, 눈에서린 독기는 여전했다.
백은성은 그녀의 광기에 놀란 표정 을 짓다가 결계에 창을 다시 내리쳤
다.
카앙!
“이 미친 새끼! 어떻게 이런 마법 을?”
결계가 뚫을 수 없다는 걸 깨닫곤 다시 엘린에게 시선을 돌렸다.
“오냐. 그럼 너부터 죽여주마!”
o O O O
“7 T
방천화극에 강한 마력이 깃들리며 창끝이 떨렸다.
백은성은 창을 꽉 쥐었다.
시간이 촉박하다.
얼마 안 가 협회가 들이닥칠 터.
특히나 이 주변은 전부 바다기에 빠르게 움직이지 않으면 녀석들한테 체포당할 위험성도 있었다.
“……빠르게 죽여야 한다.”
하지만 상대는 S등급의 마법사. 방 심해서는 안 되는 상대다.
그렇게 백은성은 창을 쥐고 엘린을 향해 내달렸다.
파앗!
그때 엘린은 왼손이 아닌 오른쪽 손등의 마법진을 발동했다.
파앙!
동시에 바닥에서 불기둥이 솟아올 랐다.
“큭!”
백은성은 빠르게 뒤로 물러섰다. 이번에는 엘린의 오른쪽 팔에 있는 마법진 하나가 빛을 뿜었다.
그러자 백은성의 둥 뒤로 얼음의 가시가 구현되더니 백은성을 향해 떨어졌다.
백은성은 창을 휘둘러 얼음의 가시
를 모두 박살 냈다.
“와. 저거 진짜 개 또라이네. 무슨 마법진을 온몸에 다 그려놨어!”
그때 귀에서 음성이 들려왔다.
—야! 백은성, 너 왜 안 와?!
진의 목소리였다. 백은성은 잠시 전투 자세를 풀어내고는 귀에 손을 대었다.
“웬 미친놈한테 잡혔어.”
—그게 무슨 소리야?
“나도 몰라. 웬 결계마법으로 날 막았어. 그리고 저거 진짜 개 또라 이야.”
—아씨. 자꾸 뭐라는 거야? 시간 없다고.
“아는데. 하…… 넌 모른다 진짜. 살면서 테리사보다 더 또라이인 녀 석은 처음 봤네.”
—너 빨리 안 오면 우리 먼저 갈 거야.
“엉? 야! 나는 어쩌라고!”
—헤엄쳐서 와야지. 너 때문에 우리까지 다 죽으라고?
진의 말에 백은성이 눈을 찌푸렸다.
“야! 나 수영 못한다고!”
—그니까 왜 물을 무서워하냐고. 등신아!
그때였다. 백은성의 시야 사각에서 다시 한번 얼음의 가시가 날아들었다. 백은성은 창을 현란하게 회전시 키며 공격을 막아냈다.
“일단 끊어. 저 또라이 최대한 빨 리 처치하고 나올 테니까.”
—딱 5분. 5분까지 기다려줄게.
“어.”
통화를 끊은 백은성은 전보다 한층 날카로워진 눈으로 엘린을 바라봤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