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6화 (66/535)

거기다 빛 속성은 모든 속성 중에 유일하게 적응 훈련이 불가능해 오 직 선천적으로 타고난 자만이 다룰 수 있는 속성이었다.

“역시 빛 속성이 제일 좋겠지?”

반지에 담긴 속성쯤이야 언제든 변 경할 수 있으니까 괜찮겠지.

나는 반지에 마력을 주입했다. 그

리고 형광등의 빛을 쐬었다.

이런 방.법으로 되나 싶었지만 떠오 르는 방법이 이것밖에 없었다.

스으으‘

다행히 내 생각이 틀리지 않은 모 양이다.

반지에서 점차 푸른색이 사라지더 니 투명한 빛을 내뿜었다.

“......됐다.”

나는 손 위에 마법 구체를 구현했다.

환하게 빛나는 구체. 얼핏보면 무 속성 구체처럼 보일 수 있지만, 평 소보다 몇 배는 강한 빛을 내뿜고 있는 게 보였다. 빛 속성이 제대로 담겨 있다는 중거였다.

“뭔가 익숙하지가 않네.”

어째 평소보다 마나가 더 많이 소 모되는 기분이다. 다루기도 평소보 다 더 어려워진 것 같고. 아이템에 의지해서 그런 걸까.

“홈. 당장 시험해보고 싶은데.”

빛 속성 마법을 시험하기 좋은 장 소.

떠오르는 장소가 있었지만 지금 당

장 시험하러 가기엔 시간이 꽤 늦었다.

빛 속성 시험은 내일로 미뤄야겠 네.

나는 책상 위의 스마트 학생 수첩 을 쥐고 메시지를 입력했다.

[내일 훈련하는 날인 거 알지?]

메시지를 보내자 바로 답장이 왔다.

[웅, 알긴 아는데 나 방금 기숙사

도착했어. 힘들어어어(우는 이모티 콘)]

메시지 상대는 윤하영.

보아하니 던전 탐험 체험을 마치고 기숙사로 돌아온 모양이다.

메시지에서 지친 게 느껴져 웃음이 나왔다.

[오늘 푹 쉬고 컨디션 잘 유지해. 던전도 꽤 공략해서 이제 몬스터들 도 강하니까.]

[알았어. 시간 장소는 그대로?]

[응. 내일 오전 10시까지 정류장 앞으로 와.]

다음날 토요일.

약속대로 나와 윤하영은 던전, ‘복 마전 5차 입구’에서 훈련을 진행하 고 있었다. 3주간 주말을 이용해 틈 틈이 훈련을 진행했기에 던전 공략 은 생각보다 많이 진행되어 있었다.

이제는 등장하는 몬스터들도 제법 강해졌다.

“하아앗!”

그럼에도 몬스터들은 윤하영의 마 법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졌다.

지금 그녀가 다루는 멸마의 힘은 A등급 마인이라 할지라도 치명적일 만큼 강한 힘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 다.

“오. 많이 늘었는데?”

“웅. 의지력이 뭔지 요즘 좀 알 것 같거든.”

윤하영은 많은 훈련을 통해 멸마의 힘을 어느 정도 수준까지 다룰 수 있게 되었다.

예전에는 조금만 사용해도 몸에 힘 이 빠져서 움직이지 못했는데 이제 는 멸마의 힘을 여러 번 사용해도 쉽게 지치지 않는다.

그나저나 대단하긴 하다.

의지력이라는 게 그렇게 쉽게 다룰 수 있는 것이 아닐 텐데.

하긴 재능부터 남다르니까 이런 것 도 가능한 거겠지.

“선우야. 봐봐. 나 이제 이 힘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어.”

윤하영이 내게 자랑하듯 순수한 멸 마의 마력을 손 위로 구현했다.

동그랗게 빛나는 작고 투명한 에너 지.

그녀가 멸마의 힘을 사용할 때 느 껴지는 기운과 같았다.

그리고 이내 칭찬을 기다리는 강아 지 같은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나는 피식 웃고는 말했다.

“잘했어. 틈틈이 연습했나 보네.”

“헤헤.”

이제 나도 빛 속성을 시험해 봐야 되는데.

어디 괜찮은 상대 없나?

그렇게 천천히 던전 안을 둘러보던

때였다.

“찾았다.”

멀리서 바닥에 앉아 있는 거대한 덩치의 악마 몬스터를 발견했다.

“저건 내가 처리할게.”

나는 손 위로 마법을 구현했다. 빛 속성 마법 구체가 내 손 위로 떠 올랐다.

동시에 어둡던 던전 안이 환하게 밝아지며 몬스터가 내게 시선을 돌 렸다.

나는 그것을 몬스터의 머리를 향해 쏘아냈다.

쾅!

— 끼에에에엑!

악마 몬스터가 얼굴을 부여잡으며 벽에 몸을 부딪쳤다.

사실 그렇게 강한 마력을 압축해서 쏘아낸 것도 아닌데 상당히 고통스 러워하는 모습이다.

