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우리는 지정된 장소로 이동 했다.
“어휴.”
거대한 건물. 외각에는 [마법사 협 회 신비 전시관]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그 주변에는 포탈 게이트와 그 외 대중교통 시설들이 근처에 있어 주 변에 많은 NPC가 자리 잡고 있었다.
이곳에서 테러가 터진다면 인명구 조가 꽤 힘들 것 같다.
“신비 전시관? 저거 예전에 테러 한 번 당하고 사라진 곳 아니냐?”
“웅, 아마도."
신영준의 물음에 이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여기 주변에 사람 너무 많은 데 인명피해를 10명 이내로 어떻게 해?”
“생각해보니 그러네. 일단 대피부 터시켜야 하나?”
우리는 혀를 쯧쯧 차며 건물 내부
로 들어갔다.
GPS를 확인하며 이동하니 자색 빛 을 머금은 보석 하나가 전시되어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석을 확인했는 데, 그 내부에는 붉은빛의 연기 같 은 것이 파도치고 있었다.
“오. 뭔가 모형이 디테일한데, 실제 존재하는 신비로 만든 건가?”
“그런 거 같은데. 으음. 신비 전시 관에 전시되었던 물건이 뭐가 있더 라……
이서준이 보석을 바라보며 멍하니 중얼거렸다.
나 역시 멍한 눈으로 그것을 바라 보았다. 자색 빛의 보석.
저 보석의 정체가 무엇인지 단번에 눈치챘다. 저건 아마 성유물, ‘공간 석’의 모조품일 것이다.
원작에서의 묘사와 완전히 같았기 에 똑똑히 기억한다.
공간석은 사용자를 원하는 장소로 순간이동 시켜주는 힘을 가진 성유 물이다.
18년 전, 협회의 소유였다가 자운 의 테러에 의해 강탈당한 전적이 있 다.
물론 진천우의 패배 이후, 공간석
은 협회가 회수했다.
지금은 김진철 회장이 특별 관리하 는 중이다.
그럼 여긴 18년 전 공간석 테러가 있던 현장인 건가?
나는 신기함에 주변을 둘러보았다.
확실히 신비가 가진 힘은 이해하기 힘들긴 하다.
포세이돈과 공간석은 전혀 상관이 없는 물건일 텐데 세계를 이렇게 까 지나 구현할 수 있다니.
‘맞다. 그나저나 지금 몇 시지?’
나는 시간을 확인했다.
이제 훈련 시작까지 3분의 시간이 남았다.
조금 긴장감이 들었다.
대테러 시뮬레이션은 각 멤버의 실 력에 비례해 둥장하는 적이 강해진 다. 그리고 여기 멤버들의 수준은 마법사관학교에서 최고라고 해도 과 언이 아니다.
이서준올 비롯한 최상위권 학생들 부터 미국 1위인 루크 팰런까지 있 으니까.
그리고 과거 자운의 테러 현장을 재구성한 걸 보면, 이번에 등장할 테러리스트도 자운을 모티브로 만들
어졌을 확률이 높다.
훈련인 만큼 자운과 동일한 실력으 로 등장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까 다로울 것 같다는 건 여전했다.
[지금부터 대테러 시뮬레이션을 시 작합니다.]
그때 훈련 시작을 알리는 음성이 울려 퍼졌다.
위이이 잉一!
그리고 테러를 알리는 사이렌 소리 가 울렸다. 모두가 놀란 눈으로 주 변을 들러보았다.
“사이렌 소리?”
“와. 무슨 실제 상황 같네.”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소리에 어리 둥절하던 사이.
콰아아아앙一!
멀리 거대한 빌딩이 폭발했다. 동 시에 모두의 눈이 그곳으로 향했다.
“어? 가자!”
우리는 빠르게 건물 밖으로 뛰쳐나 갔다.
꺄아악!
NPC들은 실제 상황처럼 소리를 지르며 도망쳤다. 건물은 크게 기울 더니 이내 파편들이 바닥으로 떨어 지기 시작했다.
보아하니 마력이 아닌 설치물에 의 한 폭발.
파앗!
나는 신체를 최대한 강화해 건물 방향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마법을 펼쳐 건물의 파편으
로부터 NPC를 보호했다.
“오. 김선우 판단력. 대단한데.”
멀리서 신영준이 감탄하는 목소리 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리니 신영준 말고도 몇몇 애들이 놀란 눈으로 나 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그런 그들에게 소리쳤다.
“여유 부리지 말고! NPC부터 구 해!”
“어어. 웅!”
내 말에 모두가 NPC 구조에 먼저 힘을 썼다.
테러리스트를 잡더라도 인명피해를
줄이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면서 중간중간 테러범을 찾아 내기 위해 주변을 계속 살폈다.
하지만 설치물에 의한 테러 방식이 었기에 테러범의 위치를 쉽게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실제 인물이 아니었기에, 이곳에서는 ‘인물 간파’ 를 사용할 수 없었다.
“이서준!”
“어어.”
내 부름에 이서준이 나를 바라봤 다.
“넌 일단 신비부터 지키고 있어.”
“어, 알았어.”
