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준비가 끝난 모양이군. 그럼 던전 진입을 시작하겠다. 그럼 A반 부터 출발하도록!”
장안철의 말을 끝으로 학생들은 새 하얀 포탈을 타며 던전에 입장했다.
나 역시 그들을 따라 포탈을 타고 던전에 입장했다.
번쩍!
던전에 입장하자 어두컴컴한 공간 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마법구를 구현해 주변의 어둠 을 밝혔다.
그리고 스마트 학생 수첩의 던전 지도 기능을 활성화했다.
지도를 활성화하자 실시간 내 위치 가 표기되었다.
통화나 메시지 기능은 차단되어 있 지만, 지도 기능은 잘 작동하고 있 다.
어디 보자. 윤하영과 약속 장소 거
리가…….
“……꽤 머네.”
시간이 생각 보다 걸릴지도 모르겠 는데.
나는 서둘러 길을 걸었다.
시험이 시작한 지 15분. 원혁은 어 두컴컴한 던전 내부를 나아가고 있었다.
어두운 공간. 마법으로 주변을 밝 히지 않았지만, 그는 마인의 특성이
있어 어둠 속에서도 앞이 제대로 보 였다.
“……시벌 이거 뭐야? 몬스터가 뭐 이리 쌔?”
그렇게 앞으로 나아가는데 어디선 가 학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의 방향으로 걸어가니 한 학 생이 피를 흘리며 쓰러진 몬스터 앞 에서서 긴장된 표정으로 있었다.
원혁이 다가가자 학생은 그를 발견 하고는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어? 김혜찬? 야야. 이리 와봐. 나 진짜 방금 죽는 줄 알았다니까?”
원혁은 말없이 학생에게 다가갔다.
“아니, 이놈이 갑자기 기습 공격을 하는데 엄청 빠르더라고. 겨우 반응 해서 다행이지. 어휴. 진짜 죽을 뻔 했다.”
학생은 아직도 떨린다는 듯 계속해 서 주절주절 떠들었다.
원혁은 학생 앞으로 다가가더니 팔 을 휘둘렀다.
촤아악!
붉은 피가 던전의 바닥을 적셨다. 학생의 신체 어딘가가 바닥을 굴렀다.
“어? 어어? 뭐, 뭐야? 너, 뭐야? 이, 이게 무, 무슨……
촤아악!
원혁은 다시 팔을 휘둘렀다. 학생 은 그 말을 끝으로 목숨을 잃었다.
원혁은 무표정한 얼굴로 손의 피를 닦아냈다.
“시시하군.”
원혁은 그 말을 끝으로 자신의 목 적을 위한 발걸음을 옮겼다.
예언의 아이 처단 계획.
아니, 한국 마법사관학교 2학년 말 살 계획이 시작되었다.
회귀한 엑스트라가 천재가 됨
151 화
2차 중간시험이 진행되는 인공 던 전의 보조 통제실.
그곳에서 10명의 교사가 모여 실 시간으로 중계되는 시험을 지켜보고 있었다.
분할된 모니터 화면으로 각 출발 지점이 촬영되고 있어 어떤 학생이 무엇을 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던전이 정말 잘 만들어졌네요.”
“그쵸? 어제 살짝 내부를 둘러봤는
데 스테이지 같은 걸 참신하게 잘 구현해놨더 라고요.”
“왜 여기저기서 크리스 선생님을 모셔 가려 하는지 알 것 같네요. 하 하.”
그때 이희영이 화면을 쭉 살피더니 말했다.
“근데 선우 학생 위치 어딘지 아시 는 분 있나요?”
김선우는 이번 시험에서 유력한 1 둥 후보였다.
보통이라면 1둥 후보로 이서준을 꼽겠지만, 최근 김선우는 이런 공략 시험에서 늘 1등을 놓치지 않았기에
모두 김선우를 찾았다.
“저도 김선우 학생 찾고 있었는 데.”
“역시 1등 후보인가. 근데 화면이 너무 많아서 찾기가 힘드네요.”
