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1화 (141/535)

“......어?”

나는 놀라서 시선을 돌렸다.

쿠옹!

또 다른 곳에서 또 한 번.

발소리는 계속해서 들렸다.

“♦.....뭐야?”

원작과 달라진 상황에 나는 놀란 시선으로 주변을 둘러봤다.

원작에서는 고작 두 개였던 수호자 가 넷으로 늘어났다.

어떻게 된 거지?

설마 우리 인원수가 늘어서?

쓰읍.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인원수가 늘어나서 수월하게 유적 지를 공략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역시 쉽게 풀리는 일이 없다.

물론 우리는 4명이 늘어났고 수호

자는 2명이 늘어났기에 크게 문제가 생긴 건 아니었다.

거기다 여기 모두가 교내에서 최상 위권 성적을 가진 인물.

하지만 이 동상들은 원작에서도 이서준이 혼자서 겨우 하나를 쓰러트 릴 만큼 강하다는 것이다.

이서준과 유아라까지는 어떻게 괜 찮을 수 있어도 다른 이들이 혼자 수호자를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쿠우웅!

나는 다급하게 외쳤다.

“나랑 이서준, 유아라가 하나씩 맡 아! 그리고 나머지가 하나를 상대 해!”

“알았어!”

내 말에 모두가 빠르게 자신의 상 대를 찾아갔다. 나는 내게 가장 가 까운 수호자에게 달려갔다.

수호자는 나를 보더니 그대로 창을 휘둘렀다.

후우웅!

거대하고 무거운 몸이 느릴 법도 했지만, 녀석의 공격은 빠르고 날카

로웠다.

나는 마력으로 간신히 녀석의 공격 을 피해냈다.

동시에 외부자의 혜택이 발동되며 녀석의 몸 사이사이의 약점을 환하 게 보여줬다.

몸과 옷 사이. 주름과 주름 사이. 녀석이 움직일 때마다 보이는 작은 틈새 였다.

손 위로 빠르게 마법을 압축 구현 했다.

후우우웅……!

휘몰아치는 마력. 녀석의 창이 나 에게 뻗어지는 그 순간 손을 뻗어

녀석에게 방출했다.

파앙-!

마법 구체는 주변의 공기를 가르며 녀석의 목을 정확히 맞추었다.

강한 굉음이 울리며 녀석의 몸이 크게 기울여졌다.

녀석의 방어력이 워낙 단단한 탓에 머리를 날리는 것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데미지가 아예 없던 건 아 니었는지 녀석의 목에서 바위 파편 들이 툭툭. 떨어졌다.

녀석이 무방비해진 지금.

나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대자연의 심장’을 발동했다.

두근!

동시에 엄청난 양의 마나가 빠르게 회복되기 시작했다.

최근 대자연의 가호가 S둥급으로 상승한 덕에 대자연의 지속시간은 무려 3분으로 늘었다.

그리고 3분은 녀석을 처치하는데 충분한 시간이었다.

나는 여러 개의 마법을 방출하며 녀석을 향해 달려들었다.

콰앙! 콰앙! 콰아앙-!

수호자의 몸이 다시 한번 뒤로 기

울어졌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에어워크를 이용해 도약했다.

파앗!

나는 녀석의 머리 위로 올라탔다. 그리고 마법을 새롭게 구현했다.

녀석의 약점인 동상의 틈. 그리고 목과 옷 사이의 틈.

콰앙!

마법을 방출하자 수호자의 반응은 아까와 확연히 달라졌다. 전보다 몸 이 더 크게 기울어지더니 그대로 무 릎을 꿇었다.

나는 이어서 녀석의 목에 마법을 방출했다.

콰앙! 콰앙!

그렇게 몇 번의 마법을 방출했을 까. 결국 녀석의 목이 그대로 박살 나며 머리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수호자 처치’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보상으로 3,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수호자’를 단독으로 처치했습니

다!]

[2,000포인트를 추가 획득합니다.]

“후우.”

드디어 쓰러트렸다. 약점을 공략했 음에도 단단한 방어력 탓에 꽤 시간 이 걸렸다.

옆을 돌아보니 한참 수호자와 열심 히 싸우는 이서준의 모습이 보였다.

그러나 어째 애를 먹는 느낌이다.

“이서준! 녀석의 약점은 몸 사이사 이의 틈새야! 거길 공략해!”

내 외침에 모두가 나를 바라봤다.

“뭐야? 쟤 벌써 쓰러트린 거야?”

이서준이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봤 다. 그때 수호자가 이서준을 향해 창을 휘둘렀다. 이서준은 가까스로 공격을 피했다.

“야! 한눈팔지 마!”

“어어!”

그때 또 다른 곳에서 굉음이 울렸다. 최서윤과 송승아. 그리고 이현주 가 상대하는 수호자의 창이 바닥에 꽂히는 소리였다.

