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7화 (47/535)

후들거리는 다리로 벤치로 걸어가 벌러덩 드러누웠다. 숨을 헐떡이며 호흡의 안정을 찾았다.

새로 획득한 특성의 효과 덕분인지

체력 회복속도가 빨라진 것이 느껴 졌다.

“와…… 진짜 죽겠네……

그렇게 한참을 앓고 누워있다가 어 느 정도 진정이 되자 특성을 확인했다.

[극한의 버티기 정신①)]

분류 : 특성

설명 : 당신의 육체가 극한의 상황 에서 견디는 힘이 강해집니다.

[지속 효과]

►존버 정신

체력이 3 상승합니다.

체력 소모량이 10% 감소합니다.

체력 회복속도가 30% 상승합니다.

정신 마법 저항력이 20% 상숭합니다.

고통 내성이 10% 상승합니다.

오.”

D등급 특성치고는 구성이 꽤 괜찮

다. 눈에 띄게 확 올려주진 않지만, 필요한 능력치를 골고루 올려줬다.

그중에 가장 눈에 띄는 건 정신 마법 저항력 20%다.

정신 마법 저항력은 쉽게 얻을 수 있는 능력치가 아닌 것을 생각하면 완전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었다.

‘이틀간 고생한 보람이 있네.’

나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눈앞의 창을 치웠다. 그리고 생각했다.

다음에 얻을 적웅형 특성은 무엇으 로 할까.

계속 생각하다가 결론이 나왔다.

마력 관련 특성을 얻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몸도 무 겁고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지만 내가 소모한 5만 포인트를 생각하니 몸이 저절로 움직여 졌다.

나는 덜덜 떨리는 다리로 마법 훈 련장으로 향했다.

서울의 고충 빌딩.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한 사람이 나타났다.

마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기술인 ‘암흑화’로 높은 등급의 마인만이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었다.

모습을 드러낸 사내는 도시의 야경 을 바라보는 한 남성에게 몸을 숙이 며 말했다.

“하령님, 김진우가 지난밤 ‘선구자

의 밤’에 참가한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사내는 하령의 명령으로 어제 갑작 스러운 활약을 한 김진우에 대해 조 사했다.

그의 동선을 파악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김진우가 상대했던 조성훈이라는 자의 동선을 조사하니 알아서 김진 우의 동선도 밝혀졌다.

“그리고 호텔의 CCTV를 확인했습니다. 크게 티를 내진 않지만, 조성 훈을 의식하고 있는 게 보였습니다. 김진우가 조성훈을 잡아낸 건, 단순

히 우연이 아닙니다. 분명 무언가 목적을 가지고 접근한 게 분명합니다.”

하령이 뒤로 손을 뻗었다.

사내는 하령에게 다가가 그의 손 위로 몇 가지 서류와 영상기기를 건 넸다.

“그 이후 동선은요?”

“그 이후는 확실하게 찾아낼 수 없었습니다. 조성훈과 김진우의 전투 가 있던 골목길도 인적이 드문 장소 라 CCTV도 없었습니다.”

“……음, 일단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다른 전달 사항이 있

습니다.”

“무엇이죠?”

하령의 말에 사내는 말하기를 망설 이는 둣 잠시 머뭇거렸다.

“멸마의 힘과 관련해 십마회에서 호출이 있었습니다.”

잠시 하령에게서 강한 살기가 뿜어 졌다. 사내는 공포에 질려 몸을 부 르르 떨었다.

십마회.

2대 마인의 ‘왕’을 중심으로 만든 10명의 S등급 마인이 모이는 단체 였다.

하령 역시 s등급 마인이었기에 이 단체에 속해있었다.

“네, 알겠습니다. 돌아가도 좋습니다.”

하령의 대답에 사내는 도망치듯 어 둠 속에서 사라졌다.

혼자 남은 하령은 잠시 생각에 빠 져있는 듯하더니 이내 손에 쥔 영상 기기를 재생시켰다.

영상 기기에서 환한 빛이 뿜어지며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고급스러운 배경인 행사장의 풍경 이 보였다.