“선우 학생이라면 저기 오른쪽으로
3칸 6번째 줄에 있어요.”
“어? 정말이네.”
이희영이 김선우의 모습이 촬영되 고 있는 화면을 바라보았다.
김선우는 뭔가 다급해 보이는 모습 으로 앞으로 뛰어가고 있었다.
보아하니 스테이지도 벌써 3개나
클리어했다.
“이야. 역시 김선우. 벌써 4스테이 지에요. 이건 뭐, 너무 압도적인데.”
그렇게 교사들은 한가하게 시험의 감상을 나눴다. 따분한 잡담이나 나 누며 시험 감상을 즐기려는 그때.
한 교사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어, 어어?”
“왜 그래요? 선생님?”
“저, 저기 김혜찬 학생 화면 봐봐 요.”
교사가 손가락으로 한 화면을 가리 키며 말했다. 그러자 남은 교사들이
그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어?”
다른 교사들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충격적인 장면이 모니터 화면을 통해 중계되고 있었다.
손에 묻은 끈적한 피.
그러니까, B반 김혜찬이, 사람을 죽였다.
“……이게 뭐야? 내가 잘못 본 건 가?”
“아, 아뇨. 저도 똑똑히 봤어요.”
모니터 속 김혜찬은 무표정한 얼굴 로 걸어가더니 이내 몸이 암혹 속에
잠기며 사라졌다.
그리고 교사들은 그것을 보며 다시 한번 놀랐다.
방금 김혜찬이 사용한 기술.
고등급 마인만이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인 ‘암혹화’였다.
“……마, 마인?”
교사 중 한 명이 떨리는 목소리로 소리쳤다.
“뭐야? 마인이 어떻게? 암흑화를 사용할 정도면 꽤 고등급의 마인일 텐데……
“당장 시험을 중지해요!”
이희영이 크게 외쳤다. 그러자 한 교사가 서둘러 모니터 앞의 던전 통 제 장치로 달려갔다.
“긴급 상황! 모든 학생에게 알립니 다! A등급 이상의 고등급 마인이 학생 신분으로 던전에 침투했습니다! 마인은 ‘B반 김혜찬’입니다! 학 생 여러분들은 시험을 중단하고 모 두 피하거나 숨으시길 바랍니다! 다 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그때 였다.
삐익!
보조 통제실의 불이 꺼졌다. 학생 들을 보여주던 모니터에도 불이 사
라졌다.
“어? 뭐, 뭐야? 이거 왜 이래?”
교사는 서둘러 통제실의 마력 공급 장치를 살폈다.
어찌 된 일인지 모든 마력과 전력 공급이 차단되어 있었다.
교사의 얼굴에 경악이 드리웠다.
“크, 크리스 선생님은 어딨죠?”
이번 시험의 책임자. 크리스를 찾 아야 한다.
“주 통제실에 있어요!”
“빨리 갑시다!”
교사들은 빠르게 주 통제실의 방향 으로 뛰어갔다. 그때 강한 결계가 펼쳐지며 그들의 입장을 막았다.
“결계?”
“제가 해체해볼게요.”
보조계 교사, 김윤진이 앞으로 나 섰다.
“저기 보세요! 결계가 문제가 아니 에요. 그것 말고도 입구가 폐쇄되었 어요!”
한 교사가 결계 너머의 입구를 손 가락으로 가리켰다.
이전에는 보지 못한 특수한 벽으로
주 통제실의 입구가 막혀 있었다.
“……마나 합금?”
이건 급하게 막아놓은 입구가 아니 었다. 처음에 설계되어 졌을 때부터 제작된 입구였다.
겉면의 마나 합금이 그것을 증명했다.
“서, 설마 크리스 선생님도 마인인가‘?”
그때, 교사들은 1학기 중간시험 때 의 마인 테러 사건을 떠올렸다.
설마 이번에도…….
“던전 입장 포탈도 사라졌어요!”
멀리서 던전 입장 포탈을 살펴온 교사가 외쳤다.