“그럼 나도 지키러 간다.”
루크가 이서준의 뒤를 따라갔다.
저 둘이라면 테러리스트가 물건을 훔쳐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나는 그들에게 뒤를 맡기고 다시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것에 집중했다.
그렇게 한참 NPC 대피에 집중하 던 그 순간, ‘살기 감지’ 특성이 발 동되었다. 그러더니 어디선가 강한 마력의 기운이 느껴졌다.
그 마력의 기운은 뇌기를 머금은 장창의 형태로 내게 쏘아졌다.
피융一!
나는 순간적으로 상체를 꺾으며 공 격을 피해냈다. 동시에 창이 벽에 부딪히며 강한 폭발을 일으켰다.
콰아아앙!
“와씨.”
학생용 훈련이라기에는 엄청나게 빠른 공격이었다. 파괴력도 상당하 고.
이 정도면 못해도 A등급 이상의 적.
나는 창이 쏘아진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곳엔 금발의 한 여성이 긴 머리를 흩날리며 내게 걸어오고 있었다.
손에 들린 전기 속성의 장창. 그리 고 금발의 여인.
마치 자운의 핵심 인물인 베르트를 보는듯했다.
“……아니, 베르트가 모티브인 녀 석인 건가?”
그래도 방금 공격을 보아하니 진짜 베르트만큼 강하지는 않은 모양이 다.
대로 하지 못하고 신체 일부에 큰 상처를 입었을 테니까.
“.…”후우.”
나는 눈앞에 상대 얼굴을 자세히 바라봤다.
화려한 금발과 능력은 나름 그럴싸 하게 구현했지만, 얼굴은 제대로 구 현되지 않았는지 인상이 흐릿했다.
“어? 저기 테러리스트다!”
그때 옆에서 소란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리니 시민 NPC로 보이 던 6명이 갑자기 마력을 뿜으며 전 시관 건물에 마법을 사용한 것이다.
콰아아앙!
다시 한번 커다란 폭발이 일어났 다. 전시관 건물에는 커다란 구멍이 생겨났다.
아무래도 다른 테러리스트인 모양 이다.
신영준과 최서윤, 이현주. 그 외 미국 마법사관 학생들이 그들을 막 기 위해 빠르게 입구 쪽으로 달려갔 다.
지금 이 도로엔 나와 가짜 베르트 만이 남게 되었다.
아무래도 나는 가짜 베르트와 1:1 전투를 해야 하는 모양이다.
꿀꺽.
실제 베르트는 아니지만 묘하게 긴 장되었다.
파지지직!
그때 가짜 베르트의 손에서 전기 속성의 장창이 구현되었다.
이내 손을 뻗으며 내게 마법을 쏘 아냈다.
나 역시 동시에 마법 구체를 방출 했다. 허공에서 두 마법이 충돌하며 주변에 강한 진동을 일으켰다.
콰앙-!
“……뭐 이리 강해?”
훈련이라고 하지만 난이도가 너무 높다.
상대방 수준이 이 정도면, 나랑 이서준, 루크 정도가 아니면 상대하지 못할 정도로 수준이다.
“킁.”
대자연의 심장을 사용할 수 있으면 생각보다 쉽게 쓰러트릴 수 있을 거 같은데.
당장 오늘, 내일 이 배에서 어떤 사건이 터질지 모르니 이런 훈련에
사용하는 것이 꺼려졌다.
결국 순수한 나의 실력만으로 녀석 을 꺾는 수밖에 없다.
단순한 원거리 대결로는 승산이 없다는 것을 알기에 나는 앞으로 내달 렸다.
가짜 베르트는 내 움직임을 보고는 침착하게 전기의 장창을 다시 쏘아 냈다.
나는 가벼운 움직임으로 그것을 피 해냈다.
전기 장창이 허공에서 폭발하며 건 물 일부가 우르르 무너져 내렸다.
가짜 베르트는 내 움직임에 조금
놀란 듯 몸을 움찔했다.
“......I”
파앗!
그리고 나는 녀석의 코앞까지 다가 왔다. 녀석은 내게 장창을 휘둘렀지 만 나는 다시 녀석의 공격을 피하며 마법 구체를 구현했다.
녀석은 내 공격을 피하려 했다.
그 순간 녀석 시야의 사각에서 마 법을 방출. 그리고 ‘대자연의 손길’ 을 이용해 녀석의 머리카락을 끄집 어당겼다.
‘최일현류 체술’과 내 염동력을 합 쳐서 만든 비장의 한 수였다.
“……악!”
의문의 힘에 머리카락이 잡히자 녀 석은 눈을 크게 뜨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짧게 비명도 지르는 걸 보니 말도 할 줄 아는 모양이다.
그리고.
일순간 녀석의 몸이 무방비 상태가 되었다.
구현된 마법은 그대로 녀석의 등을 향해 날아들었고, 이내 정확히 적중 하며 강한 폭발을 일으켰다.
콰아아앙一!
“..I”
==t==i
6 6 6 .
녀석의 몸이 바닥을 뒹굴었다.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손 위 로 마력을 끌어모아 압축하고 또 압 축했다.