하령은 거기서 익숙한 얼굴의 사내 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멋들어진 수트를 입은 남자, 김진 우였다.

영상 속의 김진우는 행사를 즐기는 척 중간에 한 번씩 조성훈을 흘겨봤 다.

수하의 말대로 김진우는 조성훈을 의식하고 있었다.

“조성훈이 무언가를 저지를 거라는 걸 미리 알고 있던 건가.”

그렇게 시간이 흘러 조성훈이 밖으

로 나갔다.

김진우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더 니 이내 따라나섰다.

기사에서는 김진우가 아주 우연이 범행을 저지르는 조성훈을 마주쳤다 고 했었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었다. 영 상을 보아하니 김진우는 애초에 조 성훈을 목표로 선구자의 밤을 찾아 온 것이었다.

« Q »

김진우, 역시 저 남자는 심상치 않 았다. 무언가 비밀을 숨기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 비밀이 과연 무

엇일까.

하령은 잠시 의자에 앉아 눈을 감 았다. 그리고 아주 오래전 과거의 기억을 떠올렸다.

과거에 누군가를 모시고 살았던 적 이 있었다.

그분에게는 아주 특별했던 힘이 있었다. 물론 그 힘은 너무나 강력했 기에 많은 제약이 있었다.

그분은 이 세상에서 사라졌지만 마인들에게 큰 저주를 남겼다.

그리고 지금, 그분과 같은 힘을 가 진 것으로 추정되는 한 사람을 찾았 다.

바로 김진우.

어쩌면 그에겐 정말 그분과 같은 예언의 능력을 가지고 있올 지도 모 른다.

[마지막으로 물을게요. 진짜 망하 는 거 맞죠?]

[거참, 맞다니까요. 제 말 믿어요.]

[정말이죠? 지금 마지막 도장 찍기 직전이에요.]

“아씨.”

[믿기 싫으면 믿지 마요.]

수요일 오전.

나는 수업이 시작되기 전 외부자의 혜택을 이용해 한세연과 메시지를 나누고 있었다.

아무래도 나 한 사람의 말을 믿고 지금까지 힘들게 진행해온 사업을 포기하기 힘들었는지 아까부터 계속 같은 얘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도장 찍었어요.]

[잘했어요.]

그 이후로 메시지는 오지 않았다.

메시지를 종료하자 교실에 3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안으로 들어왔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여러분들에 게 마법 약 수업을 가르칠 정태민이 라고 합니다.”

오늘 오전 수업은 교양 수업이다.

교양 수업은 3주에 한 번씩 바뀌 어 가며 진행하는데 이번에는 마법 약 수업이 되었다.

“제 소개를 하자면 현 한성제약 소 속 수석 연구원입니다. 여러분이 아 시는 한성그룹의 한세연 님과도 어 느 정도 안면이 있는 사이죠.”

“오오!”

한세연의 이름이 들리자 몇몇 학생 들 사이에서 탄성이 터졌다.

대한민국에서 한세연은 모르는 사 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유명인사다.

특히 그녀의 아름다운 외모 덕에 젊은 충 사이에서는 유명 아이돌 못 지않은 두꺼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었다.

“자, 잡담은 그만하고. 오늘은 아주

기초적인 해독 포션을 만들 겁니다. 그전에 먼저 조를 짜겠습니다.”

수업이 시작되고 5인 1조가 꾸려 졌다.

내 조에는 2명의 주요 등장인물이 껴 있었다.

신영준과 유아라였다.

“오, 김선우〜.”

신영준이 반갑게 아는척했다.

나는 적당히 받아주고는 마법 약 제조를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자, 포션을 제조하기 전에 한 가 지 간단한 질문을 내겠습니다. 포션

제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요?”

나는 손을 번쩍 들었다.

일상이 되어버린 나의 손 번쩍 들 기 스킬에 학생들은 이제 반응조차 하지 않는다.

“네, 거기 힘차게 손든 학생. 대답 해보세요.”

“포션 제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재 료의 비율입니다. 얼마나 세심하고 완벽하게 비율을 나누는가. 그것에 따라 포션의 효능이 크게 바뀌기 때 문입니다.”

