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1화 (101/535)

……뭐, 상관없겠지?

원작에서도 이 던전의 보상은 최서 윤의 것이었으니까.

[‘필드 던전 공략’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보상으로 5,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자연 속성의 보스 몬스터를 쓰러 트리셨습니다.]

[대자연의 축복 숙련도가 10% 상 승합니다.]

[악몽의 안개가 사라집니다.]

“휴. 드디어 끝났다.”

안개 던전에 입장한 지 7시간.

우리는 던전 공략에 성공했다.

던전 공략 시간치고는 꽤 짧은 시 간이었지만 안개로 인해 시야가 차 단되어 체감 난이도는 훨씬 높게 느 껴졌다.

“선배님 수고하셨어요!”

최서윤이 들뜬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그녀의 말로는 실제 던전을 공략하

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마법사에게 첫 던전 공략은 기념될 일이기에 저렇게 기뻐하는 것도 어 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래, 너도 수고했어.”

“헤헤.”

최서윤은 오늘 내 기대 이상의 활 약을 보였다.

보스전 전까지 거의 모든 몬스터를 그녀가 혼자 처리했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마지막 보스전을 생각하 며 마력을 아낀 것도 있었지만, 7시 간 만에 던전을 공략했다는 건 최서 윤의 능력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방

중이었다.

“근데 선배님 마지막 보스 처리하 실 때 진짜 깜짝 놀랐어요.”

최서윤이 던전의 보스, ‘현혹하는 수정 골렘’과의 전투를 복기하며 말 했다.

확실히 그녀 입장에서는 신기했을 것이다.

대자연의 심장과 투쟁심을 동시에 발동시켜 평소의 몇 배는 강한 전투 력을 보였으니까.

“이렇게 강한데 순위는 왜 그래 요.”

“모르나 본데 나 기말시험 이후로

순위 꽤 올랐어.”

“아, 맞다. 그렇겠네요. 그럼 선배 님 지금 최종 순위 몇 위에요?”

“28위.”

내 대답에 최서윤의 입이 벌어졌다.

“와. 선배님 60위 아니었어요?”

“맞아.”

“1학기 사이에 엄청 올리셨네요. 듣기로는 처음엔 150위였다고 들었 는데.”

150위라…….

내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지.

생각해보면 고작 6개월 전이지만 어째 엄청 과거의 일처럼 느껴졌다.

잠시 감상에 젖어있다가 생각을 정 리했다. 지금 이 상황에 집중해야지.

나는 생각을 정리하고 던전 보상을 향해 걸어갔다.

그 과정에서 방금 쓰러트린 보스 몬스터, 현혹하는 수정 골렘의 사체 를 보았다.

그때 였다.

갑작스럽게 외부자의 혜택이 발동 되며 눈앞에 정보창이 떠올랐다.

[수정 골렘의 결정〈C)]

분류 . 재료

설명 : 던전 보스, 현혹하는 수정 골렘의 신체 일부이다. 지니고 있으 면 손재주가 상승한다.

뭐야.

이거 아이템인가?

나도 모르는 보상을 발견했다.

보스 몬스터 사체에서 떨어진 아주

작은 수정 조각.

원작에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어서 이런 게 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는 데 전혀 예상치 못한 득템이었다.

손재주 상승이라니. 내게는 썩 필 요한 옵션은 아니었지만 선물용으로 도 사용할 수 있으니 일단 챙겨야 지.

나는 ‘수정 골렘의 결정’을 아공간 안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은 척 앞으로 걸어가 최서윤에게 말했다.

“보상이나 확인하자.”

“넵.”

보상 제단을 열자 차갑게 얼어붙은 동그란 얼음 덩어리가 있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그것을 쥐었다.

[얼음 정령의 심장(A)]

분류 : 영약

설명 : 복용 시, 빙속성 제어술의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빙속성 등급 단계에 따라 상승 폭이 달라집니다.

원작의 보상과 같았다.

얼음 정령의 심장.

빙속성 마법사에게 이로운 효과를 주는 영약의 일종이었다.

“빙속성이랑 관련된 아이템인가 본 데요?”

빙속성을 다루는 최서윤답게 흥미 에 찬 얼굴로 아이템을 살폈다.

나는 그것을 보다가 그녀에게 말했다.

“이거 너 가져.”

내 말에 최서윤이 놀란 표정을 지 었다.

“네? 효과가 뭔지 알고요?”

“빙속성 마법사한테 좋은 거야. 너 한테 쓸모 있으니까 줄게.”

참고로 원작의 이서준도 최서윤에 게 이 아이템을 양보했었다.

나 역시 빙속성을 전혀 다루지 못 하니 그녀에게 양보하는 것이 맞는 선택이겠지.

그러나 최서윤은 고개를 갸웃하며 의문을 표했다.

“빙속성 마법사한테 좋은 거요? 그 걸 어떻게 아시는데요?”

“딱 보면 알지.”

“네‘?”

