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6화 (86/535)

[아니 못 봤는데 무슨 인터뷰?]

[거기 1등이 너 저격했다 킈거 보 셈 (링크)]

“……날 저격했다고?”

이서준은 멍하니 메시지 창을 내려 링크를 클릭했다.

동시에 열리는 한 기사.

[영국 마법사관학교 천재, ‘릴리 로 즈’ 이서준 저격 발언.]

[2주 뒤에 치러지는 한영연합훈련 을 앞두고 영국 마법사관학교 최고 천재라 불리는 릴리 로즈가 이서준 을 저격했다.]

[“세계 유망주 1위라 불리는 이서준의 천재성은 과장된 것”이라면서 “이번 합동 시험을 통해 격의 차이 를 보여주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홈……

이서준은 기사를 대충 훑어 읽고는 기사를 껐다.

자신을 저격하는 유망주들이야 언 제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이런 것에 담담해져 있었다.

그래도 지금까지 자신을 저격한 유 망주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기사에 나온 릴리 로즈는 이서준 본인도 들 어봤을 만큼 유명한 인물이라는 점 이다.

이서준은 신영준에게 답장을 보냈 다.

[신기하네. 저 사람 유명하지 않 나?]

[유명하지. 별명이 영국의 이서준 이라던데거거긔 사진 봤냐? 개이쁨. (사진)]

메시지 창에 떠오르는 사진.

환하게 웃고 있는 금발의 아름다운 한 여성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서준은 잠시 사진을 보다가 스마 트 학생 수첩을 내려놓았다.

“……훈련이나 마저 해야지.”

서유럽 북해에 위치한 섬나라 영 국.

영국의 수도인 런던은 수많은 마법 연구가 이루어지는 세계 최고의 마

법 도시 중 하나이다.

그중 런던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 는 대형 시계탑, 빅 벤 주변에는 세계 5대 마법 학교라 불리는 영국 마법사관학교가 있다.

영국 마법사관학교의 기숙사에서 영국 최대의 유망주, 릴리 로즈는 노트북으로 이서준 관련 영상을 찾 아보고 있었다.

“꽤 하기는 하네.”

검에 담긴 마력이나 움직임. 전투 센스는 확실히 그 나이대에서 보기 힘든 현묘함이 담겨 있었다.

확실히 1대1로 붙으면 조금 까다

로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주특기만 잘하면 뭐해.”

릴리 로즈는 한국 마법사관학교에서 공개하는 이서준의 성적을 확인 했다.

주특기를 제외한다른 분야에서는 1위를 차지하지 못한 시험들이 몇몇 보였다.

“나는 모든 시험 1둥인데. 흐흐. 이게 격의 차이라는 거지.”

그리고 이번에 보는 시험은 자신이 듣기로는 종합적인 능력을 평가한다 고 했다. 다른 건 몰라도 종합적인

능력 평가에서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렇게 이서준의 성적 기록을 쓱 훑어보던 릴리는 성적 순위에서 낯 선 이름을 발견했다.

“김선우?”

이서준이 1위를 하지 못한 과목은 대부분 얘가 1등을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한국의 유망주라고 하면 유아라, 신영준 정도는 알고 있었는데.

한번 검색해볼까.

“뭐야. 공부 벌레네.”

이론 성적 1위. 심지어 2연속 만점 이라고 한다.

한국 마법사관학교의 이론 시험은 꽤나 까다롭고 어려운 것으로 유명 했다. 확실히 이건 대단하긴 한 것 같긴 한데……

“홈.”

하지만 실기에서는 영 그렇다.

거기다 미튜브에 올라온 웬 영상을 보아하니 기초 마법 능력 테스트 도 중에 마력 방전이 일어나기도 한다.

보는 자신이 괜히 민망해져서 영상

을 종료했다.

“……한국 애들은 왜 이런 애한테 진 거야?”

한국 마법사관학교 수준이 언제 이 렇게까지 떨어졌었나.

그래도 세계 5대 마법 학교 중 최 고라 불리는 학교였는데.

“쯧.”

릴리는 고개를 저었다.

한국도 이제 끝이구나.

“잘됐지 뭐.”

영국의 이서준.

정말 듣기 싫은 별명이었는데.

“이번 기회에 이서준을 한국의 릴 리로 불리게 해줘야지.”

릴리는 스마트 학생 수첩을 꺼내 자신감 넘치는 미소로 셀카를 찍었다.

그리고 SNS에 사진과 함께 글을 작성했다.

[아직 마주치지 않은 등장인물이 당신에게 약간의 호기심을 느낍니

다.]

[보상으로 5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뭐야.”

기숙사에서 샤워를 마치고 나오는 데 갑작스럽게 메시지가 떠올랐다.

“또 누구지?”

혼자 고민하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다.

알 방법이 없다.

등장인물이 한두 명도 아니고, 최 근에 다큐도 찍었으니 그로 인해 관 심이 생긴 거겠지.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고는 젖은 머 리를 말리기 시작했다.

“맞다. 슬슬 새 특성을 구매해야 하는데.”