마지막이다. 나는 녀석을 향해 손 을 뻗었다.
파아앙——
[테러리스트 하나가 처치되었습니다.]
[남은 테러리스트 수 : 7]
“후우. 겨우 이겼네.”
몸 안에 빠져나간 마력을 느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혹시나 힘에서 밀릴 상황이 생기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 그런 상황은 생기지 않았다.
하긴, 단순한 훈련인데도 대자연의 심장과 투쟁심을 사용해야 한다면 그건 그것 나름 난이도에 문제가 있 는 거니까.
“그나저나 이거 사용법이 무궁무진 하네.”
나는 방금 사용했던 대자연의 손길 을 떠올렸다.
마치 염동력 같은 이 힘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적은 힘으로도 큰 피해를 줄 수 있 는 부위를 노리면 되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방금과 같이 머리카락을 잡아당긴다거나.
그리고 머리카락은 부피가 넓어 잡 기도 상당히 쉽다.
아직 제대로 다루지 못해 가할 힘 은 약하지만 방금 실전에서 제대로 써먹었다.
흐뭇함에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아, 맞다. 남은 애들도 처치해야 지.”
남은 테러리스트 수가 7명이라는 건, 아까 건물 안으로 들어간 6명 외에도 한 명이 더 남았다는 이야기 다.
남은 한 명을 찾아야 한다.
나는 서둘러 자리를 이동했다.
회귀한 엑스트라가 천재가 됨
159화
[테러리스트 하나가 처치되었습니다.]
[남은 테러리스트 수 : 7]
이서준과 루크는 전시관 내부에 난 입한 테러리스트를 상대하고 있었다.
그때, 그들의 귀에 시스템의 의지 가 들려왔다.
바로 테러리스트 중 하나가 처치되
었다는 이야기였다.
“뭐야?”
지금 자신이 상대하는 테러리스트 의 능력 수준을 생각했을 때 상당히 빠른 속도였다.
이서준은 본능적으로 누가 해낸 일 인지 눈치챘다.
아마 김선우일 것이다.
전시장 내부에 김선우를 제외한 모 두가 이곳에 모여 있기도 했고, 항 상 이런 상황에서 자신을 놀라게 하 는 건 늘 김선우였으니까.
“……뭐지? 벌써 처치되었다고? 설 마 김선우인가?”
그리고 루크 역시 놀란 표정을 짓 고 있었다.
이서준은 그런 루크를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김선우가 맞을 거야.”
이서준의 대답에 루크는 놀란 표정 을 짓더니 잠시 생각에 잠겼다.
“잠깐. 생각해보니 뭔가 이상한데.”
“뭐가‘?”
“남은 테러리스트가 7명이라잖아.”
“그게 왜?”
이서준이 물었다.
“지금 이곳에 6명의 테러리스트가 있어.”
“웅. 그렇지.”
“그리고 방금 김선우가 하나를 처 치했는데 남은 테러리스트 하나가 아직 안 보여.”
그 말에 이서준 역시 무언가 이상 함을 깨달았다.
“그러네. 김선우 쪽에 아직 하나 더 남은 거 아니…… 우왓!”
갑작스럽게 창이 찔려왔다.
이서준은 서둘러 몸을 뒤로 젖히며
창을 피해냈다. 눈앞의 테러리스트 가 기습적으로 공격한 것이다.
“추리는 이따 하고 일단 전투에 집 중해!”
“어어.”
그렇게 이서준은 테러리스트에게 한발짝 떨어지고는 그를 빤히 바라 보았다.
이서준은 알 수 없는 기시감을 느 꼈다.
체격, 그리고 기다란 장창.
여름방학 선구자의 밤에서 보았던 자운의 누군가와 어째 비슷한 느낌 이 들었다. 단순한 착각일까?
뭔가 상당히 신경 쓰이긴 했지만 생각을 비우고 지금 상황에 집중하 기로 했다.
“하앗!”
이서준은 앞으로 빠르게 내달려 순 식간에 상대의 코앞까지 다가와 검 을 휘둘렀다.
캉!
그러나 이서준의 검은 창의 몸통에 의해 가볍게 막혔다.
이내 창으로 검을 튕겨내더니 그대 로 창을 찔러왔다.
순간 이서준의 몸에 빛의 마력이
번쩍이더니 마치 빛과 같은 빠른 움 직임으로 창을 피해냈다.
“..r
그렇게 이서준의 빠른 움직임에 놀 라 상대가 방심하던 그 순간.
피옹一!
뒤에서 뇌기를 머금은 가시가 레이 저처럼 빛의 잔상을 남기며 쏘아졌다. 그러더니 가시가 테러리스트의 어깨에 정확히 꽂히며 파지직! 소리 와 함께 강한 전류를 일으켰다.
“..I”
테러리스트는 바닥을 구르더니 고 통에 괴로운 둣 몸을 움찔움찔 떨기
시작했다.
이서준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다시 한번 앞으로 달려 녀석의 목 을 빠르게 베었다.
사각!
[테러리스트 하나가 처치되었습니다.]
[남은 테러리스트 수 : 6]
다시 들려오는 시스템의 의지에 이서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