“......오.”

확실히 빛 속성이 악마족 몬스터에 게 효과가 크긴 한 모양이다. 저렇

게까지 괴로워할 줄은 생각도 못 했 는데.

“어? 방금 마법 빛 속성 아니야?”

윤하영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응, 맞아.”

“와. 선우야 너 빛 속성도 다룰 수 있었어?”

“……뭐, 그렇지.”

—크에에엑!

몬스터는 계속 고통의 비명을 지르

며 몸을 벽에 부딪쳤다.

나는 다시 빛 속성 마법을 구현했다. 그리고 녀석의 머리 정중앙을 노리고 마법을 방출했다.

쾅!

[‘빛 속성으로 몬스터 처치’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보상으로 3,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상성을 이용한 몬스터 처치’ 업적

을 달성했습니다.]

[보상으로 2,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빛 속성 제어술’ 특성이 추가됩니다.]

“어‘?”

빛 속성 제어술?

일요일 새벽.

진은 강원도에 있는 자운의 아지트 에 도착했다.

삼 일 전 마인과 여명의 칼날의 습격으로 잠시 비워뒀던 아지트였다.

사건이 일어난 지 삼 일밖에 되지 않아 이곳을 다시 찾아오는 건 조금 위험한 일이었지만 챙겨야 할 물건 이 있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다행히 주변에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긴장감 은 유지해야 한다.

진은 마력을 이용해 최대한 기척을

숨기며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난장판이네.”

마법사 협회의 짓인지, 아니면 여 명의 칼날의 짓인지.

그들의 아지트는 다수의 사람이 헤 집어 놓은 듯 어지럽혀져 있었다.

거기다 베르트가 아끼던 미술 작품 들은 전부 사라졌다. 하지만 진 입 장에서는 크게 상관없었다.

이것들은 베르트가 아끼던 물건이 지 자신이 아끼던 물건은 아니었으 니까.

진은 복도를 쭉 걸었다. 복도 끝에 있어야 할 거대한 황금 괘종시계가 보이지 않았다.

진은 괘종시계가 있던 벽을 매만졌다. 아무리 뛰어난 보조계 마법사라 도 눈치채기 힘들 만큼 희미한 마력 이 느껴졌다.

“휴.”

다행히 결계는 그대로 작동하고 있었다.

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결계를 해제했다.

이 벽의 결계는 직접 본인이 설계 한 것이기 때문에 해제하는 데는 그

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결계 안으로 들어선 진은 보물 방 에 도착해 보물 상자를 내려보았다.

다행히 상자에는 평소와 같은 단단 한 결계와 봉인이 유지되어 있었다.

진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봉인을 풀었다.

그리고 조금의 의심도 없이 상자를 열었다.

완전히 텅 비어있는 상자.

진은 잠시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어? 어어…… 엥?”

상자를 들어서 밑바닥을 확인했다. 괜히 요리조리 다양한 방향으로 둘 러보았다. 없다. 아무리 찾아도 보물 이 보이지 않는다.

“뭐야. 다 어디 갔어?”

그의 동공이 파르르 떨렸다.

이럴 리가 없는데.

결계는 분명 멀쩡한데…….

“이런 미친! 내 보물 다 어디 갔 어!”

[빛 속성 제어술][등급 : 0(1%)]

설명 : 특정한 조건이 충족되면, 빛 속성 마력을 다룰 수 있습니다.

[지속 효과]

►속성 숙련

빛 속성 마력 사용 시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등급 레벨이 1로 상승하면 빛 속 성 마법을 영구 획득합니다.

기숙사에 돌아온 나는 이번에 새로 얻은 특성을 확인하고 있었다.

“……이거 등급만 올리면 반지 없 이도 사용할 수 있는 건가?”

특성의 내용을 보아하니 그런 것 같았다.

특정 조건 충족은 ‘형태 없는 정령 의 유산’을 착용했을 때를 말하는 것 같고.

“허허. 돌았네 진짜.”

유물급 아이템치고는 성능이 아쉽 다고 느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시간만 있으면 여러 개의 속성을 자유롭게 다룰 수 있게 만들어주는 특별한 아이템이었다.

“역시 유물은 유물이네.”

이 아이템을 잘만 이용하면 3개. 아니 4, 5개의 속성을 다룰 수 있게 될지도 몰랐다.

그렇게 된다면 분명 전투에 있어서 상성에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되겠 지.

“흐흐. 흐흐흐.”

벌써부터 즐거움에 웃음이 나왔다.

나는 기쁨의 환호를 지르며 침대에 몸을 던졌다.

월요일 종례가 끝나고 체력 단련실 로 향했다.

문이 열리자 열심히 운동하는 수많 은 학생의 모습이 보였다.

익숙한 얼굴도 몇 보였다.

늘 보이는 이서준과 신영준. 그리 고 이서준 옆에 붙어있는 장예의 모 습이 보였다.