“……정신 없구만.”

혼란하다 혼란해.

그래도 이 셋의 호홉이 나쁘진 않 은지 셋이서 수호자를 잘 상대하고 있었다. 이대로 시간이 흐른다면 알 아서 잘 처치하겠지.

나는 유아라에게 시선을 돌렸다.

유틸성이 부족한 화염계 마법사는 골렘을 상대로 상성이 좋지 못하다.

역시 내 예상대로 유아라는 수호자 를 상대하는 데 애를 먹고 있었다.

……그럼 급한 불부터 꺼볼까.

[‘경계의 유적’ 공략에 성공했습니다.]

[보상으로 3,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경계의 유적’이 모두에게 축복을 내립니다.]

[적응형 특성, ‘생명의 은혜(C)’를 획득합니다.]

“후우!”

열심히 뛰어다닌 덕에 생각보다 빠 르게 모든 수호자를 쓰러트리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원작대로 유적지의 공통 보 상인 ‘생명의 은혜’ 특성을 획득했다.

모두 자신에게 새로운 힘이 깃든 것을 느꼈는지 분위기가 좋아졌다.

나는 구체적인 특성 효과를 확인했다.

[생명의 은혜(C)]

분류 : 특성

설명 : ‘경계의 유적’의 축복

[지속 효과]

►강한 생명력

각종 질병에 걸릴 확률이 대폭 감 소합니다.

각종 질병의 면역력 중가.

단순해 보일지 몰라도 마법사가 아 무리 몸을 단련해도 질병은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만족스러운 효과였다.

“모두 수고했어.”

“수고하셨어요.”

그렇게 인사를 하는데 옆에서 이서준이 내게 다가왔다.

“와 근데 이번에 너 혼자서 수호자 셋 잡은 거 아니냐?”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물론 내가 수호자의 약점을 빠르게 찾아 공략했기에 다른 애들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그래서 약점 알려줬잖아.”

“그렇게 두루뭉술하게 얘기하면 어떻게 이해해.”

“얘는 머리도 좋은 놈이 이럴 땐

이해력이 부족하더라.”

내 말에 이서준이 눈을 찌푸렸다.

“뭐래.”

그렇게 모든 전투가 끝난 여운을 잠시 즐기려는 그때.

송승아가 스마트 학생 수첩을 확인 하더니 경악에 찬 표정을 지었다.

“선배님! 오후 5시에요!”

“뭐?”

사냥 이벤트의 종료 시각은 오후 6시다.

이제 겨우 한 시간밖에 남지 않았 다. 시작 지점까지 늦게 도착하면

실격 처리이기 때문에서둘러 돌아 가야 한다.

그리고 이번에 내가 획득한 마석은 58개.

이걸 실격 처리당하면 억울해서 잠 못잔다.

“아씨…… 뛰어!”

최일현은 마법사관학교의 교사용 휴식실에서 티비 화면을 통해 태휘 제 행사를 지켜보고 있었다.

거대한 화면에는 오늘 축제의 메인 이벤트인 ‘유령의 섬’ 사냥의 시상 식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섬의 마력 재해의 영향으로 섬 내 부를 촬영할 수 없어 그 안에서 어 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그로서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시상식 영상을 보아하니 김 선우가 1등이 되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가르친 거 하나 없는 제자인데 벌 써 자랑스럽네.”

최일현이 혼자 중얼거렸다.

그러다가 문득, 마법사관학교에 재 학 중일 때 유령의 섬을 다녀왔던 기억을 떠올렸다. 가슴 한구석에 쓸 쓸함이 감돌았다.

최일현은 품 안에서 담배를 하나 꺼내 입에 물었다.

손가락을 가볍게 륑기자 화륵, 담 배의 끝이 타올랐다.

“후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이서준이 유령의 섬에서 우리 의 환영을 보지 않았을까.

그리고 우리에게 홀려 유적지를 발 견한 건 아닐까.

그 당시 우리는 입장 자격을 달성 하지 못하고 유적지 공략을 포기했 었다.

하지만 지금의 이서준이라면 그 자 격을 충족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

“뭐, 이제는 의미 없지.”

불사의 단서니 뭐니 해도 이제는 의미가 없다.

그 녀석은 이미……

“콜록! 콜록! 아이씨! 담배 누구 야!”

갑자기 들려오는 짜증 섞인 목소리 에 최일현이 화들짝 놀라며 일어났 다.

“……어? 최일현 님?”

목소리의 주인은 다름 아닌 발현계 마법 교사 이희영이었다.

이희영은 눈을 깜빡이더니 최일현 의 얼굴을 빤히 바라봤다. 그러더니 짧게 말했다.

“저기 여기 금연 구……

“하하. 넵. 바로 끄겠습니다.”

최일현은 담배를 끄기 전에 마지막 으로 크게 쪼옥 빨았다.