최근 다큐를 찍으며 어마어마한 포 인트를 벌어냈다.

지금 내 수중엔 무려 10만 3500포 인트가 있었다.

이 정도면 아마 몇몇 S등급의 특 성도 구매할 수 있을 만큼의 어마어 마한 양의 포인트였다.

2주 뒤에 있을 기말시험을 대비해 서라도 뭐든 구매하는 게 좋겠지.

[포인트 상점에 입장합니다.]

나는 특성 목록을 하나씩 살펴봤 다.

전투 관련 특성이면서. 성장형인 것.

생각나는 특성은 많지만 내가 다루 기 까다로운 특성들이 있어 섣불리 선택할 순 없었다.

그냥 깔끔하게 이서준이 가진 ‘천

재(SSS)’ 특성을 얻어버린다면 만사 해결이겠지만 이 특성은 필요 포인 트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아득히 넘어서 있다.

무려 100만 포인트가 필요하니까.

“역시 이게 낫겠네.”

[전투광 (S)]

분류 : 특성

설명 : 전투를 통해 강해집니다.

[지속 효과]

►우격다짐

자신보다 높은 등급의 마력 소유자 와 겨룰 때, 모든 능력치가 10% 상 승합니다.

►전투무장

마법 저항력이 15% 상승합니다.

동체 시력이 상승합니다.

[사용 효과]

►승전보

표적을 선택합니다. 표적과의 전투

에서 승리 시, 상대의 등급에 따라 무작위로 추가 능력치, 혹은 특성을 획득합니다.

*재사용 대기 시간 : 7일

►투쟁심

3분간, 모든 능력치가 20% 상승합니다.

*재사용 대기 시간 : 3일

가격 : 100,000포인트

전투광은 원작에 언급된 적이 없어 누가 사용하던 특성인지는 알 수 없 지만 오래전부터 포인트 상점을 통 해 눈여겨보던 특성이었다.

이름 그대로 전투를 통해 강해질 수 있는 효과를 갖고 있어 이 세계 에 숨겨진 빌런들을 알고 있는 나에 겐 조금 잘 어울리는 특성이라 할 수 있었다.

“3500포인트밖에 남지 않겠네.”

힘들게 모은 10만 포인트가 아깝 지만, 특성의 효율이 좋은 만큼 어 쩔 수 없는 선택이겠지.

일단 구매.

[전투광(S)을 구매했습니다.]

눈앞에 환한 빛이 떠오르더니 내 몸 안에 깃들였다.

본능적으로 특성의 사용법이 몸에 익혀졌다.

[‘S등급 특성 구매’ 업적을 달성했 습니다.]

[보상으로 20,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어?”

잠깐, 2만 포인트라고?

“ 대박.”

전혀 생각지 못한 곳에서 2만 포 인트를 공짜로 벌었다.

캐시백이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는 데.

나는 히죽 웃었다.

“흐흐. 좋아 좋아.”

이제 특성을 얻었으니 사용을 해봐 야 하는데.

우선 사용 효과인 숭전보.

이것으로 극한의 효율을 보기 위해 서는 전투를 해야 한다.

우선 가볍게 내가 쓰러트릴 수 있 는 빌런부터 찾아봐야 할 텐데…….

너무 약하지 않으면서 내가 상대할 만한 상대.

그리고 적당히 쓰러트린 보람을 느 낄 수 있는 상대.

생각나는 자가 한 명 있다.

일단 오늘은 늦었으니 주말을 이용 해볼까.

나는 스마트폰을 꺼내 메시지를 입 력했다.

[한세연 씨, 바쁘십니까?]

다음날 수요일 아침.

오늘따라 묘하게 교실 분위기가 소 란스럽다. 왜 그런가 싶어 교실을 둘러보는데 이서준 주변으로 수많은 학생이 모여 그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서준아. 영국 애가 너 저격한 거 봤어?”

“진짜 어이없더라. 1등 꼭 응원할 게!”

“어젯밤에 SNS로 저격 글 또 올렸 다던데.”

뭐 때문인가 했더니 어제 릴리 로 즈가 SNS에 올린 글 때문이었다.

이건 원작에서도 나왔던 전개였다. 그리고 앞으로도 가끔씩 나올 전개 이기도 했다.

애초에 이 세계에 이서준에게 경쟁 심을 품고 있는 녀석들은 손으로 셀 수 없을 만큼 수두룩하니까.

나는 스마트 학생 수첩을 꺼내 SNS에 접속했다.

릴리 로즈를 검색하니 바로 아이디 가 떠오른다.

[Lilly Rose(@Lilly_l_)]

[사진]

아이디를 누르니 과거 뉴스를 통해 보았던 익숙한 얼굴의 금발 여성의 사진이 떠올랐다.

그 밑에는 영어로 길게 무언가가 적혀 있다.

동시에 외부자의 혜택이 발동되며 자동으로 그 의미가 읽혀지기 시작 했다.