내 대답에 마법 약 강사가 만족스

러운 미소를 지었다.

“아주 훌륭합니다. 학생 이름이 뭔 가요?”

“김선우입니다.”

“좋아요. 김선우 학생. 이런 적극성 은 태도 점수에 반영됩니다. 다른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수업에 임해주 셨으면 좋겠습니다. 자 그럼 레시피 에 적힌 대로 조별로 포션을 제조해 주시면 됩니다.”

마법 약 강사의 말에 학생들이 분 주하게 포션을 제조하기 시작했다. 우리 조도 역시 각자 준비를 했다.

유아라는 나를 힐끔 보더니 말했

다.

“포션 제조 잘해?”

“아니.”

아까 발표로 말했다시피 포션 제조 는 손기술의 섬세함이 가장 중요한 기술이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손기 술이 섬세한 편은 아니었다.

“와. 레시피를 봐도 뭔 말인지 모 르겠네.”

“뭐라 적힌 거야. 이거 한글 맞 아?”

그때 조원들이 레시피를 읽으며 불 만을 터트렸다.

나는 그들에게 다가가 레시피를 땟 어 읽었다.

동시에 외부자의 혜택이 발동되며 내용물이 머릿속에 들어왔다.

“비율은 2:3:6으로 하면 될 거 같 아. 녹색 허브가 2로.”

다음 성적을 빠르게 올리기 위해서 는 이런 사소한 교양 수업 하나하나 의 점수가 중요하다.

나의 적극성에 다른 조원들이 따라 가지 못하자 그들이 말했다.

“대충해. 이거 점수 얼마 안 돼.”

“야, 너네 시끄러워.”

유아라가 찌릿 불만을 품은 다른 조원을 노려봤다.

차마 전교 2위인 유아라에게는 불 만을 품을 수 없었는지 입을 꾹 닫 았다.

유아라는 나에게 시선을 돌리더니 말했다.

“너 포션 제조도 해봤어?”

“아니.”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잘 알아?”

“관심 있어서 공부 좀 했어.”

“으음…… 포션에 관심이라……

내 말에 유아라가 생각에 잠긴다.

그냥 대충 던진 말인데도 그냥 넘 어가는 법이 없다.

“여기서 섞기만 하면 될 것 같은 데.”

“지금 섞자.”

신영준이 내가 만든 재료를 섞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 3분가량의 시 간이 지나자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 랐다.

[‘하급 포션 제조’ 업적을 달성했습

니다.]

[보상으로 2,000포인트를 획득합니

다.]

“오. 완성했다.”

“그러네. 와 포션에 푸른 빛 감도 는 것 봐. 김선우, 너 진짜 못하는 게 뭐냐?”

포션이 완성되자 신영준이 호들갑 을 떨며 좋아했다.

나는 별일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 쓱였다.

슬쩍 주변을 둘러봤다. 다른 조들 은 아직도 레시피도 해석하지 못해 서 헤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 정도면 1등은 따놓은 당산이다.

모든 수업이 끝나고 마법사관학교 의 본관으로 향했다.

오늘 오후 7시에 있을 재능인 특 별반 첫 모임에 가기 위해서였다.

드르륵.

교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수많은

학생들이 눈에 들어왔다.

대충 둘러보니 1학년과 3학년을 포함해 60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모 여 있었다.

그중에는 익숙한 얼굴도 꽤 있었다.

학교의 상위권 학생들이 한곳에 모 여 있다 보니 괜히 긴장감이 들었다.

“김 선우!”

그때 멀리서 이서준이 나를 불렀다.

그의 말에 주변의 시선이 나를 향 했다.

아마 이곳엔 이서준을 라이벌로 의 식하는 애들이 꽤나 있을 거다.

그래서 그런지 이서준의 말 하나하 나에 사람들의 시선이 획획 돌아갔 다.

“여기로 와!”

이서준의 부름에 그쪽으로 걸어갔 다. 나도 괜히 잘 모르는 녀석들이 랑 같이 앉고 싶진 않았으니까.

