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22화 (122/535)

1. 자연 속 마나 이론

2. 고전 마법 역사 강의

3. 신화와 신비 토론

2학기의 첫 특별 선택 활동.

원작에 따르면 2학기 첫 특별 선 택 활동에는 별다른 사건이 일어나 지 않는다.

애초에 마인들의 2차 학교 습격 전까지는 이서준에게 위기라고 할 법한 상황은 없으니까.

그렇다고 해도 역시 주요 등장인물 들을 따라가는 게 좋을 거 같기는 하다. 혹시 모르는 일이니까.

그때 메시지가 도착했다.

[선우야. 너 이번 선택 활동 어디 로 가? (호기심 가득한 토끼 이모티 콘)]

윤하영이었다.

나는 메시지를 입력했다.

[아직 안 정했에

[그래? 난 고전 마법 역사 갈 생각 인데 혹시나 해세

고전 마법 역사. 엄청 따분할 텐데 잘도 그런 걸 들으러 가네.

나는 아마 3번인 신화와 신비 토 론을 선택하게 될 것 같다.

원작에서도 이서준은 이걸 선택했 었으니까.

그때 메시지가 다시 도착했다.

[근데 우리 최근에 던전 공략했었 잖아. 그럼 우리 특훈은 당분간 없는 거야?]

특훈?

“홈.”

잠시 잊고 있었다. 윤하영이 멸마

의 힘을 가진 이상, 앞으로의 전개 를 생각하면 계속해야 하긴 할 텐 데.

당분간 자운보다는 마인 관련 사건 이 많아질 예정이기도 하고.

이걸 어떻게 할까.

[아마 당분간은 못 할 거 같아. 마 땅한 훈련 장소가 없잖아.]

[으음. 그래? 뭔가 아쉽네. 아니면 내가 던전 찾아볼까?]

[됐어. 다음에 기회 되면 같이 찾 아보든가 하자.]

[응, 알았어! 흐흐]

그렇게 윤하영과의 메시지 대화를 끝냈다. 나는 잠시 선택지를 바라보 다가 3번, 신화와 신비 토론을 선택 했다.

한편, 최서윤은 책상 위에 올려진 스마트 학생 수첩을 멍하니 내려보 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이번 주 목요일에 있을 선택 체험

활동.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이 되었기 때문이다.

“……일단 2번은 빼고.”

고전 마법 역사 강의는 엄청나게 따분한 것으로 악명이 자자하다.

이왕 수업 듣는 거, 따분한 것보다 는 조금이라도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분야를 듣는 게 좋겠지.

“흐음. 고민되네.”

생각해보니 조별로 들어야 하는 수 업인데. 주변 사람들 의견이라도 물 어볼까.

같이 듣고 싶은 사람 위주로.

같이 듣고 싶은 사람이라…….

최서윤은 혼자 생각하다가 문득 누 군가의 얼굴이 먼저 떠올렸다. 순간 당황하며 고개를 저었다.

“……나 왜 이래 진짜.”

역시 절친인 송승아에게 먼저 묻는 게 좋겠다.

스마트 학생 수첩을 켜자 그녀와 함께 특별 선택 활동을 하고 싶어 하는 메시지가 가득 떠올랐다.

그녀는 그것들을 무시하고 메시지 를 입력했다.

[승아야. 선택 활동 어디로 갈 거 야?]

메시지를 보내자 금방 답장이 왔다.

[글쎄. 1번 아니면 3번?]

« o ”

M三

나도 1번 아니면 3번이 좋은데.

턱을 괴고 혼자 생각하는데 메시지

가 다시 도착했다.

[맞다. 서윤아 오늘 김선우 선배님 이 팀 훈련 중에 엄청난 활약을 했 다던데 들었어?]

김선우 선배님?

오늘 또 뭔 짓을 하신 건가?

뭐, 이제는 놀라운 모습을 하도 자 주 보여주시니 그렇게 놀랍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무슨 활약인데?]