장안철은 굳은 얼굴로 있다가 크게 외쳤다.
“당장 협회에 지원 요청해요!”
한편, 크리스. 아니 정현은 주 통 제실 안에서 초조한 얼굴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계획이 크게 틀어졌다.
입구 완전 통제와 부 통제실 권한
을 장악하는데 20분의 시간이 필요 했는데, 원혁이 기어코 시간을 지키 지 않고 학생을 죽여버렸다.
덕분에 교사들의 방송을 통해 던전 안의 학생들은 마인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아오.”
원혁, 저 꼰대 놈. 자기 멋대로라 불안 불안했는데 결국 일을 터트렸 구나.
다행히 타이밍 맞게 통제실 장악에 성공해서 다행이지, 만약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모든 계획이 틀어질 뻔 했다.
“어디 보자.”
정현은 모니터를 통해 시험 상황을 지켜보았다.
마인이 던전에 침투했다는 방송 알 림에 학생들은 당황한 얼굴로 제 자 리에 멈춰 서 있었다.
몇몇 학생은 이미 두려움에 찬 얼 굴로 좁은 공간에 들어가 몸을 숨겼 다.
“쯧.”
저렇게 학생들이 숨어버리면 말살 작전을 제대로 수행할 수가 없다.
아마 모든 학생을 죽이려면 꽤 오
랜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내가 나서야겠네.”
정현은 시험장의 모든 카메라를 폐 쇄했다.
그러곤 주 통제실에 몰래 만들어 놓은 비상 던전 입장 포탈에 들어갔 다.
시험 시작 30분.
신속하게 스테이지를 공략한 결과
나는 5 스테이지에 도달할 수 있었
다.
스마트 학생 수첩의 지도를 확인하 자 학생들과 마주칠 수 있는 1차 합류 포인트가 바로 코앞이었다.
“ 에휴.”
서둘러 합류 포인트에 도착하여 피 해가 커지지 않도록 수를 써야 할 텐데.
그나마 다행인 건, 원작과 같이 마인이 침투했다는 방송이 울렸다는 점이다.
이것으로 학생들은 경각심을 가지 고 마인에게 쉽게 당하는 일이 크게 줄어들 것이다.
본인들도 살고 싶으니 어딘가에 조 용히 숨어 있겠지.
나는 스테이지 문을 활짝 열었다.
5 스테이지는 좁은 방이었다.
가운데에는 웬 보물 상자 하나가 수상하게 있었다.
외부자의 혜택으로 바라보니 보물 상자의 일부에서 빛이 보였다.
단순한 보물 상자가 아니다.
‘함정’ 몬스터, 미믹이다.
“너무 티 나네.”
미믹은 무시하고 지나가려 해도 특 수한 함정이 발동되곤 한다. 그러니
귀찮은 일이 생기기 전에 미리 처치 하는 게 정답이다.
물론 녀석을 처치해도 곧바로 다른 함정이 발동되긴 하지만 위험성은 전보다 못한다.
나는 마법을 구현해 망설임 없이 미믹에게 방출했다.
콰앙!
-끼에에엑!
미믹은 소리를 지르며 바닥을 뒹굴 었다. 이내 벌어진 상자의 틈 사이 에서 보랏빛의 안개가 피어올랐다.
미믹을 처치하니 내 예상대로 다음 함정이 발동되었다.
마비 독 안개.
[적응형 특성, ‘마비 독 저항’이 발 동합니다!]
그러나 나에게는 적응형 특성이 있 다.
안개를 마셨음에도 몸에 별다른 이 상이 느껴지지 않았다.
애초에 독 안개의 독성 자체도 약 한 편이긴 하다.
나는 서둘러 독 안개를 무시하고 다음 방으로 향하는 문에 마력을 주 입했다. 그러자 문이 번쩍하더니 다 음 문이 열렸다.
“휴우.”
쉽네.
나는 숨을 내쉬며 5 스테이지. ‘1 차 합류 포인트’ 내부를 둘러보았 다.
꽤 넓은 방에 여러 개의 문이 보 였다.