나는 잠시 그들을 지켜보았다. 그 의 옆에 붙어있는 장예의 표정이 오 늘따라 더 살갑게 느껴졌다.

‘ 장예......

장예는 마인, 천해의 직속 부하이 다. 그리고 천해는 십마회의 행동대 장격으로 많은 임무를 수행하기도 한다.

지금 장예의 모습을 보아하니 천해 에게 뭔가 지령이라도 받은 게 아닐 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최근 멸마의 힘과 관련해 이서준이 십마회의 주목을 받고 있 었으니까.

“ 흐음......

하루라도 빨리 장예를 처리해야겠 다는 생각이 든다.

원작에서의 장예는 단순히 그의 아 버지, 장한에 대한 복수심으로 이서준을 공격했었지만, 지금은 십마회 가 개입되었다.

새로운 세력이 개입된 이상 어떤 식의 사건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가 없었다.

“앗, 여기 계셨네.”

그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리니 최서윤이 내 뒤 에서 있었다.

“뭐야. 날 찾았어?”

“네, 계속 문자 보냈는데 왜 안 읽 어요?”

나는 슬쩍 스마트 학생 수첩을 확 인했다. 그녀의 말대로 지금 어디 있냐는 메시지가 6개 정도 도착해 있었다.

뭐지?

“와. 근데 선배님 진짜 진심이시네 요.”

뜬금없이 진심이라는 말을 한다. 뭔가 싶어서 그녀의 눈을 똑바로 응 시했다.

“뭐가?”

“박민예 선배님이요. 계속 보고 있 었잖아요. 눈빛이 예사롭지 않던데.”

“그말 안 질리냐?”

“후후. 아닌 척 하시긴.”

그나저나 얘가 왜 나를 찾은 거 지?

이서준 뒤만 졸졸 따라다니던 녀석 이.

설마.

“너 혹시 나한테 관심……

“자! 받으세요!”

최서윤이 내게 무언가를 내밀었다.

“……어? 어. 뭔데 이게.”

그녀가 내민 것은 작은 상자였다.

“아버지께서 드리래요. 고마움 표 시라고.”

“아.”

난 또 뭔가 했네.

괜히 몹쓸(?) 상상을 했다. 다행히 최서윤이 이서준이 아닌 나에게 관 심이 생겼다거나 하는 불상사는 일 어나지 않았다.

하긴, 이서준같이 얼굴, 성격, 실력 모두 완벽한 애를 놔두고 그런 짓은 하지 않겠지.

“감사하다고 전해드려.”

“한번 확인해보세요.”

나는 상자를 열었다. 그 안에는 작 은 오르골 하나가 있었다.

“오르골인데 좀 특별한 효과가 있 는 오르골이에요.”

……오르골?

그 순간 머릿속에 원작 속 작은 이벤트가 떠올랐다.

이맘때쯤이다. 최서윤이 이서준에

게 몇 가지 도움을 받으며 고마움의 표시로 오르골을 선물했었다.

그런데 지금, 그것과 같은 이벤트 가 내 앞에서 재현되고 있었다.

[마력이 담긴 오르골(D)]

설명 : 특수한 마법 효과가 담긴 오르골.

[사용 효과]

►음악 치유

음악을 듣고 30분 내로 수면 시 효과가 발동합니다.

체력 회복 속도가 200% 상승합니다.

피로 회복 속도가 200% 상승합니다.

숙면을 취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내구 : D

성능 역시 원작의 그것과 완전히 같았다.

수면의 질을 상승시켜주는 아이템.

나는 잠시 멍한 눈으로 그것을 바 라봤다. 이걸 내가 받아도 괜찮은 걸까.라는 생각에.

“이거 듣고 잠들면 피로 회복에 도 움이 돼요. 저도 이거랑 똑같은 거 갖고 있거든요. 아, 참고로 선물은 제가 고른 거예요.”

“……어, 고마워. 잘 쓸게.”

내 대답이 시원찮았는지 최서윤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선물 마음에 안 들어요?”

최서윤의 말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마음에 들어.”

“음. 그럼 다행이긴 한데…… 아무 튼 그거 효과 좋으니까 손해는 아니 에요. 그렇다고 어디 되팔지는 마시 고.”

“걱정 마. 그럴 일 없어.”

최서윤은 의심의 눈으로 바라보더 니 한숨을 내쉬었다.

“쳇. 선물한 보람이 없네.”

그러더니 시간을 확인하며 내게 말

했다.

“아, 늦었다. 저 공부하러 가야 해 서 이만 가볼게요!”

“어, 어. 그래라.”

최서윤은 내게 고개를 꾸벅 숙이더 니 어디론가 사라졌다.

“모두 일어나라!”

목요일 아침 조회 시간.

장안철은 교실에서 잠든 학생들을

깨웠다.

“자! 다들 슬슬 2차 중간시험까지 얼마 남지 않은 건 다들 알고 있겠 지?”

“아......

“벌써 시험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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