[혼자 1:7로 싸워서 이기고 그랬 대. 덕분에 불리한 상황에서 역전하 고 이겼다던데 대단하지 않아??]

“와.”

1:7이라니. 무슨 영화나 만화 속 이야기를 듣는 것 같다.

이서준 선배님 정도가 아니면 못 믿었을 텐데, 이상하게 김선우 선배 라고 하니 그럴싸하게 들린다.

[그리고 이것 봐봐. 이게 대박임거 긔 긔 링크 보내줄게.]

최서윤은 송승아가 보내준 링크를 클릭했다. 동시에 누군가의 SNS로 접속되었다.

인터넷에서 많이 보아온 프로필 사 진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화려한 금발과 당당한 미소.

[Lilly Rose(@Lilly_l_)]

[사진]

[불 이모티콘]

댓글

cvetql : 저거 김선우 맞음? ttwq451 : 와 뭐냐거거?

“릴리 로즈?”

그때 송승아의 메시지가 다시 도착 했다.

[긔 긔긔긔긔긔긔긔긔긔긔 긔]

[‘화제의 인물’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보상으로 4,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이른 아침, 눈을 떠보니 예상대로 포인트를 획득했다는 메시지가 떠올 라 있었다.

4천 포인트.

그래도 어제 나름 꽤 큰 활약을

한 것 같은데 생각보다 예상보다는 적은 수치였다.

2학기 이후로 학생들의 관심을 너 무 자주 끌어서 그런 걸까.

역시 관심이라는 것도 약빨이라는 게 있다. 내가 점점 사람들에게 익 숙해져 간다는 증거겠지.

아쉽긴 하지만 최근에 포인트를 많 이 벌었으니 그걸로 만족해야겠다.

나는 기숙사 밖으로 나와 등교를 위해 긴 복도를 쭉 걸었다.

이른 아침이라 복도에 다른 학생들 이 보이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때 복도 끝에서 익숙한 얼굴을

마주쳤다.

긴 혹발과 새초롬한 눈빛.

유아라였다.

“안녕.”

인사성 바른 유아라답게 내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나도 인사를 받아줬 다.

“어, 안녕.”

“교실 가는 거야?”

“그렇지.”

“그럼 같이 가자.”

그렇게 어쩌다 보니 유아라와 함께

등굣길을 오르게 되었다.

그 뒤로 별다른 대화가 이어지진 않았다. 우리는 그저 말없이 긴 복 도를 쭉 걸었다. 그렇다고 어색하고 불편한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편안하다고 해야 할까.

그때 유아라가 먼저 입을 열었다.

“요즘 학교생활 어때?”

학교생활보다는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니 어떠냐고 묻는 걸 거다.

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귀찮아.”

내 짧은 대답에 유아라가 풋. 하고

웃었다.

“연예인 다 됐네. 주변에서 가만 놔두지도 않고.”

“연예인은 무슨. 그냥 뭐 얻을 거 없나 그러는 거지.”

“왜 이리 부정적이실까.”

“네가 할 소리는 아닌 거 같은데.”

“......뭐래.”

어느덧 2학년 A반 교실 문 앞에 도착했다.

벌컥. 교실 문을 열자 모든 학생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선우야. 안녕.”

“유아라랑 같이 왔네.”

“야야. 김선우! 어제 릴리 로즈 뭐 냐? 기말시험 때 릴리 잡은 게 진 짜 너였냐?”

교실 안으로 들어가자 예상대로 릴 리 로즈에 관한 질문이 쏟아지기 시 작했다.

걔는 대체 SNS에 왜 그런 걸 올려 가지고 귀찮게 만드는 건지.

“아〜 나도 몰라.”

나를 향한 관심을 적당히 무시하고 내 자리를 향해 뚜벅뚜벅 걸었다.

내 일관된 무시에 학생들은 점점

내게서 떨어졌다.