대충 보아하니 한국 마법 수준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 이번 합동훈 련으로 격의 차이를 보여주겠다. 라 는 아주 자극적인 내용이었다.

[진짜 어이없네 커긔 얘 뭐냐?]

[와 긔 긔 인성봐거 거 긔 킈 긔 긔 ]

[이서준 얘한테 1둥 뺏기면 평생 안티함거 그]

그리고 댓글 창은 폭발.

영어로 적힌 웅원과 한국어 욕설 댓글들이 어마어마하게 달려 있었다.

이 정도면 거의 국가 간의 작은 전쟁이라 할 수 있었다.

“......뭐야.”

그런데 나는 이 게시글을 보고는 다른 의미로 황당함을 느꼈다.

원작과 좀…… 아니, 많이 달라졌다.

원작에서도 릴리 로즈가 이서준을 저격하긴 했지만, 한국이라는 국가 전체를 저격하지는 않았기 때문이 다.

대체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던 거 지?

릴리의 저격 사건이 있고 난 뒤, 마법사관학교 내에서는 흉흉한 분위 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시간이 홀러 어느덧 단순한 기말시 험이 아닌, 학교 대항전 분위기로 번져갔다.

물론 이 험악한 분위기는 마법사관 학교 내부만이 아니었다.

언론에서도 이 사건을 자극적으로 퍼트리며 국가 대 국가 느낌이 들게

끔 불을 지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평소처럼 수 업을 들었다.

지금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 간의 자존심이 아니라, 앞으로의 전 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 것인가였 으니까.

[한성 제약]

그리고 학교의 쉬는 날인 토요일.

김진우로 분장한 나는 한성 제약 본사에 도착했다.

주말인 토요일임에도 회사 내부엔 많은 사람으로 북적이고 있었다.

그때 멀리서 한 직원이 친절한 미 소와 함께 내 앞에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어떤 일로 오셨나 요?”

“한세연 본부장을 만나러 왔습니다.”

내 대답에 직원이 나를 훑어보더니 말했다.

“죄송한데 한세연 본부장님은 쉽게 만나실 수 있는 분이 아닙니다. 혹 시 만나시려는 목적이 물어봐도 될 까요?”

“사업 관련 이야기입니다. 약속은 잡았습니다.”

“약속이요?”

직원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네. 약속이요.”

“……혹시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 까?”

“김진우입니다.”

“한번 확인해 보겠습니다.”

직원은 의심스러워하는 눈빛으로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렇게 한 3분쯤 기다렸을까 직원 이 내게 다가왔다.

“죄송하지만 김진우 님은 미팅 명 단에 없습니다.”

“김진우라고 말하면 알 텐데요.”

“그게......

그때 였다.

“유사원! 여긴 나한테 맡기고 일하 러 가.”

중년의 한 남성이 다급한 움직임으 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네?”

유사원이라 불린 직원이 어리둥절 한 얼굴로 남성을 바라봤다. 그러더 니 남성에게 고개를 숙였다.

“아, 네. 알겠습니다.”

직원이 사라지자 남성이 내게 미소 를 지으며 말했다.

“김진우 님, 실례했습니다. 바로 안 내해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직원의 친절한 안내에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한세연의 사무실 에 도착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정장 위에 횐 가운을 걸친 한세연이 미소를 지으 며 나를 맞이했다.

“죄송해요. 조용히 만나고 싶어서 미팅 명단에 안 올려놨는데 일이 좀 꼬였나봐요.”

“아뇨. 괜찮습니다.”

나는 별일 아니라는 둣 씨익 웃어 줬다. 그리고 터벅터벅 걸어가 푹신 한 의자에 앉았다.

한세연은 내 맞은편에 앉더니 그윽 한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 Q.”

M....

“왜 그렇게 쳐다봐요? 제 얼굴에 뭐 묻었어요?”

“아뇨. 수염이 더 많아졌네요. 무슨 사극 배우 같아요.”

“ 아.”

내 원래 얼굴인 김선우의 얼굴과

김진우의 얼굴이 닮았다는 사람들이 꽤 많아서 일부러 더 긴 수염을 준 비했다.

이 정도면 어지간히 나에게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면 알아채지 못하 지 않을까.

“그냥 길렀습니다. 어때요?”

“……수염 미세요. 진짜 진짜 안 어울려요. 나이만 들어 보이고.”

그걸 노렸습니다.

“전 이게 편해서.”

“흐음. 수염만 밀면 괜찮을 거 같 은데. 눈만 보면 또 어려 보이고. 제가 좀 동안 얼굴 취향이라.”

“아, 연하 취향이셨지.”

회귀 전, 한세연의 잡지 인터뷰에서 분명 그런 내용을 보았던 것 같 다.

그때 한세연의 눈동자에 의문이 차 올랐다.

“제가 그걸 말한 적이 있나요?”

“아, 잘못 말했어요. 연하 취향이시 구나. 라고 말하려는 걸.”

한세연은 의심의 눈초리로 나를 훑 어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꼭 연하 취향은 아니에요. 어려

보이는 얼굴이 좀 더 취향인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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