아마 저 문 건너편에 다른 학생들 이 스테이지를 공략하고 있거나 숨 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저 문 중 최소 하나엔 마인이 숨어 있을 거고.
과연 마인은 저 문 중, 어느 문에 있을까.
[마인 탐지 나침반(으??)]
나는 품 안에서 미리 구매한 ‘마인 탐지 나침반’을 꺼냈다.
무려 1만 포인트짜리 소모품이지만 마인을 찾는 데에는 이것만큼 효율 적인 게 없다.
나는 나침반을 확인했다.
나침반의 바늘은 크게 요동치더니 이내 한곳을 가리켰다.
“저기네.”
시선을 돌려 굳게 닫혀있는 문을 바라보았다.
저 문 건너편에 어떤 마인이 숨어 있는지는 나도 알지 못한다.
만약 원혁이라면 원혁의 위치를 파 악할 수 있으니 이득이고, 다른 마인이라면 직접 내 손으로 녀석들을 처치할 수 있어 피해를 줄일 수 있 다.
“……윤하영은 괜찮겠지?”
문득 윤하영이 떠올랐다. 오늘 나 는 윤하영과 미리 약속 장소를 잡았 다.
이유는 단순했다. s둥급 마인인 원 혁을 쓰러트리기 위해선, 그녀가 가 진 멸마의 힘이 꼭 필요했기 때문이 다.
“괜찮겠지.”
내가 윤하영에게 귀띔한 약속 장소 는 마인들이 도달하기엔 꽤 거리가 멀다.
스테이지 공략보다는 숨은 학생들 을 처리하는 것에 정신이 팔려 윤하 영이 있을 장소까지는 도달하지 못
할 확률이 높다.
“그럼 가볼까.”
나는 나침반이 가리킨 문으로 걸어 갔다. 마력을 주입하자 덜컹! 하며 문이 열렸다.
B급 마인, 백영은 던전에 숨은 인 간을 찾으며 주변을 걷고 있었다.
방송으로 마인 침투가 알려지자 학 생들이 모두 숨어버렸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스테이지를 공
략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을 마주쳐야 하는데, 다들 던전 공략은 안 하고 숨어버리니 계획 진행이 말이 안 되 게 느려졌다.
“쳇. 귀찮아 죽겠군.”
백영이 투덜거렸다.
그렇게 던전의 미로를 쭉 둘러보는 데 인기척이 느껴졌다.
“……인간이군.”
백영은 잔인한 미소를 지었다.
지금까지 그가 처치한 인간의 수는 고작 한 명이었다.
이 던전 안에 150명이나 있는 것
을 생각하면 너무나 느린 속도였다.
“흐흐.”
그럼 두 번째 희생양을 처치해 볼 까.
백영은 인기척의 방향으로 쭉 걸었다.
그렇게 쭉 걷다 보니 멀리서 긴 흑발의 청순한 외모를 가진 여학생 을 발견했다.
여학생 역시 백영을 발견했다. 그 러더니 경계하는 듯 차가운 시선을 보내며 멈춰 섰다.
백영은 그녀를 보더니 반갑게 먼저 말을 걸었다.
“이야. 여기서 마주치네. 너도 소식 들었지? 마인이 침투했다는 소식.”
백영의 말에 여학생은 눈올 찌푸렸다. 경계심이 한충 더 강해진 눈빛 이었다.
‘뭔가 익숙한 얼굴인데.’
백영은 그녀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 다가 누군지 깨달았다.
정현이 꼽은 요주의 인물 중 하나 인 2학년 2위, ‘유아라’였다.
다른 학생들과는 다르게 혼자 당당 하다 싶더니 이유가 있었다.
그나저나 유아라라면 조금 까다로
운 상대이다.
듣기로는 B등급 정도의 실력이라 고 하니 아마 자신과 큰 차이가 없 을 수준.
그렇다면 상대방의 방심을 유도해 야 한다.
일단 거리부터 좁히는 게 좋겠지? 유아라는 발현계 마법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