이미 욕먹을 거 아쉬운 대로 마지 막 한입만이라도 즐기자는 생각이었다.

“후우. 하하. 죄송합니다. 바로 끄 겠……”

“저기, 선생님. 지금 뭐 하시는 거

예요?”

“예?”

이희영이 살기가 담긴 눈으로 최일 현을 바라봤다.

이희영이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것이 자신이 아끼는 학생을 빼앗아 가는 것과 담배였다.

그리고 최일현은 이 두 가지를 모 두 충족하고 있었다.

물론 김선우 같은 경우는 학생의 의지를 생각해 자신이 놔준 것이었지만 그래도 마음 한구석에 감정이 은근히 쌓여 있었다.

본능적으로 심상치 않음을 느낀 최

일현은 꾸벅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번쩍!

포탈의 빛이 번쩍이자 마법사관학 교의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시끌시끌한 음악 소리, 웃고 떠드 는 사람들, 달콤한 음식 냄새, 주변 을 아름답게 밝히는 형형색색의 조 명들.

오늘 하루 생사를 오가는 전투를

겪었지만, 학교 축제인 태휘제는 여 전히 평화로웠다.

“종일 유령만 보다가 여기 오니까 뭔가 낯서네.”

“그러게. 뭔가 어색하다.”

고작 8시간이었지만 워낙 신비한 일을 겪어서인지 모두의 얼굴엔 어 딘가 지친 기색이 남아 있었다.

거기다 사냥 이벤트의 시상식이 진 행자의 실수로 시간이 지체되기도 했고.

나 역시 살짝 피로감이 느껴진다.

체력 회복 특성이 가득했지만, 정 신적 피로감은 어쩔 수 없거든.

그때 이서준이 주변을 둘러보며 말 했다.

“근데 오늘은 어제보다 사람이 훨 씬 많네.”

“이따 불꽃 축제하잖아. 잊었어?”

“아. 맞다.”

태휘제 두 번째 밤에 치러지는 진 짜 최대 이벤트인 ‘마력 불꽃 축제’.

세계 언론에서도 극찬할 만큼 엄청 난 규모로 진행될 예정이다.

그 영향으로 세계 각지에서 불꽃놀 이를 보기 위해 이곳에 모였다.

“뭐야. 이서준. 너 잊은 거 아니

지? 나랑 보기로 했잖아.”

이현주가 이서준을 찌릿 노려보았 다.

“알았어. 보러 가면 될 거 아니야.”

“흐흐. 그럼 빨리 자리나 잡자. 명 당 알아놨거든. 아, 너네도 같이 볼 래‘?”

이현주가 고개를 돌려 우리를 바라 봤다.

“아니. 피곤해.”

유아라는 거절했다.

“저도 쉴래요.”

송승아도 고개를 저었다.

“저는......

최서윤은 말끝을 흐리더니 입을 꾹 다물었다.

그러더니 내게 시선올 돌렸다.

“선배님, 같이 보실래요?”

시끄러운 음악과 사람들의 떠드는 소리 사이에서 최서윤이 또렷한 목 소리로 말했다.

그때 조용히 지켜보던 이현주가 다 가오더니 나와 최서윤의 팔을 꽉 잡 았다.

“너넨 거부권 없어.”

“뭐?”

“자자. 따라와.”

그렇게 나와 최서윤은 이현주에게 잡혀 어디론가 끌려갔다.

송승아는 우리를 바라보며 애매모 호한 미소를 짓더니 손을 흔들며 사 라졌다. 유아라는 잘 즐기라는 말을 남겼다.

이현주가 안내한 곳은 학교 공원에 있는 한 언덕이었다.

“여기서 보면 잘 보여. 분위기도 좋고.”

그러더니 이현주가 자리에 앉았다.

“뭐해? 너희도 앉아.”

나는 멀뚱히 서 있다가 가볍게 고 개를 끄덕였다.

그래, 하루쯤은 이렇게 문화생활을 즐겨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적당한 언덕을 찾아 앉았다. 그리 고 최서윤은 자연스럽게 내 옆에 앉 았다.

이서준과 이현주는 우리들의 위쪽 언덕에 앉았다.

그쪽이 더 잘 보인다나 뭐라나.

잠시 어색한 침묵이 감돌았다. 대 화라도 해야 할 것 같은데 딱히 생각나는 주제가 없었다.

뒤에서는 이서준과 이현주가 오늘 보았던 유령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서준과 똑 닮았던 유령, ‘이윤경’ 을 한번 조사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이야기였다.

아마 이윤경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서준은 자신의 출생에 많은 의구 심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자기 주변에 일어나고 있는 여러 의문점을 하나하나 풀어나가겠 지.

“선배님.”

그렇게 혼자 생각에 잠겨있는데 최

서윤이 나를 불렀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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