“봐. 얼음 덩어리잖아. 빙속성 아이 템이 아니면 뭐겠어?”

“아니 그래도......

나는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얼음 정령의 심장을 손에 쥐어 그녀의 입 에 가져다 대었다.

“자, 입 벌려.”

내 말에 최서윤이 눈을 가늘게 떴 다.

“……입은 왜요.”

“당연히 이거 먹이려는 거지.”

“뭐, 뭔 소리예요. 그게 뭔지 알고 요?”

“어허. 나 못 믿어?”

“믿고 못 믿고가 중요한 게 아 니…… 악!”

최서윤이 입을 벌리고 말하는 사이 얼음 정령의 심장을 그녀의 입속에 넣었다.

최서윤은 나에게서 떨어지기 위해 발버둥 쳤지만 근력에서는 내가 압 도적 우위다.

“자자, 천천히 삼켜.”

“윽…… 콜록! 콜록! 아 뭐예요!”

최서윤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맛은 어때?”

“아무 맛도 안 나요! 아니, 그전에 소중한 던전 보상을 사람 입에 넣으 면 어떻게 해요!”

“뭘 어떻게 해. 먹는 거니까 입에 넣었지. 그거 영약이야.”

“……영약이요?”

최서윤이 황당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뭔가 반응은 없냐?”

“모르겠어요. 이거 진짜 영약이에 요?”

“어, 내가 언제 틀린 말 한 적 있 어?”

“……없기는 한데.”

“그래서 뭔가 변화 없냐?”

“네, 없어요.”

“흠.”

원작에서도 효과가 눈에 띄게 나타 나기까지 하루 정도 걸렸으니 걱정 안 해도 되겠지.

던전 공략으로 악몽의 안개가 사라 진 덕에 우리는 빠르게 별장으로 돌 아갈 수 있었다.

별장 분위기는 생각보다 멀쩡했다.

나와 최서윤을 제외하면 실종된 사 람 없이 모두 안전하게 복귀한 모양 이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모든 학 생들이 나와 최서윤을 걱정했다고 한다.

거기다 갑작스럽게 섬의 안개가 사 라져 무슨 일에 휘말린 게 아닐까 또 걱정했다 한다.

최서윤은 자신이 겪었던 일들을 사 람들에게 설명했다.

안개와 던전 공략. 그리고 사라진 안개. 모든 이야기를 풀자 모두가

깜짝 놀란 반웅을 보였다.

그렇게 이틀이 지나 짧고 굵었던 태풍이 끝이 났다.

맑고 투명한 하늘은 학생들에게 긍 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었고, 섬을 떠나기 전 4시간의 자유시간이 주어지자 다들 바다에서 뛰어놀며 청춘과 낭만을 즐겼다.

물론 나에겐 저기서 뛰어놀 청춘이 남아 있지 않기에 별장 3층 그늘에서 시원한 아이스 커피나 마시며 구 경했다.

한눈에 모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바다에서 물을 뿌리며 놀고 있는 이서준과 이현주.

혼자 수영을 즐기는 신영준과 전민 기.

저 멀리 구석에서 얼음 정령의 심 장 효과를 즐기며 마법 훈련을 하는 최서윤까지.

나는 그들을 지켜보며 혼자 웃었다.

집돌이인 나와는 달리 에너지가 넘 쳐 흐른다. 부럽기도 하면서 신기하 기도 하고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그러다가 문득 4일간 확인하지 못 한 외부의 정보가 궁금해졌다.

무인도이기 때문에 인터넷 접속은 불가능하지만, 나에게는 외부자의 혜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 o ”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역시 주식이다.

이제 곧 지하 경매가 시작된다. 그 리고 지하 경매의 힘은 곧 돈이다.

힘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최대 한 많은 돈을 모을 필요가 있었다.

“오.”

주식을 확인하자 바로 감탄이 나왔다.

내가 가진 주식의 가치가 총 140 억을 넘었기 때문이다.

이 정도 돈이면 지하 경매에서 내 가 구매하려는 것을 충분히 살 수 있다.

그나저나 돈이 커지니 신경 쓸 일 이 많아진다. 수익을 꾸준히 확인해 줘야 하는데 시간이 너무 없다.

이렇게 된 거 차라리 내 돈을 대 신 관리할 시스템을 하나 만들어 놓 는 것도 생각해봐야겠다.

나에게 시간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 니까.

다음은 메시지, 통화 기록을 확인

했다.

나에게 연락할만한 사람은 몇 없긴 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확인해 야겠지.

[김진우 씨, 연락되나요?]

4일 전에 메시지가 하나 도착해 있었다. 발신인은 한세연.

[김진우 씨?]

[진우 씨 뭐해요?]

이게 2일 전. 그리고 부재중 전화

기록 2개.

[연락줘요.]

그리고 이게 오늘 아침이다.

무슨 일이지?

나는 힐끔 주변을 살피다가 외부자 의 혜택의 통화기능을 사용했다.