나는 자리에 앉았다. 멍하니 창밖 을 바라보는데 어디선가 따가운 시 선이 느껴져서 고개를 돌렸다.

박인환.

중오에 가득 찬 눈으로 나를 바라 보고 있었다. 어제 시험에서 있던 일을 아직도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모양이었다.

근데 뭐 어쩌라고.

내가 시선을 피하지 않자 결국 박 인환이 먼저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 렸다.

그러더니 괜히 심술 난 표정으로

자기 추종자의 머리를 손으로 내리 쳤다.

빠악!

“악! 야! 왜 때려?”

“닥쳐.”

“아니, 이유는 말해 줘야……

“닥치라니까?”

박인환이 죽일 기세로 노려보자 이 유 없이 머리를 맞은 추종자는 결국 아무 말도 못 하고 눈을 내리깔았 다.

목요일.

특별 선택 활동 당일이 되었다.

내가 듣게 될 강의는 신화와 신비 토론.

늘 그렇듯 선택 활동은 조별로 진 행된다.

“우리 조 다 모인 거지?”

이서준이 쭉 둘러보며 말했다. 조 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조원 구성은 이렇다.

나, 이서준, 신영준, 이현주, 최서 윤, 송승아.

어쩌다 보니 1학기 마인 안전 교 육 때와 조원 구성이 같아졌다. 주 요 등장인물들로 구성된 무난하고 좋은 조합이다.

“아~ 기대된다.”

“기대되기는. 신영준 너 어차피 강 의 내내 잘 거잖아.”

“어떻게 알았냐?”

하지만 나는 지금 이 상황에 의문 을 느끼고 있었다.

원작에 의하면 이번 조원은 이서준, 신영준, 이현주. 이 3인방이 끝 이었기 때문이다.

최서윤과 송승아는 다른 강의를 선 택하게 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나는 획 최서윤을 향해 돌아봤다. 최서윤은 나를 보더니 놀란 것처럼 홈칫 몸을 떨었다.

“왜요?”

“너 왜 여기 있냐?”

“……전 그냥 승아 따라온 건데요. 여기 있으면 안 돼요?”

“아니 그건 아닌데.”

그렇게 대답하고는 송승아에게 시 선을 돌렸다. 송승아는 나를 바라보 며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이쪽이 여러 가지로 훨씬 재밌을 거 같아서요.”

뭔가 의미심장한 말이다.

특히 ‘여러 가지’라는 말에 내가 모르는 여러 의미가 함축된 것 같 다.

“……그러냐.”

그렇게 대화를 나누는 사이 멀리서 인솔 교사의 목소리가 크게 들렸다.

“자! 학생 여러분 모두 버스에 올 라타시길 바랍니다.”

시간이 흘러 우리는 목적지에 도착 했다.

이곳은 서울에 있는 ‘마법사 협회 신비관’.

대부분 마법사 협회 건물이 그렇 듯, 마치 거대한 궁전을 연상시켰다.

학생들은 신기한 눈으로 주변 공원 과 동상들을 구경했다.

이러니 마치 수학여행에 다시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슬슬 분위기가 산만해지려는 그때, 협회의 직원이 나타났다.

“안녕하세요. 마법사관학교 학생 여러분. 이번 신비관 견학을 인솔하 게 될 마법사, 윤민수라고 합니다.”

“와아!”

학생들은 반가운 환호로 협회 직원 을 맞이했다. 직원은 그런 학생들이 귀여운지 미소를 지었다.

“자, 그럼 이동하겠습니다. 제 뒤에 줄 서서 따라와 주시면 되겠습니다.”

약 150명의 학생은 신난 발걸음으 로 신비관 안으로 발을 내디뎠다.

직원은 신비관 내부의 장식품과 신 화, 신비와 연관 있는 물건들을 설

명하며 안내했다.

모두 눈을 빛내며 홍미 가득한 표 정으로 전시된 물건들을 관람했다.