“오. 김선우.”

이서준의 옆에 앉은 신영준이 내게 아는 척을 했다.

그 주변으로는 유아라, 이현주, 박

인환이 앉아 있었다.

보아하니 2학년 A반끼리 뭉쳐 앉 은 모양이다.

“아무 데나 앉으면 되나?”

“웅. 여기 와서 앉아.”

이서준의 말에 적당한 빈자리에 앉 았다. 그때 내 앞에 앉은 신영준이 뒤를 돌아보더니 내게 말했다.

“근데 너도 특별반 됐네. 하긴, 너 이번에 순위 엄청 오르긴 했더라.”

“좀 오르긴 했지.”

150위에서 72위로 껑충 뛰었으니 까.

“역시 잠재력 보고 뽑은 건가. 다른 학년도 잠재력만으로 뽑은 애들 이 몇 있던데.”

“웅, 그런 것 같아.”

내 대답에 신영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아는 얼굴들이 누가 있나, 또 원작과는 달라진 부분은 없나 천천 히 둘러보았다.

1학년에는 최서윤, 송승아, 그리고 2위인 전민기…… 3학년에는 김창 현, 장예, 주이슬, 천우영……

“홈……

대충 둘러보니 원작과 달라진 부분 은 보이지 않았다.

굳이 달라진 부분이 찾자면 2학년 의 한 엑스트라 대신 내가 끼어있다 는 점이다.

이제야 본격적으로 스토리의 전개 가 시작된다는 조짐이 보인다.

그때 교실의 앞문이 활짝 열렸다.

“다들 반갑습니다. 이번 재능인 특 별반은 담당하게 될, 박정완입니다.”

여유 넘치는 중저음의 목소리.

온몸에 흉터가 가득한 덩치의 한 40대 남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의 등장에 학생들 사이에서 소란이 일었다.

“대박. 박정완 마법사다.”

“저 사람 마법사 협회 소속 아니 야? 왜 여기 있는 거지?”

박정완.

마법사 협회 특무팀 소속의 마법사 였다.

마법사 등급은 A였지만 전투 능력 만 보면 S등급 마법사에게 크게 밀 리지 않은 강한 무력을 갖고 있었다.

단지 실적이라던가, 다른 유틸적인

부분에서 다른 s둥급 마법사들에게 밀렸기 때문에 A등급에 머물고 있 는 마법사였다.

그리고 박정완이 이번 재능인 특별 반을 담당하게 되는 것 역시 원작의 흐름과 같았다.

“저에 대해 궁금하신 게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여러분들 과 이 특별반 교육과 관련되지 않은 대화는 일절 하지 않을 겁니다.”

박정완의 압도적인 카리스마에 학 생들은 입을 다물었다.

“참고로 특별반 수업은 여러분들에 게 부족한 실전 경험올 쌓기 위한

수업 위주로 진행할 겁니다. 마법은 얼마나 뛰어난 마법 능력을 갖췄는 가보다 경험이 중요한 분야니까요. 그럼 6개월간 함께 할 조를 짜겠습니다.”

박정환이 교탁 밑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방식은 공평하게 제비뽑기로 하겠 습니다. 그럼 한 사람씩 나와서 뽑 아주시길 바랍니다.”

특별반은 개인 활동을 하지 않는 날에는 2인 1조로 활동한다.

원작에서는 이날, 이서준과 최서윤 이 같은 조가 되었고 유아라는 이현주와. 신영준은 장예와 되었다.

이 뽑기는 생각보다 중요하다.

최서윤이 이서준에게 좀 더 빠져들 게 되며 먼 훗날 이서준의 강력한 조력자가 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 다.

‘그런데 이거 최서윤이 이서준을 뽑을 수 있나?’

안 그래도 내가 스토리에 개입한 나비효과로 엄청난 변화가 생겼는데 60분분의 1의 확률인 뽑기에서 최서 윤이 이서준을 뽑을 확률은…….

이거 벌써 꼬인 것 같은데.

“자, 한 명씩 앞으로.”

앞줄에 앉아 있던 최서윤이 앞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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