띠리링.

외부자의 혜택의 효과로 스피커가 없어도 내 귓가에 전화 알람음이 들 렸다.

신기함을 느낄 새도 없이 한세연이 전화를 받았다.

—네, 여보세요? 김진우 씨?

“연락이 늦었네요. 죄송해요. 최근 너무 바빠서 확인을 못 했네요.”

—……많이 바쁘셨나 봐요?

“네, 최근 일이 너무 많아서요.”

—난 또 뭐라고…… 저랑 연 끊으 시려는 줄 알고 걱정했다고요.

이 사람이 나를 뭐로 보고.

“연락 안 돼서 죄송합니다. 다음엔 자주 확인할게요. 그런데 무슨 일로 연락하신 겁니까?”

—아뇨. 별 건 아니고 선구자의 밤 행사 전에 선물할 게 있는데 연락이 안 돼서…….

“선물이요?”

— 네. 아! 그렇게 대단한 선물은 아니에요. 그냥 필요할 거 같아서

준비했어요.

“네, 알겠습니다. 다음 주에 만나 죠. 저도 볼 이유가 있으니.”

나는 손 위의 ‘수정 골렘의 결정’ 을 매만지며 말했다.

띵.

아파트 엘리베이터가 열리며 문 앞 으로 걸어갔다.

4일 만에 보는 현관문에 감동하다 가 문에 붙여진 종이가 보였다.

[김진우 씨, 이거 보면 연락해주세 요. -한세연]

또박또박 이쁘게 쓴 한세연의 글씨 체.

연락이 안 돼서 집까지 찾아왔었나 보다. 뭐가 그리 급한 것인지.

삐비빅.

덜컥.

문을 열고 집에 돌아왔다. 비를거 리는 움직임으로 소파에 몸을 던졌다. 내 공간에 들어오니 자동으로 몸이 퍼지는 기분이다.

“아, 더워.”

느릿느릿 옆의 리모콘을 찾아 에어 컨을 틀었다.

삐빅.

“아, 시원해.”

역시 집이 최고다. 야외 활동은 사 소한 행동을 해도 에너지를 너무 많 이 잡아먹는다.

물론 내 성격이 워낙 집돌이 성향 이라 그런 걸지도 모른다.

앞으로 이 세계에서 구를 것을 생각하면 이런 성격도 고쳐야 할 텐 데.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텔레비전을 켰다. 뉴스 채널을 틀자 4일간 확인 하지 못한 세계정세에 대해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한성그룹의 한대현 회장의 건강 상태가 전보다 악화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에 한세진 부회장은……」

별생각 없이 뉴스를 보는데 스마트 폰이 울렸다.

[수요일 저녁 7시. 괜찮아요?]

한세연의 메시지였다. 만남에 대한 약속이었다.

[네, 괜찮습니다.]

답장을 보내자 이번에는 스마트 학

생 수첩에서 알람이 울렸다.

[선배님, 이번에 먹은 영약 효과 너무 좋은데요??(불타는 이모티콘)]

최서윤이었다. 오늘 아침부터 뭔가 반응이 오는 것 같다고 하더니 드디 어 효과가 제대로 올라온 모양이다.

[그래? 다행이네. 열심히 훈련해.]

진심을 다해서 답장했다. 최서윤 같은 주요 등장인물이 강해지면 그

만큼 앞으로의 전개에 이점이 많아 질 테니까.

[넵! 근데 던전 같이 공략했는데 저 혼자 보상을 챙긴 게 좀 미안해 서 어쩌죠? 혹시 뭐 원하시는 거 없으세요???]

“원하는 거는 무슨.”

내가 최서윤에게 바라는 건 하나밖 에 없다.

[나는 네가 잘 성장해서 무럭무럭

크면 만족한다.]

그렇게 생각 없이 메시지를 보내놓 고는 순간 행동을 멈추었다.

“아, 이거 너무 솔직하게 보냈나?”

그렇게 친한 사이도 아닌데 저런 맹목적인 응원 멘트는 좀 부담스러 울 수 있을 거 같은데.

“흠. 뭐, 상관없겠지.”

그때 최서윤에게 메시지가 다시 도 착했다.

[긔거거뭐에요. 울 아빠세요?]

다행히 최서윤은 내가 장난식으로 보냈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나는 피식 웃고는 스마트 학생 수 첩을 내려놨다.

그럼 3일간 고생했던 보상을 획득 해볼까.

나는 포인트 상점을 열었다.

장바구니에 들어가 내가 생각했던 그것을 곧바로 구매했다.

[룬의 속박(S)]

분류 . 결계

설명 : 마력을 이용해 상대를 속박 한다.

[지속 효과]

►속박

마력을 소모해 상대를 가둡니다.

♦재사용 대기 시간 :3일

가격 : 100,000

[‘룬의 속박(S)’을 구매했습니다.]

눈앞에 환한 빛 덩어리가 떠오르더 니 내 몸 안에 흡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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