약 40분가량의 관람이 끝나자, 본 방이 시작되었다.

“자, 이제 신비 강의를 위해 4층 대강당으로 이동할 겁니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4층 대강당으 로 장소를 옮겼다.

즐거운 관람이 끝났다는 생각에 학 생들의 표정이 잠시 어두워졌지만, 애초에 이 견학은 이 강의를 위해 시작된 것이었다.

대강당 안으로 들어가자 300명 정

도는 가볍게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조원끼리 함께 앉아야 하기 때문에 적당히 빈자리가 많은 곳을 찾아 함 께 앉았다.

그렇게 자리에 앉아 하품하고 있는 데 옆에 누군가가 내 옆구리를 쿡 찔렀다. 고개를 돌려보니 최서윤이 나를 물끄러미 보고 있었다.

“이러니까 1학기 때 생각나지 않아 요?”

뜬금없는 말에 잠시 생각하다가 무 슨 말을 하려는 지 눈치챘다.

“아~ 마인 안전 강의?”

“네. 그때도 이렇게 같이 앉아서 강의 들었잖아요.”

“근데 생각날 게 있긴 하냐?”

내 말에 최서윤이 의문에 찬 시선 으로 고개를 갸웃했다.

“너 강의 내내 잤었잖아.”

“앗. 아니, 그걸 왜 아직도 기억하 고 있어요. 빨리 잊어오/

최서윤이 눈을 찌푸리며 말했다.

“왜 기억하고 있긴. 그때 너 깨웠

을 때 머리카락이 입에 다 달라붙어 서 진짜 귀신인 줄 알았는데.”

순간 최서윤의 귀가 벌게졌다.

“아 진짜. 무슨 귀신이에요.”

최서윤이 장난식으로 퍽퍽 내 팔뚝 을 때렸다.

“흐훗.”

그때 목소리가 기분 나쁜 웃음소리 가 들렸다. 최서윤 옆에 앉은 송승 아가 음흉한(?) 미소를 지은 채 나 를 바라보고 있었다.

……뭐야.

시간이 지나자 강의가 시작되었다.

강사는 자신을 신비 연구가로 활동 중인 ‘양진혁’이라고 소개했다.

신화와 신비는 마법사들의 호기심 대상이기에 저번 마인 안전 강의 때 와 달리 집중해서 듣는 학생이 많았 다.

“세계에 숨겨진 ‘신비’의 정체는 아직도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과학, 마법. 그 어떤 이론으로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죠.”

학생들은 흥미에 찬 눈으로 양진혁 의 말에 집중했다.

내 옆의 최서윤도 저번과 달리 잠 들지 않고 강의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만큼 신비는 모든 마법사를 혹하 게 만드는 주제이다.

“머나먼 과거부터 신비는 많은 마법사의 연구 대상이었습니다. 특히 신비의 결정체라 불리는 ‘성유물’은 현재까지도 모든 마법사가 탐내는 물건 중 하나입니다. 어떤 신비 연 구가는 말합니다. 신비의 힘은 인간 을 불사(不死)의 존재로 만들 힘도 갖고 있다고/

양진혁이 손으로 강당 중앙의 거대 한 화면을 가리켰다.

그러자 화면이 바뀌며 동그란 푸른 빛의 그림이 떠올랐다.

고대 마법사들이 그림으로 표현한 ‘신비’였다.

“마법사들은 본능적으로 신비에 이 끌리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 까요? 기적을 일으킬 수 있어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어 서?”

양진혁은 학생들을 둘러보더니 다 시 입을 열었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수많 은 신비 연구가들은 신비에 담긴 마력에는 인간을 매료시키는 특수한 힘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다시 화면이 바뀌었다.

검은 머리와 창백한 피부.

그리고 잘생긴 외모의 남성이 나타 났다.

그 순간 모두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특히 조용히 강의를 듣던 이서준이 더욱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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